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온 곳 : 덕산-수양산-웅석봉-어천

다녀온 날 : 2006. 4. 22. (토)

같이간 분 : 오시리스 혼자

산행일정

 08:54  덕산도착

 09:03  산행시작

 10:33  수양산

 11:27  743봉

 13:14  926봉

 13:42  점심식사

 16:06  웅석봉

 16:43  십자봉

 18:02  어천마을 

 

입산이 통제되는 산방기간 동안 웅석봉과 달뜨기능선을 한번 다녀오리라 마음을 먹었었는데

인근의 영남알프스와 양산의 산들을 다니다 보니 벌써 4월이 다 가고 있습니다. 5월 1일로 

산방기간이 끝나면 웅석봉을 찾을 기회가 없을 듯하여 이번주 산행지는 웅석봉으로 정합니다. 

 

5시에 집을 나서 5시 20분 지하철 첫차를 타고 사상터미널에 도착합니다. 6시 20분발 진주행 버스를

몸을 싣고 보니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진주에 도착해서도 비는 계속내리고 8시 5분 덕산행 버스를

타고 8시50분경 덕산에 도착합니다.

 

버스정류장에서 배낭커버 씌우고 자켓을 입고 정류장앞 가게에서 길을 물으니 할머니께서 "이 비오는데

산에 가는가배. 가지마소"라고 만류 하십니다. 나도 내심 "이 비오는데 무슨 짓인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여기까지 와서 그냥 갈수는 없고 9시경 들머리에 들어섭니다.

 

시멘트 임도를 조금 따르니 길이 갈리는데 시멘트 임도는 우측으로 크게 돌아가고 직진 방향으로는

비포장 임도가 나 있습니다. 직진방향으로 나아갑니다. 그런데 임도는 고도를 높이지 못하고 마근담

계곡으로 슬슬 내려갑니다.

 

할 수 없이 우측능선을 보고 그냥 오릅니다. 진흙과 낙엽 그리고 젖은 나무가지로 금새 비에 젖은 새앙쥐 꼴이

되고 맙니다. 곧 임도와 만나게 되는데 아마 이 임도가 초입의 우측으로 꺽이는 시멘트 임도와 연결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임도를 따라 나아가는데 묘지에 이르러 임도는 끊어지고 산길도 없습니다. 능선쪽으로 길을 찾으러 들어

가니 "사랑합니다" 표시기가 있습니다. 능선으로 치고 오르니 곧 능선에 붙습니다. 이제는 됐다 싶어 안심하고

능선으로 나아가는데 갑자기 고도가 급하게 떨어집니다.

 

주위는 안개로 10미터 앞도 채 보이지 않습니다. 지형도를 펴서 방향을 살펴보니 우측 지능선을 따라 계곡으로

떨어지는 길 같습니다. 다시 좌측사면을 돌아 나아가 보는데 "사랑합니다"와 "기쁜인연"표식이 한데 어울어져

나플거리고 있습니다.

 

지형도를 보니 시무산과 수양산의 안부에 있는 듯합니다. 원래 계획은 시무산을 확인하려 했는데 이미 지나쳐

버렸습니다. 되돌아 갈수도 없고 해서 그냥 수양산으로 가기로 합니다. 능선을 따라 수양산으로 나아가는데

낙엽 등으로 산길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길을 따르다 아니다 싶으면 바로 능선을 치고 오르기를 반복합니다. 

 

산행을 시작한지 1시간 30분만에 수양산에 도착합니다. 거의 알바수준의 산행이었습니다. 바지는 무릎까지

흙투성이가 되었고, 온 몸은 젖어 있습니다. 수양산부터의 산길은 그리 어렵지는 않으나 고도의 오르내림이

커 산행의 속도가 나질 않습니다.

 

743봉 오름길에서는 몇 번을 쉬게 됩니다. 743봉에 도착하니 헬기장입니다. 처음으로 배낭을 내려놓습니다.

743봉에서 조금 내려가니 구름에 살짝 가려진 지리산의 능선이 보입니다. 내림길에서 낙우산업 임도와 만나는

길로 나아가는데 비가와서 그런지 음산한 느낌이 듭니다. 

 

산행을 시작한지 4시간 10분이 지나 926봉 갈림길에 도착됩니다. 수많은 표시기가 매달려 있습니다. 허기가

몰려와 점심식사를 합니다. 반주로 소주 반 병을 곁들입니다. 알콜이 좀 들어가니 추위도 가시고 배가 든든하니

힘이 납니다. 배낭무게를 줄이려 물을 1리터 정도 버립니다.     

 

여기서부터 웅석봉까지는 부산일보 표시기가 길을 잘 알려 줍니다. 달뜨기능선을 걷는 도중 비가 그칩니다.

능선길에서 좌우의 조망을 살펴보지만 짙게 깔린 구름으로 멋진 조망을 볼 수가 없습니다. "달뜨기능선에서

천왕봉을 바라보는 조망이 끝내준다" 하였는데....아쉬움이 큽니다.

 

달뜨기능선은 걷기에 부담없는 편안한 길입니다. 2시간 남짓 능선길을 나아가니 멀리 웅석봉 정상이 보입니다.

정상에는 두분의 등산객이 사진을 찍고 조망을 즐기고 계십니다. 오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나는 등산객

입니다. 

 

드디어 웅석봉 정상입니다. 그런대로 시원한 조망을 보여줍니다. 어천계곡으로 하산을 할까 하다가 예정보다

1시간 가량 일찍 도착한 탓에 능선길을 조금 더 걸어 보기로 합니다. 두분 등산객과 함께 900봉을 지나 능선으로

갑니다. 여기서부터는 국제신문 표시기를 따릅니다. 1시간 30분 가량 내려오니 임도 갈림길을 만납니다.

 

여기서 어천마을 쪽으로 난 임도가 있길래 그 길을 따라가니 웅석사라는 절이 나오고 스님이 잔디를 정리하고

계시면서 "어디를 가시느냐"고 저에게 묻습니다. 어천마을을 간다고 하니 이리는 길이 없다고 돌아가라

하십니다. 조금 빨리 가려다가 오히려 더 늦게 생겼습니다.

 

되돌아가 임도를 따라 내려가니 고사리양식장이 나오고 잘 지어진 전원주택 단지에 들어섭니다. 계곡에서

등산화의 흙을 털어내고 있으니, 함께 내려온 두분께서 고맙게도 저를 산청까지 태워주시겠답니다. 덕분에 

수월하게 산청에 도착하여 진주로 가서 목욕후 옷을 갈아입고, 시원한 맥주로 산행의 피로를 풀어봅니다.

진주터미널에서 부산행 9시10분발 직행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돌아옵니다.

 

이번 산행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산행을 시도한 것으로 부산 해운대에서 지하철 첫차를 타고 시작하니

덕산에 8시 50분경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산행코스는 시골의 완행버스가 몇대 다니지 않는데다 대체로

6시 내지 7시경이면 차가 끊어지는 점을 고려하여 오후 5시 이전에 하산할 수 있도록 코스를 정하면

부산으로 돌아오는 것도 크게 어렵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 덕산도착. 비는 계속 추적추적 내리고 있습니다.

     ▲ 버스정류장에서 덕산교를 건너 sk주유소 못미쳐 좌측으로 들머리가 있습니다.

     ▲ 시무산 능선길에 잠깐 비친 덕산

     ▲ 임도가 묘지에서 끝이나고 길은 사라져 버렸습니다. 대신 능선방향에서 표시기를 발견합니다.  

    ▲ 능선에 올라서서

     ▲ 수양산 정상에 설치된 삼각점

    ▲  743봉 오름길. 등산로는 보이는 길이 아니라 좌측 숲속으로 나 있습니다. 

     ▲ 743봉 정상(헬기장)

    ▲ 926봉. 

     ▲ 지리산 주능선 조망

    

     ▲ 웅석봉 정상. 등산객 두분이 계십니다.

     ▲ 정상석

    ▲ 남강과 통영-대전간 고속도로가 같이 내달리고 있습니다.

     ▲ 산청방향

     ▲ 웅석사 입구. 스님이 잔디를 정리하고 계십니다.

     ▲ 전원주택

 

『산행경로』

▲ 가운데 붉은색 싸인펜으로 표시한 부분이 산행경로입니다.

 

 ※ 참조한 개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