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9. 22. 수. /  2명


 

일원역(10:00)-중부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속사IC-운두령(12:00)

(2시간 소요)


 

운두령(12:00)-헬기장 옆 봉우리(1:00)-점심-정상(2:30)

-정상 직진 방향-되돌아-아래 삼거리 방향으로 하산(2:50)-아래삼거리(4:10)

 

운두령 -정상 : 1시간 30분

정상-아래 삼거리(이승복 생가터 입구): 1시간 30분


 

1. 태수와 3차 산행


 

일요일 청계산 밑에서 산행 후

친구들과 모여 한 판-정확히는 두 판-을 벌이고 있을 때

연락이 왔다. 추석 밑이라 도로가 붐빌까봐 염려했는데

어제 저녁 가기로 합의.

 

아침에 집 앞으로 일찍 오라 했는데 10시 쯤 도착.

내심으로는 좀 멀기는 하지만 정선의 가리왕산으로 갈 까하여

되도록 일찍 오라 했는데

가는 도중에 계방산으로.

오늘은 2일, 7일에 열리는 정선의 장날.

 

먼저 가칠봉 사진을 CD로 만들어 왔다.


 

내가 차로 가면 원주 쯤 도착할 무렵

날쌘 그 차로 운두령에 도착.


 

칡즙을 한 잔 마시고 바로 등산.

하늘이 맑다.

지금이 춥지도 덥지도 않은 최고의 날씨.

주변 조망과 분위기가 아주 좋다.

눈 올 때 다시 오리라 아꼈는데 자주 와도 좋은 곳.


 

2.

정상을 저만치 빤히 보이는 봉우리에 앉아

태수가 준비해 온 점심을 먹었다.

맛 있는 김밥에다 미도의 그 유명한 떡집의 떡,

커피까지 아침 일찍 아내가 챙겨 준 모양이다.

고맙다.


 

산 아래서 먹는 점심보다 시간도 절약되고 맛도 별미.

집에서 번거롭게 이렇게 자꾸 챙기게 하면 안되는데...

이런저런 얘기로 미루어 보아

태수가 장가를 아주 잘 간 듯하다.

 

대구에서 온 팀의 아줌마 두 분도 지나치다 몇 점을 먹고 감탄과 고마움을,

나중 정상에서 만났을 때 과일을 깎아 고맙다며 건넨다.

땀이 식어 겉옷을 꺼내 입었다.

아마 곧 썰렁하고 오래 머물러 앉아 있기 힘든 날씨로 바뀌리라.

1시간 가량의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정상에 올라 대구팀 일행의 식사하는 모습을 보고 정상 증명 사진을 찍었다.

정상에서 직진 방향으로 조금 더 가 보니 단풍이 이쁘다.


 

아이들에게 정상 도착의 문자를 날리다.


 

3.

정상으로 되돌아 와 아래 삼거리 방향으로 하산.

능선 길인데 제법 길다.

대구에서 온 분들 중 어떤 분들은 내려 오며

꿀밤-오랜만에 듣는, 그 분의 표현-을 줍는다.


 

능선은 이쪽 저쪽의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얼마 안 되는 사이를 두고

같은 산임에도 불구하고 처지와 분위기가

저리 다름은 사람들의 삶도 마찬가지.


 

이 코스로 하산하기를 태수는 잘 한 것 같다고 한다.


 

이승복생가터 입구 아래 삼거리에 도착.


 

운두령 차 있는 곳까지 가려고

시간이 좀 걸려

태수가 차를 얻어 타고 갔다올 동안

조금 더 걸어 올라 길에서 체조도 하고 주변 집도 둘러 보고.


 

4.

내려온 태수의 차를 타고

봉평으로 바로 가고 싶어하는 태수를

지난 주 들린 송어집으로 데려 가 소주를 한 잔 하다.

이 별미만으로도 나는 여길 들릴 수 있는 곳.

편안하고 좋은 곳.

 

주인장은 차를 얻어 타기 어려우면 전화하란다.

휴대폰에다 번호를 입력해 두다.


 

조금 서둘러 먹고 봉평으로.

해떨어지기 직전에 도착하여 메밀밭에서 사진을 찍고

어두워진 효석 생가터를 방문하다.


 

몇 사람이 선착해 있는 그 집 안쪽에서

메밀차 대신 묵사발에 메밀술로

당대의 불운한 천재를 회고하다.


 

오다 문막에 잠시 들리고 한 시간 반 만에 도착하다.


 

수요 휴진을 목요휴진으로 바꾸어야 할 처지인 모양.

내 강의 시간을 바꿀 수 있느냐는데...


 

 

시간이 닿을 때 이런 시간을 갖으면 좋은 것.

태수가 최고라는 뉴질랜드 트렉킹도 매력적인데

그 때 저와 내가 시간이 서로 닿을라나 모르겠다.


 

태수 말대로 구룡산에서 처음 만났을 때보다

이 몇 주 사이에 내가 훨씬 좋아졌다.

맞는 말이다.

산행도 산행이려니와 너와의 만남 덕.

기운 생동.

좋은 제자를 둔 청복(淸福)이라 생각한다.

 

너로하여.

고맙다. 태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