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 0417 남산제일봉(南山第一峰 1,010m) - 경남 합천군

산 행 일 : 2004년 3월 21일 일요일
산행횟수 : 초행
산의날씨 : 맑음
동 행 인 : 김정수. 박상식
산행시간 : 3시간 56분 (식사 휴식 1시간 12분포함)

청량동 <0:10> 청량동매표소 <0:10> 청량사 <0:38> 능선 <0:07> 월류봉 <0:53> 남산제일봉
<0:17> 안부 <0:29> 치인리쪽 통제소

친구들과 합천 매화산 산행 약속이 돼 있어 다른 날 보다 일찍 집을 나섰다.
순천IC에서 남해고속도로 진입, 대진, 88올림픽고속도로를 옮겨 타고 해인사IC를 막 빠져나갈 때
"청량사 갈림길 입구에 도착했다"는 땅콩의 전화가 걸려왔다. (순천 ↔ 해인사 통행료 6,600원)
땅콩 차는 갈림길 다리 건너 오른편 무릉다원 주차장에 세워두고 털보 차로 잘 포장된 비탈길을
오르다 언덕빼기 가게 뒤 주차장에 도착, 계기판을 보니 거의 200km를 달려 왔다.

10 : 40 '청량동 매표소 0.5km * 남산제일봉 3.3km' 이정표를 보고 출발.
콘크리트 포장길을 따르다 길 오른쪽 나무가지에 매달린 리본 한 개를 살펴보는데 갑자기 "빠-
앙"하는 자동차 클랙슨에 깜짝 놀랬다.
"지정된 등산로를 이용해 주이소"
산불조심 깃발을 단 트럭 안에서 한 남자가 등산객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초행은 확실한 길을 이용하는 것이 상책이라 들어설 생각도 없었기에 가던 길을 계속 걸었다.

11 : 50 청량동 매표소. (1인 1,600원)
바로 앞의 작은 주차공간에 왠 카고크레인이 있고 웅성거리는 사람들이 궁금해서 내려다보니 승
용차 한 대가 지붕이 완전히 내려앉아 버렸다.
"굴렀는갑다. 저 사람들 오늘 되게 재수 없는 날이다 그쟈?"
다행히 일행들이 내리고 난 뒤 혼자 주차하다 그랬으니 망정이지... 남의 일 같지 않다.

11 : 00 청량사 갈림길 음수대.
"여기로 안 내려올 것이니 절을 둘러보고 가자"
"내는 구경했다" 땅콩이 망설이자 털보가 "그냥 가자"고 하나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겠는가.
"천천히 올라가거라. 금방 쫓아갈게" 친구들과 헤어져 절을 향했다.

千佛山 淸凉寺.
"월류봉 아래에 있고 최치원이 노닐었다"는 청량사는 옛날의 자취가 씻은 듯이 사라진 새 절이며
지금도 내부공사가 한창인 운영루를 돌아 오른 대웅전 앞에 보물 안내팻말이 세 개나 세워졌다.
보물 제253호로 지정된 석등과 제266호 삼층석탑은 한 울타리 안에 있으나 제265호인 석조여래좌
상을 모신 대웅전 문이 닫혀 그냥 발길을 돌렸다.

꼬리에 꼬리를 문 등산객들이 길을 메웠고 곳곳에 자리잡고 간식을 먹는 이들도 있으며 친구들을
찾으려고 좌우로 비켜가며 빠르게 걷다보니 등어리가 금새 척척해지고 짠 땀방울이 눈으로 흘러
들어 따갑다.
11 : 20 '가야 02-02' 팻말을 지나면서 통나무와 돌계단이 한없이 펼쳐지는 급경사길이다.
숨이 턱에 닿고 허벅지가 뻐근해진다.
너무 무리하지 말자.
가다보면 만나게 되겠지.
실로 오랜만에 보게된 원색의 긴 행렬을 감상(?)하고 하늘이 열리는 능선을 올려다보니 친구들도
힘든지 다리 쉼을 하고 있지만 쉽게 따라잡지 못하고 능선에서 만나게 되었다.

11 : 38 '↑ 남산제일봉 0.8km *↓ 청량사 0.8km' 쉴만한 장소가 없을 정도다.
오른쪽 바위를 타고 청량사 위쪽 암봉에 오르니 먼저 온 손님이 자리를 차지했다.
적당한 바위에 걸터앉아 주변을 둘러보니 천불산이라 일컬은 것을 이해할 수 있겠고 중봉(?)의
철계단이나 정상직전 초록색 철계단에도 울긋불긋 꽃이 피어 심한 정체가 예상되며 북쪽의 가야
산은 그런 모습을 물끄러미 건너다보고 있는 듯 하다.

12 : 00 우리도 무리 속에 합류하기 위해 바위를 내려섰다.
12 : 12 솔 냄새를 맡으며 미끄러운 흙 계단을 20여m 돌아 철계단 앞에 이르자 내려오는 사람들
까지 있어 제자리에 서서 기다릴 수밖에 없는데 먼저 오르려고 위험한 바위를 기어오르기도 하고
두 줄이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양팔을 벌려 난간을 잡고 통행에 지장을 주는 등, 여기저기서
볼멘 소리가 터져나온다.
4∼50여 계단 두 곳을 올라 20여 계단을 내려 북동쪽으로 30m가량 설치된 다리로 사면을 돌아
60여 계단을 또 오른다.

12 : 40 북사면 10여 계단을 오르자 '가야 04-04' 팻말이 있는 중봉이고 정상은 머리 위에 있다.
그러잖아도 비좁고 정체된 곳에서 기암괴석을 배경으로 사진 찍는 사람들 또한 눈치거리가 되다
보니 근사한 풍경을 담으려면 통행에 지장이 없게 하려고 위험한 자세를 취해야했다.

12 : 53 3곳 철계단을 지나 마지막 60여 계단 끝이 정상이다.
'↑ 치인집단시설지구 2.6km * ↓ 청량동 매표소 2.3km'
땀 흘리며 힘들게 오른 비좁은 정상은 이른바 인산인해로 느긋하게 조망을 즐길 장소가 없어 50
여 계단을 타고 내려 비탈진 바위에 주저앉았다.
시장바닥이 따로 없고 삼림욕과 더불어 호연지기를 기르려고 찾은 산에서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
기 십상이니 그윽한 풍경소리와 은은한 향내음을 마시면 기분전환이 되리라.
"그래. 해인사로 내려가자"

13 : 55 서쪽 암봉에서 정상을 배경으로 정상사진 아닌 정상사진을 찍고 통나무 계단길을 따른다.
치인지구로 내려가는 길은 청량사 코스와 전혀 다른 육산이며 서로 헤어지기가 싫은지 다닥다닥
붙은 삼형제 바위도 지난다.

14 : 07 '가야 03-04. ↑ 치인집단시설지구 1.9km * ↓ 남산제일봉 0.7km' 이정표 있는 안부.
소나무와 잡목이 어우러지고 돌이 깔린 넓은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걷는다.

14 : 30 '가야 03-01'
한 컵에 1,000원하는 고로쇠 물을 사서 마셔보니 백운산 고로쇠 물과 달리 싱겁다.
10m 전방 나무다리를 건너자 양계류 합수점이 나오고 '해발 600m'를 알려주는 팻말이 있으며 모
자이크 길이 전개되었다.

14 : 36 '남산제일봉 통제소'
해인사관광호텔 앞을 지나 해인사로 향하면서 곰곰이 생각해 본다.
남동 지능상에 있는 매화산으로 길이 나 있는지 조차도 모르고 실제 탐사하지 않은 체 흔히들 애
꿎은 남산제일봉을 매화산이라 하는 것 같다.
수많은 사람들로 인하여 차근차근 둘러보지 못한 것이 참으로 아쉬운데 1km가 훌쩍 넘는 거리의
해인사로 가는 길도 복잡하기는 마찬가지다.

* 해인사 앞 주차장에서 대구행 직행버스 이용 청량사 입구 하차. 요금 750원


▣ 김정길 - 나도 남산제일봉에서 매화산으로 돌아봉 계획인데 등산로가 보이지 않았다니 걱정. 김정수 박상식님들과 동행이 계시니 친구는 좋겠네요. 산에 미치면 생활 전반이 무지기 바쁠터인데 산행기는 언재 쓰시는지, 친구님 부인은 안녕하시며 객지에 나가있는 아드님은 근무 잘 하고있는지 모두다 보고싶다네.

* 1,500산 친구님. 여러모로 고맙습니다. 마누라는 잘있고 자식놈은... 혹시 '분당제생'에 가시면 조카라 생각하시고 격려좀 해 주세요. 이름은 '승' 이랍니다.

▣ 까치봉 - 남산제일봉에서 매화산 가는 길, 나무가지에 입산하면 벌금 부과한다는 입산금지 표지판이 걸려 있더군요. 산행기점을 청량사보다는 청량사 가는 길 민박집 앞에서 오르면 입장료도 절약되고, 더 긴 능선을 탈 수 있으며, 더 많은 절묘한 암릉도 볼 수 있습니다.

* 좋은 정보 1,500산님께서 활용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 때문에 정신이 없었는데 님의 글을 보니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고맙구요 안전산행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