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04. 01. 11(일)맑음

산행지 : 소백산(삼가리매표소-비로사-비로봉-삼가리)

동행자 : 꼭지(아내)와 둘이서

교   통 : 자가운전

 

08:15 삼가리 매표소(비로사1.8km, 비로봉 5.5km)

08:50 비로사

09:10 박달골마을 갈림길

11:10 비로봉(1,439m)

11:40 비로봉 출발

13:50 삼가리 야영장 주차장

 

★총산행시간 : 5시간 30분(11km)휴식포함 


 

작년 봄, 소백산에 갔을 때의 아름다운 설경을 잊을 수가 없어

하얀 소백이 아닌 벌거숭이 몸일지라도 그래도 소백이 보고싶어

어둑한 새벽 녘

소백산으로 출발한다. 
 

차안에서 꼭지 왈

"모두들 눈꽃 축제하는 태백으로 간다는데.." 꼭지의 중얼거림

그렇다고 산행지를 소백에서 태백으로 바꿀 수는 없는 일

"담에 눈 많이 온 뒤에 비닐포대 갖고 태백에 가자. 그때 눈썰매도 타고 일출도 보고.."

이렇게 하여 아직도 산행보다는 관광을 좋아하는 꼭지의 입을 막고

 

삼가리 매표소를 지나

야영장에 차를 주차시키고 찬바람 귓전을 때리는 계곡 따라

비로사까지 30여분 시멘트와 비포장이 뒤섞인 길을 오르는데..

 

가끔씩 승용차가 생 달려 올라가면서 약이라도 올리듯이 먼지를 폴폴 날리니

아침부터 기분 별로인 약발 잘 받는 꼭지 여간 불만이 아니다.

남들 다 비로사까지 차를 갖고 올라가는데 왜 우린 먼지 뒤집어쓰며

지루한 길 걸어가냐고 투덜대고.. 
 

예년 같으면 눈길에다 빙판길이 되어 있어야 할 노면이 먼지만 풀풀...

기다리는 눈은 언제 오려는지.. 
 

비로사(300m), 비로봉 (3.7km)갈림길에 도착해

작년 봄에는 설경에 정신이 팔려 비로사에 들르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는데

오늘은 먼저 비로사부터 둘러보기로 한다.

 


 

이른 시간이라 인기척도 없고 더군다나 목탁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정말 절간(?)같이 조용하고 아담한 절이다.

 


                                        정말 절간같이 아담하고 고요한 비로사

 

           비로봉정상에서 바라본 비로사.  멀리 저수지가 보이고 바로 안쪽에 하얀점들이 비로사

 

절 앞에는 삼가리저수지가, 뒤로는 바로 비로봉정상이 떡 버티고 서있다.

용이 승천하려고 물을 박차고 하늘을 향해 몸을 틀어 올리는 형상이다.

그 중앙에 비로사가 위치하고 있으니 소백산 최고의 명당이 아닌가..

풍수 풍자도 모르는 나의 생각이지만 어쨌든 좋은 자리임에는 틀림이 없으리라..

 

혹시나 고요의 정적을 깨뜨릴까 염려되어 얼른 사진 몇 컷 찍고

조용히 돌계단을 내려와 비로봉으로향한다.

푹푹 빠지는 눈 대신 낙엽 깔린 오솔길이

올해의 겨울산행 눈 가뭄을 대변해 준다.

 


 

눈 내리는 겨울엔 전나무 군락과 등로 주변 소나무 숲이

아름다운 알프스의 설경을 연출해 줄텐데.. 아쉬움이 따른다.

정상이 가까워졌는데도 등로에 전혀 눈이 보이지 않다가

 

정상 바로 아래에 이르러서야 약간의 눈과 빙판길이 혼합되어

산객들의 탄성과 엉덩방아 소리가 웃음을 자아낸다.

 


 

소백산 비로봉!

얼얼한 찬바람에 정신을 가다듬고 바라보는

어느 한 곳 막힘 없는 조망

 

                                               비로봉의 이정표

 


                               비로봉 북사면에 휘날리는 설경1

 

                                 비로봉 북사면에 휘날리는 설경2

 

비록 예전의 설경과 상고대의 아름다움은 없어도

국망봉방향 북사면에 휘날리며 펼쳐진 애처로운 설경

너무나 눈이 부셔 눈이 시릴 것 같아 고개를 돌린다.

 


                                                  죽령 가는 길의 저 아래 비로봉 대피소

 

대피소 가는 길 비탈진 자락에 남겨진 잔설

여러 산객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니

언제쯤 펄펄 함박눈이 와서 소백에게 하얀 고깔모자를 쉬어줄까..

 


                                                비로봉에서 바라본 국망봉 방향 능선길 조망1

 

                                   비로봉에서 바라본 국망봉방향 능선길 조망2

 

                                                     비로봉에서 바라본 죽령 능선길

 

저 멀리 죽령 고갯길까지 하늘과 맞닿을 만큼 끝없이 흰눈이 내리는 날을 기대하며

하산길 양지바른 둔덕에서 점심을 먹고

올라오는 산객들이 너무 많아 등로 우측으로 한적한 길을 골라 리본 따라 내려간다는 것이

아뿔사 급경사 내리막, 정상적인 등로를 벗어나고 말았다.

 

포도밭을 지나고 마을 임도가 저 만치 보일 즈음

어설픈 농가를 지키고 있는 두 마리의 충직한 개

목걸이가 보이 길래 묶어놓은 줄 알았는데 아니다. 
 

이런 "멍멍멍...."하며 개목걸이 흔들어대며 절름발이 큰 개는 뒤뚱거리며 쫓아오고

강아지 닮은 작은 개는 발발거리며 달려오니

"걸음아 날 살려라...." 
 

따라오는 절룩개를 겨우 따돌리고

작년에 하산주로 맛있게 먹었던소백산 동동주가 생각나

또 야영장매점에서 파전하나와 동동주 한 사발로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한다.


 


 

  ## 아래 님들의 아직도 모자라고 부족함이 많은 산초보인 저와 저의 한이불속에서 딩구는 꼭지에 대해 보내주신 관심과 사랑에 감사드리며 댓글에 대한 답글을 지금까지 되도록 자제하여 왔으나 오늘은 답글로 저의 마음을 전해 드리며 산님들께서도 올 한해 건강하셔서 늘 안전산행 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빌어드립니다.


▣ 물안개 - 소백하면 눈과 바람의 대명사인데......올해같이 눈이 없는해도 드믄것같아요. 어제 북한산에서 함박눈을 맞으며 산행했거든요 .두분의 사랑스런 모습이 그려지네요.다음주면 우리도 소백산으로 향할텐데...그때면 많은눈을 볼수 있을런지.....
# 물안개님 반갑습니다. 예전부터 글 속에선 언제나 고운 사슴처럼, 산행때는 여장부같으신 선배님으로 저의 기억에 남아 계시는 분입니다. 또한 동행하시는 아름다운 닉네임의 산친구분들..그 정다운 모습들이 너무 보기가 좋아서 꼭지가 늘 부러워한답니다.오늘도 눈이 내린다하니 아마 다음주 소백은 하얀 고깔로 물안개님을 맞이하리라 믿습니다.

▣ 김정길 - 이동준님이 영부인과 손을 잡고서 삼가리매표소에서 등산을 시작하신 시간에 저는 비로봉을 지나 국망봉으로 가고 있었군요. 같은 날 같은 산을 오르내린 것도 반가운데 산에서 만나면 얼마나 반가울까요. 동준님과 산에서 만날 날을 고대합니다. 두 분 늘 건강하시기를.......
# 김정길님 언제나 선배님의 사랑과 관심을 받기만  하였으니 그저 고마울 뿐입니다. 언젠가는 산에서 뵐 수 있으리라 여겼는데 소백산에서 스쳐가셨군요. 이른새벽 찬바람을 안고 희방사에서 구인사까지 종주길을 가시고 세세한 산행기까지 올려주셨으니 그저 부러운 마음으로 감사 드릴 뿐입니다.선배님이 가신 코스는 제가 꿈에서도 가고싶어하는 코스이지만 아직은 초보라 마음에만 담고 있답니다.

▣ 청바지 - 1월10일(토) 죽령휴게소에서 천문대/연화봉/비로봉/비로사로 등반을 하였습니다. 천문대 가는 길과 연화봉 주위에는 눈이 많아 쌓여 있습니다. 눈을 보시려면 그 쪽 코스로 가시길......
# 능선길 힘든 코스를 산행하셨네요..물론 힘든만큼 산은 좋은 겨울 설경을 선물하니 참으로 좋았겠습니다. 그 길 저도 가고픈 코스이나 겨울산행엔 아직 초보라 마음속으로 님이 가신 길을 더듬어 봅니다.

▣ 신경수 - 드디어 꼭지님과 두손 꼭잡고 소백산을 오르셨군요 비록 많은 눈은 아니지만 그래도 소백은 좋습니다 새해 내외분 건강하시고 좋은 산행도 많이 하시고 하시는 사업도 일취월장 팍팍 발전하시고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 경수님 두 분께서도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정말 올해는 안전산행하시고 건강 유의하시길 빕니다. 경수님 내외분이 가시는 길은 늘 위험이 따르고 김천에서 처럼 덫과 올무가 많아 조심하셔야 됩니다. 요즘은 사냥군도 많아서 총도 조심하시구요. 또한 산에서 키우는 개는 넘 무섭더라구요..금오기맥이 끝나기전 한번 만나뵈서 하산주라도 한잔.. 생각만 해도 벌써 쩝쩝.. ~^^

▣ 산그림자 - 후~~! 님이였군요.. ㅎㅎㅎ 서로 얼굴을 모른체 그렇게 정상을향해 걸었갔네요.. 저 역시 그 시간에 삼가리에서 산행 시작 했는데 야영장 주차장에 차를 세운 분이 이동준님이었다니...참 안타 까웁네요.. 저는 님앞에 산행을 한 음... 키만한 배낭메고 홀로 산행한 산그림자 입니다.. ..
▣ 산사랑 - 다음에는 꼬옥 연락 주고 받아서.. 같은 목적지이면 만날수 있겠지요.. 언제나 늘 건강하시고 기쁨의 걸음이 되시길 바람니다...그날 만나뵙지는 못하였어도.. 멀리서나마 님의 옆모습을 뵈웁는것에 감사 드림니다.. 건강하소서,..!!
▣ 산그림자 - 에구..... 산사랑의 글은 산그림자의 글입니다.^^
# 산그림자님! 언젠가는 산행에서 스치는 인연이 되어 님과 만날 수 있으리라 믿었었는데 님과의 만남이 이렇게 이루어졌군요. 제가 오름길로 뒤에 쳐지는 꼭지를 기다리다 오르다를 반복할 때 키만큼 크고 무겁게 느껴진 배낭을 매고 오르시는 젊은 분과 몇 분을 보았는데 그 중에 산그림자님이 계셨다니 그저 믿기지가 않네요. 앞 사진속 등로에 맨 뒤가 꼭지이고 꼭지 앞에 긴 배낭지고 오르는 분이 혹시 산그림자님이 아니신지..저와 몇 번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분이 있어서 기억에 남네요..전 고석수님과 같이 태백에 가신줄 알고 있었지요 지금은 눈꽃 축제기간이라 너무 복잡하고 해서 우린 담에 눈이 많이 올때 태백에 가기로 꼭지와 약속 했습니다. 참으로 인연이란 묘하군요 비록 상면하여 인사는 드리지 못하였어도 그 보다 더 반갑고 님의 모습이 넉넉히 가슴에 와 닿습니다.

▣ skkim - 저는 전날인 1월10일 어의곡에서 올랐는데 능선오름길에 스패츠를 해야 할 정도로 많은 눈과 주목과 어우러진 상고대를 보았는데 남쪽에서 오르는 등산로에는 눈이 전혀 없었던 모양이군요... 하지만 전반적으로 눈이 적은 것 같았습니다...아무튼 저도 님의 산행기를 보면서 언제 안주인과 함께 하는 산행을 꿈꾸고 있습니다... 진정 아름다움이 이글 안에 배어 있는 것 같군요... 수고하셨습니다. ~!!
# skkim님!  님이 토요일날 다녀 가신 정성이 가득 담긴 소백산 사진 산행기 잘 보았습니다. 저는 덕이 부족하여, 바라던 상고대와 환상적인 구름 운해를 볼 수 있는 행운을 얻지 못했지만 가슴 가득 소백의 마음을 읽고 왔습니다. 님이 어의곡리 방향에서 북사면에 눈덮인 비로봉을 찍으신 사진은 제가 찍은 사진과 너무나 닮아서 저의 사진으로 착각할 정도 입니다. 저도 어의곡리 방향으로 내려 갔다가 너무 바람이 거세서 다시 비로봉에 올라 삼가리로 향해 원점 회귀했습니다. 님의 소백에 향한 산사랑에 감사 드립니다. 언제나 안전산행 하시고 건강하소서..

▣ 이수영 - 이동준 님.. 이번 일요일은 꼭지님과 소백에 계셨네여^^ *저는 아직 소백산은 엄두도 못내고 남도의 산만 유람하고 있습니다. 내년쯤에는 저도 한등급 올려 북도의 산을 찾아 보려고 합니다. 사진이 선명하고 아름답습니다. 항상 느끼는 바 이지만 님의 글은 언제 읽어도 약간 코믹스러우면서도 깊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님과 꼭지님을 따라 소백산 산행 잘 하고 내려갑니다.어쩌다가 개가 쫒아오셨는지..허허
# 통영에서 풍기까진 그렇게 먼거리가 아닙니다. 아마도 4시간이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만 구정 지나고나면 눈도 많을테고 그때 한번 다녀가심 좋을 듯 하네요. 하기사 저도 남해 섬 보리암이나 사량도지리산에 가고 싶어서 1년이 넘게 한국의산하에서 산행기클릭만 실컷하고 가진 못했습니다만 님께서는 올겨울엔 큰맘먹고 꼭 소백과 태백은 다녀가십시요..

▣ 코리아마운틴 - 바람결에 스치는 인연으로 ...그냥 그렇게 산을향한 님들의 걸음걸이에 항상 행운이 함께하길 소원합니다.
# 마치 산신령같이 이산에 번쩍 저산에 번쩍하시는 님의 걸음걸음이 너무나 부럽습니다. 소원 하시는일 올해는 꼭 이루시고 따님과의 산행, 또한 옥녀(?)님과의 산행도 자주 함께하시길.. 언젠가 산행에서 스쳐지나더라도 님과의 인연을 기대해 봅니다. 건강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