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04. 6. 27
목적산 : 지리산 쑥밭재
코 스 : 추성리 칠선산장-벽송사입구-광점동-어름터-허공다리골입구-쑥밭재- 1323봉-헬기장-산청군오봉리마을(5시간 30분)
날 씨 : 흐림

등산지도


원래 산행계획은 헬기장이라고 표기된 곳에서 좌측으로 90도 꺾어서 추성리로 하산해야 하는데(붉은 표시) 운무로 인해 길을 잘못 들어 산청군 금서면 오봉리 마을로 하산(푸른색)하여 봉고차를 대절, 칠선계곡 입구로 8km의 거리를 이동하여 부산으로 돌아옴.


05시. 자명종 소리에 일어나 짐을 챙기고 07시 집사람과 함께 일찍 집을 나섭니다. 2주전에 지리 종주를 하였지만 쑥밭재 쪽은 가 보지를 않아서 가보고 싶었던 곳입니다.
칠선계곡은 휴식년제이기 때문에 불가능하고 몇 년전에 허공다리골을 오르다가 비가와서 포기한 적이 있어 오늘은 꼭 가보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지하철 역으로 가는 동안 담장 밑에 핀 무궁화가 물기를 머금은 채 반갑게 인사를 합니다.

활짝 핀 무궁화


지하철 역 벽에 걸린 글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일행들과 만나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남해 고속도로와 생초 IC를 지나 목적지로 출발합니다. 10시 30분 칠선계곡 입구에 도착한 일행은 곧바로 산행을 시작합니다.

안내간판


날씨가 흐린데다가 바람한점 없어 오늘도 땀은 많이 흘릴 각오를 하고 광점동을 지납니다. 길가에는 예쁜 야생화도 피었고 산딸기도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지리산 공비 토벌 루트 안내도


야생화와 산딸기


나뭇잎들이 물기를 머금어 푸르름은 더해 보이고 숲으로 덮인 계곡은 한 낮인데도 약간은 어둡습니다.


인공 철제 다리도 건너고


운화사 안내 팻말도 지나고


이끼 덮인 고목


계곡길을 따라 오르는 등로는 가끔씩 하늘이 보일뿐 어둡기 까지 합니다. 더군다나 바람한점 없어 벌써부터 땀은 비오듯 합니다. 11시 08분, 계류를 몇 번이나 이리저리 건너며 산행은 이어지는데 비가 온지 얼마 안돼서인지 수량도 많아 흐르는 물소리가 계곡을 진동합니다.



12시 24분, 우측의 계곡(허공다리골)을 버리고 쑥밭재를 향해 오름길은 계속됩니다. 위로는 숲이 우거지고 그 아래로 사람 키만한 산죽사이로 난 길을 따라 오름길은 이어지는데 군데군데 더덕냄새가 코를 진동합니다. 길가에서 만난 더덕을 몇뿌리 캐봅니다. 그러나 씨알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아마도 이 길은 희미한 것을 보니 등산객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길인 것 같습니다.

생을 마감한 고목은 운지버섯에게 몸을 맡기고 드러 누웠습니다.


오늘따라 습기가 많고 후덥지근해 컨디션도 그리 좋지 않아 자주 쉬게 되고 물도 많이 들이킵니다.
드디어 쑥밭재에 도착하니 양쪽으로 등로는 반듯합니다. 아무런 표지기가 없어 의아해 해보지만 물어볼 사람도 없어 좌측으로 산행을 계속합니다. 지도를 보니 오른쪽으로 가면 하봉으로 가는 길인 것 같습니다. 여기는 제법 길이 반듯한데 능선에도 온통 사람 키만한 산죽길입니다.
13시 00분 1323봉에 도착하여 식사를 하고 사방을 보니 온통 운무로 시야가 가려지고 방향감각을 잃을 것만 같았습니다.

기암 1


터널같은 산죽길


기암 2


기암 3


1323봉에서 우측으로 난 길(새재로 향하는 길인 듯)을 버리고 우리는 좌측으로 난 능선길을 따라 산행을 재촉합니다. 물기를 머금은 바위와 나무뿌리는 무척이나 미끄럽습니다. 집사람은 몇 번씩이나 미끄럼을 탑니다. 곳곳에 걸린 밧줄을 잡고 오르내리기를 여러번 반복합니다.

고목


짙은 안개가 끼었다 걷혔다 하기 때문에 발밑만 보고 걸어야 할 뿐 시야도 별로 좋지 않고 어디 마땅히 조망을 할 수도 없었습니다.

안개 낀 하봉방향


안개 낀 두류봉 방향


편안한 등산로


14시 25분 헬기장에 도착하여 다시 지도를 확인합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여기서부터 길을 잘못 들었습니다. 지도상에 여기서 90도 좌회전해야 되는데 계속 직진을 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계속 직진하다가 큰 암봉을 만나 우측으로 우회한 것이 생각지도 않은 곳으로 하산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등산로변에 핀 야생화




능선을 따라 하산하는데 멀리에는 불이 난 듯한 자리에 잣나무를 식재해 놓은 것이 보이고 어른 키만한 홍싸리 나무가 사람을 붙들고 놓아주지 않으려합니다. 어디인지 분간은 가지 않지만 저 멀리 우측 계곡에는 큰 건물이 들어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었고 차량도 올라와 있는 것도 볼 수 있었습니다. 고사리와 취나물이 이제 올라오는 것들도 있는걸 보니 역시 지리산은 높은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불이 난 자리인 듯.....


심어놓은 잣나무


능선을 따라 걸어온 길


마지막 안부에 이르러 사거리에서 방향감각도 없이 좌측으로 한참을 하산하니 임도가 나오고 임도변에는 입산금지 안내판이 덩그렇게 세워져 있습니다. 우리가 하산하는 길은 입산금지가 아닌데 하고 이상하게 생각합니다.
우린 임도를 가로질러 길을 개척하며 내려오는데 토종벌통을 발견합니다. 이어 민가가 나오고 계곡 옆으로 난 포장된 길을 따라 내려오니 마을 입구에 오봉리 라고 새겨진 비석을 만날 수가 있었습니다.
능선 한두개쯤 지나온 것 같은데 하산하고 보니 완전히 엉뚱한 곳으로 하산하게 된 것입니다. 더구나 안개가 짙게 끼고 방향감각을 잃었을 때는 정말 조심해야 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16시 05분, 금서면 오봉리 산골마을에 설치된 토종벌통


저 멀리 산 중허리에는 한줄기 소나기가 쏟아질 듯 먹구름이 감돌고 한두방울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마을에서 봉고차를 대절하여 우리가 출발한 칠선계곡입구를 향해 8km를 거슬러 올라가 칠선산장에서 흑돼지구이와 하산주로 오늘의 산행을 끝내고 차량을 회수하여 부산으로 돌아왔습니다.

17시 55분 칠선계곡 입구의 칠선산장






▣ 정범모 - 그 일대가 표지판이 거의 없어서 길 잃기 딱 십상이지요. 저도 6월5일에 중산리에서 출발하여 천왕봉~중봉~하봉~쑥밭재~외고개로 하산하기로 했는데, 길을 잘못들어 추성리 계곡쪽까지 알바를 한 적이 있습니다. 위의 사진중 '기암'(첫번째 것) 이라고 한 것은 '독바위'인데 전망이 정말... 그 일대에서 최곱니다. 줄이 설치되어있어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고 생각보다 위가 상당히 넓습니다. 다음에 기회되시면 한번 꼭 올라가 보세요.
이우원-아 그 바위가 독바위군요. 너무나 어이가 없었습니다. 방향감각도 전혀없고 혼이 났습니다. 사전에 님에게 문의를 했더라면 참 좋았을건데.... 감사합니다. 


▣ 운해 - 칠선 계곡의 비경을 모고 오셨으니 올 여름이 시원 하겠습니다.7월4일까지 말을 아껴 두었다가 그 때 몽땅 쏟아 놓을렵니다.
이우원-칠선계곡은 지금 출입이 안되지만 입구에는 갈수가 있지요. 관악산에서 뵈면 흔들거리는 차애기 끝까지 들어봐야 되겠습니다. ㅋㅋㅋ  


▣ 永漢 - 운무 가득할때는 방향감각이 없어지는데...나침반이라도 하나 가져갔으면 좋았겠습니다만..
이우원-정말 비라도 세게 내리면 큰일날뻔 했지요. 영한님은 그래도 아들이랑 좋은 산행 하시고 부럽습니다.


▣ 김영식 - 새재 갈림길에서 좌측 바위를 돌아내려 20여분이면 안부에 도착(우측은 오봉리 하산)하고 15분정도 산죽을 지나 오르면 갈림길에 도착합니다. 이곳에서 좌측으로 가야 벽송사로 가는데 우측으로 가셨군요, 저도 우측은 가보지 않았는데 헬기장을 보았다면 이미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벗어난것입니다. 헬기장을 만나지 말아야 합니다.
이우원-헬기장 못미쳐서 좌측으로 희미한 등산로가 있었는데 놓쳤습니다. 근데 그때까지도 길이 잘못된 것을 몰랐으니까요. 님의 글을 읽으니 이제 이해가 갑니다. 감사합니다.


▣ 빵과 버터 - 저한테는 이름조차 생소한 지리산 쑥밭재네요....칠선계곡이 그렇게 좋다던데....아쉽습니다.
이우원- 칠선계곡이 유명하지요. 여름에도 발이 시리고....  빵님은 사모님이랑 대야산을 다녀오셨더군요. 용추계곡이 참 멋있지요. 저는 중대봉을 거쳐서 대야산을 넘어 용추계곡으로 내려간 적이 있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즐산하십시요. 감사합니다.


▣ 山용호 - ㅎㅎ 헬기장이라 표기한곳이 상내봉입니다. 그곳에서 길을 잃으셨군요. 독바위 사진이 잇는걸로 봐서 어름터에서 올라오다 허공다리골을 버리고 쑥밭재로 올라온듯 합니다. 아직도 지리산에서 멀쩡한 날에도 길잃게 제일쉬운곳이 허공골-쑥밭재 일대입니다...다행히 오봉마을로 하산하셧으니 나름대로 좋은코스엿습니다.ㅎㅎ
이우원-헬기장 봉우리가 상내봉이군요. 쑥밭재로 올라왔는데 어른키만한 산죽때문에 길이 잘 보이지 않더군요. 정말 큰일 날뻔 했습니다. 다음부터는 나침판이라도 가지고 가야되겠습니다. 잘 일러주셔서 감사합니다.


▣ 불암산 - ㅋㅋㅋㅋㅋ 영양가있는(?) 알바를 하셨습니다. 지리산자락을 가깝게 찾을 수 있는곳에 사시는것 또한 크나큰 복아니겠습니까? 지금처럼 항상 즐산하시고 더욱 강건하십시요. - 불암산 드림 -
이우원-불암산님은 덕유산을 다녀가셨다구요? 정말 부지런하십니다. 영양가 있는 알바라고 칭해주시니 조금은 마음이 위안이 되는군요. 불암산님 감사합니다.


▣ 이수영 -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는 날이 있듯이 이우원님도 알바를 다 하시네요. 저도 주왕산에서 좌측으로 90도 꺽이는 길을 발견하지 못해 1시간 알바 했다가 재도전 끝에 성공했는데 재 도전을 하시지 않고 그냥 그 길로 하산을 하셨군요. 하지만 독바위일대의 전망과 경치가 아름답다고 소문을 들은즉, 오히려 전화위복으로 좋은 추억거리를 만드시고 오셨군요. 하지만 사모님은 좀 고생하셨겠네요. 이래서 여자는 남자는 잘 만나야 하는건데..ㅎㅎ ^^
이우원-저는 거의 다 내려갈때까지 길을 잘못든 줄도 몰랐습니다. 마지막 임도지나서는 길이 없어서 수풀을 헤치고 내려갔습니다. 수영님 말이 맞습니다 여자는 남자를 잘 만나야 하는데....감사합니다. 


▣ 권경선 - 사진속의 녹음과 비구름.... 제가 지리에 있는 듯 하군요. 더덕내음도 코끝을 감돌고... 흐린 날 산에 들어서면 풀냄새와 흙냄새가 좋은데... 언제나 지리품에 안길런지.... 사진으로 나마 흠뻑 빠지고 갑니다. 건강하시고 안산, 즐산하시길 기원합니다.
이우원-그날 캔 더덕을 찢어서 쇠주에 넣어 즉석 더덕주를 만들어 먹었는데 그 향기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쥑입니다. 그 맛.......자 한잔 받으세요 주---욱 ...감사합니다.


▣ 산사랑방 - 알바속의 지리산은 그래도 괸찮은 편이군요 안전하게 내려오신 건 그나마 다행이고 수고하셨습니다. 좋은 추억을 만드셨네요 ~^^*
이우원-그래도 산사랑방님이야 푸로인데 어디를 딩굴어도 문제가 없을것 같습니다. 만 하루를 산행하고도 차를 운전해서 집으로 돌아가시는 분이잖아요. 아 그 열정 부럽습니다.


▣ 김정길 - 운무도 운무지만 헬기장에서부터 야생화에 정신을 팔다가 오봉리로 내려가셨군요, 고생하시고 돈 나갔어도 지리산 동북능선의 멋진코스 다녀오심 축하합니다.
이우원-선배님도 저처럼 길이 잘못되었는데도 모르고 계속 가보신적이 있으신지요. 정말 당황하여 진땀이 나던데요. 정상에서는 봉우리 한두개 건너가는것 같아도 하산시에는 완전히 엉뚱한 곳으로 빠지니 정말 조심조심 안전산행 해야 겠습니다. 앞으로 명심하고  안전전산행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산미인 - 산행기와 사진을 보니 새봉에서 상내봉으로 못가시고 새재로 내려오신것 같습니다 그곳에서 우측에 보이던 동네 건물과 차랑은 아마도 윗새재 마을인것같습니다 그래도 새재에서 좌측 방곡리로 내려오신게 다행입니다 새재마을로 내려가셨드라면 차량회수하시는데 더많은 고생을 하실번 했네요
이우원-산미인님 관심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재로 내려간것은 아니고 헬기장 못미쳐서 좌측으로 희미한 길을 따라야 하는데 놓치고 말았습니다. 순간의 실수가 엄청난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 산행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두영 - 좋은곳 다녀 왔읍니다 어럽고 쉽게 허락하지 않은 벽송 능선 운무가 가로 막았군요 다음 기회에 하산 하시고자 한 벽송 능선을 타고 올랐다 하봉 까지 가시여 국골로 하산 하시면 됩니다 수고 하셔
이우원-회장님 말씀대로 다음에는 벽송사에서 거꾸로 올라가면 그 길을 알수 있을것 같습니다. 이번주에는 아직도 산행기가 보이지 않네요. 빨리 올려주세요.


▣ 山용호 - 산미인님의 말씀이 맞는것 같습니다. 사진상으로 봐서 새재부근입니다. 산불난듯한 저 초원풍경..새재가 맞군요..그럼 새재에서 윗새재로 내려오신게 아니고 건너편 오봉쪽으로 하산하신듯하네요..암튼 무탈산행하셧으니 다행입니다.
이우원-산용호님 새재쪽은 아닙니다. 1323봉 T자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가면 새재가는 길이고 우린 좌측으로 하산했거든요. 하옇튼 관심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 창원51z - 산행기 잘보고 갑니다. 그런데 '알바'가 무슨 뜻인가요?
이우원-잘은 모르지만 아마도 알바란 길을 잃거나 잘못 들어서 불필요하게 고생한것을 알바라고 하는 모양입니다.


▣ 서디카 - 우원님 지리산 사진 깨끗하게 잘 찍어셨군요...야생화.. 산뽕나무에 오디까지.. 이번주에는 만날 수 있겠지요
이우원-서디카님 이번주는 관악산에 가야지요. 이번주 얼굴 뵈입시더.


▣ 산미인 - 암턴 고생많이 하셨습니다 다음에 동부쪽을 가시면 관심가지고 확인해보십시요 괜한 애기를 해서 마음상하셨다면 죄송합니다
▣ 산미인 - 그리고 님이 올리신 지도에 표시대로 진행한다면 촤측은 어디에서 하산해도 절대로 오봉리가 될수없습니다 광점동이나 용유담.문정리라면 몰라도 지도를 한번더 검토해보십시요
이우원-산미인님 아뭏튼 관심가져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거꾸로 한번 가보면 잘 알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 김영철 - 저도 어제(7/3일) 동부능선을 종주한답시고 웅석봉에서 천왕봉으로 가다가 쑥밭재 근처 어디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국골방향-새재방향(소요시간 각 4시간) 능선에서 국골로 하산했습니다.그런데 위의 기암2와 기암3은 어디쯤 위치하고 있는 건가요?? 지금도 전 제가 내려온 길을 잘 모르겠습니다.
▣ 김영철 - 골짜기 내려와 보니 칠선계곡 출입금지라고 씌여있고 추성민박집 있는데, 왜 능선에는 국골방향이라고 되어 있어서....제가 내려온 길이 국골인지 칠선계곡인지 잘모르겠네요. 
이우원 - 김영철님 답이 늦었군요. 사진 중 기암 1과 기암 2는 1323봉 삼거리 부근에서 찍은 것입니다. 웅석봉에서 천왕봉으로 산행하셨다면 새재와 쑥밭재를 지났을텐데 .... 쑥밭재에서 능선을 다라 천왕봉쪽으로 향하면 하봉이 있는데 여기서 우측 능선을 따라 하산하면 오른쪽은 국골이고 왼쪽은 칠선계곡이지요. 이곳은 지금 휴식년제로 산행이 금지된 곳입니다. 두골짜기 모두 내려가면 칠선산장에 도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