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속내를 보이려 하지않는 지리산



1. 산행일시 : 2004년 6월 26일 토요일
2. 산 행 지 : 지리산 백무동 → 장터목 ↔ 천왕봉→ 장터목→  세석  → 백무동
(원점     회기 산행)
3. 산 행 자 : 나홀로
4. 총 산행시간  : 7시간 30분(휴식. 중식 시간 포함)
5. 총 산행거리 : 19.1km(국립공원 안내자료)


※ 한국의 산하 가족에게 먼저 죄송 하다는 말씀부터 드려야 겠군요 "민주지산산행기19292('04.06.06), 덕유산산행기19305
('04.06.14)"를 산인 이란 ID로올렸드니 나보다 먼저 산인 으로 등록한 분께서 ID 바꿔 사용하시라 하여 실명으로 산행기 올립니다


○ 운무속에 몸과 마음이 촉촉이 젖는 하루


07 : 13(집 출발)
겨울의 백무동을 가보려 하였으나 시간의 여유를 할애할수 없어 오늘 장마속의 백무동을 찿아가기로 하고 대충 준비물을 챙겨서 배낭에 넣고 집을 나선다. 일기예보에 오전은 비 오후부터 개인다고 한다.


장마속이라 온통 안개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다. 조심스럽게 애마를 다루면서 남해고속도로 - 서진주 JC - 대진고속도로 - 생초 IC를빠져나와 - 화계삼거리 - 유림 - 마천면 소재지 - 백무동 - 주차장. 주차비 지불 하고 산행준비


09 : 25(산행시작)-하동바위코스
비는 내리지 않지만 안개비는 내리고 등산객은 아무도 없다 주차장 에도 주차된 차량은 단 3대 뿐이다. 안개속의 백무동은 어쩐지 썰렁하고 적막감 마져 돈다. 매표소에서 국립공원 입장료 지불하고 입산자 명단을 보니 내가 오늘 두 번 째다 나먼저 한사람 등산 하였다는 것을 알고 나니 그래도 나같은 생각을 가지신 분이 먼저 산행을 하셨구나 속으로 헤아리며 산을 오른다


운무속에 감춰진, 아니 온통 안개 옷으로 휘감아 버린 백무동 계곡은 이렇게 고요할 수가 없다. 장마비로 불어난 계곡수는 줄기차게 흐르며 나름되로 제각기다른 폭포의 음율과 리듬으로 자연의 합창을 뽐내며 노래 한다. 여기에 베이스로 이름 모를 새소리와 나뭇잎에 맺혔든 물방울이 모자를 눌러쓴 나의 정수리를 간헐적으로 툭툭 하고 때린다


계곡을 따라 오르는 등산로는 작년 수해로 훼손되어 우회하는 곳이많다. 돌계단을 한참을 올라도 시야는 어두워서 10m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이제는 나의 신체가 워밍업을 끝내고 안개비와 나의 땀으로 뒤범벅이 된다


하동바위 참샘을 지나고 안부에 올라서니 시야가 조금 밝아졌다
그러나 안개속의 백무동은 하늘을 개방하지 않는다. 어렴풋한 햇볕이 저멀리 비치는 것 갔다.


10 : 45(소지봉)
이틀전의 과음이 산행에 지장을 준다. 어제는 과음 후유증으로 좀 쉬었건만 그래도 오래 간다. 어려운 코스도 아닌 되도 힘이 든다 장터목 까지 거의 절반을 온 것 같다. 물좀 마시고 한숨 돌려 나의길을 또 간다


11 : 25(망바위)
여기에서 부터는 햇볕이 간혹 비친다. 그러나 시야는 트이지 않는다 지리산 주능선을 조망할수 없는 것이 못내 아쉽지만 처음부터 기대하지 않고 온 산행 이기에 후회는 없다. 조망은 다음으로 미루고 안개속을 아무생각 없이 하염없이 걷는다. 하산하는 등산객 들이 간혹 스치며 인사하고 지나 간다


11 : 50(장터목 대피소)
안개가 걷히며 비치는 태양은 아주 뜨겁다. 장터목 대피소는 한낯의오수에 잠겨있다 여기도 조용하다 3명의 등산객이 식사를 하고 있을 뿐 평상시의 시끌벅적 하든 장터목 대피소의 모습은 간데없고 돌아 가는 발전기 소리만 고요를 삼킨다.


당초 생각으론 조망도 안되고 좀처름 속살을 들어 내지 않는 천왕봉에는 가지않고 세석으로 곧바로 가서 하루종일 운무속에 백무동을 음미하려 하였으나 날씨가 좋아지고 있어 갑자기생각이 바뀌고 지리산에 왔으니 나 어찌 민족의 영산 지리산 천왕봉을 지척에두고 가리요 !


발품만 조금더 팔면 될 것을 하고 똥베짱 호기가 발동 한다.
배낭 풀어 간단한 간식을 하고 배낭을 대피소 저켠에 혼자 남겨두고 가벼운 혼신으로 훨훨 한 마리 새처름 날아간다 얼마 되지않은 그깟 배낭하나 벗어 던진게 이렇게 가벼울 수가


13 : 00(천왕봉)
대피소 뒤 돌계단 제석봉 고사목 지대 하늘로 통하는 통천문을 지나 천왕봉에 서다. 역시 기대는 금물이다.
지리산은 속살을 더러내지 않는다 안개가 스쳐가고 태양은 작렬 한다 천왕봉 아래 펼펴진 안개속으로 내 마음을 전한다


내 아무리 3대의 덕은 쌓지 않아 일출은 보지 못하지만 지리의품속 에서 잠시나마 안개솜 처름 부더러운 천왕봉의 정기를 받아 가노라고 다른때에는 그세찬 강풍과 일기변화 그것이 억센 사나이 정기 였다면 오늘은 곱고 부드러운 여인의 모습과고 갔다 .


바람도 없고 비온뒤라 깨끗하고 청아하다
이맛에 지리산을 찿는다. 어느 등산인이 쓴 책에서 지리산은 그모든 것을 좀처름 보여주지 않기에 또다시 찿게 된다고..........
천의 얼굴을 가졌기에


수줍은 새색시 마냥 지리산은 안개커튼을 걷었다가는 다시 살며시 덮어 감추고 를 반복한다 내 때가되면 언제고 또다시 全裸 의 지리산 그대를 다시 보러 오리라 !
아쉬움을 접고 장터목에 하산하여 중식을 한다.


14 : 25(장터목 출발)
후덥 지근한 지열과 바람도 없는 안개속의 지리산 산길은 정말 오늘따라 무덥고 지루하다. 등산객도 한산하여 띄엄 띄엄 지나간다. 연하봉을 지나 산죽길을 걷고


15: 25 (촛대봉)
세석산장에서 올라오는 한팀의 단체 등산객이 보일뿐 세석대피소도 너무나 조용하다. 반쯤 안개가 걷힌 세석 평원을 바라보며 심호흡을 한다 그래도 오늘 산행중 제일 많이 시야가 트인 지점이다


15 : 40(세석출발)-한신계곡
행복끝 고생시작이다. 미리 예상한 길이지만 처음이라 그런지 경사가 직각이다 순전한 하천 계곡을 따라 바위를 타고 내린다
음지쪽이라 바위에는 이끼가 있어 미끄럽기 한정 없고 장마뒤라 그런지 발길이 많이 닿지 않아서 인지 길도 뚜렸하지 않다.


고생 고생 조심조심 또 조심 연신 땀이 베어 나온다 얼마를 왔을까? 왠 산속에 담배 냄새가? 이맑은 원시림 속에서......... 더넓은 바위계곡이 펼쳐지고 돌계단을 미끄러져 내리는 폭포는 가히 감탄을 자아내게한다 .


아뿔사 그런데 그 아래쪽에 왠사람, 유심히 보니 카키색 옷
차림으로 혼자 앉아서 담배연기를 마음껏 삼켰다 뿜어내며 이맑은공기를 오염 시키고 있다. 한마디 해주고 싶지만 무슨 말못할 사연간직하였기에 이심산 유곡에서 저렇게도 깊은 시름에 잠겨 이세상 모든고민은 다 자기가 간직한양 담배연기를 연신 깊게 빨아 드리고 있는지 ?


재빨리 오염된 공기속을 벗어나 길을 재촉 한다 아래로 내려울수록 등산로는 양호해 진다 보이는 것은 빼곡이 하늘을 뒤덮은 원시림과 들리는 것은 수십개의 폭포에서 쏱아지는 물소리뿐  양쪽에는 깎아지른 천길 절벽.


바위 사이 사이에 자생하는 소나무는 분재요 바위는 수석이다. 한폭의 동양화다. 겨울의 흰눈이 왔을때를 상상 하여 본다  정말 "武陵桃源"이 따로 없다.


참으로 오늘 등산은 의미가 깊다. 등산은 안개속에서 땀으로 목욕하고 정상에서는 포근한 정기를, 하산은 무릉도원에서


심산유곡에 심취하여 수많은 각양각색의 폭포
(한신폭포.오층폭포.등)를 감상하며.........
하부지역 한신계곡과 한신지계곡 합류지점에 도착한다



16 : 30(가내소 폭포)
한신지 계곡은 반달곰 보호지역으로 등산로 폐쇄.
계곡을 가로지르는 교량에서서 하염없이 흐르는 물을 감상한다 수량이 많아 떨어지는 폭포수는 그야말로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첫나들이 폭포를 지나니 세석에서 1박한다는 등산객 들이
몇 명씩 올라온다


숲속을 벗어나고 식수를 공급하는 배관이 보이고 도로도 산책로로 변하고 평탄한 길이 계속된다 산책 및 산행자들이 몇명씩 보이고 드디어 아침에 출발한 갈림길.
주막집 배관에서 떨어지는 물로 세수 좀 하고 물 좀 마시고 오늘의 산행을 마감한다


17 : 05(등산종료)-주차장
신발끈 풀고 시동걸어 에어컨 켜놓고 팔 다리 전신 정리 운동을
좀 하고 여유를 부려본다. 아침에 왔든 곳으로 가야한다.
심신을 지리산 정기로 충전을 하였기에 현실에 충실 하기 위하여


 


 


 


 




▣ 고니 - 흐린날씨에 좋은 산행 하셨군요.그리고 자연상태로 자생되는 소나무를 분재로 비교하니 조금은 그렇네요. 즐산 하십시요.
▣ 불암산 - 시끌벅쩍하던 지리산에 모처럼 평화로움과 적막감이 감돌았나 봅니다. 넉넉하고 푸근한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항상 즐산하십시요 - 불암산 드림 -
▣ 이향진(산인) - 불암산님 덕유산 다녀오셨군요 > 종주축하드립니다 . 저도 5월에 갔던 덕유평전이 생생 합니다 항상즐산하시고 건강 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