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푸른 녹음속에 우뚝 - 북한산 노적봉 -
산행 인파로 가득한 구파발을 벗어나,
오늘 산행할 코스를 북한산성 주차장에서
온통 짙푸른 녹음 사이로 우뚝 솟아난 노적봉을 바라본다.
거대한 벽처럼 보여지는 봉우리,
내리 쬐이는 따사로운 햇살이
푸르른 온 산하를 반짝거리게 하니
바라만 보아도 이렇게 좋을 수가...
이나마 몸이 건강하여 이렇게라도 산을 찾을 수 있다는 사실에
어떤 야릇한 행복감이 밀려온다.
북한산성 매표소를 지나 빙 둘러서서 인사 나눈 후,
돌틈 사이로 힘차게 물살 가르는 계곡의 시원스런 물소리는
등산로 가득한 산님들에 섞인 내 발걸음을 분명 가볍게 한다.
지기 시작한 아카시아 향, 싱그런 잎사귀들의 살랑거림
이름모를 들꽃, 들풀들을 보며
식당들이 즐비한 곳 지나,
중성문 지나서 곧바로 보이는
운하교 건너 노적사로 올라서
노적사 대웅전 위로 거대하게 솟아난 노적봉이 바로 코앞에 나타난다.
노적사 뒤편에서는 분주한 인부들의 손놀림이 공사 중임을 알린다.
배낭 내려놓고서 휴식을 취하고 있으니
대웅전 앞을 지나
저 건너편 왼편의 나무숲 사이로 사라지는 등산객들도 보이고,
우리는 어느 길로 갈까나 하고 있는데
오른편의 길로 오른다.
헬기장을 지나고
왼편의 좁은 등로로 계속 오르막 한다
편한 능선 길, 부드러운 흙을 밟으며
호젓한 느낌의 우거진 숲 속으로 파고들기에
우거진 나뭇가지들이 햇볕을 막아주고
숨을 고르느라 쉬고 있을 때에는
어디서 다가온 바람이 있어 땀을 식히기에 충분하다.
오르막하던 흙길 끝지점에서 바윗길로 이여지더니
노적봉을 옆에 두고서 시야가 트이는 곳에 다다라
숲은 벗어났음인지 저 아래를 전망하며,
갑자기 허기짐을 느껴 일행을 기다리는 동안
구파발에서 점심으로 구입한 인절미를 나눠 먹는다.
노적봉을 왼편에 두고서 바윗길 사이사이로 어렵지 않게 오르다보니
노적봉 안부이다.
노적봉
발디딜곳과 손 잡을곳을 찾아 올라서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인 노적봉 위에 선다.
와~ 깨끗하게 들어오는 짙푸른 북한산 전경
여기서 보는 백운대의 모습,
인수봉 만경대의 장쾌함이 보이고,
산성 주능선따라 저 위 꼭대기에 동장대도 보이고,
대남문은 안보이나
옆의 보현봉 저 멀리 비봉과 사모바위까지다 들어온다.
의상능선 따라 자리잡은 국녕사도 보이고,,,
백운대 방향으로 이여진 인수봉과 펼쳐져 보이는 만경대의 위용..
원효봉 앞으로 능선으로 이여진 곳에는
북장대자리가 있었다고 san001님이 말씀하신다.
북한산에 올 때 항상 거대하게 보이는 노적봉
연가팀 아니면 내 언제 이곳을 와 볼 수 있을까...
오늘은 여기 왔음을 만족하리라.
다시
몇몇 분들은 자일잡고 내려오시지만
노적봉을 조심스레 내려와
마주하고 있는 건너편의 봉우리 올라
여기저기 서성거리다가
내려가서
백운대로 가는 길과 만나는 지점에서
용암문쪽으로 편안히 걸으며
북한산장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은 후,
계곡쪽으로 내려가다가 또 다른 해야 할 일이 있어
끝까지 산행을 같이 하지 못하고
같이한 일행들과 헤어짐 하며
부지런히 걸어서 북한산성 매표소로 나와
다시 한 번 뒤돌아서 노적봉을 바라보며
산을 벗어난다.
함께한 모든 분 감사 드립니다.
.산행지 -북한산 노적봉
.날짜 - 2004년 5월 22일 토요일
.시간 - 오전 10시25분 ~ 오후 3시 40분
.산행자 : 북한산 연가 회원 - 16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