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움은 가슴마다~ 설악의꿈..용아장성..!! (1990년)

 

아~타는갈증, 불볕능선..용아장성..!!

 

지금은 출입이 통제되어 갈수없는 용아장성입니다만..

(단순히 휴식년제 때문에 그런지.. 아니면 사고다발 지역으로 추락예방 차원으로 그런지 정확히는 알수 없습니다만..)

 

설악..용아장성은 공룡과 더불어 전국의 수많은 산꾼들에게 유혹의 눈길을 보냈던 꿈의 능선입니다.. 80년대 당시 공룡을 수차례 다녀왔던 저로서도 바로 옆에 있는 용아를 물끄러미 동경만 해 왔었는데 그러던 나에게  늦게나마 1990년 여름휴가때  부산의 설악동지회 일부회원과 더불어 용아를 초등할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아래 내용은 90년 8월 용아 첫 산행후 저희 회사내의 사보에 기고한 내용으로서 얼마전 책상서랍에서 산악관련 자료를 정리하다가 문득 발견하고 생각난 김에 그 내용을 여기에 다시 한번 싣고자 합니다

 

벌써 18년이란 세월(?)이 흘렀군요

 

당시에 디카가 시중에 나오기 전이라 올려드릴 사진도 없습니다만그러기에는 너무 밋밋한 것같아  대신 글월 말미에 용아관련 사진 몇장을 첨부코자 합니다 그리고 일부는 산하가족 분들께서 기 올려 주신 사진을 몇장 원용하오니 혹시 실례가 됐다면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래 기고된 내용 전문 ☞ ↓

 

 

"타는갈증, 불볕능선.. 용아장성..!!"

 

(아~미치도록 가고픈 꿈의 용아장성..! )

 (90.08.03일 초여름/ 당시 섭씨35도, 체감온도 40도..폭염속 등반)

... ... ...

용아장성은 내설악의 구곡담과 가야동 계곡을 가르며 수렴동 대피소로부터 소청밑의 봉정암까지를

연결하는 전문산악인들이 주로 다니는 널리 알려진 암벽능선이다.

 

8월3일 오전, 부산을 출발하여 양양 ~ 원통으로 차를 갈아타고 폭우가 쏟아지는 용대리에 도착하니 밤10시가 가까워진다. 늦은 저녁을 끝내고 비가 멎기를 기다렸으나, 하루 먼저 12선녀탕으로 떠난 일행 2명과 합류키로 약속되어 있어 판초우의를 쓰고 수렴동까지 강행키로 했다

 

그러나 불어난 계곡물로 인해 위험하다며 관리소로부터 강력한 제지를 당했고 일행도 이에 맞서 오늘 합류못하면 전날 먼저 출발한 팀이 조난 당할텐데 책임질수 있나며 30여분간 실랑이와 통사정끝에

결국은 몸으로 밀어부쳐 도망하다시피 겨우 뚫고 들어갈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어거지 같지만 당시로서는 우리가 못들어가면 하루전에 떠난 일행이 조난 당할지 모른다는 심각한 사명감(?)이 발휘됨..]

[또한 당시 전두환 내외가 백담사에 유배(?)중이라 전경들의 일반인 출입통제도 엄청나게 심할 때 였음]

 

백담사까지의 7km계곡 옆에는 폭우 때문에 대피한 텐트들이 곳곳에 보였고, 하산하는 무리들도 가끔 있었다. 비는 대충 멎었으나 야간이라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새벽 1시가 넘어 백담산장에 도착, 잠도 안자고 지키고 있던 입산통제소 관리인에게 입산신고를 하고 수렴동으로 향했다. 수렴동대피소까지는 다시 6km를 계곡길로 더 가야 하는데, 일행은 물에 불은 등산화로 발에 물집이 생겨 일부는 절뚝거리며 행보에 애로가 더했다.

 

이윽고 새벽 3시50분경 밀집된 텐트 사이로 대피소 철다리가 랜턴에 비춰진다. 얼른 배낭을 내려놓고 곳곳을 기웃거리며 먼저 와 있을 일행 2명을 조심스레 불러보지만 대답이 없어 우리도 텐트 2동을 설치하고 식사준비를 했다. 서서히 새벽이 열리며 여기저기서 기상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휴식을 취한후 오전 10시 넘도록 일행을 만나지 못해 짐을 꾸려 산행준비를 하려니, 그때 마침, 어젯밤 비 때문에 흑선동 계곡에서 1박 했다며 일행이 허겁지겁 올라온다.

 

해후의 기쁨을 한참 나누고 8명으로 늘어난 일행은 당초 계획대로 암릉과 계곡코스로 팀과 장비를 분류했다. 나를 포함한 3명은 용아, 나머지 5명은 구곡담이었다. 12시10분경 용아일행은 대피소옆 경사가

심한 길로 올라섰다. 초반부터 길이 가파라 호흡이 거칠어지고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등줄기에 땀이

흘러내리는 불볕더위에 배낭을 둘러메고 급경사를 오르니 몸전체가 땀으로 범벅이 된다. 30분쯤 오르니 사방이 확 트이며 오른쪽엔 구곡담과 서북능이, 왼쪽엔 가야동과 공룡능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칼날같은 암릉, 깍아지른듯한 절벽, 멀리 내려다 보이는 폭포와 계곡, 어느것 하나 빠뜨릴 수가 없다.

절벽사이로 건너뛰고 암봉을 오르내리길 두시간 가까이 그 유명한 개구멍코스가 나타났다.

 

마주 지나치는 등반객들의 이야기로는 조금전 이 코스에서 한 여대생이 실족..낭떠러지로 추락하여 구조대에 의해 계곡쪽으로 들것에 실려갔으나 생사가 불명이란다. 착잡한 심정으로 자일을 설치하고 카라비나, 슬링으로 확보한 후 옆으로 경사진 좁은 바위를 사람과 배낭을 분리하여 무사히 횡단하였다.  조금 더 올라가니 사고자와 일행인 것으로 보이는 배낭이 단체로 정열되어 있어 “아~정말 무슨 일이 났구나..!” 하고 직감하게 된다 

[추락자는 뒤에 인천 모여대 산악부 “이○임”양으로 알게 되었고, 이듬해 역코스로 재등반시 그 자리에 추모비가 세워짐을 봄 – 묵념]

 

그러나 폭이 좁은 암릉길은 계속되고, 내리꽂는 불볕에 땀이 비오듯하며, 충분치 못한 식수 또한 최대의 불안이었다. 아직도 지나야할 능은 끝이 까마득하고 반대쪽 봉정암에서 아침일찍 출발했다는 다른 팀들이 이제야 교차되는데 12시 넘어 출발한 우리는 언제쯤 도착하게 될지 그리고 탈수와 탈진이 엄습해 온다. 바위능선이라 불볕을 피할 그늘도 찾기 어렵고 각도가 가파른 길은 잠시 쉴 틈도 용납않는다.

 

뒤돌아 보이는 옥녀봉이 점점 작아지고, 저멀리 오세암이 갈수록 희미해지고 있는데 이제는 포기하고 “다시 돌아갈까”라는 갈등조차 할 필요가 없는 곳까지 온 것 같고 또한 오늘따라 쌍용폭포의 흰 물보라가 더욱 세차게 뿜어대며 목마른 우리의 갈증을 애태우고 있다

 

오후 4시가 지나면서 친구인 김진수가 자꾸 눕고 싶어 하더니 뒤쳐지기 시작한다. 난감하다. 2개의

수통도 바닥이 나고 작열하는 태양에 모든 수분이 증발된듯 탈수상태의 몸에선 열이 빠져 나오지 못해 열사병까지 겹쳐 이만저만 고역이 아니다. 이렇게 지체하다간 해가 지고 어둠속에서 랜턴만 가지고는 더 이상의 암릉산행은 불가능해지며 더구나 물 한방울 없는 탈진상태에서 날을 새기란 위험천만하기 짝이 없다. 그럼에도 한봉우리 쳐져있는 진수는 큰 수통을 혼자 다 마심에도 불구하고 힘을 내라는 외침의 소리에 간간히 대답은 하고 있으나 도무지 나타날줄 모른다.

 

일행을 기다리다 못해 탈진 상태에 잠시 누워본다.. 너무나 선명한 하늘..그 하늘에 떠있는 작은구름 몇조각, 기기묘묘한 온갖 바위군상들, 하늘의 선녀와 신선들이 사는 듯한 저 미치도록 아름다운 비경, 아득히 솟아오른 봉우리, 새들도 못다오른 저 산정...그러나 이게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타들어가는 목구멍! 절벽밑 양쪽 계곡으로 흐르는 저 많은 물들은 다 어디로 흘러갈까… (가야동과 구곡담계곡) 아…물~물!!  엄청난 갈증!!   수백미터 절벽에 아랑곳없이 그냥 풍덩 뛰어 내리고 싶은 혼미한 충동..!

 

불볕에 달구어진 몸의 갈증이 너무 심해 뒤따라올 동안 배낭을 벗어 두고 능선아래로 물을 찾아 나섰

지만 1분도 못되어 암벽에 길이 막혔다. 다시 자일 2동을 걸고 가파른 절벽밑으로 40m 정도 더 내려

가서야 습습한 바위를 발견할 수 있었다. 한방울씩 흘러나오는 물을 한시간 가까이 쪼그리고 앉아서

겨우 반컵을 수통에 담을 수 있었다.

 

그러나 타는 목마름을 해소 하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한 양이라 조난과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계곡으로 대피하자는 의견도 나왔으나, 설사 물을 구할수 있다손 치더라도 천야만야한 낭떠러지 직벽으로의 탈출은 거의 불가능한 것이었다. 또한 먼저 도착하여 가슴조이며 기다리고 있을 일행도 염려가 되어, 조금만 더 참고 예정된 길로 계속 가자며 설득하고 있노라니 그제야 진수가 엉금엉금 나타난다...

탈수상태에서 체력에 못이겨 아끼던 배낭을 몽땅 팽개쳐 버리고 왔다며 몹시 아쉬워 한다. 구해온

물을 마시게 한 후 지체없이 걸음을 재촉했다.

 

오후 6시가 훨씬 넘어 해가 저물어 다리도 무겁고 입술과 침이 말라붙어 말도 나오지 않는다. 도중에

암벽옆에 붙은 쌀알만한 작은 이름모를 열매를 몇알 삼키기도 하고, 그늘진 바위틈에 흙탕물이 한방울씩 흘러내림을 발견, 병뚜껑으로 겨우 떠서 교대로 핥고는 기운을 차려 보지만 아직도 너무나 멀게

느껴진다.

 

시간에 쫓겨 사력을 다해 암릉을 서~너개 쉬지않고 넘고 나니 탈진은 극에 달했고 도무지

길이 없을듯한 너무나 날카로운 칼날 능선앞에 부딪힌다. 두어번 두리번거리고 오르내리며 절망속에

헤매고 있는데 문득 귓가를 스치며 지나가는 희미한 소리,

똑딱..똑딱!  아~목탁소리다!!

...!   ...! 

 

이제 얼마남지 않았다 ! 그리고 애타던 물도 마음껏 마실 수 있다 !  생각하며

최후의 힘을 내어 눈을 크게 뜨고 다시한번 유심히 행로를 살피니 바로 왼쪽밑 5층높이 이상 되어 보이는 절벽이 바로 등산로가 아니었던가..!

돌출부가 조금 있기는 하나 초보자나 담력이 약한 사람은 위험하여 도저히 내려갈 수 없을것 같은 직벽이다. 절벽 위 나무뿌리에 슬링을 엮어 현수하강을 시도 한 사람씩 무사히 내려와 자일을 회수하니 날이 완전히 저물어 컴컴해지기 시작했다.

 

저녁8시 봉정암 사리탑에 오르니, 구곡담 계곡길로 먼저 도착하여 3시간 동안  우리가 오기를 기다리다 못해 초조해진 일행이 비장한 각오로 구조(?)하기 위해 마주 내려오고 있던 참이었다.  

그러나 만나는 그 순간 반가움의 말보다 먼저 터져나온 우리의 일성...

물  물  물 ...!!

 

 

 

<등반자 명단> - ★ 용아멤버 – 기관장, 찐뽀이, 사랑과진실

               ★ 구곡담 – 넙떡빵구리, 중추바리, 쮜똥, 띵호, 똥찬

                      (12선녀탕 - 찐뽀이, 중추바리)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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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담산장...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백담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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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시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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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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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렴동대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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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아장성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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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무속의 용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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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뜀바위 지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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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구멍바위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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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구멍바위 통과...

 

 

 

 

   추락사고지역...왼쪽아래 볼트와슬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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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아에서 내려다 본 오세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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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아3봉 암벽 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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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아릉 속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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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청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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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프 릿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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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아의 장엄한 연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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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아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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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아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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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룡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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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강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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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화대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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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아 성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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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정암에서 본 용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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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벽능선 중앙에 사람들이..!  길(路)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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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아의 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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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자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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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정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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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정암 사리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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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리탑에 불공드리는 신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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