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시루봉(653m) -웅산(熊山, 703m), 경남 진해시, 창원시, 김해시


산행일자 : 2006년 7월 16일 (일요일)

참가자 : 창원51 회원 10명

날씨 : 지리한 장마 중에 잠시 개었다 가랑비 오다가 흐림... 


웅산, 시루봉 개관

웅산(熊山)은 진해시, 창원시, 김해시에 걸쳐있는 산으로 북서쪽으로 장복산,남서로는 산성산 ,남으로는 천자봉과 연결된다. 웅산은 진해의 명산으로 신라시대에는 나라에서 국태민안을 비는 고사를 지낸 산이기도 하며 조선초까지 산신제가 올려진 곳이기도하다.시루봉은 산세가 수려하며 안민고개에서 주능선에 이르기까지 등산로 좌우의 막힘이 없어 진해시가 한눈에 보이며 좌로는 창원시가 보인다.
시루봉은 마치 시루를 얹어 놓은것 같이 생겨서 생긴 이름이고, 우뚝 솟은 거암 시루바위(시리바위,웅암,곰바위,곰메라고도 함)은 높이가 10m, 둘레가 50m나 되며, 쾌청한 날에는 멀리 대마도가 보인다고 한다 (진해시청)
웅산 정상의 위치와 시루봉의 높이에 대해서는 자료마다 조금씩 다르다. 여러 자료들을 보고 추정해보면(틀릴수도 있음), 웅산은 안민고개에서 천자봉으로 휘어져 뻗어있는 산줄기 전체를 일컫는 것으로 보이고, 그 중 시루봉은 웅산 봉우리 중의 하나로 모습이 특이하여 가장 이름난 봉우리이다. 웅산의 정상은 시루봉으로 표시된 자료도 있으나, 불모산으로 갈라지는 곳에 있는 암봉으로 보는 자료가 많으며, 높이는 대체로 703m로 표시되어 있다. 한편 시루봉의 높이는 653m, 703m, 693.8m 등이 있으나, 봉우리 앞의 안내판과 경남도의 관광안내자료에는 653m로 나타나 있다.(창원51)


웅산, 시루봉 산행로 개념도 (그림 누르면 확대)

 


다른 참고자료 (산행지도, 코스, 산행기 등)  : 아래자료에서 창원,진해 지역의 "웅산", "시루봉" 참조


산행코스 : 자은동 삼성아파트 ~ 바람재 ~ 시루봉(653m) ~ 웅산(703m), 불모산 갈림길 ~ 안민고개


구간별 시간 : 자은동 삼성아파트 -1시간 30분- 시루봉(653m) -40분- 웅산(703m), 불모산 갈림길 -1시간 30분- 안민고개

총 산행 시간 : 약 4시간  


산행 메모 및 사진

 

이번 주는 일년에도 몇 번없는 3일 연휴인데, 일기예보를 보니 3일 계속 비소식이다.
몇주전부터 지리산 1박2일 종주계획을 열심히 세웠는데, 이번에도 또 취소다..
산장예약이 안되어 비박을 할 판에 비 소식이 있으니 딴 방법이 없다.

 

그래서 여러번 다녀온 산이지만 비 맞으며 걷는 운치가 있어 보이는 진해 시루봉으로 향했다.

시루봉 산행정보는 두어번 올렸기 때문에 생략하고, 산행지도만 조금 정비했다.

 

자은동 삼성 아파트에서 출발하여 시루봉으로

 

시루봉 오르는 길은 몇군데 있으나 대발령에서 천자봉을 거쳐 오르는 길과 삼성아파트에서 자은초교 옆으로 오르는 길이 무난하다.

오늘 오르는 삼성아파트 들머리 길은 잘 조성된 산행로와 팻말을 따라 1시간 반쯤 오르면 시루봉에 도착한다.

가랑비와 비안개 속이라 전망이라고 할 것도 없다.

 

비안개 속의 시루봉에

 

웅산으로 가면서 만난 등산 고수 "태달사" 회원...

 

시루봉에서 웅산으로 가면서 어떤 부부 산객을 만났다.
궂은 날씨라 산에는 우리밖에 없는데 만난 사람이라 반가움에 말을 붙였다.

 

"어디서 오십니까?"
"안민고개에서 시루봉 왔다가 돌아갑니다"

"얼마나 걸렸습니까?"
"오는데 1시간 반, 가는데 1시간 반쯤 걸릴것 같습니다"

 

"산을 잘 타시는 모양이군요"
"우리는 김해에 사는데, 장거리 산행을 주로 즐기는 팀입니다"

"보기에는 보통의 부부산행팀 같은데요"
"오케이 마운틴의 '태달사'라는 모임 들어 보았습니까? "
"오케이마운틴은 잘 안들어가고요... 한국의 산하에는 가끔 들어가는데요"

"저번에 태극무박왕복종주를 마치고 산행기를 한국의 산하에도 올렸는데요"
"대단하십니다. 집에가서 한번 읽어 보지요. 그런데, 태달사가 뭡니까?"


"'태달사'는 태극을 닮은사람들이라는 뜻으로, 화대종주, 태극종주와 같은 장거리 등산을 주로하는 모임으로 30km 50km 등을 보통으로 합니다. 성삼재-천황봉 왕복종주 14시간 등은 한참전에 했고요, 얼마전에 지리산 태극무박왕복종주 180km, 95시간을 완주했습니다. 옆에 있는 사랑은 여성으로서는 태극왕복종주 최초 기록이고요,"

 

"으잉, 180km를 한꺼번에요.. 아이고 대단하십니다. 대단한 고수를 몰라봤습니다."
"사람이 아니네..."  옆에 있던 y가 거든다.

"한국의 산하에도 아는 분들이 있지요.. 요물님, 청파님, 운해님 등등, 그런데 혹시 어떤 팀인가요?"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머 그저 창원51이라고 초보자 널널산행기 가끔 올리기는 하지만, 그 쪽 이야기 들으니 우리는 산에 다닌다고 말하기도 힘들겠는데요. 지리산 성삼재-천왕봉 편도도 2,3 일 걸리니까요"
"즐산과는 좀 다르지요... 즐기면서 하는 산행은 또 다른 의미가 있지요. 창원51은 들어본적이 있습니다."

"하이고~ 넘사시럽게...여하간 만나서 반가왔습니다. 좋은 산행하세요"
"즐산하세요"

 

집에 와서 한국의 산하 게시판을 보니 "신현철"이라는 필명으로 "태극무박왕복종주" 산행기가 올라 와 있다.
"무박"이니 "산행시간"이니 같은 것에 대해 누가 기록을 점검하거나 공인을 해주는 것은 아니겠지만 참으로 대단한 산꾼임에는 틀림 없다.

또한, 이러한 기록의 의미나 가치를 우리로서는 잘 모르기도 하고, 우리와는 별로 관계없는 먼 나라 이야기로 들리기도 하지만, 여하간 어떠한 목표를 정해놓고 어렵고 고통스런 과정을 이기고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님은 틀림없다.

 

그런 면에서 오늘 산행은 특별히 쓸 이야기가 하나 생긴 셈이다.
이 산행기도 사실 이 만남 때문에 산하에 올려 본다.

 

 

산행중에 만난 "태달사"라는 모임의 신현철-김옥주 부부팀(사진 좌측)

 

 

웅산을 지나 안민고개로 하산

 

웅산가교와 암릉을 지나서

 

웅산(암봉과) 바로지나 안민고개/불모산 3거리

 

야생화... 젖지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산행을 마치고

 

"천지 불인 (天地不仁)"

 

참으로 모질었던 폭우는 지나간 듯하지만 지리한 장마는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다.

보통 때는 그저 몇군데 집중호우를 뿌리고 가더니만, 올해는 폭우가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고 다니는 바람에 곳곳이 수해로 만신창이가 되었고, 대도시는 그나마 나으나 상대적으로 생활여건이 더 열악한 산간지역과 벽지 주민들이 심한 인명피해를 당하고 삶의 터전조차 잃어 버렸다는 소식에 모두들 마음이 아플 것이다.

 

또한, 우리 팀을 비롯하여 많은 산하가족이 즐겨 찾으면서 아름다움에 감탄하던 우리의 아름다운 산하가 많이 무너지고, 페이고, 훼손되었다는 소식도 우리를 안타깝게 한다.

 

언젠가 도올 김용옥씨가 "天地不仁(천지는 어질지 않다.) 以萬物爲芻狗 (만물을 지푸라기 강아지처럼 다룬다.)"를 가지고 도덕경을 설명하던 기억이 난다.


자연은 그저 무심하여 인간의 사정과 관계없이 섭리를 따라서만 운행된다는 것... 자연을 낭만적으로 생각하거나 인간이 함부로 이용할 수 있는 대상으로 생각하지 말라는 것...자연에 대해 겸손함과 고마움을 늘 간직해야한다는 이야기었던가?

 

이번 재해도 노자 말씀대로 천지는 만물을 지푸라기 강아지처럼 그저 무심히 다루었는지, 아니면 혹여 인간이 섭리에 어긋나는 자연파괴를 했거나, 요즘 우리나라 돌아가는 꼴이 천지를 불인(不仁)케 했는지는 모를 일이다.

 

그건 그렇고 이번 주말에도 비가 올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