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미산-문례봉-용문봉

1. 산행 한마디 : 아... 임도

2. 산행일자 : 2004.3.20(토)

3. 운행구간 : 산음초등학교-봉미산-임도-성현-문례봉-용문봉-용문사

4. 산행특징

ㅇ 봉미산 소재지인 양평군 단월면이 그런 오지인줄 몰랐다.
- 비슬고개 넘자마자 산으로 꽉 찼다.
ㅇ 기가막힌 봉미산의 잣나무지대
ㅇ 봉미산에 웬 임도가 그리 많은지...
ㅇ 봉미산에서 성현 갈 때 요주의
ㅇ 용문봉.. 돌덩이로 꽉찼다. 첨부터 끝까지
ㅇ 용문봉 길 마지막의 소나무밭이 알싸하다.

5. 산행기
일요일은 숙직이다. 토요일은 쉰다.
토요일 어딜갈까 궁리한다. 화악산? 봉미산?

봉미산에 낙점이 된다.
경기 30산중에 봉미가 끼었는데 아직 안한 이유다.

얼마전에 다녀오신 준치님,술꾼님 산행을 참고한다.
참고가 아니라 거의 판박이다.

봉미산에서 서리산, 혹은 나산 등의 종주가 있는데
종착지 귀가교통이 용문만 못한거 같다.

용문사로 떨어지면 버스가 적어도 1시간에 1대는 있다.
용문사 앞의 분위기가 별로 맘에 안들지만
편리한데 어쩔 도리가 없다.

용문산을 맹주로 이근처 산만 크로스로 뒤져도
1년은 족히 걸릴것 같다.
용문,백운,장군,용문,용조,중원,도일,나산,소리,
장락,왕터,유명,어비,중미,곡달,통방 등등..

이번에 교통편은 기차를 이용해본다.
청량리행 6:50분 통일호.
용문까지 1,500원. 진짜 싸다. 버스의 1/3 수준이다.

이 통일호는 동래지나 부전이라는데가 종착역인데
시간이 장장 청량리에서 12시간이나 소요된단다.
오늘도 보니깐 그쪽 가는 사람들이 꽤 있는 모양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도 이런 기차가 있는게 신기하다.
4~5시간도 지겨워 고속전철이고 모고 그러는데 말이다.

모르긴 몰라도 이 기차는 일상생활용이 아니라 여행용일것이다.
근데 12시간동안 같이 있어도 좋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

각설하고,,
오늘도 6시 10분에 일어나 부랴부랴 청량리로 향한다.

** 청량리발 06:50 통일호 ↓






둘러보니 좌석은 여유가 있다.
좌석에 앉으니 시골 노인분들의
말씀나누시는 소리로 정겹다.

차창으로 따스하게 쪼이는 햇볕도 기분좋다.
조는 듯 자는 듯 어찌어찌 하다 보니깐 용문이다.

** 용문역 ↓





허겁지겁 오느라 빠트린게 있다.
밥, 물, 스틱을 놓고 왔다. 아침도 안먹었다.

마트에 들러서 챙기고 용문 터미날 식당에서 아침을 먹는다.
밥도 챙긴다. 아줌마가 김치랑 짱아치도 챙겨준다. 고맙기도 하지..
용문은 오늘도 장날이다.

** 용문 버스터미날 ↓





08:50분에 석산리행 버스를 탄다.
석산, 산음이 어딘고 하니 용문에서 홍천으로 가다가
봉상이라는 데서 좌측으로 들어선다. 그럼 단월면이 나온다.

난생 첨 들어본 양평군 단월면.
첨 가보는 곳을 버스 타고 가는 것도 얕은 재미다.

산의 유용성이 또 돋보이는 점이다.
산 아니면 내가 단월면에 갈 까닭이 있겠는가.

버스가 안으로 들어갈수록 시간도 느릿해진다.
주위 사물의 움직임도 정지해 있는 듯하다.

이윽고 비슬고개 초입에 들어선다.
비슬고개는 경기도의 단월면과 강원도의 홍천군 서면을
연결해주는 곳.

고개를 오를수록 산덩이들이 크게 다가선다.
흡사 또 다른 양평의 농다치,선어치 고개를 오를 때의 느낌이다.

고개를 넘으면 바로 산음리가 나온다.
오지다. 시간과 사물이 완전 정지해 있다.

흡사 어는 수풀을 헤치고 속으로 들어가니
새로운 무릉도원이 보이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 산음리의 한적함 ↓


** 산음리 봉미산 입구 ↓





버스에 내려 건너가니 지금은 폐교된 산음초등학교 건물이 있고
그 옆에 새마을금고 우측으로 등산로 입구가 보인다.

** 폐교된 산음 초등학교 ↓


** 봉미산 등산로 입구 표지 ↓





입구로 들어서니 깨끗이 포장된 아스팔트 길이다.
오지란 말이 무색하다. 사위가 쥐죽은 듯 조용하다.
옆에 흐르는 물소리와 가끔 지저귀는 새소리뿐.

** 봉미산 초입 아스팔트 길 ↓





4사람 정도의 등산객이 무리를 지어 위로 올라간다.
...그래도 오는 사람들이 있긴 있네...

그 분들을 지나치고 입구에서부터 15분 정도 오르니
좌측으로 산으로 들어가는 표지가 또 보인다.

** 봉미산 산입구 표지판 ↓





산길로 들어서 올라가니 중간에 공사로 길이 꺼진 곳을 지나
좌,우로 가는 임도가 보인다.

** 마주친 임도(좌측 표지기있는데서 올라옴) ↓





좌로 갈까 우로 갈까 하다가 느낌대로 좌로 간다.
조금 가니 우측으로 표지기 붙은 등산로가 열린다.

잣나무 조림지대를 지난다.
나무에서 막 푸르고 신선한 기가 풍풍 나오는 듯하다.
...몸에 좋을거야... 심호흡을 해 이 기운을 다 흡수하려한다.

** 잣나무 지대 ↓


** 점점 더 빽빽해지는 잣나무 지대 ↓





잣나무지대 급경사를 어느 정도 오르니
지능선 정상위로 올라선다.

** 지능선 길 ↓





지능선 길로 가니 앞에 주능선이 가로로 막아선다.
주능선에 올라 우측으로 조금 가니 봉미산 정상이 나타난다.

봉미산은 느낌이 독특하다.
임도지나, 잣나무 지대 지나, 지능선, 주능선, 정상까지
시작부터 차근차근 한꺼풀 한꺼풀 산이 벗겨지는 듯한 느낌이다.
흡사 신혼 첫날밤의 거사처럼..

** 봉미산 정상 ↓





조망도 좋고 날은 맑은데 당최 뿌연 가스땜에 사진발이 안난다.
이 뿌연 가스는 왜 생기는 걸까? 겨울은 좀 덜한거 같은데...

서쪽으로 그나마 유명산/중미를 가로짓는 선어치고개길이
인상적이고, 맹주 용문산, 도일봉, 소리산을 확인한다.

내 쉬고싶을 때 쉬고싶은 만큼 쉬고 내 가고 싶을 때 가는 것.
아주 홀가분하기 이를 데 없다. 단독산행의 장점이리라.

물먹고 빵먹고 일어선다. 끄억~

지금부턴 남쪽이다. 성현으로 갈려면 지도의 해석으로는
남쪽으로 가다가 805봉인가에서 남서로 기수를 튼다고 되어있다.

내리막길은 암릉으로 되어있어 좀 신경이 쓰인다.

** 하산 암릉길 ↓





근데 묘한 것이 아무리 가도 우측으로 길이 안열린다.
선행자 말로는 우측길이 열려 표지판이 있다는데
안보이는 것이다.

그렇다고 느낌에 길 같지 않은 우측길로 발길을 바꾸는것도
쉽지않고. 설마설마 하면서 계속 남으로 내려간다.
우측으로 길이 열리겠지 하면서.. 805봉이 어떤건지도 모르겠고.

산은 이상하다. 겉으로 보면 알겠는데 안에서는 그게 그거 같다.
나무는 보되 숲을 못본다는 말이 여기서 나옴에 틀림없다.

계속 내려가니(느낌으로 이건 잘못된 것임을 알았다)
임도가 나오는것 아닌가.. 참 나..

봉미산 자락 정 중앙의 임도다.
아니 근데 왜 이쪽으로 길이 선명하게 열렸는지 이해를 못하겠다.
이 쪽으로 산이 연결되는 것도 아니고 고작해야 임도에 드는 길인데..

** 느닷없이 만난 임도길 ↓





저 위쪽으로 폭산이 보인다. 저길 가긴 가야겠는데 어쩌나..
지도를 보니 봉미산에서 계속 남하하여 임도길을 만난것이다.
그럼 다시 서쪽방향 임도로 가 성현을 찾자.

** 임도 중간에서 본 가야 할 폭산(에구구.. 저길 언제 어떻게 가나..) ↓





임도에 내려와 봉미산을 올려보니 좌측으로 가야할 길을 직진으로 내려온 과실이
명확해진다.

** 임도에서 본 방금 내려온 봉미산 자락 ↓





한 1시간을 임도로 걸어가니 우측 위편으로 성현에서
폭산가는 능선이 멀리 보인다. 저길 붙어야 되는데 어쩐담.

이 임도로 계속 가면 산음 자연휴양림으로 갈것만 같았다.
가다보니깐 임도삼거리가 나온다.

우측으로 들어서 가니
웬걸 한전철탑 공사땜에 철탑있는 데까지만 난 길이다. 후우~

할수없지 바로 직등이다. 위쪽으로 있는 성현에서 폭산가는 능선으로
무식하게 쳐오른다.

길 없는 데는 웬 잡목이 그리 많고 잡목도 순 가시나무만 들어차 있는지.
아 따가라!

위에 올라보니 또 임도다. 아.. 봉미산엔 임도도 많다.
그러고 보니깐 성현에서 내려오는 임도랑 내가 방금 간
임도랑 만나는 모양이다. ... 수족만 고생하는군...

다음에 또 임도사진이다. 맴 임도사진만 게재하는것 같다.

** 직등으로 치고 올라온 후에 만난 임도 ↓





임도에 올라 진행하니 넓직한 신작로가 나온다.
여기가 성현인가 보다.

** 성현으로 추정되는 곳 ↓






넘 힘을 뺐다. ...에라이 모르겠다. 쉬엄쉬엄 가자...
축대위에 앉아 사과 반쪽과 물을 들이킨다.
슬슬 물이 많이 먹히는 계절로 접어든거 같다.

성현의 한전철탑쪽으로 가보니 좌측으로 폭산 능선이 열린다.
찾긴 찾았다.

길은 아주 호젓하다. 전향적인 능선길이다. 내가 좋아하는 길.
중간의 몇봉우리 거치고,

** 폭산 전위봉 정상 ↓




폭산이 눈에 다가온다.
폭산에 다가서면서 북동능선이 마치 앞에 커다란 둑이 막아선 모습이다.

** 폭산에 임박하여 만난 둑같은 능선 ↓






폭산이다. 이리 큰산이 정상석 하나없이 한낱 종이짝에 쓴 정상표지를
가지고 있단 말인가. 폭산이 안되보였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잡목으로 가려 좀 그렇다.

** 폭산 정상표지 종이 ↓


** 폭산 정상 모습 ↓





시간은 벌써 2시 반이다. 점심도 못했다. 그 눔의 임도땜시.
폭산에서 늦은 점심을 한다. 물을 하도 먹어서 입맛이 안땡긴다.

그래도 우겨넣어야지. 끙..
메뉴는 전과 동(컵라면,밥,김치)

폭산을 떠나니 폭신폭신한 길이 반긴다.
좀 가니 좌측으로 싸리봉 가는 길이랑

우측으로 용문산 가는 길이 갈린다.
싸리봉 가는 길도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길이다.

용문봉을 좌측에 두고 용문산,용문봉,폭산 삼거리로 진행한다.
여기서 보는 용문봉의 모습도 카메라에 담길 원했으나
잡목으로 시원하게 보이는 모습이 없다.

가다보면 계속 안부 고갯길을 만나는데
그 고개를 넘는 등산로는 없어 보인다.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용문봉으로 간다.
용문봉 가는 길도 험하다.

그냥 바위봉 하나 넘고 말겠지 했는데 그게 아니다.
바위덩어리의 연속이다.

그리고 묘한것은 그 바위를 벗어나면 안된다는 것이다.
등로의 이정표는 오로지 바위다.
바위를 벗어났다면 그건 등로 이탈이다.

** 용문봉 언저리에서 본 용문산 그리고 백운봉 ↓

* 큰 사진을 보시려면 사진을 크릭하세요!



** 이런 바위들을 거친다. ↓


** 용문봉에 있는 소나무들 ↓



시간 반 바위들과 씨름하고 내려오니
조악한 용문봉 이정표가 보이고 헬기장이 나온다.

이윽고 소나무 단지로 접어든다. 깔린 솔잎땜에 진짜 폭신한
카페트위를 걷는 듯한 착각이 든다. 넘 좋다.
방금전 용문봉의 바위로 인해 피로가 한순간에 풀린다.

** 하산 막바지 소나무 숲 ↓




이번 산행 마지막으로 산에서 앉아 쉰다.
솔향기와 더불어 아까 먹다남은 사과 반쪽이랑.
해가 저쪽 용문산 자락으로 진다. 손톱만큼 해가 걸렸다.
맘이 푸근해 온다.

** 석양의 소나무 숲 ↓





용문사로 간다. 산 능선으로 내려오다 보니 용문사를 지나쳤다.
가다보니 시간이 6시5분. 6시대 차를 놓칠 것 같아 다시 back한다.
용문사 약수가 맛있던데. 끙.. 할수없지 머.

일주문을 지나고 6시 40분 버스를 타고 양평으로 가 서울로 온다.

긴 산행을 어렵사리 한거 같은데 정신은 더 맑아지고
또 산등성이 하나쯤 더 넘어갈 수 있는 마음은 왜일까?

** 용문사 일주문 ↓



▣ 산초스 - SOLO님 용문산의 꼬리에서 몸통을지나 좌익의 한축인 용문봉까지 길게 산행하셨습니다. 저희팀은 오늘 그 옆의 용조봉~중원산을 다녀왔는데 , 저도 3년전 문례봉에서 산음휴양림으로 가는데 그 지겨운 임도를 비맞으며 10KM이상 걸었습니다. 중원산에서 출발하여 도일봉간다는것이 까스가 껴서 보일지않아 가다보니 문례봉이고 그 임도때문에 엄청 고생했지요.
▶감사합니다. 중미산 자락에 임도가 참 많더라구요. 산허리를 뚝뚝 잘라 만든 임도. 별로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더군요. 도일봉 갈려다 문례봉으로요? 완전 방향이 반대였군요. 문례봉 넘어서는 교통이 아주 안좋을거 같던데요.

▣ 산초스 - 그 뒤에 2001.8월말에 봉미산을 갔는데 임도에서 우측능선을 타다 더 우측으로 계곡건너 산불난 흔적이 있는 능선을 알바하며 힘들게 봉미산을 올라 갔다왔지요. 특이한 늪산이 인상적이었고 그당시 도로 확장공사와 터널공사를 하고 있었는데, 용문봉은 2번 다녀왔는데 용문산에서 가장 험하고 예쁜코스가 용문봉과 용조봉인것 같더군요. 수고하셨습니다.
▶용문봉 넘 바위가 많아 피곤해요~ 하하..

▣ 김용진 - 이젠 양평쪽으로 바꾸셨습니까? 용문산 주변 산행 축드립니다..춘분을 지나탓인지 이젠 봄꽃과 봄나물들이 벌써 산야에 돋아나기 시작하더군요.. 저도 지난 토요일과 어제 일요일 산행을 했었는데 산행기는 아직 못 올렸습니다. 토요일은 한북정맥의 첫구간(수피령에서 광덕고개까지)을... 일요일은 성남분당의 영장산에서 용인죽전까지의 종주를.. 했습니다. 님의 산행사진도 잘 보았습니다. 계속 즐산하십시요.
▶감사합니다. 수피령부터 시작되는 첫구간 어때요? 괜찮습니까? 이번 산행으로 양평쪽 새롭게 평가하게되네요.

▣ 김용진 - 수피령 첫구간 산행은 약 28km정도 되는데.. 대중교통 이용시 버스시간이 잘 맞지않아 예상 구간을 완주 못하시는 경우가 생길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승용차로 광덕고개까지 가서 이곳에 차를 세워 두고 마음씨 고운 포트트럭 기사님 덕에 사창리까지 옮겨 이곳에서는 수피령까지 16,000원 택시로 이동하여 아침 8시30분부터 산행을 할 수 있어 다행히 이 구간을 한번으로 가능하였습니다. 산행구간에 약간의 어려운 곳을 제외하고는 평이한 구간입니다. 근데 산행시에 산꾼을 만나기는 힘들것 같습니다. 저도 한북정맥 완주후에는 님이 가시는 구간을 뒤 따라 볼까 합니다. 계속 즐산하시길....
▶으와~ 대단한 정성이 필요한 구간이군요. 거리도 28k? 으아..고생하셨습니다..

▣ 산모퉁이 - 사진이 너무 선명하고 좋습니다. 늘 멋진 글과 사진 올려 주셔서 비록 가보지는 못한 산들을 잘 감상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저도 도전을 해 보려고 맘도 먹고요...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요즘 사진기는 눌르면 나오니깐요. 하하. 경기에도 좋은 산이 지천입니다. 싹싹 뒤질려면 몇년걸리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