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지 : 용골산(568m),토곡산(855m),신선봉,매봉(선암산 710m),어곡산(759m),오봉산(530.5m)

2. 소재지 : 경남 양산

3. 산행일 : 2004. 3. 18

4. 코 스 : 수청리 청선암(09:35) – 용골산(10:47) – 토곡산(12:06) – 신선봉(13:49) – 매봉(선암산)(14:39) – 어곡산(14:53) – 세미고개(15:35) – 임도(16:33) – 오봉산(17:30) – 용국사앞 도로(18:20) ----- 총소요시간 8시간 45분(휴식시간 포함)

5. 동 행 : 2명

6. 후 기 :

많은 시간 고대했던 코스를 오늘에야 실행에 옮긴다.
토곡산에서 어곡산을 돌아 오봉산으로 하산하는 코스.
시간상으로도 다소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토곡산에서 어곡산까지는
많은 사람들의 답사경로를 참고할 수 있으나
어곡산에서 오봉산까지는 아직 산행기나 답사경로를 얻을 수 없어
조금 부담이 되는 걸음이기도 하다.
게다가 오늘은 산행경험이 많지 않은 동무까지 합세하는 바람에 내심 걱정이 된다.
워낙 굼뜬 친구라 아침부터 늑장을 부려
오랫동안 벼르왔던 산행이 초반부터 삐걱대기 시작하여 조짐이 안 좋아 보인다.

09시 35분. 원동 수청리 들머리
양산에서 원동으로 가다 보면 화제리를 지나 수청리 입구 청선암 간판이 서 있는 곳이 들머리다.
상점앞 넓은 공터에 주차하다 할머니한테 꾸지람 한마디 듣는다.
먹을 거라도 얼른 하나 사 줄 걸….
어제 비온 덕에 산행로가 깨끗하고 봄내음까지 코끝을 살랑인다.
초입부터 다소 경사가 있는 오르막으로 시작된다.

09시 47분. 철탑.
유독 땀을 많이 흘리는 친구는 벌써부터 흐르는 땀을 연신 훔쳐낸다.
그다지 부담되는 오르막도 아닌데… 철탑 아래를 지난다.

09시 57분. 첫번째 바위전망대.
너댓명이 너른바위에 앉아 잡담이 한창이다.
토곡산은 벌써 세번째 오르지만 오늘 코스가 가장 인상적이라 할 수 있다.
지난 번 이 코스로 하산하면서 언젠가는 다시 한 번 찾으리라 했는데
우연찮게 종주코스로 찾게 될 줄은 몰랐다.
산행로는 다소 완만해지는가 싶더니 다시 가파르게 오르막을 탄다.

10시 20분. 두번째 바위전망대.(5분 휴식)
숨가쁘게 오른 터라 예상보다 다소 시간을 아낀다.
물 한모금으로 가슴의 열을 식히며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의 끝자락을 쫓아 보고
오늘 산행을 마감할 오봉산의 능선을 굽어본다.
용골산에 이르는 길에 만나는 암릉은 긴 산행의 지루한 느낌을 덜어주는 조미료다.
암벽을 기어 오르는 것도 바위능선을 어렵사리 건너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
아깝게도 급한 내리막을 치달려 내려 서자 다시 오르막으로 이어진다.

10시 47분. 용골산 정상.
토곡산 가는 길목에 봉긋 솟은 용골산엔 정상석은 없다.
요란한 시그널만 무성할 뿐이다.
토곡산의 윤곽이 또렷하게 드러난다.
봄은 산상에서 먼저 오는가 보다.
산속의 분위기는 일주일 전과는 사뭇 다르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싱그러운 바람이 그렇고 흙내음, 풀내음이 또한 그렇고
무엇보다 파릇파릇 돋아 나는 새싹들이 완연한 봄기운임을 알리는 신호임에 틀림없다.

11시 25분. 능선안부.(5분 휴식)
좌우의 시야가 훤히 열리는 능선과 암릉길은 토곡산에 이르는 산행로 중 가장 대표할 만한 곳.
신선봉, 매봉, 어곡산과 오봉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눈으로 시원하게 확인할 수 있다.
오르는 길에는 이미 산수유가 노란 꽃망울을 여기 저기 터뜨리고 있다.
그 향내가 산행자에게 힘을 북돋워 주는 듯 하다.

12시 00분. 갈림길.(직진 : 토곡산, 우 : 복천암)
쉬엄쉬엄 오르막이 끝나는 지점에 이정표가 섰다.
가야할 길은 오른쪽의 복천암 가는길.
하지만 코앞에 있는 토곡산 정상을 그냥 지나치기엔 아쉬움이 남는다.
처음 오르는 친구도 있어 정상 표지석을 보고 가기로 한다.

12시 06분. 토곡산 정상.(직진길 : 원동 선장리)
몇 달 전에 왔던 곳이라 그다지 낯설지 않다.
처음 올랐을 때는 선장리로 하산했었는데 그 코스도 그런대로 괜찮았던 기억이 있다.
잠시 머무를 시간도 없이 오던 길로 내려선다.

12시 13분. 다시 갈림길.
복천암 가는 길로 들어 서자 내리막이 이어진다.
먼 여정을 남기고 있는 산행객에게 긴 내리막길은 다소 김빠지게 하는 것.
여기 저기 산수유와 진달래의 꽃망울을 보며 걷는 것이 조금의 위안과 힘이 된다.

12시 30분. 갈림길.(직진 : 어곡산, 우 : 복천암)
지리한 내리막을 내려서 안부에 이르자 이정표가 눈에 들어 온다.
곧장 이어지는 직진길은 몇 개의 작은 봉우리를 오르내린다.
다시 안부에 이르자 왼쪽으로 잘 닦여진 임도가 드러나고 철탑이 서 있는 길을 지난다.

12시 57분. 철탑.(12분 휴식)
급한 오르막이 시작되는 길가에는 온통 가지치기한 나무로 어지럽다.
제대로 한 건지 문외한인 내가 보기에는 도무지 이해가 안될 지경으로 흉물스럽다.
철탑아래서 배낭을 내리고 간편식으로 점심을 해결한다.
빵과 보온병의 커피. 오봉산의 끝자락은 낙동강에 맞닿아 있는 듯 보인다.
가야 할 길이 아직도 멀다. 동행한 친구는 조금 지쳐 보인다. 내심 걱정이 앞선다.

13시 49분. 신선봉.
능선과 완만한 경사를 올라 신선봉에 이른다.
조그만 돌탑이 표지석을 대신하고 있다.
거대한 암봉인 매봉이 바로 눈앞으로 다가 와 있다.
하지만 가는 길은 그리 쉽지 않을 듯.
내리막과 오르막이 이어지고 커다란 바위봉을 내려서자 다시 산사면을 돌아 나간다.

14시 24분. 안부 삼거리.
능선이 끝나는 지점에서 안부 삼거리에 닿는다.
눈앞에는 거대한 암봉이 가는 길을 막아 서고 있다.
급한 오르막을 올라 오늘 산행의 백미인 매봉과 암릉코스에 발을 내딛는다.
어지간히 담력을 요하는 암벽오르기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다리는 후들거리고 오금은 저린다.
친구는 오르는 중간에서 포기하고 우회로를 찾는다.
하지만 옆으로 돌아가는 길도 그리 쉽지 않은 길.
자일만 있을 뿐 오르는 것은 매일반이다.

14시 39분. 매봉(선암산) 정상.
아술아슬한 매달리기 끝에 오른 매봉 정상에는 표지석에 선암산과 매봉이 병기되어 있다.
제법 넓직한 정상에서는 사방이 한 눈에 들어오는 너무도 환상적인 조망이다.
바로 옆이 어곡산 정상이, 화제리에서 어곡을 넘는 포장로가 오봉산을 갈라 놓고 있다.
용골산에서 어어져 온 능선이 먼 느낌으로 다가온다.
북으로는 멀리 고헌산과 가지산의 정상부가 힐끗 삐져 나와 보인다.
조망에 취하여 매봉을 내려가는 걱정은 잠시 미루었지만 아래를 쳐다 보니 정신이 어질어질할 지경.
자일을 타고 겨우 내려서자 이제는 칼같은 암릉이 기다리고 있다.
조심스레 건너야 할 구간.

14시 53분. 갈림길.(119 양산 1-2 매바위 게시판)
(직진 : 세미고개 1.3K, 작은 오봉산 3.7K. 좌 : 어곡대리 2.8K, 화룡 : 3K)
통상의 경우 어곡으로 하산하는 것이 일반적.
이정표에 따르면 오봉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 표시가 있어 산행로를 찾기는 어렵지 않을 듯하다.
아슬아슬한 암릉과 어곡산의 정상부를 통과하자 급한 내리막으로 이어진다.

15시 35분. 포장도로.(5분 휴식)
경사가 끝나는 지점에 분지가 나타나고 화제리에서 어곡으로 넘어가는 지방도가 나온다.
화제리 방면에서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아 완전 개통은 되지 않은 상태. 도로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동행한 친구는 이미 많이 지쳐 있다.
게다가 식수까지 동이 나 있는 상태.
긴 코스이고 중간에 보충할 곳도 없음을 알고도 크게 신경쓰지 않았던 것이 후회스럽다.
친구는 여기에서 하산하자고 조르고 체력이 아직 남은 터라 이왕 나선 길
오봉산까지 가고싶은 마음 꿀떡같아 의견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결국 친구는 도로를 따라 하산시키고 나만 오봉산으로 오르기로 한다.
오르는 길은 그다지 어렵지 않은 완만한 오르막과 능선, 산사면이 반복된다.

16시 15분. 갈림길.(119 양산 1-다 지점)
오른쪽 길로 들어 서자 능선을 따라 철탑이 연이어 나타난다.
곧이어 포장된 임도로 들어 서고 왼쪽 산사면 쪽에 리본이 보인다.
유달리 우뚝 솟은 봉우리로 오르는 들머리인 듯하다.
하지만 너무 가파른 길이라 임도를 따르기로 한다.
걷기 싫은 길이긴 하지만 다소 지쳐가는 시간인지라 체력도 아낄 겸해서다.

16시 47분. 임도끝지점.
20여분 임도를 따라 오르자 정상부근에서 길이 끊기고 좌우로 산행로가 열린다.
왼쪽은 작은 오봉산으로 오르는 길인 듯.
오른쪽 길을 따라 오르는 길에 양산시내와 범어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 바위가 있다. 마지막 남은 물 한모금이 그야말로 꿀맛이다.

17시 30분. 오봉산 정상.(작은 오봉산 : 2.2K, 직진 : 용국사 1.2K)
먼저 하산한 친구가 그만 하산하라며 전화온 지가 벌써 20여분 되었을까.
정상을 눈앞에 두고 화제리로 하산하겠다고 약속한 터였지만
중간에 하산길이 보이지 않아 오봉산 정상까지 이르고 만다.
결국 계획된 코스를 완주한 셈이다.
시간이 넉넉치 못하여 작은 오봉산을 오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18시 20분. 용국사 앞 도로.
머나먼 여정이 원동으로 향하는 도로에서 끝이 나고
하염없이 기다릴 친구를 위해 난생처음 지나가는 차를 향해 손을 들어 본다.


▣ 12151 - 푸르뫼씨 산행기 잘읽었어요 멋진 코스를 개발하셨군요 수일내로 꼭 가보고싶네요 -----------> 감사합니다. 추천할만한 코스였더랬습니다. 떠나시기 전 충분한 식수를 준비하심이 좋을 듯 하며 부디 좋은 산행되시길 바랍니다.
▣ 산그림자 - 길고 힘든 코스로 알고있는데 완주하셨습니다 산행도중에 진달래소식은 없었는지요 ----------> 우선 님의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코스 곳곳에 진달래가 제법 만개하였더이다. 봄은 소리도없이 금새 와버렸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