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 0433 주작산(朱雀山 475m * 428m) - 전남 강진. 해남군

 

산 행 일 : 2004년 6월 23일 수요일
산의날씨 : 가끔 흐리고 몹시 무더움
산행횟수 : 초행
동 행 인 : 부부산행
산행시간 : 4시간 58분 (식사 휴식 1시간 29분포함)

 

수양관광농원 주차장 <0:19> 야생화공원 <0:13> 작천소령 <0:38+0:10> 주작산 <0:18> 작천소령
<0:10> 능선 갈림길 <0:57> 주작산(지형도) <0:12> 주작정 <0:20> 삼인 마을 갈림길 <0:12> 주
차장
 
꼭 1년 전, 덕룡산 산행차 들린 수양마을 수양마트 평상에 앉아있던 주민들로부터 "저 앞에 보이
는 산이 주작산인데 비가 온 후에는 미끄러워서 산에 갈 수 없다"는 말을 듣고 덕룡산으로 이어
지는 475봉이 아닌 428봉이 진짜 주작산임을 확인하게 되었다.

 

주작산은 봉황이 날개를 활짝 펴고 나는 듯한 형상으로 국립지리원 발행 지형도에는 봉황의 머리
에 해당하는 428봉을 주작산으로 표기하고 있다.
하지만 왼쪽 날개에 해당하는 작천소령 북쪽 능선에 솟은 475봉이 최고점이라 하여 주작산으로
부르고 있으니 주객이 전도된 것이 아닌가.

 

어찌되었건 오늘 두 봉우리를 모두 둘러 볼 작정으로 집을 나서 2번 국도를 달린다.
아직도 확장공사가 안된 보성 웅치 갈림길에서 장흥 운치 사이는 금년 말 개통 예정이라 하나 두
고 봐야할 일이다.

 

강진에서 해남, 완도방면 18번 국도로 들어서 왼쪽으로 만덕산을 끼고 가다 55번 지방도로로 다
시 바꿔 석문을 지나 오른쪽으로 공룡 등줄기처럼 거칠고 험한 암릉을 보면서 신전 쪽으로 잠시
가면 수양관광농원 표지판이 눈에 띈다.

오른쪽 수양마을로 진입, 수양마트 앞에서 왼쪽으로 돌아 오르면 봉양제 위쪽에 수양관광농원의
자갈 깔린 주차장이 나오는데 도로로부터 3km가 조금 못 돼는 거리이다.
 
10 : 02 '양란재배장 1.5km' 이정표가 가리키는 데로 작천소령까지 임도를 타고 가야한다.
안개가 끼었으면서도 뜨거운 햇빛이 걸음을 더디게 하고 그늘이 없으니 등줄기는 물론 이마로부
터 흐르는 땀이 눈을 못 뜨게 한다.

 

10 : 21 주작산 야생화 작목반에서 조성한 '주작산 야생화공원'을 그냥 스쳐가며 바라보니 계단식
꽃밭에 꽃이 없고 100여m 전방에 잘 짜 맞춘 돌탑 2기가 쌍둥이 같다.

 

10 : 34 양란재배장 비닐 하우스에서는 난초를 위해선지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흰둥이 한 마
리가 컹컹 짖다 이제 이골이 났는지 금새 조용해진다.

'소석문 7km' 팻말이 선 임도에서 우측 숲속으로 들어서자 그늘이 있어 좋을 것 같더니 오히려
숨이 막힐 지경이다.

 

들머리와 달리 그늘도 변변찮고 가파른 등로를 오르는 일이 차라리 고역이다.
아내 얼굴은 빨갛게 상기되었고 즐거움 보다 짜증스런 표정임을 읽을 수 있다.

돌이 깔린 첫봉을 넘어서면 민둥산이 전개된다.
아내 입에서 불만 섞인 말이 튀어나오기 전에 얼른 달아나는 것이 상책일 듯 싶다. 

 

11 : 12 특징 없는 작은 바위 정상에 이르러 동쪽 암봉으로 다가가다 우거진 숲 때문에 돌아서
키작은 억새를 조심스럽게 헤치며 바위 위로 올라섰다.

조망이 엉망으로 흑석, 만덕, 수인, 월출산이 보여야 할 북쪽은 바로 앞의 첨봉(지형도상의 첨봉은
그 왼쪽에 있다)과 수양마을로 내려갈 수 있는 안부 그리고 덕룡산 줄기만 보이고 동쪽 도암만
너머는 먹통, 남으로는 고계봉과 두륜산만 보인다.

 

조금 늦게 오른 아내가 숨을 고르고 있는 정상으로 되돌아가자 "또 임도를 따라가야 돼?" 주작산
북쪽 산허리로 길게 누운 임도를 가리키며 빤히 쳐다본다.
"글세. 저기 암릉으로 올라보면 알겠지"

오소재로 이어지는 암릉에 가서 산길이 있으면 다행이고 없으면 작천소령으로 돌아 내려와 임도
를 따르는 수밖에 없다.
    
11 : 42 무릎 높이밖에 자라지 못한 억새와 철쭉, 멧돼지가 파 놓은 작은 구덩이들을 보며 부지런
히 걷는데 아내는 그늘을 찾느라 그런지 걸음걸이가 무척 빨라졌다.

 

12 : 00 작천소령에서 암릉을 향해 다시 치고 오른다.
가끔 보이는 고개 숙인 나리와 청초한 찔레꽃은 관심 밖이고 오로지 '주작으로 이어지는 길이 있
어야 할텐데...' 하는 생각뿐이다.

 

12 : 10 능선으로 올라서니 갈림길이 있다.
오소재로 향하는 길은 뚜렷한 반면 주작산으로 가는 길은 풀이 길을 막으려 들고 '만복산악회' 리
본 하나가 외로운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12 : 14 '↖ 주작산 1.68km * ↗ 두륜산 * ↘ 양란재배장 0.32km'
등산길에서 처음 보는 반가운 이정표로 역시 428봉을 주작산으로 알려주고 있다.
오소재 방면 암릉과 달리 울창한 숲이 우거진 부드러운 능선을 보고 끝봉 좌 사면을 돌아 미끄러
운 길을 천천히 내려가면 왼쪽으로 임도와 나란히 한 오솔길을 따르게 된다.

 

12 : 27 임도로 내려선 후 10m를 걸어 다시 숲속으로 들어서면 잡목이 좌우 경관을 방해하나 그
늘이 있으니 살 것 같다.
첫 암봉을 우회하여 다른 바위 왼쪽으로 돌아 앞을 막아선 봉우리만 넘으면 정상이 지척인줄 알
았는데 희망사항이다.

 

12 : 57 마당처럼 편편한 바위를 거슬러 가자 왼쪽으로 덕룡산 줄기, 오른쪽으로 두륜산으로 이어
지는 암릉이 기막히게 다가온다.

 

13 : 07 그것도 잠시뿐, 숲속을 통과하면 '↑ 임도종점 0.52km * ↓ 양란재배장 2.0km'라 적은 이
정표가 있고 기둥에는 누군가가 '주작정상'이라고 써 놓았다.
비록 나무가 조망을 방해하지만 남해 바다 쪽은 훤하게 내려다보인다.
조금 밑에 있는 헬기장을 거슬러 풀과 덤불이 길을 덮은 곳에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었고 저만치
정자가 보이자 뱃속에서 꼬르륵 신호를 보낸다.

 

13 : 17 임도로 내려서니 나를 것 같고 전망대는 100여m 앞에 있으며 넓은 임도 종점, 배 모양의
다듬지 않은 조형물과 커다란 플라스틱 쓰레기통이 놓여 있다.

 

13 : 19 기둥과 바닥이 대리석인 주작정에 오르니 신선이 안 부럽다.
웃옷과 등산화, 양말까지 벗고 민생고를 해결한다.

 

"나 잠시 누워 있을 게" 아내가 바닥에 모로 드러눕는다.
아내가 쉬는 사이 내려가는 길을 찾아 낮은 봉우리 쪽으로 가 보려다 한 친구 님과 통화를 하는
중 주작산에서 내려선 임도로 올라서는 이로부터 "관광농원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라는 말을
들었으니 수고를 덜게 되었다.
밀집모자를 쓴 그 분은 정자로 오르지 않고 잠시 쉬더니 주작산을 향했다.

 

14 : 28 지척인 천관산과 부용산, 완도 상황봉도 못 본체 정자를 내려서 '↑ 양란재배장 2.4km *
→ 관광농원 1.0km * ↓ 주작정각 0.2km' 이정표가 선 지점에서 몇 개의 통나무 계단을 내려서고
무덤 1기를 지나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송림으로 들어섰다.

 

14 : 38 삼인 마을로 내려갈 수 있는 갈림길을 지나 암봉 앞에서 왼쪽으로 꺾어들면 시원한 물
흐르는 소리만 들리지 물이 안 보이는 바위 골짝을 건너게 되는데 어두컴컴하고 "비가 오면 위험
하다"고 했던 주민들의 말을 실감하게 된다.

 

푸른 이끼가 낀 큰 돌 위를 걸을 때는 주의를 게을리 할 수 없었으며 좌우로 올려다 보이는 물
흐르는 암벽을 구경하고자 자칫 한 눈이라도 팔면 크게 다칠 것이다.
20분간 그런 길을 걷다 작은 고랑을 건너면 길이 좋다.

 

15 : 00 물이 흘러 넘치는 보 둑을 건너자 바로 우리 차를 세워 놓은 지점이다.

약산도(조약도) 삼문산 산행을 하려면 도선 시간을 미리 알아봐야겠기에 마량항을 향해 간다.
"거기서도 게를 잡을 수 있을까?"
작아도 명색이 물 깊은 항구인데 무슨 게를 잡겠다고...  하여튼 바다를 무척 좋아하는 아내다.  


 

 

                          민둥산 뒤로 주작능선과 두륜산, 고계봉이 조망된다.

 

 

 

         475 주작산에서 본 첨봉과 수양리로 갈 수 있는 안부, 덕룡산 서봉과 동봉은 살짝 보인다. 

 

 

 

                         475 주작산에서 본 지형도상의 주작산. 오른쪽 높은 봉우리

 

 

 

                                  작천소령으로 내려 오면서 본 양란재배장

 

 

 

                                            암릉 갈림길에서 본 475 주작산

 

 

 

                             암릉에 있는 이정표. 428봉을 주작산으로 표기했다.

 

 

 

                                    끝봉 앞에서 바라본 지형도상의 주작산

 

 

 

                  주작정에서 본 봉양제와 덕룡산 암릉.  오른쪽에 서봉과 동봉이 보인다.

 

 

 

                                주작정에서 본 암봉 너머 475 주작산과 작천소령

 

 

 

                            임도 종점에 있는 주작정.  기둥과 바닥이 대리석으로 돼 있다.

 

 

 

                             수양관광농원으로 내려갈 수 있는 갈림길 이정표

 

 

 

                            수양관광농원 주차장 옆의 보. 이곳이 우리의 날머리였다.

 

 

 

               두 암봉 사이 계곡은 어두컴컴하고 매우 미끄러웠다  - 관광농원 주차장에서 

 

 

▣ 코스모스 - 몆달전에 가스로 인해 보이지 않았던 그날 생각에 눈웃음 지으며 산행기 감상 잘하고 갑니다.

안산,즐산 하소서....    

 

$ 미리 여러분들의 산행기를 봤고 우중, 더우기 어둠이 스며드는 길 아닌 길에서 고생하신 코스모스 님의 글을 보고

남의 일 같지 안했답니다. 역시 시계가 나빠 아쉬움도 있으나 생각나면 다시 찾아갈 수 있는 거립니다. 고맙구요.

항상 무사산행 바랍니다.     

 

▣ 김정길 - 직장 쉬는날은 오직 부부산행이군요, 축하합니다.

4년전의 주작산은 누구도 정상이라고 인정하지 않는 시절에 팔각정도 어떤 이정표도 주차장쪽 등산로도 없던

시절에 임도로 갔다가 능선으로 숲풀을 해치며 나온 기억입니다. 최근 전국 대부분의 산에 이정표 안내도 등산로

휴식시설 등의 발전은 전국적인 현상입니다. 동봉 서봉으로 팔각정까지 다시한번 둘러볼 예정입니다.    

 

$ 작년 경험에 의하면 덕룡산 암릉 끝에서 첨봉 가는 길은 억새 등이 어깨 높이까지 자라 무서웠습니다.

권하건데 초겨울에 산을 찾으시면 좋겠고 주작정에서 동쪽 55번 도로로 내려서는 길이 보였으니 수양관광농원으로

가지 안해도 될 듯 싶습니다. 행운을 빕니다.

 

▣ 브르스황 - 작년에 아들녀석과 덕룡산을 종주하고 작전소령에서 주작산까지 내친김에 갈까 하다가 아들녀석이

그만 내려가자하여 못 오르고 집에 간 일이 있는데, 그때 무척 아쉬웠었습니다. 아스라이 주작정이 보이더라고요.

선배님 덕분에 좋은산 잘 보고 갑니다. 항상 좋은 산행하시고 건강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 모두 건강하시죠?  맞습니다. 능선 주작산에서 주작산 왼편 안부 정자가 보입니다.

오소재에서 주작정으로 돌아보고 싶은데 브르스황 님께서도 그 코스를 한 번 타 보시죠. 즐거운 산행 바랍니다.

 

▣ 운해 - 주작정에 누어 계시는 형수님을 바라보는 형님의 표정이 선녀가 이 보다 더 예쁠까! 하는 마음이었을것 같은데요.

그렇죠? 형님!    

 

$ 허허 별걸 다...쑥스럽네. 운해 님의 혈기왕성한 산행이 왜 이리 부러운지 모릅니다. 너무 무더우니 체력이 말이 아니라서.  

어서 이 여름이 지나 갔슴 좋겠네요. 안전산행!!!

 

▣ 불암산 - 혹시 양란재배장을 거치셨는지요? 그 규모가 어느정돈지 궁굼합니다. 한번 꼭 가야할 곳인것 같습니다.

아직 가보지 못한곳인데 형님 먼저, 그다음에 아우가..... 행복하시고 즐산하십시요. 장마가 옵니다. - 불암산 드림 -    

 

$ 사진에 보이는 세로와 가로 하우스 사이가 작천소령 길이지요. 자연스럽게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었는데 가지런히 놓인 분,

그 규모를 헤아릴 수 없었답니다. 남도 방문시 연락 바랍니다. 운해님도. 우리 모두 건강에 주의하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