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와 천왕봉 가지고 몇일전 굳은 맹세를 하고 .... 드디어 그날
아침 08:30분에 모처에서 만나기로 했기에 김밥에 생수에 챙긴고 기다리니
하늘은 시껌해지고 빗방울이 한방울 두방울 이런 씨~ 그런데 이양반은 10분이
지나도 소식도 없고 휴대폰은 꺼놓고 (집전화번호 모름) 드디어 30분경과
휴대폰은 100번도 걸어봤을거다 역시 통화는 되지 않는다.

역시 하늘은 시껌 빗방울은 한방울 두방울씩 떨어지고 다시 집으로 들어갈려니
절대로 그렇겐 못하겠고 여기 순천에서 혼자 중산리갈려니 웬지 기분도 잡치고
해서 30분이면 도착하는 광양 백운산으로 에이 빌어먹을 중얼거리면서
무작정 간것까진 좋았는데 한두번이 아니니까.

아직 못가본 코스를 정하고 논실-한재-따리봉-삼샘이재-논실 서너시간이면 될걸로
계산하고 가는데 차라곤 나밖에 없다 곧곧의 주차장은 물론이고 오고가는 차도 없다.
논실도착해서 허접한곳에 차를 대고 가 말아 약간 갈등 하늘은 역시 시껌하고 산봉오린 먹통이고 산행하는 사람이라곤 나혼자 뿐이고 해서 기분이 약간은 오싹 하더이다.

좌우간 나는 올라 갔소 근데 뭔놈의 산이 입구부터 영~
계속해서 길은 차한대 정도 지날수있는 시멘트길 비포장길이 반복해서 만나고 송어 양식장 가는 길이라나 40분 남짖 올라가니 오른쪽은 정상 왼쪽은 따리봉 가는길이다
여기까지 오면서도 산행하는사람 단한명 구경 못했다 따리봉 으로 가는 초입길은
그런데로 100미터 쯤 가니 등산로는 오솔길보다 더적게 나있고 리본도 아주드문드문
그나마 좁은 등산로엔 풀들이 자라 잘 보이지도 않고 하늘은 계속 깜깜하고
오고가는사람이라고 단 한명도 없고 여기서 부터 길은 급경사로 바뀌고 전방 10미터도 보이지 않고 여기서 부터 후회가 되기 시작 했다 .

한재 정상부에서 따리봉 까지 중간정도되는 지점 부터는 숲속이 정말 깜깜했다
이미 바지는 다젖어 버리고 길이 맞는건지 대강 짐작만으로 간다 잊어버릴만하면
리본 하나 달랑 달려있고 위치 파악도 안되고 따리봉 정상이 얼마남았는지 확인도
안되고 정상부도 눈에 보이지도 않고 안개비는 내리고 산행하는 사람도 없고
슬슬 공포가 밀려오는데 돌아가는 길이나 남아있는 길이나 비슷한것같고 주변은
대낮인데도 날씨가 더러워 깜깜하고 무서워진다 가파른 호흡에 군가 한대목 불러가며
가는데 숲이 터지면서 따리봉 정상 이라는 표지말이 보인다.

정상이면 뭐하나 주변 시야는 5미터도 안보이고 내가왔던길 내가 가야할길
전혀 보이지도 않고 달랑 이정표 하나 보고 이제 하산 정상의 기쁨이고 뭐고
완전히 아무생각없이 빨리 내려가야한다는 생각만 밀려온다.

지금 이산엔 나혼자 뿐이다란 생각이 나를 더욱더 공포스럽게 만든다
날씨와 다젖은 옷과 형편없는 등산로가 환상의 공포스런 조화를 이루면서 뒤도 안보고 하산하는데 이길이 맞는것도 같고 아닌것도 같고 해서 확인 또 확인 해 가면서
리본이 너무 드문드문 잇어 연결이 안된다 좁은 등로를 풀들이 길게 자라나
덮어버린 통에 더욱더 그랬고 따리봉-삼생이재-논실 코스는 평상시엔 별로 사람들이 안다는 것 처럼 보인다 .

갑자기 우는 새소리에 놀라고 그런데 한발 한발 움직일 마다 딱딱딱 하는 소리가 들린다 멈추면 안들리고 다시 걷기 시작하면 다시 들리고 귀신이 따라오는것 같아
등골이 오싹해지면서 침이마른다 전에도 산에서 헛것을 몇번 본적이 있는지라
식은땀이 나면서 정신을 차려 보는데 이런! 뒤 베낭 끈이 빠져서 걸음을 걸을때
마다 부딪치는 소리였다 얼마나 어이가 없던지 .

한참을 내려오니 계곡이 보이고 이윽고 처음 출발했던 곳이 보인다
으메 ! 얼마나 반갑고 좋던지 어떻게 왔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정상을 다시 확인하려 고개를 들어보니 구름에 먹통이 되어 보이지도 않는다
세상에나 처음 출발했을때부터 도착할때 까지 단한명의 사람도 완벽하게 보지 못했으니 만일 이런날 다리라도 부러지는 사고라도 난다면 난 어떻게 됬을까 끔찍하더이다
(구조 위치 이런것도 없음).

이런날 혼자 산에온것이 잘못된건지 내가 간댕이가 적어서 그런건지 이날하루
완존히 귀신 만나기 일보 직전의 무의미한 산행을 다녀와서 이제는 혼자 산행하는것을 잠시 재고해볼 생각입니다.


▣ 산거북이 -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근원적인 불안과 공포일 것 같은데요.^^ 그런 상황 속에 들어서면 금생에 지어진 인연들의 무게도 느껴지고 삶과 죽음에 대한 나의 초조도 느껴지고..... 저도 간댕이가 적으스리....^^ 산행기 보면서 슬며시 웃다가 고개 끄덕이고 진지해집니다.
▣ 이두영 - 님의 솔직한 산행기 마음에 와 닿읍니다 산을 무서워 할이유는 없지만 절대 너무 싶게 생각 하지 마십시요 경험을 더 쌓아 모르길을 가십시요 내 생각에는 주위의 가이드 산악회를 따라 몇차레 다니시다가 그룹산행을 하십시요 자신없이 모르는길은 절대 안됩니다[혼자서] 전문가도 나침판이 없어면 산속에 들어가면 그길이 그길이고 이길이 그길이고 똑같아 다람지 체바퀴 돌듯 제자리 만 뱅뱅 돈답니다 이번에 수고 하셨읍니다 좋은 산인이 되십시요
▣ 두타행 - 무사히 산행을 마치셨군요. 단독 산행시 일기가 안 좋을때에는 무척 신경이 쓰인답니다. 안산하시고 즐산하세요. 수고하셨습니다.
▣ 정범모 - 저도 대부분 혼자서 산에 다니는데 가끔 그런 으시시한 경험이 있답니다. 지난주에는 폭우속에 지리산에서 한 10시간정도를 헤매고 다녔는데 나중에 왕등재에서 하산하다가 길을 잘못들어 완전 풀섶으로 덮힌 습지대를 길인지 물길인지도 모르겠고 곳곳에서 보이지는 않는데 콸콸거리며 물내려가는 소리는 진동을 하고 스틱 찍으면 거의 1미터는 쑥 들어가지.. 너무 무서워서 내가 다시는 이런짓 안한다고 다짐을 하고 왔는데... 또 가고 싶어여..
▣ 맹산 - 문득 혼자라는 생각이 외롭고 불안하게 만들죠. 즐건산행하시고 나침판하나 구입해세요.
▣ 맹산 - 문득 혼자라는 생각이 외롭고 불안하게 만들죠. 즐건산행하시고 나침판하나 구입해세요.
▣ 그리워만 - 저도 최근에 늦으막이 산행에취미붙이는데 듣고보니 우습기도하고 동감이가시도 하고 정말 끄덕여집니다 고생많으셨여 사람이 때론 지겹다가도 그렇게 또 보고싶을떼도 있군요 저도 보통 혼자산행을 하는데 모르는데는 산행기 인터넷자료 책자등 한보따리 일고 딱한번 가본적있는데 그날도 비가와서 정말 무섭더군요 전 그래도 사람가끔 봤는데도요 아무튼 건강하게 잘내려오셔서 다행입니다
▣ 이광춘 - 산행기를 읽어보니 모험산행을 하셨군요,저 역시 홀로산행을 즐깁니다만 무턱대고 계획없이 산에 가지 않습니다,조난은 항상 당황이란 두글자가 만듭니다,차분하고 침착해질수 있는 마음가짐도 중요합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 김정길 - 혼자서 산행을 즐기시는 분은 산행코스의 책자를 복사하거나, 구간별 거리 시간 갈림길 설명 등이 기록된 타인의 산행자료를 먼저 숙지하고도 지참하여 자주 보아야합니다. 등산가방(베낭)에는 당일 도시락 외에, (내용물 추가 3~4kg) = 둬 끼니 먹을 빵이나 과자류와 식수 등 비상식량, 스패츠, 지팡이(어떤 물체를 가격해도 부러지지 않을 나무지팡이), 겨울잠바, 비옷, 비닐하우스용 비닐 사방 180Cm 한 장, 구급약가방, 고급 나침판, 이마전등과 예비 건전지, 4단접 평시 휴대하는 소형 앉을 깔판(비박 시 등짝에 깔 것임) 등을 항상 등산가방에 넣고, 호각을 어깨 앞에 고무줄로 달고 다니시기 바랍니다.
▣ 김정길 - 특히 넓고 높은 산이면서 등산로가 있다 없다 하는 곳에서의 봄 여름 가을 스패츠 착용은 절대 기본입니다. 그리고 일단 유사시는 평소보다 더 자주 많이 쉬면서 차분해야합니다.
▣ 권경선 - 우선 무사귀환 축하드립니다. 저도 어두워진 산에서 헤매이다 물소리따라 내려가서 겨우 마을을 찿은 기억이 있습니다. 마을의 불빛을 보니 어찌나 반갑던지 한숨돌리고 개울가에서 씻으며 몸을 보니 상처투성이... 그래서 다음부터 조심하고 초행길은 지도와 시간을 철저히 체크 합니다. 수일내에 다시 입산하시면 산꾼의 피가 흐르는 겁니다.^^* 안산, 즐산 하시길......
▣ 오늘도 산 - 정말 공감이 가는군요. 지난번 경남의령의 자굴산에서 산성산까지 갈때의 그 오싹함이 다시 생각나게하네요. 그 때 저는 자꾸 의령 우순경사건이 왜그런지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더라구요.. 산행 내내 좋지 않았던 기억이 있어요 ^^*
▣ 김사웅 - 일체유심조! 님의 글을 보니 저도 조심해야 겠다는 생각이드는군요..
▣ 브르스황 - 허허, 큰 모험을 하셨군요. 님이 간 코스는 봄부터 가을까지 숲이 너무 우거지고 길도좁아서 휴일에도 등산객들이 찾지않는 험로입니다. 반면에 겨울에는 눈꽃등반하기 좋은 환상의 코스입니다. 오히려 백운산, 억불봉쪽 능선보다 더 눈이 많이 쌓입니다. 저는 님과 역방향으로 정갱이까지 빠지는 눈을 밟으며 무척 고생하면서 오른적이 있어 님의고생을 알고도 남습니다. 그리고 가능한 단독산행은 삼가하시는게 좋겠죠? 순천 어디사십니까? 뵙고 싶네요. 안산, 즐산하십시요.
▣ 이송면 - 풀잎이 스치는 소리 .. 풀섭속에 꿩.. 산새들.. 이상하게 휘어진 나무가 어스럼 달빛에 투영된 내마음속의 그림. (상상) 구름속의 냉기.... 칠흑같은 어둠속에 반짝이는 잡다한 야광체들... 언제나 항상 그자리에 있는 산속 생명체 들입니다. 두려움과 어려움은 스스로의 맘에서 나온것이지 산은 그자리에서 저 혼자 만들어 저혼자 놀라는 인간들 까지 품고 있지요. 그냥 어려우면 어려운데로 두려우면 두려운데로 산속에 안겨보시면 훨씬 맘이 편합니다. 좋은 경험 하셨네요. 체온 뺏기지 않고 당황하지 않고 넉넉하게 산행을 하시면 훨씬 편할것 같습니다. 늘 건강하세요.
▣ crover - 저도 항상혼자 그것도 주중산행을합니다. 어떨땐 한10시간을 다녀도 사람그림자 하나안보이거나 못볼때가 많죠 여기산행기를 보면 그런분들 많읍니다.정말 어떨땐 귀신이라도 옆에 있어주었으면 할때도 있네요. 저번 산행때는 한8시간만에 첨만나는 스님의 맨드란 대가리에 뽀뽀를 해버리고 싶더라니까요 늘 안전하고 해피한산행기원 합니다
▣ 안토니오 - 예전에 한밤중에 대청봉에 혼자 오르던생각이... 지금은웃으면서 산행기를 읽었지만 고생하셨군요 언젠가 돌이켜보면 좋은 추억이 되겠지요
▣ 셈프레 -
▣ 셈프레 - 예전에 사람한점 없는데도 불구하고 삼천리골로 하산하다가 날도 어둑해질려는데 길도 못찾아 막 헤매고 있을때 어느 산님의 도움을 받아 집에 무사히 간적 있어요..혼자 갔다가 생고생하고 올뻔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