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 : 2004. 9. 21(수), 맑음

 

 

- 산행자 : 신기루,  san001 

 

 

- 산행요약


■ 산행코스 : 함미산성∼광대봉∼고금당∼비룡대∼삿갓봉∼봉두암∼암마이봉∼천황문

                          ∼화엄굴∼탑사∼남부주차장


■ 산행거리 및 시간 : 약14.6km, 산행시간 6시간1분, 총시간 8시간47분


■ 구간별 시간
함미산성입구∼(50분)∼495봉∼(28분)∼광대봉∼(1시간7분)∼525봉∼(19분)∼고금당∼(20분)∼비룡대∼(21분)∼삿갓봉갈림길∼(16분)∼삿갓봉∼(10분)∼삿갓봉갈림길∼(12분)∼봉두봉∼(6분)∼탑사,암마이봉갈림길∼(43분)∼암마이봉∼(22분)∼천황문∼(9분)∼화엄굴∼(9분)∼천황문∼(12분)∼탑사∼(17분)∼탑영제

 


- 일정


   10:58  함미산성입구, 등산로 안내판 : 함미산성 0.5km, 광대봉 3.1km, 고금당 5.5km,  보흥사 3.8km

                                    (산을 넘어 돌아가는 길, 입구에서 약500m 우측으로 보흥사 진입도로 있음)
   11:10  산성 흔적 : 이후 완만해짐
   11:13  리본(좌측)으로 내려서자마자 약3∼4m의 뚜렷한 뚜렷이 나타남, 평탄한 정면길이   아님
   11:18  휴식
   11:25  출발
   11:28  전망바위 : 처음으로 전망이 트임
   11:34  철난간 : 바위를 우측으로 돌아서는 길
   11:36  무명봉우리 : 전망 좋은 바위봉우리, 정면으로 봉우리(495봉으로 착각) 보임
   11:39  무명봉우리 : 등산로는 옆으로 지나감, 495봉으로 착각, 광대봉이 처음으로 보임
   11:43  쭉쭉 뻗은 나무숲
   11:47  철난간
   11:49  전망 좋은 바위지대 : 좌로 보흥사도로, 우측으로도 시원하게 트임
   11:55  495봉 : 등산로는 옆으로 지나감, 정상은 나무숲, 광대봉 방향만 훤하게 트임
   12:04  출발
   12:21  갈림길 ; ↓함미산성 2.3km(?), ↑광대봉 0.2km, ↗고금당 2.6km(우회길로 추정) ⇒ 본격적 오르막 시작
   12:25  태자굴 갈림길 : ↓함미산성(강정대) 3.0km(함미산성 입구), ←덕천교3.1km, ↑탑사5.5km, 암마이봉(천황문)6.1km, ↑북부주차장5.0km
   12:29  두 줄 철난간, 바위
   12:32  광대봉(609m), 삼각점 : 보흥사, 마이봉이 잘 보임
   13:07  출발 : 30m 밧줄로 하산
   13:15  보흥사 갈림길 : 합미산성 3.8km, 고금당 2.2km, 보흥사 0.7km, 광대봉 0.5km
   13:21  전망봉우리 : 마이산 전경이 펼쳐지기 시작
   13:29  봉우리 : 이후 내리막 철난간
   13:45  봉우리 : 직전에 철난간  ⇒ 528봉이 보임, 내리막 철난간, 의외로 많이 하산, 마지막에 철계단
   13:52  안부 : 이후 다시 오르막
   13:57  528봉을 우회하는 지점, 전망바위, 528봉으로 오르지 않고 우측 사면으로 이어짐
   14:01  남부주차장 갈림길 : →남부주차장 0.6km, ↖광대봉 1.9km, ↖고금당 0.6km, 탑사
   14:06  안부(이정표 없음, 리본) : ↑525봉, ↗등산로(고금당, 탑사 가는 길) ⇒ 525봉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지점, 우측 사면으로 이어짐
   14:14  525봉, 삼각점 : 전망이 없고 나무 위로 마이봉이 보임
   14:26  능선 : 정규등산로와 만남 ⇒ 고금당 가기 위해 반대 방향으로 진행
   14:30  남부주차장 갈림길 : ↑고금당 0.2km, ←남부주차장 0.6km, ↓북부주차장 2.5km, ↓탑사 3.0km  
   14:33  고금당, 나옹암 : 식사, 금당사가 보임
   15:43  출발
   15:46  남부주차장 갈림길
   15:50  너럭바위 : 남부주차장이 보임 ⇒ 작은 암봉 우회후 가파른 오르막, 흙이 쓸려 내려오는 것 방지 위해 폐타이어가 깔림 
   16:00  능선 : 오른 길에 바라보면 바위 장벽 같은 능선
   16:03  비룡대(제1쉼터), 나봉암(527m) : 팔각정자, 숫마이봉이 살짝 보임
   16:10  출발 : 이후 철난간 내리막
   16:14  금당사 갈림길 : ↓남부주차장 1.6km, ↑북부주차장 1.4km, ↑탑사 2.0km, →금당사 0.7km, ↑부부시비(탑영제) 1.3km 
   16:17  무명봉우리
   16:24  탑영제 갈림길, 안부 : 남부주차장 2.2km, 탑사 1.4km, 부부시비(탑영제) 0.8km
                 ⇒ 이후 폐타이어가 깔린 급경사 오르막, 삿갓봉 우측으로 우회하여 오르는 길
   16:31  삿갓봉, 북부주차장 갈림길, 무덤 : ↓금당사 1.7km, ↓남부주차장 2.5km, →탑사 1.1km, ↗북부주차장 0.8km 
   16:37  삿갓 2봉 : 너른 바위지대
   16:39  삿갓 3봉
   16:43  삿갓 4봉
   16:47  삿갓 5봉이 마주 보이는 지점 : 5봉은 50∼60m 절벽
   16:52  삿갓 3봉
   16:59  출발
   17:04  삿갓봉 갈림길
   17:10  제2쉼터  
   17:16  봉두봉 정상표지석이 있는 지점, 헬기장, 이갑룡처사 무덤 

   17:22  갈림길 : 암마이봉 0.9km(등산로 폐쇄) 탑사 0.3km, 고금당 3.6km, 광대봉 4.9km
   17:28  암마이봉 턱밑 : 이후 암마이봉의 수직 절벽 중단을 가로지르는 길
   17:32  능선 : 능선을 너머 리본 방향으로 내리막
   17:37  다시 급경사 오르막 시작
   17:48  능선, 벤치
   17:55  출발
   17:57  약100m 밧줄 구간 시작
   18:12  암마이봉(673m)
   18:24  출발
   18:42  이정표, 암마이봉 등산금지 안내판 : →천황문 0.2km, ←광대봉 6km, ←고금당 3.8km, ↓암마이봉 0.5km
   18:46  천황문 : 탑사 0.6km, 남부주차장 2.2km, 북부주차장 0.6km
   18:55  화엄굴 : 완전 어두어짐
   19:04  천황문
   19:09  은수사 : 탑사 0.3km, 남부주차장 1.9km, 북부주차장 0.8km
   19:16  탑사 : 남부주차장 1.6km, 북부주차장 1.1km, 은수사 0.3km, 천황문 0.6km
   19:28  출발
   19:45  탑영제, 택시 만나 승차

 

 


-  산행기

 

 

〈마이산 완전종주를 꿈꾸며......〉


지난 9월12일 마이산 종주를 다녀왔지만 뭔가 개운치 않은 기분으로 마음속으로는 항상 마이산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억세게 퍼붓는 빗줄기에 걷기에만 급급했던 산행... 더구나 암마이봉 정상은 아예 올라갈 생각조차 못한 미완성종주.
마침 다시 도전할 기회가 생겨 기꺼이 마이산으로 향한다.


이번에 마이산 종주를 계획하면서 지난번 하지 못한 몇 가지 점을 해결하고자 목표를 정한다. 첫째는 함미산성으로 오르는 제대로 된 종주길을 찾는 것(지난번 산행시에는 보흥사로 오름), 둘째는 종주능선상의 모든 봉우리를 오르는 것, 셋째는 암마이봉을 오르는 것, 넷째는 자연석굴인 나옹암(고금당)을 찾는 것, 다섯째는 주능선에서 벗어나 있지만 날카로운 암봉으로 이루어진 삿갓봉을 다녀오는 것이다.


결국 몇가지 미미한 점은 있지만 목표대로 이루어진 완전한 산행이 되어 마음이 더없이 개운하다.

 

 

 〈마이산 종주란〉


마이산 종주는 마이산의 서쪽 끝에서 마이산을 바라보면 동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르는 산행이다.


들머리는 모두 세군데. 첫 번째는 49번 국도상의 덕천교에서 올라 태자굴을 거쳐가는 방법, 두 번째는 함미산성입구로 오르는 방법, 세 번째는 보흥사로 오르는 방법이다. 세군데 모두 진안군청에서 설치한 먼지를 흠뻑 뒤집어쓴 산행안내판이 있다.


마이산 종주는 세군데 들머리에서 시작하여 광대봉, 고금당(나옹암), 비룡대(나봉암), 봉두봉을 거쳐 암마이봉으로 오른 후 남부 또는 북부주차장으로 하산을 한다. 거리는 약10km∼12km, 시간은 약6시간 정도 소요된다.


이 세 가지 마이산종주 방법중 태자굴로 오르는 것은 460m대 능선에서 320m대 계곡까지 내려온 다음 광대봉으로 다시 올라가는 능선 종주의 개념에 있어서는 다소 문제가 있고, 보흥사로 오르는 길은 마이산의 600m 높이의 3대 봉우리(암마이봉, 숫마이봉, 광대봉)중 하나인 광대봉을 지나쳐 능선으로 오름으로써 이 길 또한 완전 종주 개념에 있어서는 역시 문제가 있다. 결국 선택은 하나. 능선으로만 연결되는 함미산성으로 가는 길이 최선의 방법이다.


마이산 종주는 또한 서쪽에서 시작하여 정상을 향하는 방법이 좋다. 거꾸로 할 경우 마이산의 장엄한 산세를 등지고 걸어가 제대로 볼 수 없는 단점이 있다.

 

 

 〈신비한 영산......... 마이산〉


호남의 지붕이라 불리는 전라북도 진안군(해발 평균고도 290m)에 자리잡은 마이산은 참으로 신기하게 생긴 산이다.


말의 두 귀를 닮았다 하여 마이산이라는 이름 붙여진 산. 하지만 보는 느낌에 따라 마이산의 이름은 계절마다 틀리다. 봄에는 배의 돛과 같은 모습이라 하여 돛대봉, 여름에는 용의 뿔과 같다하여 용각봉, 가을에는 마이산, 겨울에는 붓처럼 보인다하여 문필봉이라 불린다.


말의 귀를 닮은 두 개의 봉우리가 산의 전부인 듯 보이는 산으로 그 봉우리의 위세가 워낙 당당하여 암, 수마이봉을 제외하고는 다른 봉우리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 산...
그리고 암마이봉 아래 80여개의 신비한 돌탑군을 간직한 탑사가 마이산의 웅장한 산세와 어우러져 묘한 분위기를 풍겨 더욱 유명해진 산...


그래서일까 마이산은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하지만 막상 마이산을 관광으로 가면 암, 수봉우리 밖에 볼 것이 없는 마이산에서 과연 마이산이 도립공원으로서의 자격이 있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물론 탑사나 은수사 등 많은 문화재가 있는 사찰은 있지만 그건 관광이지 산이 아니다.  


이런 의문은 마이산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없기 때문이다. 마이산의 진면목은 관광이 아니라 산행을 함으로써 느낄 수 있다. 종주산행... 멀리서 시작하여 능선을 종주하며 점점 거대하게 다가오는 마이산의 독특한 풍경을 보고 느낄 때만이 미처 몰랐던 마이산을 올바로 평가할 수 있다. 동양화에 나오는 신선의 세계... 바로 그 전경이다. 


마이산을 더욱 유명하게 만든 것은 마이산의 독특한 바위. 우리나라 다른 산에서 보기 힘든 지형이다. 바위를 보면 군데군데 크고 작은 구멍들이 벌집같이 뚫려있고, 인공적으로 시멘트를 바위들과 반죽한 듯한 바위. 마이산 지역은 예전 바다였다고 한다. 지각변동에 의해 바다가 솟아올라 봉우리가 된 것으로, 내부에서 표면으로 진행된(일반적으로는 외부에서 내부로) 풍화작용에 의해 형성된 타포니(Tafoni) 지형이라고 한다.   

 

 

 〈힘들게 찾은 들머리〉


지난번 함미산성입구를 찾지 못하고 할 수 없이 보흥사로 오른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덕천교(전주에서 진안으로 가다가 진안 조금 못미쳐 마령으로 가다보면 나오는 첫 번째 다리로 태자굴로 가는 들머리)를 지나면서부터 눈을 부릅뜨고 입구를 찾는다. 그러나 역시 지나쳐버리고...

 

다시 차를 돌려 산행기에서 읽은 인공수정소를 찾는다. 맞은편에 있다는 들머리. 간판은 없지만 반가운 소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역시 그 맞은편 길가에는 낡은 안내판이 먼지를 흠뻑 뒤집어 쓰고 있다. 글씨마저 흐릿하여 2차선 좁은 도로에서 얼핏 지나치기 쉬운 표시이다.

 

위치를 확인한 후 마령에서 막걸리를 사고 다시 돌아와 길가에 빠듯하게 주차를 한다.


함미산성입구는 행정구역상으로 진안군 마령면 강정리. 그런대 산행기를 보면 들머리를 「강정대」라고 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강정대(江亭臺)는 거대한 바위 명칭. 산행 들머리 우측 약20m 지점에 있으며 바로 옆 바위 중턱에는 쌍벽루라는 허름한 누각이 있다.

 

 

〈광대봉을 향하여... 헷갈리는 495봉의 위치〉

 

무덤 옆으로 올라가는 길을 따른다(10:58). 이정표 상에는 광대봉까지 3.1km. 보흥사 길보다는 약1km 더 길다. 특이하게 보흥사 3.8km(산을 넘어 가는 길)라는 표시. 이 들머리에서 우측으로 약500m 가면 보흥사가는 좋은 길이 있는데 혼란만 가중시키는 불필요한 표시라 아니할 수 없다.

 

함미산성


약10여분 완만한 길을 오르면 약1m 높이의 허물어진 산성이 띠를 이루고 있다(11:10). 이후 평탄한 길. 잠시 후 능선 좌측 약간 비탈길로 리본이 무리를 이루고 있다(11:13). 무심코 직진하는 길을 따르면 영락없는 알바.


좌측으로 접어들면 함미산성의 뚜렷한 흔적을 만난다. 부분적이지만 약3∼4m 높이의 완벽한 성벽.

 

495봉


이젠 평탄한 길. 갈림길에서 20여분 후 바위 암봉을 우회하는 철난간(11:34)을 만난다. 495봉이 아닐까 하는 기대로 올라갔지만 더 높은 봉우리가 앞을 가로막고 있다.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시원하게 트이는 전망. 이 맛을 느끼기 위해 오늘 오지 않았는가...


등산로는 앞의 봉우리 옆을 지난다. 그래도 혹시 하는 마음으로 올랐지만(11:39) 저 멀리 더 높이 보이는 봉우리가 있고 그 너머 처음으로 주위의 봉우리를 압도하는 광대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역시 495봉이 아니다. 


기분 좋은 오솔길에 발걸음이 가볍다. 하늘로 시원하게 쭉쭉 뻗은 나무숲 지대(11:43)를 지나면 다시 철난간(11:47). 그 위에 보흥사 진입도로가 보이는 바위지대(11:49)가 있다.


여기서 6분 지나면 495봉(11:55/12:04). 역시 등산로는 살짝 옆으로 지난다. 오늘은 모든 봉우리를 확인하기로 한 산행. 봉우리는 나무숲으로 전망이 없고 유일하게 광대봉 방향으로만 시야가 터져 있다. 의외로 멀어 보이는 거리. 막상 걸으면 쉽게 도착한다.

 

태자굴(강천교) 갈림길


부드러운 야산의 가을 산행의 정취를 느끼며 약17분. 다시 한번 이정표(12:21)를 만난다. 약간 비껴 우측으로 고금당 2.6km 표시가 있다. 광대봉을 거치지 않고 가는 길인 듯 하지만 세심히 길을 관찰하였음에도 어디로 연결되는지 확인이 되질 않는다. 지도를 보면 보흥사에서 올라오는 길 표시가 있는데 혹시 그 길이 아닌지(실제로 보흥사에서 이 길을 확인하려 하였지만 역시 찾지 못함)...


이제부터는 가파른 오르막길. 고도 100m를 치고 올라야 한다. 조금 오르자 다시 만나는 이정표. 태자굴 갈림길(12:25)이다. 산행을 하면서 태자굴 코스의 능선을 보면 능선의 윤곽이 제법 굵다. 주능선과 거의 높이를 같이 하는 태자굴 능선상에서 다시 계곡 방향으로 100여m를 내려간 후 다시 올라오는 산행은 별로 하고 싶지 않은 일. 

 

광대봉(609m)


막바지, 울퉁불퉁한 슬랩에 설치된 두 줄의 철난간을 잡고 오르면 삼각점이 있는 광대봉(12:32)이다.


역시 대단하고 놀라운 조망. 마이산의 신비가 베일을 벗고 드러나는 순간이다. 한없이 멀어 보이는 주능선 저 너머로 거대한 마이산의 두 봉우리가 주위를 압도하면서 강렬하게 다가온다. 여태 사진으로 보아온 마이산과는 판이한 모습. 겹겹이 이어지는 능선의 물결 속에 도도히 우람한 자태를 뽐내는 마이산은 신만이 만들 수 있는 거대한 바위덩어리...


반대편으로는 올라올 때 애매하던 495봉이 확실히 구분이 되고, 10일 전에 올라온 보흥사에서 올라오는 철난간 길과 보흥사가 한번 다녀왔다고 친근하다. 좌측으로는 산촌의 평화로운 풍경이...


지도를 들고 나아갈 길을 면밀히 파악한다. 지도를 보면 일직선으로 뻗은 능선 같지만 위에서 쳐다보면 비슷비슷한 높이의 봉우리가 많아 눈으로는 쉽게 주능선 길을 파악하기 어렵다. S자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산태극 수태극의 산세. 물론 걸어가면 특별히 헷갈리는 길은 없지만... 첫 종주 시도할 때 제대로 가늠하지 못한 528봉과 525봉, 삿갓봉의 위치가 어느 정도 눈에 들어온다.


이 좋은 전망을 그냥 즐길 수 없는 기분, 배낭을 내려놓고 참치캔을 안주 삼아 막걸리를 즐긴다. 역시 최고의 맛이다. 

 


〈고금당 가는 길... 트레킹 코스의 진수〉

 

528봉


광대봉에서 내려가면(13:07) 바로 약30m에 달하는 밧줄. 보기에는 아찔해 보이지만 막상 내려가면 의외로 쉽다.


보흥사 갈림길(13:15)을 지나면 다시 주능선이 정면에 보이는 무명 봉우리(13:21)에 오른다. 이후 내리막길에 철난간이 있는 무명봉우리(13:29)를 지나, 다시 철난간을 따라 오르면 528봉이 잘 보이는 무명봉우리(13:45).


이 봉우리에서 쳐다보는 528봉의 접근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거대한 절벽. 길이 어떻게 연결이 될까... 드디어 내리막길. 생각보다 의외로 많이 내려간다. 여러차례의 철난간을 지나 마지막에 철계단을 내려가면 안부(13:52).


이제 내려온 만큼 올라갈 차례. 약5분 오르면 528봉으로 직접 오르지 않고 우측 사면으로 휘어진다(13:57). 여기서 쳐다보는 직전의 무명봉우리 바위면은 대단한 절경. 다듬어 놓은 듯 매끄럽게 흘러내리는 50m 정도의 깨끗한 바위면은 독을 엎어놓은 형상.


여기서 평탄한 길을 조금 나아가면 매표소와 연결되는 남부주차장 갈림길(남부주차장 0.6km, 광대봉 1.9km, 고금당 0.6km)이다.(14:01) 직진하는 능선 방향으로 남부주차장, 암마이봉으로 가는 탑사 방향은 우측길이다. 종주를 하다보면 이정표상에는 암마이봉이라는 안내가 없다. 탑사라고 표시된 방향이 주능선방향.


여전히 평탄한 오솔길. 잠시후 비탈면을 벗어나 528봉능선이 흘러내리는 지점과 만나 능선과 합류하지만, 528봉 방향으로는 역시 사람이 다닌 자취를 찾을 수 없다. 모든 봉우리를 오른다는 생각이 무너지고 528봉은 결국 우회를 하게 되었다.

 

525봉


다시 만나는 안부(14:06). 이정표는 없고 우측 사면으로 리본이 달려있다. 고금당으로 가는 길 역시 525봉 우측 사면으로 평탄하게 이어진다. 그런데 직진하는 525봉 방향으로는 등산로 흔적이 흐릿하게 보인다. 528봉을 가지 못한 아쉬움을 보상하는 마음으로 525봉으로 향한다.
525봉은 고금당의 뒷산. 금방 도착할 것 같은 525봉(14:14)도 8분 정도 오른다. 좁은 정상(삼각점)은 잡목이 무성하고 전망도 없다. 여기서 능선으로 우측으로 90도 휘어진다.

 

리본을 따라 주능선으로 내려간다. 정규등산로가 아니어서 잡목이 무성하다. 약10분 정도 내려오자 오늘 처음으로 등산객들의 말소리가 들린다. 그 때 무언가가 스치듯 지나간다. 약1m에 달하는 뱀. 산행 중 여태 본 것 중 가장 큰 길이. 섬뜩하다.

 

고금당(나옹암)


정규 등산로(14:26)에 내려서 고금당을 가기 위해 반대 방향으로 나아간다. 고금당까지는 역시 평탄한 길. 중간에 남부주차장으로 가는 갈림길(고금당 0.2km, 남부주차장 0.6km, 북부주차장 2.5km, 탑사 3.0km)이 있다(14:30). 이 길은 525봉 전에 만나는 남부주차장 갈림길과는 다른 길로써 남부주차장에서 올라오는 가장 일반적인 등산로이다.


반가운 물소리가 들린다. 작은 계곡, 이 지점보다 높은 봉우리인 525봉과의 고도차가 별로 나지 않음에도 의외로 물이 풍부하다. 지난번 왔을 때 거센 폭우속에 사방에 보이는 것이 물. 능선상에서는 당연히 물을 구할 수 없으리라 생각했는데... 


계곡 바로 위가 고금당(14:33). 예전 금당사가 있는 자리라 하여 붙여진 이름. 지금 건축을 하다 중단한 철구조물만이 남아있다. 철구조물 위 부도가 있는 공터가 그 자리가 아닐까... 그런데 고려시대말 나옹선사가 수도하였다는 자연동굴인 나옹암이 어디일까... 건물로 오르는 콘크리트계단길 옆으로 쓰러진 안내판이 있다.


나옹암 안내판. 안내판을 좌측으로 돌아가자 나타나는 거대한 동굴. 즉 건물로 오르는 바위면 위에는 콘크리트계단이, 그 아래가 동굴이다. 여기 자연석굴 입구에 짓다만 철구조물이 흉물스럽게 남아있다. 철구조물에서 옆은 천길 낭떠러지. 천혜의 입지조건임에는 틀림없다. 차라리 이왕 손을 대어 깨끗하게 마무리하면 더없이 멋진 전망대가 될 것이다.


자연석굴은 높이 6m, 폭 6m 정도의 규모, 그 안에 높이, 폭 4m 정도의 또 다른 동굴이 파져있는 특이한 형태이다.


철구조물 위에 올라가자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훤하게 트인 전망. 마이산의 웅장한 전경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너른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느긋한 점심을 즐긴다. 한잔술에 약간의 피곤함이 몰려오고... 15분 낮잠을 잔다. 꿈을 꾼다. 여기가 어디인가... 문득 흔드니 느낌에 잠을 깨니 벌써 오후 3시 40분이 지난 시각. 갈 길이 먼데 너무 늦어버렸다.

 


〈최고의 전망대... 비룡대〉


고금당을 지나면 너럭바위(15:50)에 오르면 처음으로 남부주차장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 후 작은 암봉을 우회하여 가파른 오르막을 지난다. 흙이 쓸려 내려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폐타이어를 활용한 바닥이 깔려있다.


능선상에서 비룡대 우측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쳐다보면 가히 견고한 성벽. 일정한 고도로 이어지는 바위절벽이 위압적이다.


가파른 길을 올라 능선에 서면 비룡대까지는 정확히 100개의 철계단길. 일부러 맞춰 놓은 듯하다.


비룡대(제1쉼터)(16:03/16:10)는 우뚝한 암봉. 나봉암(527m)이다. 주위에 높은 봉우리가 없어 전망은 최고라 할 수 있다. 지나온 능선이 아련하고 멀게만 느껴졌던 암마이봉이 이젠 제법 가까운 거리. 5∼6개 정도의 암봉이 나란히 있는 삿갓봉은 기둥을 세워놓은 듯하다.  

 


〈마이산을 우러러 보며... 삿갓봉과 봉두봉〉

 

북부주차장 및 삿갓봉 갈림길


비룡대이후 철난간이 있는 완만한 내리막. 금당사 갈림길(16:14)을 지나 무명봉우리를 지나면 탑영제(호수) 갈림길(16:24)이 있는 안부에 도착한다.


다시 가파른 된비알이 시작된다. 삿갓봉은 약100m 고도차이. 폐타이어가 깔린 급경사길은 막바로 삿갓봉으로 연결되지 않고 그 우측으로 우회하여 오른다.


평탄한 길이 나타나면서 이내 안부(16:31). 너른 안부에는 무덤이 있다. 이 지점이 마이봉을 거치지 않고 북부주차장으로 넘어가는 길. 이정표 상에는 삿갓봉에 대한 안내가 전혀 없다. 여기서 삿갓봉은 좌측 무덤 뒤로 길이 열려있다.

 

삿갓봉


삿갓봉(532m)은 약5∼6개 정도의 비슷한 높이의 봉우리가 북쪽으로 연속으로 이어져 있다. 지도를 보면 어떤 봉우리가 삿갓봉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


무덤 뒤로 오르면 길 흔적은 뚜렷하다. 6분 정도 오르면 첫 번째 암봉은 우회하고 두 번째 봉우리(16:37)에 오른다. 너른 암반이 있는 봉우리. 암마이봉의 거대한 바위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막힘없는 전경에 암마이봉을 감상하기에는 봉두봉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다.


암마이봉의 반은 완전 바위로 이루어진 암벽, 반은 수풀로 채색하듯 초록빛으로 덮여있다.   일반적으로 삿갓봉을 갔다 온 사람들은 이 봉우리까지만 오는 것이 아닌지...


3봉(16:39) 역시 절벽으로 이루어진 암봉. 오를 수 있다. 평범한 4봉(16:43)을 지나면 곧 5봉이 정면으로 보이는 지점 (16:47). 사면이 직벽으로 이루어진 5봉은 범접할 수 없는 위용을 보이고 있다. 절벽의 높이는 보이는 부분만도 거의 50m. 계속 이어지는 길을 따라 5봉을 확인하고 싶지만 시간이 늦어 이만 돌아선다.


3봉으로 돌아와 잠시 휴식(16:52/16;59)후 갈림길(17:04)로 돌아오니 43분이 소요되었다.
 
제2쉼터


갈림길이후 능선은 우측으로 90도 휘어진다. 완만한 오름. 능선상에서 문득 좌측을 쳐다보면 언제 이렇게 가까이 왔는가 싶을 정도로 거대한 암마이봉이 고개를 쳐들어야 할 정도로 지척. 멀리서 볼 때의 느낌과 같이 하나의 성벽처럼 단단한... 역시 하나의 덩어리로 이루어진 바위이다. 우측으로는 비룡대가 멀써 저만치 멀어지고...


이 봉두봉으로 가는 능선 또한 비룡대에서 탑영제로 떨어지는 능선과 평행선으로 달리는 전망대 능선이다.


갈림길에서 6분. 나무의자가 사방을 쳐다보며 전망을 감상할 수 있도록 설치된 제2쉼터(17:10에 도착한다. 느낌상으로는 봉두봉 같지만 수풀 사이로 정면을 쳐다보면 비슷한 높이의 또 하나의 봉우리가 있다. 그 봉우리가 봉두봉. 바위쪽으로 조금 나가면 역시 광활한 전망. 지나온 능선길이 물결을 이루고 있다. 

 

봉두봉(540m)

 

봉두봉이후 등산로는 가야할 봉두봉 방향과 달리 좌측으로 내려간다. 하지만 등산로는 다시 우측으로 휘어지며 짧은 폐타이어길을 지나면 봉두봉 정상석(17:16). 바로 옆의 헬기장이 봉두봉이다.


헬기장 한켠에는 무덤이 있다. 이 무덤은 탑사의 돌탑을 쌓아올린 「이갑용」처사의 무덤. 묘비에는 효녕대군 17대손이라 표시되어 있다.


다시 내리막. 올라가야할 길이 내리막으로 변하자 조금은 신경이 쓰인다.


봉두봉에서 6분. 암마이봉 갈림길(17:22). 지난번 암마이봉 등정을 포기하고 하산한 지점이다. 갈림길에서 우측은 탑사(300m)로 바로 하산이 가능하다.

 


〈암마이봉 중단을 가로지르며... 가파르게 오르내리는 거친길〉


암마이봉 방향으로 접어들면 가파른 오르막 길. 암마이봉 턱밑(17:28)까지 오른다. 더 이상 오를 곳 없는 깍아지른 절벽. 90도 이상의 절벽이 위압적이다. 등산로는 절벽 중단을 위태롭게 횡단한다. 암마이봉 사면 중 유일하게 길이 열려있는 곳은 숫마이봉과 사이의 천황문 방향. 그 쪽으로 크게 좌측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능선(17:32)에 오른다. 여기서 등산로는 능선을 넘어 내려가는 가파른 길. 너덜지대 길이 걷기가 불편하다. 옆으로만 이어지리라는 생각과 달리 한없이 내려간다. 이러다 북부주차장으로 내려가는게 아닌지 걱정이 된다.


약5분 내려가면 우려와는 달리 다시 오름길이 시작된다. 절벽의 우측으로 다시 휘어져 아주 가파르게 오른다. 돌 부스러기 많아 낙석이 우려되는 길. 여기서 쳐다보는 암마이봉은 감히 범접하기 어려운 거대한 성벽.


11분만에 다시 능선(17:48)에 올라섰다. 나무벤치에서 잠시 사과 한쪽을 먹으며 호흡을 가다듬는다. 


능선에서 두가지 길. 평탄한 길로 가면 천황문 방향. 그 우측으로 암마이봉으로 직접 오르는 길이 있다.

 

 

〈암마이봉을 향한 힘겨운 발걸음... 〉


급경사 오르막. 잠시 후 암마이봉으로 가는 거대한 바위지대가 나타난다. 바위에는 약100m가 족히 되는 기나긴 밧줄이 걸려있다. 밧줄이 없다면 위험할 수도 있는 길. 오르면서 쳐다본 맞은편 숫마이봉은 가운데가 움푹 파인 깊은 협곡이 있다. 누구도 올라가기 어려운 산세.


17분만에 올라선 암마이봉(18;12/18:24). 사방이 절벽이지만 정상은 제법 넓다. 돌무더기가 쌓여있고 정상석이 있다. 하지만 전망은 나무숲에 가려 사방을 전혀 볼 수 없는 아쉬움...


돌무더기를 보면 문득 생각나는 글. 숫마이봉에도 돌탑이 있다는데,,, 과연 누구 쌓은 탑일까. 이 숫마이봉에 대한 호기심으로 몇 년전 한 젊은이가 오르다가 결국 119를 부른 적이 있다. 그 때 유일하게 확보를 위한 고리 한개가 설치되어 있다고...


벌써 어둑어둑한 기운이 엄습하고... 숙제를 모두 무사히 마치고 나니 마음이 조급해진다.
내려오는 길이지만 역시 속도를 내기 어렵다. 조심스럽게 18분 내려와 약간 천황문 방향으로 걸어가면 이정표.


옆에는 암마이봉 등산금지 안내판(18:42)이 붙어 있다. 여태까지 숫마이봉은 근본적으로 위험하기 때문에 산행을 금지하고 암마이봉을 열려있는 줄 알았는데... 이 정보조차 사전에 알지 못하고 올랐으니...

 

 

〈암마이봉과 숫마이봉의 관문... 천황문〉


이정표에서 철계단을 따라 잠시 내려오면 천황문(18:46). 숫마이봉과 암마이봉 사이의 안부를 부르는 명칭이다. 관광객들을 위한 휴식 시설과 자판기가 잘 설치되어 있다.


벌써 땅거미은 완전히 주위를 뒤덮고 황색빛의 가로등이 운치가 있다.

 

 

〈화엄굴〉


화엄굴은 숫마이봉 사이 협곡 중단에 자리잡은 천연굴이다. 천황문에서는 약150m 거리. 랜턴을 켜고 가파른 계단길을 오른다. 좁은 협곡사이에 깊이 파친 굴. 묘한 분위기이다. 어두운 굴 안쪽에는 샘터(18:55)가 있다. 이 약수를 마시고 기도를 드리며 자식을 낳는다는 물. 오랜만에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며 갈증을 해소한다.

 

 

〈신비한 돌탑의 세계 탑사... 마이산 종주의 여유로움을 즐기며〉


천황문으로 다시 내려와 탑사로 향한다. 여기서 은수사까지는 편안한 나무계단길. 관광객들을 위한 편의시설이다.


은수사(19:09)를 지나자 하늘이 열리며 상현달이 하얀빛을 솟아낸다. 종주 산행을 축하하는 듯. 탑사까지도 편한 길.


탑사(19:16)에 왔지만 어둠만이 주위를 감싸고... 그 오묘하고 신비한 탑사의 전경을 볼 수 없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관광으로도 올 수 있는 길. 더 큰 보람을 갖고 그 아쉬움을 달랜다.


탑사는 암마이봉 아래 앉아있는 사찰. 경내에 자리잡은 80여기의 돌탑은 다양한 모양과 크기로 탑사 전체를 아우른다. 효령대군의 15대 손인 이갑용처사가 1885년 신의 계시를 받고 30년에 걸쳐 쌓았다는 돌탑은 아무리 거센 비바람에도 무너지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다시 차가 있는 곳으로...〉


탑사 아래 상가도 이젠 문을 닫고 주위는 정막감이 감돈다. 미리 적어온 택시를 부르기 위해 주머니를 뒤졌지만... 아뿔사 전화번호 적힌 쪽지가 없다. 상가에 들어가 마령 개인택시 전화번호를 알아내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불통.


걸어갈 일이 걱정이다. 도로까지 간다고 해도 대중교통이 없는 것은 뻔한 사실. 현호님께 전화를 걸어 한국의 산하 「산인님」 산행기에서 간신히 택시 전화번호를 알아낸다.

덕분에 고마웠습니다.


기사와 연락한 후 주차장을 향하여 걸어가고...(19:28) 탑영제(19:45)에서 만나 산행들머리인 함미산성으로 향한다(10,000원).


최초 목표에서 유일하게 528봉만 오르지 못했지만 어느 산행보다도 완벽한 마이산 종주. 그 뿌듯함이 차를 타고 돌아오는 내내 마음속에 보람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