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일자 : 2004. 08. 07.  07:22 ~16:06

  

2. 산행형태 : 능선산행,원점회귀산행

  

3. 교 통 편 : 승용차

  

4. 산행자 : 인자요산, 슬기난, 산인준치

  

5. 날 씨 : 맑음

  

6. 산행코스 : 윗새재마을((07:22)-하봉 샘터(11:27)-헬기장(11:37)-하봉(11:57)-국골사거리(12:31)-쑥밭재(13:48)-독바위(14:10)-헬기장(15:24)-새재(15:38)-윗새재마을(16:06)

  

7. 산행후기

지리산 주능선은 많은 산객들로 인해 휴일에는 등로가 정체를 빚을 때도 있지만 안내판과 샘이 많아 별 어려움 없이 탐방이 가능하다. 하지만 동·서부능선은 지리산 중에서도 한적한 곳이라 여차하면 원치 않는 길로 들게 되어 있다. 그러나 천왕봉을 주봉으로 하여 뻗어내린 동부능선은 곳곳에 비경과 지능선을 만들고 지리산 매니아들의 종주코스인 왕등재와 웅석봉 만들어 주면서 태극종주로를 형성하고 있다.

  

동부능선 새재지역을 탐방하기 위해, 진주로 내려오는 산우님을 마중하는 고속터미널에는 간간이 산객들이 보이고 목적지를 찾아 갈길을 가는데 버스가 조금 늦어지는 모양이다. 오랜만에 만나 반가움을 나누며 대원사로 향하는데 시간이 늦어지지만  일단 오늘은 산행 일정이 없으니 마음이 바쁘지는 않다.

  

유평리를 지나 윗새재 마을 인근에 야영객이 많은 공터에다 텐트를 치고 준비해간 간이 맞는 음료수로 목을 축이는데 취기가 돈다. 물소리, 바람소리와 함께 하는지리산의 밤은 세상의 근심걱정을 털어 내기에 충분하다. 지난 겨울의 불무장등 능선때는 세찬 바람소리와 서걱대는 나무소리에 잠을 설쳤었는데...

  

부지런한 슬기난님은 이른 아침을 준비하고 깨운다. 나이들면 잠이 없어지는지(?) 모르지만 투철한 책임감이 이른 새벽을 재촉 하였으리라. 오랜만에 새벽에 잠을 깨지 않고 숙면을 취했는데 어제 마신 음료수의 도가 과했는지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비둘기산장 인근에 차를 주차한 후 계곡을 따라 오르는데 속도도 나지 않고 몸도 풀리지 않는다. 언제쯤이나 컨디션을 회복하려는지 모르지만 어려운 산행이 될 것 같다. 쉬다 가다를 되풀이하는데 계곡 옆 등로에 침대처럼 생긴 바위가 있다. 잠시 쉬어가면 되겠지 하고 등을 누여 보았다.

  

흐르는 물소리와 살짝 불어주는 산바람에 몸을 맡겨 두었는데 금세 꿈나라로 직행한 모양이다.  문득 '한단지몽' 고사가 떠오른다.

'당나라의 노생이 한단땅에서 여옹의 베개를빌려서 잠을 잤더니 메조밥을 짓는 사이에 80년간의 영화로운 꿈을 꾸었다'는 고사에서 인생과 영화의 덧없음을 비유한 말인데,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가슴을 누르는 손길에 놀라 일어나 보니 30여분을 꿈나라에서 유람한 것 같다. 영화로운 꿈은 아니더래도 단잠은 틀림없다. 동행자들이 저만치 가다가 뒤돌아 와  나를 깨웠고 오를 수 있느냐고 묻는다.  가능하다는 말로 힘을 내 보지만 여전히 처진다.  ‘사장님, 종업원은 언제 휴식시간을 줍니까’ 라며 말해보지만 슬기난님이 샘터까지는 가잔다. 결국 여러번 쉬고 오른 길이지만...

  

<철모쓴 이정표>                                                         <계곡에 누워 하늘을 보며>  

  

 

<시원한 계곡>                                                             <작은 폭포를 이루고>
  
 

  치밭목산장 0.6km 표지목을 지나 하봉 헬기장 아래 샘터에 도착하니 11:27분이다. 누군가가 후답자를 위해 샘을 깨끗이 청소해 두었고 계획된 등로에는 마지막 샘이라 물을 보충하고 오르는데 헬기장에 도착하니 넓은 공터에는 천상화원을 연출하고 있다. 이제 능선에 올랐으니 큰 어려움은 없으리라 생각하니 몸이 풀리는지 속도가 난다. 이제 더 이상 민폐를 끼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하봉에 도착하니 웅장하게 보이는 중봉은 생채기가 나 신음하고 있다. 전년도 태극종주 시에는 생채기가 하나였었는데 사계절을 지나면서 2개가 더 생겨나 있다. 언제쯤 자연상태로 돌아갈 수 있으려는지  모르지만 많은 세월을 필요로 할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뒤에 숨은 천왕봉은 수줍은 듯 머리만 내밀고 있고 지능선 너머로는 칠선계곡이 숨어 있고 초암능선 너머에는 국골이 자리잡고 있겠지.

  

<헬기장 아래 샘터>                                                                         <상처난 중봉>   
  


날씨가 쾌청했으면 하는데 가스로 인해 조망이 기대밖이다. 이제 새재로 운행하면서 갈림길에 눈도장을 찍고 나만의 흔적을 남겨 두는 일이 남았다. 국골 사거리에 도착하니 좌측으로는 국골 방향, 우측으로는 새재 방향 표식이 있는데 여기서 중식을 해결하기로 한다.

  

우측 새재 방향의 등로는 내리막길이라 발걸음을 천천히 옮기는데 평지보다 더 힘이 드는 것 같다. 언제부턴가 이어지는 산죽밭을 헤쳐 나가는데 여기가 쑥밭재라고 알려준다.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해 다음에 또 알려 주더라도 기억을 못할 것 같은 장소로 지능선을 완전히 꿰고 있어야 기억할 수 있겠다. 쑥밭재를 지나 계속 운행하는데 길이 두갈래로 갈라져 있다.

    

좌우로 갈라진 길을 명확히 구분하기 위해 슬기난 님은 좌측으로 나머지는 우측으로 오르는데 멀리서 독바위가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우측길이 새재방향으로 가는 정상적인 등로인 것이다. 작은 봉우리에서 잠시 기다리니 슬기난님이 좌측길은 하산로라며 잡목숲을 헤치고 나타난다. 갈림길에서 표식을 해 두었으니 다음에는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하봉에서 본 초암릉>                                           <독바위에서 답사할 능선>

  

  

독바위를 지나가자 하니 태극종주시에는 그냥 지나칠테니 이번기회에 올라 보자며 슬기난님이 선두를 선다. 따라 오르는데 작은 밧줄이 있어 쉽게 오를 수 있지만 내려가는 길이 걱정이다. 아래쪽으로는 새재마을, 진행방향으로는 새재 조림지역, 지나온 능선과 갈라진 봉우리 아래가 국골 사거리로 짐작이 되는데 이쪽은 어름터라고 이야기한다. 두번째 동부능선 답사에서 무얼 알겠는가 마는 열심히 듣지만 다음에도 기억이 날런지 의문이다.

  

유격훈련하듯 밧줄을 타고 내려와 바위 아래 평평한 쉼터를 보며 지난 산행을 생각하는데 조금씩 기억이 난다. 이제부터는 별 어려움이 없으리라는 것을... 헬기장에 도착하니 좌우측 갈림길이 있다. 슬기난 님이 지난번에 태극 무박종주시 60여 km를 왔지만 우측 새재마을로 내려가 실패한 길이란다. 등로를 살펴보지만 그럴 것 같지 않은 길인데 불가사의한 일이다.

  

나뭇가지로 표식을 하고 좌측등로에는 태극표시를 한 후 조금 진행하니 조림지가 나타나고 우측으로는 산장이 보인다. 이제 새재 바로 위쪽에 위치한 것이다. 새재에서 보는 산장은 고요하기 그지없어 보이는데 계곡에서 세수라도 하고 가잔다. 계곡이 짧아서 그런지 물의 양이 부족하여 포기하고 새재로 향하는데 정다운 멍멍이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멍멍이가 이번 여름의 초복, 중복을 넘기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하였는지 아니면 멀리 출타하였는지 모르겠지만... 비둘기 산장에는 피서객들의 승용차가 가득하고 조개골 산장 입구에는 시원한 물이 콸콸하며 흘러내리는데 우리 일행도 땀을 씻을 계곡을 찾아서 내려간다.

  

  <쑥밭재>                                                                           <헬기장>

 

 

이번산행은 언제 이루어질지 모르는 태극종주 시, 예기치 않은 알바를 예방하기 위해 등로를 익히는 산행으로 잘못 들기 쉬운 갈림길에는 표식을 하여 두었다. 다음산행에는 많은 도움이 되리라는 기대를 해본다. 앞날의 태극종주 성공을 위하여 화이팅...

  

<기록하는 슬기난님>                                                            <윗새재 산장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