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주행거리/시간:15.7km/9시간
↗괘적
▶GP에서 군복무중인 아들의 휴가기념으로 한라산 백록담과 대한민국 최남단 마라도를 답사하기로 하다. 여러 사람들로부터 GP생활로 산에 신물이 났을 텐데 휴가중에까지 산에 데려가려느냐는 말이 많았다. 휴가일수가 장장 17박18일이나 되어 조금은 의미있게 휴가를 보내게 하려 했었다. 그래서 아들에게 의사를 물으니 매사 적극적인 성격인지라 예상했던대로 대찬성이다. 처음 계획은 당일 한라산산행만 하려 했으나 아내의 권유도 있고 해서 마라도답사를 추가 1박2일로 계획을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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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사 매표소앞에 구멍가게가 있다. 출발준비를 마치고 한라산 백록담 정상을 향하다_08:50. 양 옆으로 산죽길이 이어지고 잘 다져진 돌길이다. 대개 한라산에 오르는 방법이 성판악으로 오르고 관음사방향으로 하산한다던데 우리는 이쪽 관음사에서 오르고 있다. 대충 나홀로 서너명을 포함 열대여섯개 팀이 우리와 같은 방향으로 주행을 하는 것 같다. 반면 용진각대피소를 넘어서부터는 이쪽방향으로 단체팀들이 정체가 되다시피 넘어오고 있었다.
▶탐라대피소를 통과하다_10:03. 무인대피소이다. 등로는 가파른 능선으로 이어진다. 등로왼쪽으로는 탐라계곡이 이어지고 있다. 등로가 탐라계곡길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이곳 한라산 탐라계곡, 지리산 칠선계곡, 설악산 천불동계곡을 일컬어 우리나라 3대 계곡이라 한다는데 직접 계곡길을 오르지 못해 아쉽다. 지금 이 능선은 개미능선,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계곡이 개미계곡이란다. 능선을 따라 오르니 서서히 눈쌓인 등로가 계속된다. 아들의 주행력이 군입대전보다 훨씬 나아져 보이기도 하고 오버페이스하는 것 같기도 하다. 앞서가다 뒤 돌아서서 아빠가 다가서기를 기다리고 있다. 군에서 산악훈련 행군시 너무 앞서 나가다가 가끔 야단을 맞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입대전 함께 산에 오르면서 가끔 무릎이 아프다고 했었는데 글쎄다. 눈덮힌 능선길이 계속 이어진다. 러셀흔적을 분간하기 어려운 구간도 나타나고 눈길 중간 중간에 사람 다리 길이의 러셀 구멍이 나 밑바닥 흙이 보인다.
↗용진각을 앞둔 안부에서
▶개미목을 통과하다_10:54. 주위 두리번거려 개미목이라 이름 지은 단서라도 있을까 살펴보지만 감이 안 잡힌다. 등로는 눈길이다. 레설 옆으로 스틱을 힘주어 찍으니 손잡이 가까이까지 내려간다. 지루한 눈길 능선이 끝나고 눈이 다 녹은 안부가 나타나고 침목길이 이어진다. 앞이 확 티여 올려다 보이는 전망이 좋다. 올려다 보이는 봉우리가 지도상의 삼각봉같다. 잠시 디카에 풍광을 잡고 캠코더에도 주위 풍광을 잡으려고 캠코더를 만지작거리고 있는데 뒤따라 나타난 공단 직원이 정상에 오르려거든 용진각대피소를 12시30분전에 통과해야 한다고 일러준다. 시계를 보니
↗장구목 오름
↗장구목오름
↗북벽
▶용진각대피소에 도착_12:04. 앞서간 공단직원이 대피소주변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 정상에서는
↗백록담
▶정상에 서다_14:04. 당초 관음사매표소에서 정상까지를 6시간30분 정도로 잡았는데 5시간 14분이 소요됐다. 앞서 걷는 아들을 따라 가다 보니 평소보다 빨리 걸은 것 같다. 백록담은 귀퉁이에 약간의 물이 고인 상태다. 넘실거릴 정도로 물이 차 있다면 정말 장관이었을 텐데. 원래가 백록담에는 이렇게 물이 없었던 것인지. 백록담울타리주변에 깔아 논 침목바닥에는 많은 인파가 왁자지껄 모여 앉아 환담하며 식사하고 있다. 아이들 엄마와 통화를 하니 지금 이 시각 서울 수도권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政도의 황사현상이 왔다고 한다. 정상에서 내려다 보이는 제주도도 멀리까지는 조망이 안 되고 뿌옇게 조망이 된다. 우리도 자리를 깔고 보온도시락을 꺼내어 늦은 점심을 먹다. 정상 귀퉁이 작은 초소에서 공단직원들이 나와 빨리 내려가라고 큰소리를 질러 댄다. 말투들이 꼭 우마몰이꾼 같다. 우리처럼 이제 막 도착하여 식사를 시작하는 팀도 꽤 된다. 몰이꾼들은 밥 먹고 있는 팀들에게 돌아다니면서 빨리 먹으라고 재촉을 한다. 한번만으로도 족하련만 서너번을 재촉한다. 젠장 먹는 음식 체할라. 오르는 길 풍광을 감상하고 한라산 정상에서는 기념사진도 찍고 제주도 전역을 여유있게 조망하려면 관음사매표소를 최소한 08
▶한 순간 사람들로 붐비던 한라산 정상은 순식간에 다 빠져나가 대부분 관음사방향을 향해 내려들 간다. 내리쬐는 햇빛이 따갑게 느껴진다. 공단직원들만 남아있는 휑한 정상을 뒤로한 채 성판악을 향하다. 정상 안부를 벗어나니 다시 눈 쌓인 완만한 경사길이 이어진다.
▶진달래대피소에 도착하다_15:32. 매점이 있다. 하산중인 20-30명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성판악대피소방향에서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이 곳을 12시 30분전에 통과해야 한다는 안내문이 있다. 잠시 목을 축인 후 하산을 하다. 왼쪽으로 모노레일이 보인다. 아마 진달래대피소까지의 물품운반용같다. 지친 아낙네 몇 사람을 태우고 내려갈 모양이다. 평지 같은 하산길이 계속 이어진다. 사라악샘에 도착하다. 물이 콸콸 솟아 흐른다. 목을 축이고 빈 물병에 가득 채우다. 많은 무리와 사람들을 뒤로하며 하산 걸음을 재촉하다.
▶성판악대피소에 도착_17:50. 대피소 앞 11번도로를 지나는 시외버스로 서귀포시 예약된 숙소를 향하다.
↗대한민국 최남단 비석 앞에서
↗마라도 삽살개
▶후기
이튿날 렌터카로 송악산자락에 위치한 마라도행 유람선선착장까지 이동. 비방울이 뿌리기 시작하는 가운데
한라산의 동장군도 봄바람속에 힘없이 허물어져 가는 모습을 보는 듯하군요.
왠지 하~이얀 눈으로 덮힌 한라산 코스가 그리워집니다.
즐감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