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북한산에.. - 북한산 (2005.06.12)


북한산의 웅장함과 아름다움에 빠져 일주일을 힘들게 참고 다시 북한산을 찾는다.
산행코스 및 시간은 산성매표소(12:10) -> 의상봉(13:00) -> 용출봉(14:00) -> 문수봉(15:20) -> 대남문 -> 대성문(16:00) -> 정릉(17:00)


오늘은 단독산행이다. 북한산에 빠지면서 꼭 가고픈 코스가 있어 짐을 꾸린다.
아침에 늦게 출발해서 산성입구에 도착하니 이미 12시다. 이거 점심을 먹고 가야 하나 그냥 올라야 하나.. 고민이다.
한시간 정도는 참아 보자며 의상봉으로 향한다.

기온은 30도는 족히 될 것 같다. 산행한지 몇분이나 되었다고 땀은 비오듯 하고...
힘을 내서 바위능선을 올라 의상봉에 오른다. 주변이 모두 한 눈에 들어 온다.
북한산.. 철없이 예전에 올랐을 때는 몰랐는데.. 산꾼의 마음으로 다시 오르니.. 이렇게 웅장하고 아름다울 수가 없다.
북한산을 버리기 싫어서라도 수도이전은 안 될것 같다.
의상봉에서 바라본 용출봉은 우뚝솟은 것이.. 오르기에 만만치 않아 보인다.

용출봉을 지나 멀리 비봉능선의 사모바위와 비슷한 또 다른 사모바위가 눈길을 끈다.


의상봉 오르는 길의 기암


의상봉에서 본 용출봉


왼쪽능선의 원효봉


백운대


의상봉 뒷모습


의상봉을 지나 용출봉을 향한다.. 중간에 식사를 한다. 그래도 용케 한시간을 버티었다.
다시 용출봉을 오르고.. 용출봉에서는 문수봉까지의 바위능선과.. 예전에 올랐던 비봉능선이 모두 보인다.
비봉과 사모바위..
용출봉 지나 멀리서 부터 보아왔던 사모바위와 비슷한 바위가 있다.
비봉능선의 사모바위에서 보아도 조금 낮은 위치에서 서로 마주보듯이 잘 보일 듯 하다.

이름이 있는 바위인지.. 산꾼이 이름을 지어줘야 하는 바위인지 모르겠다.

계속 나아가서.. 증취봉과 부왕동암문을 지나고.. 우뚝 솟은 나한봉을 우회하고....
바위를 내려오는 좁은 길이 교통정체를 유발한다.

오르는 동안에 곳곳에 산성의 흔적이 남아있다.. 이곳은 워낙 산세가 험해서인지.. 아직까지 산성복원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청수동암문도 지나고.. 언제가는 북한산 12성문을 돌아보는 산행을 계획한다.


용출봉에서 의상능선과 비봉능선


용출봉 뒷모습 (사모바위도 보이고..)


삼각산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


바위사이 길


뒤돌아 본 의상능선


문수봉


의상능선에서 보는 문수봉은 물개가 고개를 쳐든 모습이다.
이제 다 올랐다.
연초부터 예전의 기억을 되살리며 북한산의 몇개 산행로를 올랐다.
예전의 기억은 모두 사라지고 이제 북한산은 새로운 모습으로 머릿속에 각인된다.

이렇게 천지신명의 복을 받은 나라에 사는 우리는 왜 이 산을 내려가면 그렇게도 아둥바둥 서로 상처를 주며 살아야 하는지...

반공도 좋고.. 반일도 좋고.. 반미도 좋은데.. 모두가 우리 민족을 위한 것이 되어야 하지 않는가..
좁은 국토에서 우리는 그동안 반공과 반일과 반미라는 이데올로기에서 얼마나 많은 상처를 주고 받으며 살아왔는가..

더군다나.. IT니.. BT니.. 생소한 낱말들이 생활로 다가오는 21세기에 들어서까지 우리는 케케묵은 이데올로기 싸움에 빠져 있으니..
잊을 만 하면 들춰내고.. 잊을 만 하면 들춰내고.. 서로의 상처를 감싸주어도 쉽게 아물지 않을 판에..
이를 부추기는 위정자들이 산에 올라 한번쯤이라도 나라와 민족을 생각하기는 하는 것인가..


대남문과 산성


대성문


문수봉을 지나 태극기가 펄럭이는 바위봉에서 보는 대남문과 산성의 모습이 아름답다.
이 높은 곳에도 태극기가 펄럭이는 것을 보면 산꾼들은 분명 이 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오늘은 의상능선을 올라.. 형제봉능선으로 내려가는 계획이었는데...
대남문에서 휴식을 취하고.. 고민을 한다.
형제봉능선이 자연휴식년제라..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대성문을 지나 정릉으로 하산하기로 계획을 수정한다.

정릉으로 내려오는 계곡에서는 숲에 가려.. 북한산의 모습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그냥 앞만 보고 내려가는데..
비봉에 진흥왕순수비가 세워질 정도이면.. 지금 내려가는 이 길도 이미 천년전에 우리 조상들이 오르던 길이 아니었을까..
주변의 나무를 살펴본다. 혹시 천년이상 묵은 소나무가 있을까 하고..

정릉계곡도 휴식년제라 출입금지 표시가 있다. 많지 않은 계곡물에서 운명을 모른 채 헤엄치는 물고기가 안쓰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