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성호에서 피어나는 물안개 <2004.09.19 07:13>











문득 내장산이 보고 싶다. 그동안 내장산에 몇 번 왔었지만, 산행하고는 거리가 먼 유산객의 입장으로 왔던 것이 전부였다. 내장산 입구에서 단풍구경 사람구경만을 하고 왔었다. 그리곤 뭐 하러 이 고생하러 이곳까지 왔느냐고 푸념하면서 돌아왔던 것이 최근 몇 년 전 일이다. 그런 내장산이 갑자기 보고 싶은 것은 무슨 변덕일까? 비록 단풍의 아름다움은 보지 못하지만, 진정한 내장의 아름다움을 보고자 하면 이 시기가 가장 적기 일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은 아닐까?..





◁백양사-백학봉-상왕봉-순창새재-까치봉 삼거리-신선봉-연자봉-내장사▷


 


일시: 2004.09.19 (일요일)

날씨: 아주 산행하기 좋은 맑은 날씨

산행자: 영원한 산친구 그리고 나

車의 길: 경남 통영시-사천IC-동광주IC-광주IC-백양사IC-백양사 주차장

산행코스: 백양사-약사암-학바위-백학봉-722봉-도집봉(기린봉)-상왕봉-사자봉삼거리-상왕봉-순창새재-소등근재-까치봉삼거리-신선봉-문필봉-연자봉-전망대휴게소-내장사-내장산휴게소

산행시각

03:50 통영출발
06:23-06:53 백양사 휴게소 (아침식사)
07:31 백양사 주차장

08:00 백양사 관람 후 <산행시작>
08:21 약사암 藥師庵
08:27 영천굴
09:05 학바위
09:15 백학봉 651M
09:23 헬기장
09:25 구암사 갈림길 (삼거리)
09:35 722봉 (이정표 : 상왕봉1.5k 지점)
09:59 도집봉 741.2M
10:14 상왕봉 741.2M
10:40 사자봉 삼거리
10:52 상왕봉 (알바 1km)
11:53 순창새재
12:17 소등근재
12:33-12:55 점심식사
13:26 이정표(까치봉1.1km지점) 잠깐 알바 후.
14:08 까치봉 삼거리 (까치봉0.2km 신선봉1.3km)
14:50 신선봉 정상 763.2M
15:06 금선대 金仙臺 정상 675.2M
15:43 연자봉 燕子峰 정상 675M
16:11 케이블카 승강장이 있는 휴게소
16:25 전망대 휴게소
16:51 내장사
17:24 내장산 휴게소 <산행 끝>

17:40-18:09 택시타다
18:24-19:03 저녁식사 (백양관광호텔)
19:03-22:00 통영 도착

■ 산행 거리 약 17km
■ 산행 시간 약 9시간
■ 나의 만보계 34,827步
■ 車의 거리 왕복 496.7km

산의내력

▲내장산 內藏山 →위치 : 全北 井邑市, 淳昌郡 福興面


내장산은 호남정맥의 중간 부분에 있으며, 호남 5대 명산의 하나로 전라도를 남북으로 가르는 분수령이기도 하다. 서래봉 . 불출봉 . 연지봉 . 주봉인 신선봉 . 문필봉 . 장군봉 등으로 이어지는 기암의 능선은 내장사를 중심부에 두고 병풍처럼 펼쳐진다.

까치봉에서 서쪽 서재를 거쳐 동남쪽으로 휘어진 능선은 상왕봉 . 백학봉 . 사자봉 등을 주축으로 백암산을 이루고 있다.

1971년 서쪽의 입암산과 남쪽 백양사 지구를 합한 총면적 75.8k㎡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으며, 천연기념물인 굴거리나무(제91호)와 비자나무(제153호)가 자생하고 있다.

가을철 단풍이 아름다워 옛날부터 조선 8경의 하나로 꼽혔다. 백제 때 영은조사가 세운 내장사와 임진왜란 때 승병들이 쌓았다는 동구리 골짜기의 내장산성이 있다.

▲백암산 白巖山 →위치 : 全南 長城郡 北下面, 全北 淳昌郡 福興面

백암산과 내장산은 순창군 복흥면 대가저수지와 큰골을 경계로 하며 내장은 전북, 백암은 전남으로 나눌 수도 있으나 연결된 호남정맥상의 능선에 솟구친 산이다.

1971년 11월 18일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때 북부(내장)와 남부(백암) 관리사무소로 나누어 관리하고 있는 호남 굴지의 명산이다.

단풍철이 되면 내장산은 인산인해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지만, 정말 단풍이 좋은 지점은 흰색의 빼어난 학바위와 틈새의 청송 그리고 진홍의 단풍이 어우러진 절경을 자랑하는 백양사에서 백암산을 바라보는 것이다.

1,372년 전(무왕33년,632년)에 세워진 고찰 백양사에서 대웅전 추녀를 싸잡아 바라보면 그 황홀감에 넋을 잃게 된다.


 

-한국400산행기(김형수)에서 발췌-



내장산 (click here)

백암산 (click here)

참고 산행기 내장산,백암산 단풍산행기-산바람




▲ 산행기 ▲

오늘은 단풍으로 유명한 내장산으로 산행길을 떠나려한다. 산행에 앞서 내장산에 대해 공부를 하니 내장산은 9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내장사를 중심으로 ‘ㄷ’字 모양으로 되어있었다. 즉, 월영봉406m~서래봉622m~불출봉610m~망해봉645m~연지봉670.6m~까치봉717m~신선봉(정상)763.2m~연자봉675m~장군봉696.2m으로 되어있는 것이다.

물론 이 9봉을 종주하는 것도 좋지만, 종주하는 기분을 만끽하려면 아무래도 백암산과 연계하는 산행에 마음이 끌린다. 이 두 산(내장산, 백암산)을 종주하려면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일까? 심사숙고 끝에 선답자의 산행기와 나 나름대로의 생각과 새 한솔 산악회 회장이신 이두영회장님의 조언을 종합한 결과 산행코스가 결정이 되었다.

최종 결정된 산행코스는 이두영회장님께서 일러주신 백양사에서 백학봉을 거쳐 상왕봉에 오른 후, 내장산으로 가는 코스이다. 백암산에서 내장산을 향해 가는 것이 길을 찾기 용이하다는 이두영회장님의 조언이 있었다. (또한, 내장산도 좋지만 백양사에서 백학봉 가는 코스가 더 좋다고 말씀하셨다. 팩스까지 넣어주신 이두영회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올리는 바 입니다.)

 

▷ 간단한 아침식사를 한 백양사 휴게소 <06:23>

▷ 백양사 가는 아스팔트 차도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장성호 <07:07>

오늘은 길도 멀고 종주산행이라 좀 일찍 출발하려고 작정한다. 그래서 비교적 꼭두새벽인 03시 50분에 어둠에 싸인 아름다운 바다의 도시를 빠져 나온다. 통영에서 내장산으로 가는 길은 두 가지 방법이 있지만, 가장 신경 쓰지 않고 편하게 달릴 수 있는 길이 남해안 고속도로를 따라 광주를 거쳐 백양사IC로 빠지는 길이다. 오늘은 짙은 농무가 곳곳에 끼여 운행하는데 좀 힘이 들었다. 앞이 보이지 않아 동광주IC에선 급제동을 밟기도 했었다.

광주로 들어오니 날이 밝아왔다. 광주IC로 가야하는데 잠깐 한눈을 팔았는지 엉뚱하게 광주시내 쪽으로 가다가 어느 분에게 물어보니 U턴을 해야 한다기에 황급히 U턴을 했었다. 광주IC를 거쳐 백양사 휴게소에 도착하니 06시 23분, 이곳에서 간단한 메뉴로 아침을 때운다. 아침식사 후 백양사IC를 빠져나와 한 10분 달려오니 우측에 그림같은 호수가 나타난다. 물안개가 자욱한 호수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이다.

 

▷ 입장료와 주차요금이 무지 비싼 백양사 매표소 <07:22>

▷ 古風스럽고 멋진 백양사 일주문 <07:24>

아름다운 장성호를 앵글에 담은 후, 車로 약 10분을 달려 백양사매표소에 도착을 한다. 비교적 이른 시각(7시22분)이었지만, 매표원이 두 분이나 계셨고 내가 생각해도 좀 비싼 입장료(1인당 3,400원)와 주차료(4,000원) 도합 10,800원을 지불하고 매표소를 통과한다. 하지만 곧이어 나타나는 일주문과 일주문 주변에 피어있는 아름다운 석산화를 보는 순간 본전 생각은 사라진다.



▷ 백양사 일주문 주변에 피어있는 아름다운 석산화(꽃무릇) <07:25>


♣ 相思花 ♣

相思花는 꽃과 잎이 서로 달리 피고 지므로, 서로 만나지 못함을 人間世界에서 서로가 떨어져 사모하는 情에 비유하여 불리어진 植物의 固有名이다. 相思花는 백합목 수선화과 상사화속의 多年生 球根草로서 24절기 중 경칩驚蟄∼추분春分(2월5일-2월20일) 무렵에 새싹이 오붓하고 매우 수줍은 듯이 흙을 밀고 올라온다. 이 싹은 매우 부드럽고 탐스럽게 자라며 풀잎으로서는 매우 우아한 자태로 봄을 보낸다.

그리고 夏至(6월20일) 무렵이 되면 그 우아한 잎은 그 무엇을 기다리다 지친 듯 축 늘어지면서 잎이 시들다가, 장마가 시작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잎이 자랐던 곳을 찾아 볼 수 없을 정도이다. 잎이 시들어 버린 곳은 매우 깨끗한 빈 땅처럼 되었다가, 三伏이 끝나는 伯仲(음7월15일) 무렵에 淸雅한 꽃줄기가 꽃봉오리를 이고 올라오기 시작한다.

七夕을 前後하여 꽃줄기가 올라와 꽃을 피우는 것이 銀河水의 烏鵲橋에서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것이라도 보려는 듯 하다.(자신은 꽃과 잎이 만나지는 못하면서…) 꽃줄기가 자라는 것을 유심히 보면 아침저녁에 유독 많이 올라와 매우 빠른 속도로 자란다. 무엇을 보려는 듯 바쁘게 올라오기 시작하면 한 곳에10여 개의 꽃줄기가 수북하게 올라와 꽃을 피우는데 파란 줄기 위에 분홍색의 꽃이 4-6개씩 백합처럼 생긴 화판에 긴 수술을 내민다.

♣ 석산화 石蒜花 ♣

이 지역 佛甲山에 白露∼秋分(9월5일-9월20일) 무렵에 群落을 이루며 아름답게 피어 우리를 매혹케 하는 植物이 있다. 참으로 아름답고 누구에게나 魅了될 수 있는 훌륭한 꽃이다. 그런데 어렸을 적에 어른들에게 들어온 바로는 이 꽃에 가까이 가면 눈병이 온다며 接近을 禁하던 꽃이다. 뿌리에 毒性이 있어 눈에 피가 서린다고 하여 "눈에 피꽃"이라 하였다. (이렇게 보기 좋은 꽃이라도 毒性이 있으면 경계하는 것을 보고 日帝時代에 우리나라 國花인 무궁화를 "눈에 피꽃"이라 하여 賤待하게끔 하였던 것 같다.)

이 꽃은 백합목 수선화과 상사화속 球根草로서 寒露∼霜降무렵(10월5일-10월20일)에 새싹이 나와 겨울을 지내고 이듬해 6월5일경에 잎이 진다. 우리가 양념으로 사용하는 마늘과 生長時期를 같이 하는 石蒜이란 植物이다. 石蒜花는 9월20일경에 만발하는데 꽃줄기와 잎이 같이 發芽되지만, 꽃줄기의 生長力이 좋아 꽃줄기가 빨리 올라온다. 꽃이 한창일 때 잎은 지표면에서 꽃줄기를 감싸고 있는 것이다. 섬이나 호남지방의 산기슭이나 풀밭에서 群落을 이루며, 꽃은 밝은 적색이며 잎이 좁다.

이러한 石蒜을 相思花라고 부르는데 나는 생각을 달리 한다. 花葉不相見하는 것은 同一하다고 할 수 있지만, 이 植物의 固有名은 石蒜이다. 石蒜花를 꽃과 잎이 피고 자라는 形態가 비슷하다고 하여 相思花와 같은 이름으로 부른다면, 그에 걸맞게 지어진 固有名을 갖고 있는 相思花는 繁殖이 약하여 群落地가 드물고 보기도 힘들어서 일반 사람들에게 相思花는 잊혀져 石蒜花를 相思花라 할 것이며, 옛 어른들께서 보고 불렸던 相思花는 어찌 되겠는가? 花葉不相見하는 꽃은 진달래, 백목련, 왕벚, 매화, 살구, 복숭아 등등 많이 있으나 相思花라 하지 않으며, 또한 같은 系統이라 하여 같은 이름으로 부른다면 산다화, 차 나무, 동백 / 찔래꽃, 장미, 해당화, 살구, 벚꽃 / 유채꽃, 갓꽃, 배추꽃들을 부르기 좋게 合理化해서 불러도 되겠는가?

이 꽃은 石蒜이란 固有名이 있으니 石蒜花라 하여야 하며, 이 지역에서 <相思花 群落名所>, <相思花 사진촬영대회>, <相思花 祝祭> 등에 使用하는 植物名의 誤用은 빨리 是正되어야 한다. 石蒜花의 아름다움은 그 무엇에 比할 수 없지만 다른 이름으로 바꾸어 부르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어느 분께 물어 보았더니 石蒜이란 이름이 있지만 相思花라고 하는 이름이 갖는 이미지가 더 고상하고 좋아서 부르고 싶다는 것이다. 이래서는 더더욱 안된다. 이름이 없는 것이라면 모르지만….

누구나 감상적으로 느낄 수 있게끔 하기 위해 石蒜花를 相思花로 한다면, 서로 다름이 明確하여 오랜 세월을 거쳐 얻어진 名稱의 約束에도 어긋나는 것이다. 해당화를 장미, 작약을 모란, 철쭉을 두견화라고 해도 되겠는가? 그리고 相思花는 꽃줄기나 잎을 食用으로도 가능하지만 石蒜은 食用으로 不可能한 毒草로서 엄격히 다르기 때문에 名稱에도 엄밀히 달리 해야 한다.

우리 國土의 野山에 널리 피어나는 진달래꽃을 한 예로 들면, 봄에 일찍 피고 늦게 피어 온 산을 꽃으로 장식한 참꽃과 개꽃이 있다. 참꽃은 진달래요, 개꽃은 철쭉이다. 같은 系統이면서 명확히 다르기 때문에 여러 지역행사의 <철쭉꽃 축제>를 <진달래꽃 축제>라고 하지 않는 것이다.

石蒜花라 하여 꽃이 달라지거나 아름다움이 덜 한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는데 굳이 固有名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불려져 後世에 와전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그리고 한적한 곳에서 소담하게 꽃을 피우며 自生하는 相思花를 생각해 보았으면 하며, 佛甲山에 群落을 이루어 초가을의 綠陰속에 붉은 꽃을 피우고 한 겨울 눈 속을 푸르게 수놓는 石蒜花를 그 이름 그대로 빛을 냈으면 한다.

全南 靈光郡 佛甲面 金鷄里 回山 - 佛甲農藝園 宋 炳山 -

-參考文獻 : 국어대사전, 양주동 감수. 한국 고유식물 명고-




▷ 백양사 입구 연못가에 있는 식물 설명서를 읽고 있는 산친구 <07:42>


한 5분쯤 위로 올라가니 주차장이 보인다. 아직 단풍철이 아니고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주차장은 썰렁하리라 만큼 한산하다. 백양사를 향해 올라가는 길가엔 300~500년 된 거대한 갈참나무(white oak)들이 우리를 맞이한다. 합천 가야산 해인사 입구에도 거목들이 있더니 이곳 백양사도 고찰답게 이런 멋진 거목들이 있구나..한 7분 더 올라가니 비단잉어들이 한가로이 유영하는 아름다운 백양사 연못이 나타난다.



▷ 비단잉어가 살고 있는 아름다운 백양사 연못 <07:44>



 

▷ 백양사 사천왕문 <07:48>

▷ 백양사 경내 (좌측은 범종루) <07:49>

♣ 백양사 ♣

기암괴석이 겹겹이 하늘에 솟아 있어 마치 백학이 하늘을 나는 듯한 운치를 주는 백학봉 아래 자리잡고 있는 백양사는 백제 무왕 33년(632년)에 여환선사가 창건하여 백암사라 하였는데 고려 때에 중창되어 정토사로 개명되었다가 조선조 선조 때에 환양선사가 여기서 법회를 열었을 때 그 설법이 너무나도 감명 깊어 뒷산에 있던 백양이 내려왔다 하여 백양사로 고쳐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쌍계루 운문암 청계루 대웅전 등 많은 건물이 있었으나 대웅전을 제외한 건물들은 6.25사변 때 모두 불타 버렸다.

백양사 극락 보전은 현재 남아있는 건물 중 가장 오래된 건물로서 고 건축양식을 그대로 지니고 있어 귀중한 연구자료로 평가되고 있는데 이 극락 보전은 4중창의 건물로 창건 당시 문정왕후가 참여한 국가적 불사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백양사 사천왕문은 송만암 대종사가 해방되던 해 봄 다섯번째 창건한 건물로서 구례 화엄사 장흥 보림사와 함께 사찰 문화재로서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 백양사 대웅전 (뒤에는 학바위와 백학봉) <07:51>





▷ 백양사에서 약사암으로 올라가는 등로에서 본 수크령 <08:02>


아름다운 고찰 백양사를 견학 후, 이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백양사 사천왕문을 다시 빠져나와 백양사 우측으로 난 조용한 산길을 올라가니 아름다운 야생화가 우리를 맞이한다. 야생화도 아름답지만 이른 아침 은은한 햇살에 비친 수정같이 영롱한 이슬을 머금은 수크령이 더 우리의 눈길을 끈다.

 

▷ 약사암으로 가는 이정표 (약사암 0.4k 백학봉 1.3k) <08:06>

▷ 학바위 아래에 있는 단청도 입히지 않은 약사암 <08:21>

다시 한 4분 올라가니 이정표가 나타난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난 경사진 등로을 올라간다. 오늘은 아내의 페이스가 좀 느린 것 같다. 조금 올라가다가 아내가 올라오는 것을 기다리고 또 조금 올라가다가 아내가 올라오기를 기다려 약 15분 후, 보라색 나팔꽃이 소담스럽게 피어있는 돌길을 올라오니 어느 듯 약사암에 도착한다. 약사암은 증축 불사를 하는지 인부 몇 명이 일을 하고 있었다. 또한 약사암은 깎아지른 단애의 바로 아래에 건립되어 있었는데, 저 꼭대기 바위가 바로 학바위 인가??

 

▷ 학바위로 올라가는 된비알의 나무계단 <08:37>

▷ 어느 전망 바위에서 내려다 본 남쪽 풍경 <08:55>

약사암에서 영천굴까지는 100m남짓 가까운 거리다. 영천굴은 상하 두 개의 굴로 나뉘어진 모습인데 아래쪽에 있는 곳은 약수터이고 위쪽은 석불을 모셔놓아 법당과 같은 모습이었다. 영천굴에서 학바위로 올라가는 등로부터 본격적인 된비알인데 나무계단이 설치되어 있었다. 잠시 후, 홀로 올라가시는 한 스님을 추월한다. 비교적 선선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비지땀을 흘리며 된비알의 나무계단을 몇 번을 쉬어가며 약 30 여분 오르니 어느 전망바위에 도착한다.

그리고 10분 후, 학바위에 도착한다. 학바위에서는 시원하게 사방팔방이 조망이 되는데 남쪽으론 우리가 올라왔던 백양사를 비롯하여 옥녀봉(465M)과 대각산(528M) 등이 보이고 서북쪽으론 향로봉 사자봉(722.6M) 상왕봉(741.2M)이 보인다. 처음에는 향로봉을 사자봉인줄 오인했지만 나중에서야 사자봉은 밋밋하게 생긴 산이고 향로봉은 봉긋 솟은 예쁜 암봉이 있는 산이었음을 알게된다. 이곳에서 분명 무등산이 보일텐데, 저기 가장 높게 보이는 산이 무등산인가?? ...?? 또한 이곳에서 힘들여 파노라마사진을 찍었지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쩝..

 

▷ 백학봉 白鶴峰 정상 651M <09:15>

▷ 아름다운 소나무가 있는 어느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풍경 <09:46>

학바위에서 백학봉까지는 지척이다. 시멘트로 만든 백학봉 정상석 사진 한 장을 찍고 이제 평탄한 산길을 약 8분 걸어가니 헬기장이 나타나고 곧이어 구암사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나타난다. 구암사를 경유하여 대가저수지 길을 걸어 대가마을로 가서 다시 신선봉으로 올라가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하산하여 다시 산행을 하는 방법이므로 합리적이지 못하다. 지금부터는 산죽길과 녹음으로 우거진 등로가 너무나 우리를 즐겁게 한다. 나도 모르게 입가에 웃음이 배어난다. 아! 이두영회장님께서 이곳 풍경이 내장산보다 더 아름답다고 하시더니..

다시 5분을 걸어오니 또 다른 헬기장이 나타나고 이곳이 722봉인가? 하지만 곧이어 이정표가 봉우리 한가운데 서있는 봉우리가 나타난다. 아마도 이곳이 722봉인가 보다. (상왕봉 1.5km 백학봉0.8km 지점인데 전망도 없는 평범한 봉우리였음.) 다시 722봉에서 한 8분 가량 산죽길을 걸어오니 아름다운 소나무가 있는 어느 전망바위가 나타난다.



▷ 도집봉에서 바라본 내장산 정상인 신선봉 (가운데) <10:00>


전망바위에서 조금 올라오니 전방에 거대한 암릉이 나타난다. 좌측으로 우회의 길이 있어 그 길을 따라 우회한 후, 다시 보니 위로 올라가는 등로가 보이므로 나 혼자 올라가 보니 이곳이 바로 도집봉(일명-기린봉)이었다. 백암산 정상인 상왕봉과 거의 같은 높이(741.2M)인데 오히려 멀리서 보면 뾰족하게 솟은 것이 더 정상 같이 보이는 봉이다. 이곳에서 바라보니 내장산의 봉우리들이 다 보이고 대가부락과 대가저수지도 내려다보인다.

 

▷ 상왕봉 정상 <10:14>

▷ 상왕봉 정상에서 바라본 향로봉(왼쪽)과 사자봉(오른쪽) <10:15>

도집봉을 내려와 조금 올라오니 백암산의 정상인 상왕봉이 나온다. 정상석은 아까 백학봉과 마찬가지로 시멘트로 만들었으며 그 옆에 안내판이 설치되어있다. 이곳 보다는 오히려 도집봉에서 보는 조망이 더 나은 것 같다. 앞으로 우리가 가야할 길이 순창새재인데, 어느 방향으로 가야하는지? 휘 둘러보니 다른 길은 보이지 않고 사자산 방향으로 등로가 열려있다. --우측 사진 (사실 이리로 가면 안된다. 상왕봉에 도착하기 전, 10m전방 지점의 우측으로 난 길이 순창새재로 가는 바른길이었다. 산행 전,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언제나 초행길은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알바를 하게 한다.)



▷ 상왕봉 정상에서 바라본 지나온 능선과 남쪽 풍경 <10:16>





▷ 상왕봉에서 사자봉 삼거리로 내려가는 등로에 핀 투구꽃(속명草烏) <10:34>


상왕봉에서 약 15분가량 내려오니 삼거리가 나타난다. 직진은 사자봉으로 가는 길이고 우측은 몽계폭포 가는 길이었다. 멋모르고 몽계폭포쪽으로 가려다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다시 한 번 능선을 바라보니 아무래도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다시 상왕봉을 향해 올라간다. 억울하지만 별 수가 없다. 이곳에서 상왕봉 까지의 거리가 0.5km이니 왕복 1km를 알바하는 셈이다. 하지만 하나의 소득도 있었으니, 바로 이 투구꽃을 본 것이다. 오늘 산행하고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귀한 투구꽃이었다.



▷ 상왕봉에서 순창새재로 가는 등로에핀 미역취 <11:19>


상왕봉 정상 못 미처 10m 전방의 우측으로 난 정상 등로를 따라 들어가니 전망봉우리가 하나 보인다. 이곳에서 다시 한번 신선봉과 대가마을 및 대가 저수지를 조망하고 돌아서는데 빨간 열매가 열린 누리장나무가 눈에 띈다. 줄기 잎에서 누릿한 냄새가 난다하여 누리장나무인데, 꽃이 귀한 여름에 하얀 꽃이 피고 빨간 열매는 부로치처럼 아름답다. 그런데 이곳에서 찍은 누리장나무 열매 보다 나중에 내장사 입구에 열려있는 누리장나무 열매가 더 아름다워 여기서 본 누리장나무는 실리지 않는다. 대신 15분 후 만났던 작지만 앙증스런 노란 야생화(미역취)를 대타로 실린다.

 

▷ 이정표 (순창새재 1.3km 상왕봉 0.9km) <11:27>

▷ 울창한 숲으로 산림욕 생각이 나는 평탄한 등로 <11:58>

이제 서서히 고도를 낮추며 내려가고 있다. 다시 올라야 하므로 결코 반갑지 않는 하강인데, 오늘은 이 지점을 아무도 지나지 않았는지, 연신 폭탄을 제거하면서 내려간다. 폭탄이란 다름 아닌 거미줄, 그 만큼 이곳이 청정한 지역이라 해석하면 될 듯싶다. 사실 거미줄을 제거하면서 거미에게 무척 미안한 감정을 느낀다고 말한다면 너무 과장된 표현 같지만, 오늘 나의 심정은 거미들에게 무척 미안했다.

상왕봉에서 약 1시간가량 내려오니 순창새재에 도착한다. 직진은 ‘등산로 아님’ 이란 팻말이 서있고 좌측은 입암산성으로 가는 길이고 우측으로 내려가는 길이 소등근재로 가는 길이다. 잠시 후, 울창한 숲으로 저절로 산림욕이 생각나는 조용하고 아늑한 산길이 전개된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등로인지 개울인지 구별이 안 되는 등로가 전개되고 계속 하강하는데, 갑자기 아까 알바한 생각이 나면서 이 등로가 올바른 등로인지 불안감이 생기기 시작했고 결국 이두영 회장님께 전화를 걸어 물어보니 올바른 길이었다. (혹, 저처럼 영호남 일대를 산행하시다가 모르는 길이 나오면 이두영 회장님께 전화하시면 거의 해결 되리라 생각 됩니다. 참조 하세요.)

 

▷ '소등근재통노' 松陰李公墓 라는 글이 새겨진 소등근재 비석 <12:17>

▷ 소등근재 비석 바로 위에있는 故 朱道植 추모비 <12:18>

순창새재에서 한 20여분을 내려오니 고도가 상당히 낮아졌다. 전방에 비석과 추모동판이 보이는데, 이곳이 바로 ‘소등근재’이다. 비석 뒤에 있는 추모동판에는 도토리 산우회에서 회원인 "고" 주도식 위령비문이 있다. 왜 하필이면 이곳에 이 위령비를 건립하였을까? ....?? 이곳에서 어디로 가야 까치봉 삼거리로 올라가는 등로로 갈 수 있을까? 정답은 약간 오른쪽에 있는 개울을 건너 위로 나 있는 등로로 올라가는 길이다. 내려가는 길은 대가마을로 내려가는 길이다. (표지는 전혀 없으므로 주의요망!)

이제 다시 된비알의 경사를 올라야 한다. 한 15분 올라가니 허기가 지는 것 같다. 하긴 간단한 튀김우동 한 그릇으로 아침을 때운 시각이 벌써 6시간이 지났으니 허기가 지는 것도 당연하지.. 오늘은 아내가 L마트에서 김밥재료를 사서 집에서 만들었는데 의외로 맛이 별로였다. 차라리 충무김밥이 더 나았다. 손큰 아내가 김밥을 한 30개 정도 썰어서 가져왔는데 반 정도 밖에 먹지 못했다. 대신 카스테라 한 조각씩과 포도 한 송이를 나누어 먹는다.

 

▷ 잠시 알바 후, 위로 치고 올라간 후 만난 반가운 정상등로 이정표 <13:26>

▷ 까치봉 삼거리에 있는 안내판 (까치봉 0.2km 신선봉 1.3km) <14:08>

점심을 먹고 다시 치고 올라가는데 어느 봉우리 지점에서 다시 하강하기 시작한다. 아니 왜? 또 이리 내려가지? 불만이지만 산이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그런데 이상하게도 점점 능선과 멀어지면서 계속 내려가므로 다시 한번 SOS를 친다. 물론 존경하고 사랑하는 이두영회장님께 치는 구원 요청이다.

회장님께서는 강원도 지역에 있는 산을 산행하시는 중인데 전화상 들리는 음으로 봐서도 된비알을 올라가시는지 거친 숨소리가 들린다. 회장님의 조언을 듣고 다시 Back을 결정하는데 완전히 Back를 하지 않고 위를 쳐다보니 하늘이 보이는 능선인지라 무작정 위로 치고 올라가니 잠시 후, 반가운 이정표가 나타난다. (좌우간 이곳에서는 무조건 올라가야지 내려가면 대가마을로 내려가는 길이니 주의요망!)

이 이정표에서 약 17분가량 올라오니 큰 암릉으로 된 전망봉이 나타난다. 이곳에는 닭의장풀이 군락으로 피어있고 벼랑 끝에 좀 특이하게 생긴 식물이 있는데 다리를 벌벌 떨며 가까이 다가가 접사 사진을 두 장이나 찍었건만..현상해 보니 별로다. 우쒸..다시 이곳에서 25분 가량 치고 올라오니 전방에 산님들이 쏜살처럼 달리는 것이 목격된다. 바로 내장산 주능선에 도달한 것이다. ^^ (까치봉 삼거리)

 

▷ 어느 전망 봉우리에서 바라본 신선봉 <14:15>

▷ 신선봉 정상은 헬기장이었다. <14:50>

이곳까지 오는데 만난 사람은 백학봉 올라가는 계단에서 본 스님 한분과 순창새재에서 소등근재로 올라오는 산님 한분과 산행지도를 배에 끼고 달리던 부부산님으로 딱 네 분이었는데 이곳에 오니 과연 내장산답게 제법 산님들이 보인다. 사실 내 마음 같았으면 신선봉으로 가지 않고 까치봉쪽으로 가서 서래봉을 오른 후, 내장사로 하산하고 싶은 심정이지만 그놈의 정상이 무엇인지? 신선봉이 내장산의 정상이므로 정상에 오르지 않고 산행을 했다는 것은 똥 누고 뒤를 안 닦는 기분 같이 찝찔하기 때문이다. 저번 내연산도 그래서 향로봉까지 갔던 것이었다. 그 바람에 시껍을 쌌지만..

아내에게 신선봉에 오른 후, 다시 Back하여 까치봉쪽으로 갈까? 하고 물어보니 대뜸 그렇게 하자고 한다. 아직 힘이 남아 있는 모양인데 그건 좀 무리다. 사실 내장산 9봉을 종주하는 것만 해도 쉬운 일이 아닌데 백암산을 연계하여 9봉을 종주한 사람은 여태 보지 못했다. 물론 무리를 해서라도 하면 되겠지만 너무 고통의 산행이라 일단 신선봉에 오른 후, 다시 생각하기로 한다. 40여분 후 신선봉에 도착하니 정상석도 없는 헬기장이었다. 저번 순창 강천산에서도 느꼈지만 산 아래는 수억을 들여 치장을 하는데 비해 명색이 내장산 정상에는 안내판 하나가 전부다. 산꾼의 입장에서 볼 때 무척 섭섭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 신선봉 ♣

국립공원 내장산의 최고봉으로 높이 763.2m 이다. 까치봉에서 1.4km, 연지봉에서는 1.2km의 거리이다. 정상에서면 입암산과 백암산, 연봉 그리고 내장산 일대의 장관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신선들이 놀았다는 금선대가 있다. 또한 이곳에는 임진왜란 당시 전주 경기전의 사고에 있던 조선왕조실록과 태조영정을 옮겨 보관했던 용굴이 있어 더욱 유명하다.


 

▷ 금선대에서 바라본 남쪽 풍경 (가운데 보이는 저수지가 화양제) <15:06>

▷ 금선대에서 바라본 동쪽 연자봉(좌측 첫 번째봉)과 장군봉(세 번째 봉) <15:07>

신선봉에 오니 다시 Back하여 까치봉쪽으로 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이두영회장님 추천코스대로 연자봉쪽으로 하산을 하는데 조금 내려오니 ‘금선대’ 안내판이 나타난다. 아내는 아래에서 기다리라 하고 나 홀로 금선대 바위를 릿지하여 올라가니 선인들이 하늘나라로부터 하강하여 선회할 때 시중을 들었던 그 옛날 선녀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쓸쓸한 마음을 뒤로하고 사진 몇 컷 찍고 내려옴.

금선대에서 내려오는 길은 심한 너덜길이었다. 조금 내려오니 내장사로 바로 내려가는 삼거리가 나온다. 하지만 우리는 연자봉(문필봉)을 오르기 위해 마지막 피치를 올린다. 케이블카 타는 삼거리가 나타나고 곧이어 연자봉 정상에 도착한다.

♣ 장군봉 ♣

추령에서 연자봉 중간에 솟아있는 봉우리를 말한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당시 승병대장 희묵대사(希默大師)가 활약했다고 전해지는 험준한 봉오리로서 수목이 울창하다. 산정에는 지휘대가 있고 이것을 장군대 또는 용바위라한다.




▷ 연자봉 燕子峰 정상 675M <15:44>

연자봉 정상도 안내판 하나가 세워져있고 안내판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풍수지리상 서래봉 아래 위치한 백련암은 연소(제비의 보금자리)라 부르는데 이 봉우리와 백련암이 서로 마주보고 있어 연자봉이라 부른다.'

♣ 연자봉 ♣

산봉우리가 붓끝 같다고 하여 일명 문필봉이라고도 하며, 이곳에 제비 명당이 있다하여 연자봉이라고 하였다. 대웅전 앞에서 연자봉을 바라보면서 글을 쓰면 좋은 문장이 나오며 일류 명사로써 입신출세한다는 전설이 있다. 현재는 8각정의 2층 전망대가 세워져 있고, 이곳에서 200m 위 지점에 케이블카가 설치되어 우화정(羽化停) 지구사이를 운행하고 있다.




▷ 내장사에서 올려다 본 서래봉 622M <16:53>


연자봉에서 철계단을 따라 한 25분을 내려오니 케이블카 승강장이 있는 휴게소에 도착을 한다. 휴게소에서 얼음과자 하나씩 입에 물고 조금 내려오니 문필대이다. 문필대는 뾰족하게 솟은 바위로서 전설에 한 승려가 글씨를 잘 쓰게 해달라고 기도한 끝에 소원대로 문필가가 되었다하여 文筆臺라 전해지고 있다한다.

다시 한 7분 내려오니 전망대가 있는 휴게소인데 유산객 몇 분이 동동주와 파전을 먹고 있어 안 그래도 꿀찜한 차에 잠시 목이나 축이고자 자리를 잡는다. 이곳에서 ‘단풍미인’ 이란 이고장의 특산주와 도토리묵을 주문했는데.. (미주알 고주알 여기에 다 적을 수 없어 생략..결국 도토리묵 몇 점만 먹고 입맛만 버린채 말티고개처럼 구불구불한 하산길을 투덜거리며 내려온다.) 이쒸..왈왈..@@#$%%$

약 10여분 내려오니 내장사에 도착한다.

♣ 서래봉 ♣

내장사의 북쪽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암석의 연봉들로서 내장산이 자랑하는 기암괴봉이다. 대웅전의 북쪽으로 둘러서 있는 층암의 장관이야말로 내장산의 대표적인 경관이라 할 수 있다. 암석인 봉우리들이 마치 농기구인 써레처럼 생겼다 하여 서래봉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한다.

서래봉은 깎아세운 듯한 기암 단애의 연봉이 약1km에 걸쳐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는데 가을이면 이 자연병풍에 불타는 듯 황홀한 단풍이 물들여진다. 서래봉은 높이가 622m이며, 내장사 일주문에서는 1.8km의 거리이다. 또한 서래봉 아래에는 벽련암터인 고내장과 장군수, 석란정터 등의 명소가 있다.




▷ 내장사 대웅전 (뒤에 있는 봉우리가 서래봉) <16:54>


♣ 내장사 ♣

내장사는 백제 무왕 37년(636년) 영은조사가 창건한 절로서 원래는 지금의 내장사 어귀인 부도전 일대에 50여동의 가람을 세워 영은사라고 했다고 한다. 고려 숙종과 조선 명종때에 전각과 당우를 크게 고쳐 세웠으나 정유재란 때 병화로 소실되었고 그 뒤 정조 때에 다시 일으켜 세웠다. 1925년 본사를 백련암으로 옮겨 백련사라하고 옛절터에는 영은암을 두었다가 1938년 지금의 자리에 내장사를 세웠다.




▷ 내장사 현판문 입구에 피어있는 누리장나무 <16:59>


내장사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보인다. 우리 같은 산님들도 제법 보이고..사천왕문을 빠져나오는데 낯에 익은 열매가 보인다. 아까 백암산 정상인 상왕봉 근처 전망 봉우리에서 보았던 누리장나무다. 과연 설명대로 여자들 앞가슴에 꽂는 부로찌 모양을 하고 있다. 또한 가까이서 냄새를 맡아보니 아름다운 열매의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냄새는 매우 고약하다. --누린내가 남.



▷ 아름다운 내장사 현판문(사천왕문) 풍경 <17:01>





▷ 아름다운 단풍나무숲과 연못이 있는 보도 <17:16>


단풍나무가 좌우로 나열한 아름다운 산보길을 내려간다.

한 달 후..
이 길은 유산객으로 가득 하겠지..
어쩌면 이렇게 호젓하게 맨 얼굴의 내장산을 만나는 것이
핏빛으로 물든 화장을 한 내장산을 만나는 것 보다


더..


의미 있는 시간이었는지도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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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19 전북 정읍의 진산 내장산에 다녀와서..


 




[2004.09.19.14:46]
[신선봉 바로 아래에 있는 전망 봉우리에서 바라본 지나온 능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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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영의 산행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