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자 : 2004년2월26일
인원 : 산악회와 함께(46명)
날씨 : 대체로 맑음(덕유산:눈 내림)

◆ 구간별 거리및 소요시간
삼공주차장~백련사 : 6.5km - 1시간25분
백련사~향적봉: 2.5km - 1시간25분
향적봉~중봉: 1.0km - 20분
중봉~오수자굴: 1.4km - 30분
오수자굴~백련사: 2.6km - 50분
백련사~삼공주차장: 6.5km - 1시간10분
*총 20.5km 6시간10분(식사시간+휴식포함)

◆산행기
수원에서 오전 7시40분에 출발!
경부고속국도와 대전-진주간 고속국도를 이용하여 덕유산을 향하여 달려갔다.
차창밖을 보니 구름낀 하늘에 햇빛이 비추고 있었다.

10시50분경 삼공매표소 주차장에 도착하니 관광버스 한대와 승용차 두대가 눈에
띠었다.

구천동계곡을 끼고 덕유의 넉넉한 품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백련사까지는 평탄하고 넓은 길이 한동안 이어진다.
계곡에는옥수같이 맑은 물이 시끌벅적 요란하고 우렁차게 흘러내려가고 있었다.
마치 봄의 서곡을 알리는 듯 했다.

생육신 김시습이 난을 피해 도망가다 이곳에 도착해서야 마음을 놓았다는 안심대를
지나니, 2단으로 시원한 물줄기가 힘차게 흘러 내리고 있는구천폭포가 수목과
어우러져 비경을 이루고 있었다
곧 일주문이 나오고 백련사에 도착하니 12시15분이다.

조금전부터 날씨가 갑자기 흐리더니 눈발이 간간이 뿌려지고 있었다.

어느새 가파른 나무계단이 계속 이어진다.
10 여분쯤 올라가니 전북기념물 42호인 승려들을 계율하기 위해서 만들었다는
백련사계단(白蓮寺戒壇)이 있다.
"관세음보살" 하면서 탑을 일곱번 돌면 소원성취 한다고 전해오고 있다.
12시40분경 ↑향적봉1.5km ↓백련사1.0km 안내표지가 있는곳에 도착했다.

서편을 바라보니 슬로프가 길게 뻗어있고 곤돌라 정상이 보인다.
여기부터는 등로에 눈이 얼은상태로 쌓여있고 미끄러워서 아이젠을 착용하고 조심
조심 올라가야 한다.

1시경에 ↑향적봉1.0km ↓백련사1.5km 안내표지가 있는 곳에 닿았다.
지나온 산아래를 바라보니 부옇고 눈발이 제법 날리며 조망을 할 수가 없다.

아자작 아자작 ... ...
눈을 밟으며 계속 정상을 향하여 오르고 있는데 여자산님들 20 여명이 우르르 내려
오고 있었다.

1시40분경 향적봉(1,614m)에 우뚝섰다.
아이젠을 풀고 바위위에 올라서서 주변을 둘러보니 가시거리 200m정도 ...
주위경관을 조망할 수가 없어 아쉬웠다.
그래도 마음은 후련해짐을 느꼈다.

눈발은 간간이 흩날리고...
그래도 바람은 잔잔한 편인데 날씨는 차갑다.

회원들과 같이 점심을 하는데(1:45~2:10) 장갑을 벗으니 손가락이 금방 얼어붙는
느낌이다.
손가락을 몸으로 녹이면서 식사를 하는데 음식을 입에 집어넣기 바쁘다.
얼얼한 손으로 커피한잔 타서 마시니 몸이 녹으면서 이내 따스해졌다.
갑자기 정기가 솟구침을 느꼈다.

안내판을 보니 ←남덕유산14.8km ↓백련사2.5km →무주리조트0.6km 라고 되어있다.
20 여명만 정상을 밟고 나머지 회원들은 중도에 하산하는 모양이다.
식사를 끝내자 편도하산이다.
5시까지 주차장에 도착하기로 되어 있었다.
편도등반은 산행의 즐거움을 반감시켜 준다.

나는 단독으로 중봉→오수자굴→백련사 코스로 하산하기로 마음을 먹고 중봉을 향하여
걷기 시작했다.
2.5km를 더 산행해야 한다.

계속 점점 더 눈발은 세지고 있다.
덕유평전,아고산대 안내판이 있다.
가시거리가 짧으니 조망을 할 수가 없어서 아쉽기만 하다.

亞高山帶는 특이한 지형및 기후환경으로서 온대의 산악을 기준으로하여 만들어진
식물의 수직분포대이며 표고 1,500 ~ 2,000m 사이에 바늘잎나무등 상록침엽수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구상나무,주목군락지를 통과 하는데 상고대와 눈꽃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오솔길 눈길을 홀로 호젓이 걸으니 고요와 적막이 흐르고 하얀세상을 걷는 기분이
별천지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하늘에서는 축복의 눈이 사뿐사뿐 내려오고 있고 ♬♪...
덕유산 산행의 하이라이트가 여기에 있었다.

2시30분 ↑오수자굴1.4km →남덕유산13.8km 안내표지가 있는 중봉에 도착했다.
남덕유산 방향에서 여자산님 세명이 올라오더니 향적봉으로 향하고 있었다.

조금가니 급경사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사람키만한 산죽밭길 등로는 바위와 돌길에 눈이 덮혀있고 반질반질한데 눈발은
계속 내리고 있으니 여간 조심하지 않으면 위험한 구간이다.
조심한다고 하면서 내려오는데도 마음은 급해서 한번 엉덩방아를 찧으니 허리에
충격이 가해진다.
두어번 넘어질뻔 하는데도 허리에 부담이 가는 느낌이 온다.

아이젠을 다시 착용했다.
내려오기가 수월하고 편하다.
진작에 할 걸 ...

나무계단을 내려서자마자 오수자굴이 나타났다.
시계는 3시정각을 가리키고 있었다.

吳秀子窟은 16세기 임훈선생의 향적봉기에 계조굴로 기록되어 있었으나 오수자스님이
이곳에서 득도했다는 전설이 있어 오수자굴이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하여튼 안으로 들어서니 어둠침침한데 물이 떨어지면서 여기저기 등잔모양의 얼음이
얼어 있었고 한편에는 고목나무기둥처럼 얼음기둥이 1.5m정도 높이로 솟아 있었다.

10 여분쯤 내려오니 물소리가 콸콸 들리기 시작했다.
수량이 많다보니 굉음을 내며 줄기차게 쏟아져 흐르고 있었다.

계속 등로는 빙판길이다.

3시30분경 백련사 1.3km 안내표지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하산하고 있는 산객 다섯명을 앞지르고 백련사앞에 도착하니 시계는 3시5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주차장에 5시까지는 충분히 도착하리라고 생각하니 긴장이 풀어진다.

아이젠을 풀고 비탈길 눈길을 내려서는 순간!
아뿔싸!
반질반질한 빙판길에 눈이 살짝 덮혀서인지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스키타는 기분이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가속이 붙기시작 하더니 신나게 미끄러지면서
뒤로 넘어졌다.
이상하게도 솜이불위에 떨어진 듯 가뿐함을 느꼈다.
다행이었다.

집에와서 생각해보니 배낭을 짊어진 덕분에 안전했다고 생각이 되었다.
대신에 보온밥통그릇이 약간 일그러져 있었다.
뒤를 돌아보니빙판길이 유리알처럼 반질한데 10 여m나 길게 눈자국이 쓸려 있었다.

눈발은 어느새 진눈깨비로 바뀌면서 계속 쏟아지고 있다.

서둘러서 내려오니 5시에 버스에 승차 할 수 있었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옴을 아쉬워 하며 시샘을 하던 눈이 무주를 빠져 나오자마자
그치면서 구름속에서 밝은 햇살이 비치면서 환하게 웃고 있었다.


▣ 김사웅 - 초등학교때 백련사까지 간길기억나는데 올해안에 덕유산행계획하고있습니다..많은도움되었습니다^^;
♣틈나는대로 산행하시구요,늘 안전 즐산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