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자 : 2004.1.21(수)  7:13-12:00

 

나 홀로

 

산행 코스 : 독바위-족도리, 향로, 승가, 문수봉-용암문-위문-백운대-위문-깔딱고개-도선사

 

작년 이맘때 구정연휴때도 하루를 잡아서 여덟시간에 걸쳐 북한산과 도봉산 동시 종주를 하였기에 올해도 작년과 같이 똑같이 종주를 하려고 맘을 먹었다.

식구들은 다 자고 있고 나 혼자 일어나 아침밥 대신 어제 집사람이 빼온 현미가래떡을 챙기고 집을 나섰다. 날씨가 엄청 춤구나. 영하 십이도라나... 바람도 장난이 아니고...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지하철 안에서 떡으로 아침요기를 하고 불광역에서 갈아 타고 독바위에 도착을 하니 일곱시 십삼분... 날씨가 맑으니 아침 일출을 보고 사진에 담아야지 하고 생각을 하니 맘이 조급해 진다.

간밤에 눈이 약 삼센티 정도 내려서 멋진 설경을 기대하며 서둘러 발걸음을 내 딛으며 헉헉대고 족두리봉에 오른다. 일곱시 사십분이구나. 다행히 아직 해는 안 떴구나 하고 잠시 숨을 돌리니 바로 붉은 해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 바로 이틀전에 구입한 디카로 멋진 일출을 담는데 손이 무척 시렵다. 서울이 깨어나는 아침을 북한산에서 엿보니 기분이 참 상쾌하고 좋구나.

 

1925A6434D11A6A90BF407

(족도리봉에서 보는 일출)

 

족도리봉에서 향로봉으로 바위아랫길로 돌아 내려가는데 러셀이 안 되어 있어 좀 미끄러지고... 능선에서 부는 세찬 바람을 맞으니 추위가 만만치않구나. 오늘 내일 폭풍주의보까지 내려서 체감온도는 뚝 떨어지고...


향로봉을 평소같으면 올랐으련만 눈이 간밤에 내리고 러셀도 안 되어 있고 너무 위험해 보여서 우회를하여 지나 비봉을 지나고 사모바위를 지나면서 눈덮인 북한산을 마냥 감상하였다. 승가봉에 올라 사진을 찍었다.

늘 이곳에 오면 북한산에서 바라보는 풍광 중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사진을 안 찍을 수 없지... 서쪽을 보면 사모바위, 비봉, 향로가 우측좌측우측으로 엇갈려 기막힌 모습을 보이고 동쪽을 보면 문수봉, 보현봉, 의상능선, 멀리 백운대, 노적봉, 망경대의 모습이 기가 막히고... 눈까지 살포시 덮여 있는 기막힌 풍광을 한참을 감상하고 문수봉으로 향한다.

 

120E84434D11A6A935BD99

 (승가봉에서 바라본 멋진 서쪽 풍광...사모바위, 비봉, 향로봉)

 

간간히 산꾼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면서 청수동암문을 지나서 문수봉에 오르는데 길이 아무도 지나지 않아서 꽤 미끄럽구나. 한두번 엉덩방아도 찧고... 내가 발자국을 만들어 놓으니 다음 사람이 편하겠지... 문수봉에 올라 사진찍고 감상하고...

 

162801434D11A6AA06A063

지(문수봉을 지나서 바라본 백운대와 도봉산...) 

 

산성길을 마냥 걷는데 오른쪽 무릎이 약간 시끈 거린다. 아까 족도리에 일출을 보려고 너무 서둘러 오르느라 무리를 준 모양이다.

작년 말 지리산 종주때 중산리로 하산길에 버스시간 맞추느라 무리를 하여서 내려 온 뒤에 무릎이 좀 안 좋구나. 그 후에 몇 번 산행을 하였는데 자주 시끈 거리곤 한다.

앞으로 산행을 늙어 죽을 때까지 열심히 해야 되는데 사십대 후반에 무릎이 안 좋으면 어쩌란 말인가? 아무래도 도봉산까지 종주를 하는 것은 무리일꺼 같단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어떻하나? 오늘은 맘먹고 북한 도봉 동시 종주를 하려고 했는데...

조심 조심 무릎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걸어서 대성문, 용암문 지나서 위문에 도착.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휴일치고는 산에 사람이 별로 많지가 않구나.

 

112970434D11A6AB032086

(용암문에서 위문으로 가다가 본 노적봉, 문수봉, 보현봉...)

 

백운대에 오르는데 왜 이리 미끄러운지... 빙판에 눈까지 쌓여 있으니 그런가 보다. 일년에 수십번씩 수도 없이 이곳을 올랐지만 오늘같이 미끄러운 것은 처음이다. 날도 춥고 아이젠도 소용없고 그냥 자만하지 말고 조심하는게 최선이다.

백운대에 오르니 몇분 밖에 안 계시고 바람이 세차니 잠시 있다가 다들 하산을 하신다. 나도 바람이 너무 세차서 눈덮인 북한산을 카메라에 담고 바로 하산을 하였다.

 

18285C434D11A6AA05627F

(백운대에서 눈 덮인 이 경치 보기를 즐겨 하여 찰칵... 언제 보아도 행복^^)

 

2024B8434D11A6A9079C84

(백운대에서 바라본 인수봉과 도봉산)

 

조심 조심 내려와 도선사에 도착을 하니 정확하게 열두시구나. 무릎이 괜찮으면 도봉산을 올라야지 하고 하산 중 맘을 먹었지만 오늘은 북한산 종주로 끝내야 겠다.

지금 무릎이 그리 많이 시끈거리지는 않지만 무리해서 도봉산까지 오르내리면 성취감이야 있겠지만 이러다가 무릎이 고장나면 평생 고생할테니 이젠 좀 아끼며 산행을 하자 하고 도봉산행을 접었다.

내일 구정을 쇠고  모레는 소백산도 가야 하고...

택시를 타고 우이동에 와서 지하철을 타고 집에 오니 한시반... 늦잠자고 일어난 애들이 아빠가 일찍 오니 너무 좋아한다...  나 혼자 좋은 산에 다녀 왔으니 미안한 맘에 애들 좋아 하는 피자나 시켜 주어야 겠다...

 

산행 시간

07:13  6호선 독바위 역
07:43  족두리봉 일출
09:00  승가봉
09:32  문수봉
10:08  대성문
10:30  용암문
10:59  위문
11:12  백운대
12:00  도선사

감사합니다.

 

사진들은 제 블로그에 가셔야 보실 수 있습니다.

방문하셔서 감상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http://blog.daum.net/syuanatomy/4320477




▣ 김현호 - 상당히 빠른시간에 돌아다니셨네요 그날도 많이 추웠죠?
▣ 산모퉁이 - 네.. 엄청 추웠습니다. 바람이 심하더군요. 제가 성질이 좀 급해서 걸음이 좀 빠릅니다...^^
▣ ? - 위의 족도리봉아래로 돌아 향로봉가는길.. 러셀이 안 되어있어서.. 러셀이 안되어있다는게 무슨 뜻이죠? 제가 무식한 초보라서..
▣ 산모퉁이 - 러셀-러셀차(제설차)에서 나온 말로서 깊은 적설을 헤치고 전진하는 의미인데 눈길을 먼저 가면서 길을 만들어 준다는 의미로 생각하시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산모퉁이 - 처음 사진을 올려서 그런지 잘 안 되네요? 지시한대로 했는데... 일단 사진은 삭제를 했습니다. 불편하게 해 드려서 여러분께 죄송합니다. 사진은 다시 잘 올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 최영근 -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사진도 좋네요. 독바위역에서 백운대까지.. 대단하시네여. 저는 아직 독바위에서 백운대까지는 못가보았군요. 보통 대남문~백운대 중심으로.. 올해 한번 도전 해보아야 겠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