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04.10.30 (토)
날씨 : 맑음
산행 : 홀로
산행코스: 매표소-주차장-일주문-내장사-일주문-벽련암-서래봉-불출봉-망해봉-연지봉-까치봉
           -신선봉(763.2)-연자봉-내장사-주차장
산행시각

03:10  창원출발
06:35  매표소
06:45  주차장
06:50  일주문
06:55  내장사
07:10  일주문
07:20  벽련암
08:05  서래봉
08:50  불출봉
09:40  망해봉  
09:55  연지봉
10:30  까치봉
11:30  신선봉(763.2)
12:20  연자봉
13:20  내장사


산행시간
: 6시간 40분
  *휴식시간 포함,  내장사 경내 관람 포함

산행 지도

 

 

 

산행기

몇 달 동안 우리의 산하에서 많은 도움을 받으면서 여러 산을 다녔지만 워낙 게으른 탓에 정리도 못하고 사진만 디스크에 저장하다가 드디어 큰 맘먹고 다시 산행기를 정리해 볼 작정으로 마음을 고쳐 먹었습니다.  그나마 회사 일 마치고 술마시러 다니느라 그간 정리도 못하고 있다가 일주일 지나서야 마무리 할려고 큰 맘먹고 채팅한다 달려드는 우리 아그들 물리쳤습니다.  ^.,^*

 

각설하고 때는 단풍철인데 설악산 단풍이 엄청 좋다는 여러 산님의 말씀을 들어 이미 몸과 마음은 주말만 되면 들뜨는데 몇 주동안 계속되는 여러 사정으로 일요일 간간히 뒷산만 찾다가 드디어 10월 30일 토요일을 기하여 단풍도 구경할 겸 사람도 구경할 겸 내장산을 산행지로 정하고 역시 우리의 산하를 뒤적여서 여러 산님의 先行記들을 열심히 독파하고 자명종을 2:40에 맞추고 자리에 드니, 2:40분이란 시간이 참으로 묘하게 다가옵니다. 

 

 술 먹고 놀다가 2:40분에 들어오면 밤중인디,  산에 갈라고 2:40분에 일어나면 새벽인 것 같은 생각이 드니 말입니다. 이 생각하다가 두시 사십분…  저 생각하다가 두시 사십분 역시 산에 가는 날은 왠지 모를 설레임으로 잠을 깊게 이루지 못하고 뒤척입니다.

 

하지만 잠시 후 밤중 같은 새벽은 다가오고 준비해놓은 배낭을 둘러메고 도둑고양이 마냥  살금 살금 집을 빠져 나와 애마를 타고 내장산으로 내장산으로 길을 떠납니다.

언제나 새벽의 고속도로는 검은 암흑과 안개 그리고 짐차가 띄엄띄엄 있고 졸린다 싶으면 액셀 끝까지 밟아보고.. 

 

어느 정도 잠이 깨면 정속운행을 하다가.. 이리저리 세시간 넘게 도착한 내장산은 이미 방방곡곡에서 모이신 산님들로 새벽의 정적이 물러서고 있습니다.   

이내 주차를 하고 나서니 노랑 빨강 단풍들이 가을 새벽에 얼굴을 내밀고.. 넋을 잃고 바라봅니다.    

 

                         새벽 풍경 (주차장 부근)

 

 

 

 

내장사 일주문앞에 도착하니 부지런하신 아주머니들이 산님들 간식으로 떡을 준비해서 산님들을 맞고 계신데  새벽녘 가로등 불빛과 어울려 묘한 감상을 일으킵니다.

 

                       일주문에서

 

            내장사로 향하는 숲길

 

내장사에 들어서니 이른 아침 산사의 고요함이 정원 앞 연못에 담겨져 있고

덤으로 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단풍잎들이 떠다니고..

 

                               내장사 경내 풍경

 

 

눈을 들어 써래봉을 쳐다보니 한 폭을 그림과 같은 모습으로 다가오고, 산은 나를 부르는 듯 갑자기 모든 행동이 바빠집니다.

          경내에서 바로 본 써래봉

 

 

경내를 돌아 나오니 숲속의 어둠도 이젠 어느 정도 걷혀서 길과 떨어진 낙엽들이 확연히 보이기 시작하고 붐비지 않는 내장사의 경내는 어느 선계의 정원과 같은 아름다움이 느껴집니다.

                          이른 아침의 내장사 숲길

 

 

급한 걸음으로 일주문까지 되돌아 나와 백련암 오르는 길로 들어서니 내장산의 경사가 시작되고 벌써 많은 산님들이 산행을 하고 있다. 앞서 가는 두 산님의 모습이 보기 좋아 보행중 사진을 찍었더니만 후기 인상파 작품이 되어 버렸군요.

 

 

 

잠이 부족한 탓에 머리도 멍한 상태에서 한시간 정도 만만찮은 경사를 오르니 써래봉에 닿고, 돌아온 길을 돌아다 보니 멋진 우리의 산하와 아침 햇살의 조화로 또 하나의 장관을 연출한다. 햇살을 뚫고 열심히 오르고 있는 우리 산님 파이팅~~~

 

 

 

  월령봉 그리고 산님 – 써래봉 오름 길에서

 

써래봉에서 까치봉까지는 각 봉우리 마다 오르내림이 심하고 철사다리와 너덜길로 이어지는지라 내장사에서 바라보던 만만한 산은 절대 아님을 몸소 체험하면서, 아~ 참말로 평소에 술도 조금 줄여야지… 시간이 없더라도 매주 빠지지 말고 산행을 해야지 생각만 합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계단마저도 발판의 폭이 10cm도 안되어 보이고 높이도 10cm 정도라서 내려 가기가 엄청 불편한지라 혼자 투덜거리며 다음 봉우리를 향하여 갑니다.

 

 

화이링~~~   우리 산님   써래봉~불출봉 구간

 

 

발판도 작고 경사도 거의 70도는 되어보이는 철사다리를 어렵사리 내려서면 얼마안가서 또 오름 사다리..   재미는 있는데 숨은 턱까지 차오르지만 온 천지가 다 보이는 듯한 멋진 조망과 내장산 자락의 울긋불긋 곱게 물든 단풍이 힘든 산행을 잊게 해 주고, 한 줄기 바람은 내장산 신선이 따로 없게 느껴집니다. 이 맛에 산에 다니쥐….  

 

                 불출봉 가는 길에  돌아 본 써래봉

 

   불출봉 가는 길에  돌아 본 써래봉-2

 

뒤를 돌아 써래봉 쪽을 보니 지나온 사다리를 내려오는 산님과 써래봉의 멋진 모습이 어울어져 넋을 잃게 만듭니다. 역시 잠 못자면서 찾아온 내장산 충분한 가치가 느껴집니다.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가다보니 망해봉은 그냥 우회로로 돌아 통과를 해버렸군요. -.-

 

                   까치봉과 산님들

 

까치봉 내리막을 마지막으로 심한 경사는 없고 간간이 낙엽이 쌓인 숲길이 산객의 지친 발걸음을 편하게 맞이 하는군요.

써래봉(左), 백련암, 영취봉(中), 전망대(右)가 보이는 풍경 – 까치봉

 

 

                         신선봉 자락의 가을나무

 

                빛과 그리고 단풍  -  연자봉 오름길에서

 

연자봉을 마지막으로 하산길에 들어서고..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내장사 – 연자봉에서 전망대 가는 길

 

내장사 풍경  -  써래봉

 

일주문과 인파

 

 

가을을 배경으로.. 1

 

                가을을 배경으로.. 2

 

후기: 귀가 길에 엄청 졸리고 피곤했지만 올 해 단풍 한번 제대로 보고 왔다는 만족감에

뿌듯함을 느낀 조금은 짧은 산행이었으며.  돌아오는 길에 추령쪽으로 돌아왔는데

운전을 하느라, 그리고 저녁때 일정으로 사진을 못 찍었지만 추령에서 바라본 
        내장산의 경치 또한 만만치 않았습니다.
        혹시 내장산 가시면 반드시 추령 들러 보시기를 강력 추천 합니다. 시간이 된다면
        장승 구경도 하시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