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6. 29-30. 화-수 / 4명

무릉계곡 매표소(10:15)-두타산성- 두타산 정상(14:10)
-점심(30분)-박달령-청옥산 정상(16:30)
-학등능선-문간재-쌍폭-용추폭포-삼화사-매표소(19:50)

1.
몇 해 전부터 가고 싶어하던 산이었다.
낮 시간이 길 때가 좋을 것이라 염두고 두고 있던 차에
마침 의외의 속초 H콘도 초대권이 생겨
결행키로.
비가 오지 않기를 기원하며.

2.
전날 산행기들과 관련 홈피를 들러 읽고 복사하고
매표소에 전화하니 서울에서 차로 3시간 30분-4시간 정도 소요되고
산행시간 9시간 정도, 09시 전에 산행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낙두 부부, 05시 10분 경 도착, 그 차를 지하주차장에 두고 출발.
기분 좋게 가다가 광주 못 미쳐 콘도 초대권 두고 온 사실을 알았다.
황당하다.
광주에서 나와 바로 차를 돌려 도로 광주로 들어가
-매표소 아가씨가 우릴 보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
집에서 초대권을 찾아 여주 휴게소에 도착하니 07시.

마련해 간 아침을 먹었다.
낙두 부인이 직접 키운 청정 채소와 함께 달게 먹다.
회비 10만원씩 갹출.

3.
환담 속에 아내와 교대로 운전, 10:15 매표소 통과.
참전용사인 낙두는 아내까지 면제란다.

내가 까먹은 한 시간을 벌충하기 위해 연칠성령 대신
학등능선을 하산길로 고려하고 자주 온다는 친절한 분을 만나
길의 형편을 물으니 학등이 좋다고.

길 안내가 잘 되어 목표만 분명하면 길 잃을 염려는 없다.

올라 가다가 왼쪽 두타산성 갈림길로, 두타산성을 지나 정상으로.
좌우 전망과 시계가 좋다.

장거리 산행이라 종주 할 수 있도록
각자의 페이스를 유지하는데 유의하고 , 자주 쉬다.

두타 정상까지 4시간 정도 걸렸다.
마음을 비우고 시간과 거리를 따지지 말고
그저 기꺼이 종일 걷고 종일 산속에 머문다는 기분으로
걸어야 스스로 지치지 않는다.

정상에서 점심.
정상의 분위기도 참 좋다.
아내는 밥만 가져 오고 찬은 차에 두고
낙두부인이 가져온 상추 등 싱싱한 야채 쌈을
산꼭대기에서 먹는 맛도 별미다.


서울H산악회에서 우리와는 다른 코스로 올라와 박달령으로 하산한다.
그 중 한 분이 옆에서 식사하는데 한 동네 한 단지
바로 이웃 동에 산단다.
동네에서는 몇 해를 살아도 얼굴도 모르던 분을
이 먼 산에 와서 얼굴을 익힌다.

4.
청옥산을 바라보며 박달령으로 이동,
능선을 걷는 분위기가 참 좋다.

박달령에서 낙두가 하산하겠다고.
더 이상 오르는 것은 무리라 생각한 듯.
그러라 하다.
두타산 코스로 목표달성.
적절한 선에서 멈추는 것도 엄청난 용기.
마침 두타에서 사진을 찍어 주던
혼자 오신 분이 있어 동행 하산.
혼자 보내기 보다는 마음이 가벼웠다.

세 사람은 청옥으로.
낙두부인은 땀도 흘리지 않고 숨소리도 고르다.
수영과 국선도로 쌓은 내공이 대단하다.

청옥 정상 직전, 학등으로 내려 가는 길을 확인하고
정상에 오른 감격을 스스로 음미하다.
참으로 좋다.

연칠성령 코스를 버리고 학등으로 하산.
뛰다시피 올라오는 젊은이를 만나다.
올라오는데 2시간 40분 정도 걸렸다고.
용기를 주는 말이지만 나중에 보니 시간에 착오가 있었을 듯.

좌우 골짜기를 보며 능선길로 하산,
문간재 지나 쌍폭, 용추폭포를 보다.
쌍폭이 아름답다.

5.
삼화사를 통과, 계곡물에 발을 담가 열을 식히고
1시간 30분 전에 도착해 기다리던 낙두와 상봉하다.
기다리며 막걸리를 마시며 주인 가족의 인간미에 반해
예정에 없던 백숙을 시켜 놓다.
본인도, 나도 별로 좋아하지 않고,
동해안에 와 ‘회’를 먹을 생각들이었는데.
결과적으로 탁월한 선택이었다.

조리한 곰취에 싸서 먹는 백숙,
나중에 나온 닭죽도 일미지만,
산채들이 특히 개미취가 별미.
여러 접시를 비웠다.
나도 맥주를 한 병 시켜 그 동안의 금주를 잠시 끊고
산행 종료의 무한 감격을 건배 한 잔으로 대신하다.

주인 아저씨는 산악구조대장이란다
참으로 귀한 일을 하시는 분이다.
아들 말로는 두타는 4시간, 청옥까지는 6시간 정도로
아침마다 개와 한 바퀴 돌아 온다고.
본인이 병술생, 59세란다.
나와 동년배, 놀랍다.
구조대 활동하는 분들이 백두산 다녀온 사진을 보여 준다.
맑은 날씨를 보신 것은 좋은 일을 많이 해서 일 것이라 하니
끄덕인다.
마음씨들이 넉넉하여 참으로 편안하다.

6.
물맛이 참 좋다.
저녁을 먹고 나니 10시가 넘었다.
속초로 이동, 중간에 또 길을 잘못 들어
정선 쪽으로 가다가 되돌아 와
밤 12경 콘도 도착.
오다 길에서 산 수박으로 갈증을 다스리고
교대로 땀을 씻고. 취침.

7.
30일.
일찍 일어나 6시 30분 동명항.
밤새 비가 왔다.
어제 택일 잘햇다는 생각이 든다.
오징어가 12마리 1만원.
각각 아이들을 위해 아이스박스에 담다.
24시간 보관 가능하단다.

새꼬시 1kg 3만원, 멍게 매운탕거리를 덤으로 준다.
중앙시장에서 쌀과 먹거리를 조금 사고.
아침부터 소주 1병과
손질해온 회와 오징어를 먹었다.
나도 한 잔만.

척산온천에서 몸을 풀고
돌아와 밥과 매운탕을 먹고 나니 퇴실 시간.

여기저기 들릴 생각을 접고
미시령으로 천천히 귀가하기로 결정.
국수리에서 국수, 빈대떡으로 최종 마무리.
-음식 맛이 좋다.

벼르던 산을 올라 기분 좋고
모두 무사히 마쳐서 감사하고
얘기 많이 듣고, 또 할 수 있어 좋았다.
그들에게는 최고 기록 갱신 산행이기도 하고.


▣ 뚝골 - 다녀가셨군요.. 하산코스인 학등이나 연칠성령이나 비슷합니다.. 학등으로 오름길을 택하시면 좀 빡실겁니다.. 하산후 맨 첫집을 들르셨군요..산사랑을 많이 실천하시는 분입니다..그 바둑이 이름이 곰돌이라캅디다..얼마전에는 백두산도 다녀오셨다더군요..오늘은 고적대 오르다가 쏟아지는 비에 포기하고 내렸습니다.. 늘 즐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