♣ 금수산과 가은산

 

◎ 금수산

  

. 해발 1015.8m의 금수산은 충북 제천시와 단양군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산으로 월악산 국립공원의 최북단에 위치한다. 제천 10경중 하나인 금수산은 산 이름 그대로 비단결에 수를 놓은 듯, 산자락 곳곳에 비경이 숨어있다. 이산의 원래 이름은 백운산이었으나 단양 군수로 있던 퇴계 이황선생께서 이 산의 절경에 반한 나머지 산 이름을 금수산으로 고쳐 불렀다고 한다.


 

대부분의 바위산이 그렇듯 금수산에도 취벽대, 산부인과바위, 상여바위, 독수리바위, 족두리바위, 학바위, 물개바위, 말바위, 못난이바위, 손바닥바위, 킹콩바위, 전망바위, 궁뎅이바위, 등 이름 있는 바위와 선녀탕, 용담폭포, 용소, 한양지 얼음골, 능강계곡 등 이름 있는 소와 계곡이 도처에 숨어 있다. 학현리 건너편에 있는 동산과 작성산까지 아우르면 간직하고 있는 절경이 가히 천하 제일이다.


 

◎ 가은산

  

. 금수산에서 남동쪽의 말목산으로 이어지던 산줄기가 중계탑에서 남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말발굽 모양으로 빗어 놓은 산이 가은산이다. 가은산 동쪽에는 말목산이, 서쪽에는 충주호가, 남쪽에는 단양 팔경의 하나인 구담봉과 옥순봉이 있으며, 북쪽으로는 금수산이 절경을 자랑하고 있다. 가은산은 비록 다른 산에 비해 높이는 낮으나 그 속에 품고 있는 비경은 어느 산 못지 않다. 상천리에서 능선을 타고 정상으로 오르다 보면 물개바위, 정오바위, 전망바위, 기와집바위, 얼굴바위, 석문, 곰바위 등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절경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 금수산과 가은산 등산로


 

금수산과 가은산을 연계하여 산행을 하려고 하면 상천리를 기점으로 원점회귀 산행을 하는 것이 가장 좋고, 각각의 산을 별도로 산행하려고 하면 산행 기점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가 있다. 여기서는 가장 대표적인 상천리 코스와 도화리, 학현리 코스를 소개하기로 한다.


 

◎ 상천리 코스 : 이 코스는 금수산과 가은산을 연계하여 산행할 수도 있고, 금수산이나 가은산을 분리하여 산행할 수도 있는 금수산-가은산의 가장 일반적이고 대표적인 산행코스이다.

* 1코스 : 상천휴게소→가은산→고갯골등→중계탑→금수산→망덕봉→용담폭포→상천휴게소

* 2코스 : 상천휴게소→용담폭포→망덕봉→금수산→능선→용담폭포→상천휴게소

* 3코스 : 상천휴게소→가은산→고갯골등→상천 휴게소

* 4코스 : 상천휴게소→무명봉→가은산→성골→둥지고개→늘미골


 

◎ 도화리와 학현리 : 이 코스는 조선 팔경의 하나라는 능강계곡과 도화동천을 이용하여 산행을 할 수 있으며 암릉 산행의 진수를 보여 준다.

* 1코스 : 능강교→정방사→저승봉→신선봉→금수산→망덕봉→능강교

* 2코스 : 능강교→정방사→저승봉→신선봉→능강계곡→능강교

* 3코스 : 능강교→능강계곡→금수산→망덕봉→능강교

* 4코스 : 능강교→정방사→저승봉→신선봉→용바위봉→갑오고개→상학현


 

산행개요


 

● 산행일자 : 2004년 2월 25(수요일)

● 산행구간 및 구간별 도착시간 : 상천휴게소(08:58)→물개바위(09:24)→정오바위(09:30, 휴식 5분)→거북바위(09:50)→코끼리바위(10:24)→곰바위(10:26)→가은산(10:38)→고갯골등(10:52, 휴식 5분)→중계탑(11:24)→알봉 갈림길(11:47)→작은문(11:52, 휴식 5분)→큰문(12:14)→상천리 갈림길(12:41)→금수산(13:00, 휴식 5분)→폭포갈림길(14:24)→상천휴게소(14:48)

● 산행거리 : 약 9.5km(도상거리 기준임)

● 산행시간 : 5시간 30분(휴식 20분)

● 참석인원 : 안성산지기, 안병민

● 날씨 및 조망 : 기온은 6 ℃ ∼ 10 ℃정도였으며, 구름이 많고 바람이 강하게 불었음. 소백산, 월악산, 대미산, 문수봉, 매두막봉, 제비봉, 신선봉, 작성산, 동산 등이 조망됨.

교통편

* 제천 시외버스 터미널-상천리

. 05:50, 13:40, 18:35

* 상천리-제천 시외버스 터미널

. 07:10, 14:05, 19:30


 

● 금수산-가은산 산행기


 

 

<금수산 전경>


 

<가은산 전경>

황사와 함께 황사비가 내릴지 모른다는 일기예보가 있어 고민스러웠지만 바위산이 그리워 가은산과 금수산을 찾았다. 안선생과는 모처럼 함께 하는 산행이다.


 

상천 휴게소에 도착하자마자 산행 가능성이 궁금하여 매표소부터 찾았다. 그러나 걱정과는 달리 주차비만 내고는 산행을 하란다. 곳곳에 산불조심 플랜카드가 있어 걱정이 많았었는데 쉽게 허락을 해줘서 고맙다. 비가 온지 얼마 되지 않아 그런 모양이다.


 

차를 세워 두고는 논두렁을 이용하여 능선으로 올라갔다. 산기슭을 따라 뚜렷한 등로가 이어진다. 물개바위로 이어지는 오르막길은 경사도 경사였지만 수시로 나타나는 바위가 가슴을 졸이게 한다. 하지만 우회로가 잘 발달되어 있다.

  

매 순간 긴장을 놓을 수 없을 만큼 비탈지고 가파르지만 바위를 타고 오르는 맛이 속리산의 서북능 못지 않다. 금수산의 신선봉을 오를 때와 같은 짜릿함이 솟구친다. 탄성이 절로 터진다. 등뒤에 보이는 금수산의 하얀 산마루도 일품이다.

  

물개바위(표지판 있음, 정오바위 0.1km)를 지나고 정오바위를 지나 전망바위에 오르자 사방이 트이면서 시원한 조망이 펼쳐진다. 월악산에서 대미산을 거쳐 문수봉으로 이어지는 말발굽 모양의 능선이 햇볕에 반사되어 아롱거리고 충주호반 건너편에는 단양팔경의 하나인 구담봉과 옥순봉이 앙증맞게 서있다.

  

오른쪽에는 하천리로 이어지는 또 다른 능선이 유혹의 눈길을 보낸다. 왼쪽에는 말목산의 산마루가 초청장을 흔들고... 하천리 능선을 뿌리치고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내려가자 계속해서 奇奇妙妙한 바위들이 가슴을 졸이게 한다. 우회로가 있지만 바위의 유혹을 뿌리치기가 어렵다.


 

조심스럽게 암릉지대를 내려가자 비교적 안전해 보이는 굴곡 능선이 이어지더니 거북모양을 한 바위가 나타났다. 그리고는 산책로 같은 굴곡능선이 다시 이어진다. 굴곡능선을 지나자 상천리로 이어지는 하산로가 나왔다. 리본이 이정표 구실을 톡톡히 해준다.

  

  

갈림길을 지나 잠시 더 올라가자 사람의 얼굴모양을 한 바위가 나타났다. 앞에서 보면 그저 그런 모양이지만 옆에서 보면 천상 사람의 얼굴모양이다. 바위의 형상이 너무 기기묘묘하여 감탄사만 쏟아 낼뿐이다.


 

얼굴바위를 지나자 기와집바위와 석문이 기다리고 있다. 웬만한 사람은 충분히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석문의 구멍이 넓다. 일월산의 구멍바위보다 한결 넓다. 이런 바위들이 연속적으로 다가오니 마냥 신이 난다. 동심이 따로 없다.

   

  

석문을 통과한 다음에는 바위로 올라가서 한동안 조망을 즐겼다. 보이는 곳곳이 비경이니 시름이 사라진다. 바위는 이런 맛에 오르는 모양이다. 하지만 석문을 지나자 또 다른 암릉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 쉽게 길을 열어 주지 않는다.

 

암릉을 무사히 통과하자 상천리로 이어지는 두 번째 하산로가 다가왔다. 직진하여 능선 길을 따라 올라가자 코끼리 바위를 지나 곰바위가 나타났다. 뒤에서 보면 천상 곰이 엎드려 있는 모양이다.

  

곰바위를 지나 내려가자 늘미골로 이어지는 하산로가 나왔다. 등로가 제법 뚜렷한 폼이 늘미골에서 이곳으로 올라오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갈림길을 지나 살짝 올라갔다가 내려간 곳에도 하산로가 있다. 상천리로 이어지는 하산로는 제법 뚜렷하다.


 

이곳을 지나 올라가자 갈림길이 있는 정점이 나타났다. 옥순대교로 나가려고 하면 여기서 우측 등로를 따라 내려가는 것이 좋다. 내려가면 둥지고개를 지나 늘미골이 나온다.


 

둥지고개로 이어지는 등로를 무시하고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살짝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자 표지판이 매달려 있는 가은산 정상이 나왔다. 정상을 지나자 바위능선의 좌측 사면을 따라 내리막길이 이어졌다. 내려간 안부에서는 좌측 사면 길이나 직진하는 능선 길 중, 편리한 곳을 선택하여 진행을 하면 된다. 어느 곳으로 가던지 고갯골등으로 이어진다.


 

고갯골등(표지목이 있음)을 지나 직진하여 올라가자 심하다 싶을 정도로 가파른 오르막길이 연신 가쁜 숨을 몰아쉬게 한다. 그동안 바위 타는 재미에 힘든 줄을 몰랐는데, 마침내 임자를 만난 모양이다.


 

함께 간 안선생도 힘들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반 팔 차림으로 산행을 해야 할 정도로 땀이 쏟아진다.낙엽이 수북하여 조금만 방심을 해도 미끄러진다.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완만한 곳이 나오기는 하지만 얼마가지 않아 또 다시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겨우 송신탑 갈림길로 올라가자 이번에는 바람이 매섭게 몰아친다. 짧은 시간에 한여름과 한겨울을 동시에 맛봤다. 말목산을 산행하려고 하면 여기서 중계탑이 있는 우측 능선을 따라가야 한다. 아직 가보지 못한 산이라 가고픈 유혹이 강렬하다. 하지만 오늘은 구경만 할 뿐이다.


 

말목산을 먼발치에 두고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알봉 갈림길로 향했다. 갈림길을 지나 굴곡 능선을 몇 차례 지나가자 제법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지더니 알봉 갈림길이 나왔다. 갈림길을 지난 곳에는 한동안 보이지 않던 바위지대가 다시 나타났다.

  


암릉을 우회(우측으로)하여 내려가자 팻말(중계탑 1.2km, 정상 2.1km, 묵석동 주차장 1.6km)이 있는 작은 문이 나왔다. 지도상의 쇳고개가 이곳인 모양이다. 여기서 우측으로 내려가면 폐광 터를 지나 묵석동이 나온다. 상천리로 이어지는 흐릿한 내리막길도 보인다.


 

작은 문을 지나 올라가자 밧줄이 매달려 있는 제법 긴 암릉 지대가 나타났다. 위험하지는 않았으나 눈이 쌓였을 때는 조심해야 할 곳이다. 암릉을 통과하자 좌측에 부처댕이봉이 보인다. 그리고 다시 암릉이 이어졌다.

  

암릉을 지나 내려가자 팻말(작은 분 0.8km, 목탁바위 0.1km, 정상 1.4km)이 있는 큰문이 나왔다. 큰문을 지나서는 암릉 좌측을 따라 등로가 이어졌다. 한동안 좌측 사면으로 이어지는 등로를 따라가자 팻말(해발 800m, 금수산 1.1km, 서팽이 고개)이 있는 고개가 나오고, 고개를 지나자 철계단이 나타났다.


 

철계단은 말이 계단이지 웬만한 암벽보다 가파르다. 상단부는 거의 수직으로 세워져 있어 오금이 저릴 정도다. 하지만 철계단을 지나 바라보는 소백산은 또 하나의 작품이다. 철계단을 지나고 들뫼를 지나자 팻말(해발 900m, 상천리 2.5km, 금수산 0.5km, 상학 1.5km)이 있는 상천리 갈림길이 나왔다. 오늘 산행의 하산로로 잡은 곳이다.

  

갈림길이 나타나자 산행을 중단하고 내려가고 싶은 유혹이 생긴다. 숱하게 들렀던 터라 정상을 오르고 싶은 욕심도 없지만 일월산을 다녀오면서 쌓인 피로가 풀리지 않은 탓이 더 크다. 하지만 금수산만 쳐다보고 올라왔던 안선생 때문에 내려가자는 말이 쉬 떨어지지를 않는다.


 

결국에는 생각만 품고 정상으로 향했다. 무덤이 있는 봉우리를 지나 표지석이 있는 봉우리로 올라가자 한 무리의 등산객들이 점심을 먹느라 분주하다. 산정을 다 차지하고 있다. 둘이서만 한가롭게 산행을 하다가 사람들 틈에 섞이니 정신이 혼미하다.

  

올라가자마자 안선생을 재촉하여 다시 내려갔다. 갈림길로 되돌아가는 비탈길이 만만하지가 않지만 하산하는 기분은 언제나 좋다. 오를 때의 기분만큼이나 내려갈 때의 기분도 좋다.


 

갈림길을 지나자 제법 가파른 내리막길이 이어졌지만 팻말(해발 590m, 상천리 1.4km, 금수산 1.6km)을 지나면서 내리막길의 경사가 상당히 순해졌다. 잠시나마 숨을 고르게 해준다. 마지막 바위지대에서는 선녀탕과 용담폭포의 아름다움에 취해 보았다. 언제 봐도 아름다운 곳이다.

  

천 휴게소에 도착을 하자 산행객들로 주변이 소란스럽다. 휴게소 옆의 수돗가에서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물을 받고 있다. 한동안 사람 없는 산길을 돌아다니다 이렇게 사람들과 섞이니 산행의 맛이 새롭다. 황사가 온다고 하여 걱정을 하였지만 별다른 어려움도 없었다. 그림 같은 산행이었다.




▣ 산초스 - 멋진 숨은비경 가은산과 금수산 잘 봤습니다. 작년 8월 수도권에 폭우 쏟아지던날 다행히 금수산은 흐리기만 했지요. 망덕봉에 올라서니 여러군데서 서울은 폭우내리는데 걱정되서 전화가 여기저기 울려대는데 비한방울도 안맞고 금수산갔다 내려오며 선녀탕의 시원한 물맛도 보고 기억에 남습니다.
▣ 김정길 - 그야말로 지상낙원을 거닐고 오셨습니다. 금수산과 그 주변이야 말로 저 개인의 관점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면적대비 가장 멋진 지역이라고 봅니다. 성 선생님께서 그렇게 한동안 편하게 경치좋은 산을 거니시니 더욱 빛나는 이미지로 다가옵니다.
▣ 안성산지기 - 안녕하세요. 산초스님 그리고 김정길 선배님, 약간의 황사가 있었지만 모처럼 바위 맛 좀 느끼고 왔습니다. 이곳은 안성에서 멀지 않은 곳이라 힘들 때 자주 가는 곳입니다. 좋은 구경하고 왔습니다. 그리고 김선배님 보내주신 메시지 잘받아 보았습니다. 선배님 말씀이 맞습니다. 고맙습니다. 건강하십시요.
▣ manuel - 하설~메두막~문수~대미산으로 이어지는 길, 또 제비봉에 들며 마주한 구담,옥순과 금수의 정말 아름다운 장관을 2년간(02~03년) 무려 4번이나 홀로 본 추억들은 제게 큰 행운이었습니다. 바로 제 건강 회복을 위해 길을 터주었던 곳이기에 더욱 고마워하고 있지요. 강건하시기 바랍니다.(申東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