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2월26일 목요일 맑음(충북 제천)

옥전리 전원가든-삼거리-구학산-915봉-815봉-773봉-절바위-문바위봉
-615봉-기도원-전원가든

함께한님=꽃사슴부부 봄소녀부부 신갈부부 물안개 온누리님들

주론산하면 힘들고 가슴아픈 기억이 있는산이다.
3년전 이맘때쯤인가보다.
박달재에서 주론산을 오르다 발목인대가 늘어나 남편부측받고
눈물겹게 주론산정상에 오르던 기억을.....

중간에서 부어오른 발목을 잡고 진통제와 압박붕대를 감고서
그냥 하산하자는 남편의 말을 뿌리치고 죽기아니면 까무러치기라
생각하고 이를 악물고 정상에 올라 구학산은 못가고 배론성지로
하산했었다.

그 기억때문인가 종주를 못할바엔 구학산만 오르기로한다.
꽃사슴부부 봄소녀부부는 박달재에서 시작하고.....

신갈부부와 우리 15명의 산우는 옥전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농로인 시멘트길을 30여분 지나서부터 시작하는 정상적인 등로
얼마쯤 갔을까?
갑자기 등로가 희미해지더니 가시덩쿨이 엉켜있는 두릅나무 군락지를
만나 잡목을 헤치며 가시에 찔리며 .......
등로를 찾아봐도 보이지 않고 우리는 그저 구학산만 바라보고 무조건
능선을 올라간다.

우리쪽은 가이드도 없고 개념도한장 달랑들고 등로를 찾을려니
답답할노릇이다.
그저 길을 잃으면 온누리의 구호인 무지개만 외치며,뒤로처진
신갈부부와 다른님들은 목소리는 들리는데 보이지를 않는다.

결국은 길을 못찾아 도로 하산했단다.

한참을 잡목과 가시넝쿨과 싸우며 능선에 올라서니 봄날답지않게
바람이 세차게 몰아친다.

며칠전 관악산은 그렇게 따뜻하더니.....
산날씨는 종잡을수가 없다.
구학산은 산 전체가 육산으로 울창한 수림으로 덮여 있으나
정상은 바위로 돌출 되어 있어 전망이 좋은 편이다.
북으로는 백운산이 가깝게 보이고, 동으로는 감악산, 석기암산,
용두산과 제천시가 아스라히 보인다. 남으로는 주론산과 시랑산
사이로 박달재 고갯길이 보이고, 서쪽으로는 촉새봉(십자봉)과
삼봉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에서 문바위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작고 큰 여러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리며 낙엽아래 살짝 얼어붙은 등로에 엉덩방아도 찧고
절바위를 지나 아늑한곳에서 점심을 먹고 기도원을 거처 하산하니
흑룡사가 보인다.

봄을 시샘하는 눈발이 간간히 날리고.....
새초롬한것이 바람이 옷속으로 스며든다.

꽃사슴부부는 일진을 따라 박달재에서 주론산 구확산을 지나
학전초교까지 6시간30분간의 종주산행을 마치며, 너무 힘들어
혼이났다는 꽃사슴이 정말 대견하다.

서울에 도착하니 오후 6시, 일찍 산행을 마치고 다음을 기약한다.


가파른 오름길


주론산정상


정상에서....꽃사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