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119여

              -안양소방서 119 구조대원들에게

수리산 (77).JPG

 

내가 젊다면

나도 119구조대원 되어 살고 싶다.

나라와 겨레가 위급으로 부르면

망설임 없이 달려가는

나도 작은 영웅의 삶이 되고 싶어서다.

나만을 위해 사는 세상에서

너를 위해 사는 젊음이란

얼마나 찬란한 축복이던가.

우리 장인이 생명을 다투시던 날

앰불런스로 위급을 도움 받던 날

드린 감사의 금일봉에

가슴을 찌르던 그 말을 나는 영원히 잊을 수 없다.

"아닙니다. 우리는 119 구조대원입니다."

스마트폰과 스틱에 매단 호루라기로 무장하고

희수(喜壽) 나이 지나서도

이렇게 내가 전국의 산을 홀로 누빌 수 있는 것도

부르면 달려오는 엄마 같은

든든한 119가 있어서인가 보다.

           - 2014년 수리산 사고 현장에서

                              ilman 성철용

  어제 4월 1일(화) 나 홀로 수리산을 찾았다.

'국립공원'에 이어 '도입공원' 책자를 출간하려는 마음에서였다.

수리산 정상이라는 태을봉(太乙峰, 489.2m)에 갔더니 분주히 달려가는 젊은이들이 있다.  119 구조대원이었다.  추락사고가 난 모양이다.

슬기봉 가는 하산길에 40대 여인이 피묻은 얼굴로 구조되어 가는 모습의 사진을 찍고 하산하는데 조용한 산 중에 헬리콥터 소리가 요란하다. 슬기봉 가는 길에 출렁다리 갈림길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더니 아까 그 119대원들을 만났다.
다음은 그 중 양(梁) 대원이 쓴 글이고, 위 시는 이에 답한 나의 졸시(拙詩) 한 편이다.
이런 때 미숙하나마 나의 마음을 글로 담아 전할 수 있는 시인(詩人)의 길을 가는 나는 행복하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좀전에 수리산에 출동했던 안양 119구조대 소방교 양재영입니다. 현장에서  구조업무를 하다보면 가끔은 힘들 때도 있지만 사진도 찍어 주시고 글도 써 주신다고 하니 정말 힘이 납니다.
혹시 그 사진을 메세지나 E-mail로 받아 볼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