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쉰길폭포

1. 산행일:2004. 7. 24

2. 동행:정종인 춘천산오름산악회 회장

3. 산행지 ; 설악산 흑선동계곡-서북주능-큰귀때기골

4. 구간별 통과시간(총 소요시간 : 9시간 55분)

  -, 07:50   수표교 버스종점

  -, 08:16   백담사

  -, 08:42   흑선동계곡 들머리

  -, 09:19   이끼벽

  -, 10:41   대승령

  -, 10:56   1289봉

  -, 12:05   1408봉

  -, 13:16   큰귀때기골 갈림길

  -, 14:18   쉰길폭포(점심)

  -, 15:31   3중폭포

  -, 16:18   큰귀때기골 입구(백담계곡과 합수)

  -, 17:20   백담사

  -, 17:45   수표교 버스종점

 

요 몇주 주말이면 어김없이 비가 와 산행을 못했는데

이번주에도 토요일부터 비가 온다는 주간예보가 있었다

작년에도 연이어 10주 주말마다 비가 오더니

더욱이 이번 산행은 계곡산행이라 비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아침 5시에 출발하기로 했는데 눈을 뜨니 5시

20분 늦게 정종인회장과 만나 차를 몰고 용대리에 도착하니 6시 50분

가까운 곳에서 식사를 하고

버스에 올라 수표교 버스종점에 내리니 7시 50분

해는 났는데 개스가 차 시계는 별로 좋지를 않다

                  (백담사 전 다리에서 본 백담계곡)

시계가 좋다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오늘은 계곡산행 시계에 구애받을 일이 없다

                      (백담사일주문)

백담사를 거쳐 백담산장

백담산장을 조금 지나자 흑석동계곡 출입금지 표지판을 지나며 길은 숲에서 벗어나 계곡을 따라 간다

안개가 걷히며 해살이 따가운 것으로 봐 오늘도 몹시 더울려나 보다

조그만 언덕을 넘으며 보니 큰귀때기골 계곡인듯 싶은 계곡이 우측으로 보여 지도를 확인하고 의심없이 백담계곡을 가로질러 간다

                               (계곡을 건너는 정회장)

길이 없다

돌아 나올까 하다 길이 있을 것 같은 방향으로 길을 뚫고 진행을 하니 수색대대라는 표식이 나오며 길은 뚜렷하다

계곡으로 접어드니 위로는 울창한 수림이 태양을 막아주고 발아래로는 시원한 설악의 계곡물

여름 산행은 이래야 하는 건데 왜 여태 능선만 고집했을까

계곡으로 접어들어 한 30여분 지났을까

이끼바위

                             (소와 이끼벽)

한 4-5m 높이로 길이 10m, 70-80도 경사 바위면에 잘 자란 이끼가 위로부터 한 1/2 가량 덮고 있는 곳

이렇게 넓게 이끼가 자라고 있는 곳은 처음이다

사진에서 본 지리산 이끼폭포도 한번 보고 싶다

그나저나 이 길이 큰귀때기골은 맞는지?

 

합수지점에서 계속 우측물길을 쫒는 것으로 보아 맞는 것 같기는 한데 왜 3중폭포는 나오지 않고

지도상에는 삼중폭포를 우회하는 것 같았는데 그럼 지나쳤나?

그럼 쉰길 폭포는?

 

이런 얘기를 주고 받으며 걷다보니 길을 계곡과 점점 멀어진다

정회장 아무래도 흑석동 계곡으로 들어온 것 같단다

이런 낭패가 있나

지능선에 올라보니 이제 더 이상 의심할 여지가 없다

          (지능선에 올라서며 보이는 선돌?)

결정을 해야 한다

빽할 것인지 그대로 진행하여 서북주능을 타고 큰귀때기골로 내려갈 것인지

                        (단풍취)

서북주능을 타기로 하고 대승령으로 오르는데 영 힘이 나질 않는다

대승령

참 자주도 지난다

서북주능

날씨만 좋으면 우로는 한계령길과 가리봉능선을 좌로는 용아장성과 공룡능선을 조망하며 갈수 있는 눈이 즐거운 능선길인데 오늘은 시야가 50m를 넘지 못하니 그저 땅만 보고 갈 밖에

능선에는 태양도 구름에 가리고 바람까지 세차게 부니 추워서 오래 쉴 수도 없다

급경사 오르막에 밧줄이 내려져 있는 1289봉

1289봉을 지나 한동안 이어지는 유순한 능선길

길 주변으로 모싯대, 장구채, 노루오줌, 단풍취, 바람꽃 등이 지천이지만 해가 태양에 가려 어둡기도 한데다 바람까지 세차게 부니 찍을 엄두가 안난다

                    (1408봉 이정표)

길이 조금씩 험해지며 나타나는 1408봉 이후 길은 너덜과 암릉길의 연속

조망이 좋은 곳인데

한번쯤 보여줄만도 한데

박절하고도 야속하다

귀때기청봉 아래 비박터가 있는 곳을 지나 한 200m 정도 귀때기청봉을 오르면 좌측으로 등산로 아님이란 표식이 있는곳 이곳이 큰귀때기골 입구다

                    (큰귀때기골 들머리)

잡목이 빼곡하지만 길은 뚜렷하다

능선 너덜길을 따라 한 30여분

지능선이 끝이 날 즈음 길은 좌측계곡으로 급격히 휘며 떨어진다

흙과 자갈이 주를 이루는 급한 경사 내리막길

조심 조심 내려가다 보니 처음엔 바람소린줄 알았는데 물소리가 들려온다

     쉰길폭포

                (중단에 올라가서 본 쉰길폭포)

백담계곡에 물이 많지 않아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말그대로 쉰길은 족히 될 것 같은 높이에 적지 않은 수량

폭포물을 받아 라면 물을 올려놓고 훌러덩 벗고 폭포아래 소로 뛰어든다

신선이 부럽지 않다

점심을 먹고 잠시 폭포 중단 넓은 공간이 있는 곳에 올라 폭포를 맘속에 담고는 삼중폭포를 향하여 내려간다

한 10여분 내려갔을까

전면으로는 깍아지른듯한 3중폭포(위에서는 밑이 안보임) 좌우로도 직벽이라 꼼짝없이 같힌 형국인데

좌측바위 사면에 가는줄 3가닥으로된 줄이 내려와 있다

2m정도의 오버에 2m 쯤 되는 직벽이 이어진 곳

                   (한가닥 줄이 걸려있는 오버+직벽)

배낭을 벗고서야 겨우 오를 수 있다

밑에서 봐서는 도저히 길이 없을 것 같은데 직벽 중간으로 폭 30-40cm 에 길이 15m 가량되는 길이 있다

 

                  (절벽틈으로 난 길, 아래로는 삼중폭포)

바로 밑은 3중폭포

누가 이런길을 찾았는지 감탄사가 절로 난다

오늘 최대의 고빗길을 지나 계곡으로 내려오니 화려하진 않지만 아담한 탕하나가 눈에 띈다

이름을 지어봤다 쥐약탕이라고 ㅎㅎㅎ

                        (쥐약탕)

이제부터는 설악의 여느 계곡과 다를바 없는 울창한 숲과 깨끗한 물

가다 힘들면 엎드려 물한모금 마시고

더우면 세수하고

그래도 미진하면 훌러덩하고

그러다 보니 백담계곡과 합류하는 큰귀때기골 들머리다

                    (큰귀때기골 들머리)

내려오며 보니 우리가 들어갔던 곳이 큰귀때기골 계곡의 형태와 비슷은 하지만 지도상으로는 전혀 다른 곳인데 무엇에 씨었던 모양이다

백담산장에서 물을 조금 보충하고 백담사를 거쳐 버스종점에 도착하니 5시 45분

 

길을 잘못들어 뜻하지 않게 흑선동계곡으로 들어간 것과 서북능선상에서 시계가 좋지 않은 아쉬운점은 있지만 쉰길폭포를 비롯한 계곡미를 한껏 맛볼수 있었던 산행으로 기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