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숲을 간직한 두타 청옥(20040605)

2004. 6. 4 23:30 서울 강남터미널(심야우등 20,200원)
6. 5 03:00 동해버스터미널
03:30 무릉계곡 입구 (택시 12,000원)
03:45 삼화사
04:20 두타산성 갈림길
04:50 두타산성, 산성 12폭포
05:57 능선 이정표(무릉계 7.1km, 두타산 3.1km), 아침먹다.
06:35 두타 – 쉰음산 갈림길
07:00 두타산 1,353m
07:50 박달령, 무릉계곡 하산길
08:40 청옥산 1,404m (두타산 7.5km, 연칠성령 3.5km)
09:10 연칠성령, 무릉계곡 하산길, 행동식 먹다.
10:30 칠성폭포 (청옥산 7.2km, 무릉계 8.6km)
11:00 대피소, 사원터
11:24 연칠성령, 학등 갈림길(청옥산 오름길)
11:30 박달령 오름길
11:40 쌍폭, 용추폭
12:30 무릉계곡 관리사무소, 등산완료.

무릉계 – 10.2km – 두타산 – 7.5km – 청옥산 – 3.5km – 연칠성령
- 3.7km – 칠성폭포 – 8.6km – 무릉계 (이정표 기준 33.5km)
이정표의 거리 표시가 조금 잘못된 것은 아닌가 생각됨. 단독산행


바위의 유혹을 떨쳐내고
청량리발 동해행 22:00 열차예약을 취소하고 일단 저녁부터 먹었다. 답사를 생략하고 인수봉에 들어갈 것인지 동해로 떠나야 하는지 생각할 시간을 갖기 위해 소주로 목을 축이면서 밤 10시를 넘겼다. 지하철 3호선을 타고 자리에 앉았다. 터미널에서 내리면 동해행이고 잠들면 집으로 가는 것이다.

서울에서 동해로
심야 막차 23:30분 발 표를 사고 집에 전화를 걸었다. 역시 난 생각대로 하는 놈인가 보다. 동해행 고속버스는 종착지가 삼척이다. 하마터면 동해에서 내리지 못하고 삼척까지 갈 뻔 했다. 택시기사가 배낭을 멘 걸 보자 자기차를 타라고 한다. 백두대간 댓재 출발팀 2명과 합승하여 무릉계에 내렸다. 택시비가 17,000원 정도 나왔는데 알아서 주고 내리라 하여 12,000원을 건넸다. 생각보다 택시비가 많이 나왔다.

두타산으로 오르는 길
삼화사 아침예불이 시작되었다. 절을 벗어나자 랜턴을 꺼냈다. 계곡을 따라 50여분 걸어갔더니 길은 다리를 건너 계곡 왼쪽으로 이어지고 50여 미터 위에 두타산성 갈림길 이정표가 서있다. 이정표 너머에 불이 반짝거리길래 캐미나이트(어둠속에서 반짝이는 것)를 붙여 두었나 했더니 반디불이 두마리가 날아다닌다. 두타산으로 이르는 등산로는 처음부터 가파르게 고도를 올린다. 한 걸음 옮길 때 마다 고도 20-50미터는 오른다고 봐야 한다. 10여분을 갔는데 땀이 흥건히 배었다. 크라이밍 팬티와 소매 없는 티셔츠로 갈아입었다. 정신없이 고도를 높이고 있는데 산을 뒤 흔드는 소리가 있다. 먼동이 터 오르는 것과 때를 같이 하여 산새들의 아침인사가 너무나 맑고 신선했다. 그 새소리를 카메라에 담아보았다.



산성 12폭포


산성 12폭을 오른쪽 밑에 두고 깊은 숲속으로 빠져들었다. 참나무 숲 속에 붉은 적송이 아름다웠다. 뒤를 돌아보니 멀리 산등성이가 나무들 뒤 배경으로 검푸르게 받쳐주고 있다. 싱그러운 아침이다.



赤松




소나무 군락지, 두타산성을 지나 오르막길에


6시가 되어가자 배가 고팠다. 능선 이정표에서 두유에 선식 한 봉지를 타서 마셨다. 산에 오르면 과일이 더 생각난다. 토마토를 넣어오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능선에서는 옆으로 이동하는 대체로 편한 숲길이다. 무릉계곡을 둘러싼 두타, 청옥, 고적대, 갈미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아름답다. 어려운 길을 올라서니 조망의 즐거움이 있어서 좋았다.





능선에서, 멀리 고적대 갈미봉


많은 거미줄이 얼굴과 팔에 달라붙었다. 기상 관측상 거미가 집을 지으면 날씨가 맑다고 했나. 불과 2주전에 등산대회 시험준비 하느라고 예상문제를 풀었는데 맞는 것 같다.



두타에서 청옥으로 뻗은 능선


밑에서 모기에 대여섯방 물렸다. 땅에 기는 것, 거미, 날아다니는 벌과 나비, 나무에는 새들이, 땅에는 꽃과 울창한 숲, 두타.청옥은 생명력이 강한 산임에 틀림없다. 식물들이 무성하게 자라는 숲속을 거닐다 보니 혼자만이 아름다움을 만끽해야 하는 아쉬움이 있어 카메라에 많은 것을 담아오려고 했다.

한적한 숲속, 새들의 지저귐



두타산 정상에서 잡은 청옥 능선


직원들을 데리고 두타산성으로 오르는 것이 무리일 것 같아 들머리를 댓재로 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을 하면서 두타산 정상에 섰다. 8년전 백두대간 구간종주시 걸었던 능선이다. 밑에 샘이 있었던 것 같아 내려가 보았으나 나의 기억이 잘못된 것임을 확인했다. 한적한 능선길에 바람까지 시원스레 불어왔다.



두타-청옥 숲길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카메라에 녹음하고 아침 햇살을 받은 꽃들을 담아왔다. 청옥산 못 미쳐 왼쪽으로 50여미터 밑에 샘이 있는데 물이 나오지 않았다. 정상에서 북동쪽으로 길을 잡아 연칠성령에 닿았다. 계속 능선을 타면 대간길이고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무릉계곡이다. 빵조각을 뜯으면서 30여분을 쉬었다.

능선을 벗어나



하산길의 노목, 잎이 무성히 피어올랐다.


내려오는 길에 뱃속이 좋지않아 쉬엄쉬엄 발걸음을 옮겼다. 계곡 물소리가 들려왔다. 칠성폭포라는 이정표는 서 있는데 정작 폭포는 찾을 수 없고, 계곡에 몸을 담갔다. 햇살이 비집고 들어온 숲속의 나뭇잎은 밝게 빛났다.



계곡옆의 숲길


하얀 돌이 들어 누운 무릉계곡을 내려오면서 쌍폭과 용추폭을 들리기 위해 박달령으로 오르는 길로 올라섰다. 계곡물은 많지 않았으나 폭포는 아름다웠다. 폭포에 오르는 길은 골이 깊어 병풍암과 장군봉 바위가 위용을 자랑했다. 산행 하는 동안 만날 수 없었던 등산객이 하나 둘씩 올라오기 시작했다. 삼화사 앞을 지나면서 강한 생명력을 갖고 있는 숲이 아름다웠던 두타.청옥 등산을 마쳐야 했다.혼자서 만끽했던 한적한 산행이었다.


▣ 산초스 - 정말 살아숨쉬는 숲의 기운을 느끼게 해주는 두타산-청옥산 푸르고 시원한 사진 잘 보았습니다.
▣ 삼도 - 10여년전 두타 청옥을 간 이후 아직 두번의 방문을 쉽게 허락 해주지 않는군요 기억을 새삼 꺼내 추억으로 인도해 주신 님의 산행기 잘 보았습니다^^
▣ 산이좋아(another - 님의 산행기를보니 2주전에 했던 산행의 기억이 새록새록 하군요....즐감했습니다..^^
▣ 공영찬 - 홀로 가시게 해서 죄송스럽습니다. 좋은 산행이어서 저도 반갑습니다..
▣ 마당쇠 - 저는 두타정상에서박달령으로내려왔는데도 하루가걸리던데요 대단하십니다
▣ 미시령 - 좋군요... 매우...
▣ 형산 - 이번주말에 참고해서 다녀오겠읍니다
▣ 나다 - 잘 보았구요 저도 빠른시일내에 정상도전 해야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