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2005년 8월 7일 07시20분 서초구쳥

*소요시간: 5시간10분

*인      원: 가림산우회 약 45명

*코      스: 방동약수-조경동교-아침가리 골짜기-진동계곡

  

난을 피하고 화를 면할 수 있는 땅, 삼둔사거리의 중심으로 손바닥으로도 하늘이 가려질 만큼 작은 공간. 15여km에

이르는 골짜기에는 열목어가 노닐고 인적이 드문탓에 동물들의 천국이 되는 곳.

                               
 

아침가리는 우리 땅의 진정한 참 맛이 살아 숨쉬는 그런 곳이며, 사람이 만든 길이 없다는 사실. 산이 내어 준 길,

높은 곳에서 흘러내린 물이 만들어 놓는 길만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초록으로 빛나는 울창한 숲이 있으며, 숲은 맑고 차가운 골짜기을 품고 있다. 골짜기는 넓을 뿐 아니라 깊고도

깊어 들어갈수록 신비로운 광경을 펼쳐보인다.

                             
 
 

또한 방태산(1,435.6m), 구룡덕봉(1,388.4m), 응복산(1,155.6m), 가칠봉(1,240.4m)등 대부분이 1천m가 넘는 고봉들로

둘러싸여 과연 이런데서 사람이 살았을까 할 정도로 믿기 어려울 정도의 험준한 준봉들이 이 골짜기를 둘러싸고 있다

                                                                                                           
 
 

얼마만인가? 산악회를 따라 집사람과 함께한지가? 덕유산을 함께 산행했던 것이  엊그제 같건만 꽤 오랜시간동안 함께

하지못해 미안해 하던참에 안내산악회에서 자연도 사람도 때묻지 않은 순수한 모습으로 하루를 맞이할 수 있는 인제군

 기린면에 위치한 아침가리 골짜기을 백팩킹한다기에 예약을 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

                          
 
 

백팩킹(BACK PACKING)이란 “배낭을 지고 걷는다”는 뜻이다. 보통 1박이상이 가능하도록

야영장비를 준비하고 강이나 계곡을 중심으로 이어진 오지마을를 순전히 혼자의 힘으로

돌아다니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국내에 백패킹이 처음 도입된 것은 90년대 초반. 산악인들에 의해서 처음 시도된 이 여행은

시원한 강줄기를 따라 등산하면서 자연에 가깝게 다가서기 위한 자연 여행법이라고 할수 있다..


                                                                                                           
  

가을의 문턱 입추날 아침 집사람과 함께 양재역에서 07시20분에 차에 오르니 멋 부리지 않는 아름다운 골짜기을 

만끽이라도하려는듯  많은 산꾼들이 이미 자리를 거의 차지하고 있었다. 차는 양재역을 출발하여 복정역을 경유

 고속도로를 시원스럽게 질주하여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후 오늘 백팩킹의 들머리인 방동약수에 도착하니

시계는 10시50분를 가르키고 있다

                          
  

탄산약수로 유명한 방동약수는 시뻘겋게 녹이슨 듯한 특이한 돌 구멍이안에 한 바가지 겨우

남짓하게 담기도록 물이 졸졸졸 흘러나오고, 탄산성분이 많고 철,망간,불소가 들어 있어서

위장병에 특효가 있고 소화증진에도 좋다고들 한다.

                                                                                                           
  

조선시대의 예언서 정감록에 “삼둔사거리”라는 글귀가 나오는데, 둔이란 펑퍼짐한 산기슭을, 가리(거리)란 사람이

살 만한 골짜기가로서 난리를 피해 숨을 만한 피난처를 뜻한다. 홍천군 내면의 살둔(생둔), 월둔,달둔 과 이른바

정감록에서 말하는 피장처 20군데에 속하는 인제군 기린면의 아침가리, 연가리, 적가리, 영지가리(결가리)를

가르키는 말이다.  이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곳이 아침가리다.

                         
  

아침가리골 백팩킹(back packing)은 방동약수 입구에서도 꼬부랑고개 너머 약간의 세멘트포장도로와 내리막길인

 비포장도를 따라 5킬로미터 들어선 조경동교(콘크리트 다리)에서 시작한다. 우리일행은 방동약수에서 4륜구동차를

이용 조경동교에 도착한다. 안내산악회를 말을 빌리면 4륜구동차의 임대로가 만만치만은 않은것같다. 다리를 건너면

왼쪽으로 밭자락 끝에 외딴집이 한 채 외롭게 있을뿐이다. 누가 사는지는 모른다.

.                                                                                                            
 
 

방동약수에서 조경동교까지  4동구동차에 십이삼명이 몸을 싣고 겨우 차 한대만이 갈 수 있는 비로 인해 엉망진창이

 된 비포장지대(세멘트포장이 끝나고 내리막길인 비포장도로는 비로 인해 군데 군데 파해쳐져 구멍이 많이 생긴상태임)

달리노라면 가난해던 어린시절의 아련한 옛추억을 되살리는 추억여행의  체험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방동약수에서 조경동교까지는 차로 40분이 소요된다)                         
  

조경동의 원명은 아침가리로 한자로 표기하여 아침 조(朝), 밭갈 경(耕) 자를 써서 조경동이 되었다. 아침가리란 산이

 높고험해서 아침에 잠시 밭을 갈 정도의 해만 비치고 금세 져버릴 만큼 첩첩산중이라 해서 지어진 이름인데, 숨겨진

깊이만큼 여태도 봄이면 이름모를 야생화의 천국이 되고 여름이면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시원한 피서지가 되어주는 곳이다.

  

                                                                                                              

그러나 그곳으로 찿아가는 길목이 그럴 뿐 일단 마을로 들어가면 다르다. 신기하게도 그곳들은 대부분

안락의자를 연상케 하는 아늑함과 함께 널따란 공간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마을 앞으로는 사철 마르지

않는다는 골짜기를 끼고 있고, 알맞을 만큼의 농토도 있어 세상을 등져야 할 사연을 가진 이들이

착하기에는 최적의 장소였던 것이다.

                            
  

아침가리의 백팩킹은 반바지와 스틱 그리고 샌달(내 생각으로는 고무신이 옛날 추억을 되살리고 걷기에도 편하고

남다른 추억이 될것같아 더 좋지않나 생각이 되었슴)을 준비하여야만 마음껏 물에 몸을 맡길수가 있어 즐거운이

배가 될 수있다.

                                                                                                              
  

아침가리 골짜기로 들어서는 길은 찿기가 힘들다. 계곡은 보이는데 내려가는 길이없다.

사금파리를 뿌려 놓은 듯 물이 반짝인다. 지상의 색깔이 아니다. 눈이 부시다

반바지차림으로 계류 속으로 들어가야하고 물에 몸을 맡겨야한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갈수가 없다.

                          
 
 

계곡이 좁아지며 깊은 소가 나타나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넓은 편이며 무엇보다 하상의 경사가 완만하여 장마철

이후물이 빠진 다음에는 허벅지 이상 깊어지는 곳이 드물지만 우리가 갔을때는 비가 온후라서인지 배꼽을

넘지않고서는 건널수없는곳이 군데 군데 있을뿐더러 몇군데는 물살이 세고 바닥돌이 미끄러운곳이 있어

조심하지않으면 넘어지기 쉬웠으며 몇사람은 물속으로 넘어지기도 했다. 그리고  구용소며 뚝발소 같은 깊은

소만 슬쩍 피해 가면된다.

                                                                                                                 
 
 

상류는 월둔. 명지거리. 방동약수를 잇는 도로와 인접해 있지만 하류로 갈수록 한적하며 원시림을 느끼게 하는 골짜기를

간직하고 있다. 사람의 손때가 묻지 않아 물에서는 열목어가 살고 있고, 수달(천연기념물 330호),족제비, 하늘다람쥐

(천연기념물 328호)등 희귀동물을 볼수있다고 한다..

                            
  

조경동교에서 갈터까지 4킬로미터 어어지는 무인지경의 청정계곡을 따라 걸어가는 즐거움은 말로 풀어낼것이 아니며,

흐르는 물소리는 시간을 멈추어 나를 잊게 하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바닥까지 비치는 투명한 옥빛 계류속에서 노니는 물고기 떼, 색과 무늬가 다양한 바위와 조약돌이 깔린 모래톱,

한 굽이를 돌 때마다 펼쳐지는 절경에 심취할 것임에 분명하며, 이 골짜기에 온 사람들은 자연이 만든 골짜기에서

자연의 일부가 되면 된다

특이나 지금같이 아삭 아삭 입안 가득 얼음 깨물고 싶은 8월에의 여행지로서는 최적의 장소임에 틀림없다. 백팩킹은

전혀 서두를 필요가 없다.  골짜기물에 발을 담그고 또는 물에 몸을 맡긴채 행복한 대화를 나누노라면 예가 무릉도원이

아니고 어디란 말인가?

                           
                                                                                
 

조경동 물목서 약 4km 상류 지점. 계류의 흐름을 막으려는 듯 가로버티고 선 회백색 바탕에 갈색과 검은색 점이 박힌

바위절벽 왼쪽 아래엔 물줄기가 방아찧듯 세차게 내리꽂힌는 뚝발소라는 소가 있다. 뚝발소 위는 평평한 암반을 이루었다.

 이후 계곡은 벙벙하게 넓어지다가 이윽고는 들판이 활짝 펼쳐진다. 오른쪽으로는 고개를 넘는 찻길이, 왼쪽 산자락에는

민가가 한 채 보이는 이지점이 조경동의 비경이 끝나는 곳이다.

                          
 
 

온 산과 골짜기 그리고 물, 물소리까지도 다 예쁜초록빛으로 물들어 있는 이곳은  세상의 모든 소음을 흡수해 버릴것같은

착각에 빠지고 만다.그리고 골짜기를 내려오던중 가는날이 장날이라더니 마침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하니 골짜기는

물안개의향연을 펼치기 시작하니 이곳이야 말로 지상낙원이 아니고 무어란 말인가? 보지 않는 사람은 말하지 말라.

이 아름다운 비경을......

                                                                                                    
 

물소리에 취해 골짜기를 내려오노라니  어느덧 우리들은 진동계곡입구에 도달한다. 15시다.

약3시간30분의 백팩킹을 마무리하는 시간이다.


                           
  

우리들은 안내산악회에서 마련한 푸짐하고 맛깔스런 음식에 막걸리로 목을 추기니 온 세상에 다 내것인양 부러울게

 하나도 없다.

오늘 백팩킹은 작은 내삶의 한켠에 빛나는 아름다움으로 기억속에 자리잡게 될 것같다.


                                                                                                                    
 


 


노만우 이야기
사람들이 살아가는 훈훈이 이야기들

http://blog.daum.net/daesari1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