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 산행기 Ⅱ (능동산에서 재약산까지)

산행일자: 2004년 06월20일 (일) 당일

산행코스: 배내고개→능동산(981M)→재약산사자봉(1189M)→수미봉(1108M)→주암계곡→배내고개(원점회귀)

산행시간: 5시간40분(점심 및 휴식시간 30분 포함)

산행인원: 홀로 산행

산행날씨: 태풍 디앤무 영향권

산행개요: 배내고개:12시25분→능동산:13시00분→샘물상회:14시10분→재약산사자봉:14시45분→수미봉15시40분→주암계곡갈림길:16시10분→주계마을:17시35분→배내고개:18시05분

산행경비: ▶마산-진영 통행료1200×2=2.400원 유류대제외

*지도*


태풍 디앤무가 북상중이라는 기상대의 발표에 이번 주 알프스산행은 물 건너 같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도 그러면서도 마음속 한 켠 에는 태풍이 비켜나가길 고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토요일부터 내리는 비가 장난이 아니다. 딸아이의 걱정스런 모습으로 “아빠 내일은 산에 안 가실거죠”라는 물음에 애매모호한 어조로 “글쎄다”라고 말했지만 마음은 내심 산으로 향하고 있었다. 작년 매미의 광풍에 얼마나 놀랐던지 태풍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쿵닥 거린다는 아내는 고3 수험생 딸아이가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이유로 우중산행 결사반대의 기치를 드높이는 판국이니 할 수 없이 숨죽여 있기로 작정했지만 밤이 깊어 갈수록 빗줄기는 더욱 거세어진다. 순간 아내의 얼굴에 피안의 미소가 이는 것을 느꼈다. 저도 한때는 산쟁이 였던 사람이........ 일요일 아침 눈을 떠보니 빗줄기는 다소 약해졌지만 낮게 깔려 요동치며 北東進 하는 구름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태풍의 영향권에 들었음을 증명 해 주는 것처럼....... 그런데 정확히 오전 9시30분경 비는 그치고 가끔은 열린 하늘의 모습도 연출 되는데 오호 통재라, 이럴줄 알았으면 새벽에 떠났어야 했던 것을........ 그래서 산 날씨는 현지에 가봐야 안다고 했던가?...... 가끔 열리는 하늘을 보는 순간 아내도 체념을 하는 눈치다.
25리터 배낭을 꺼내고 잡주머니와 방풍복, 여벌옷을 챙기고 아내가 챙겨주는 간식을 배낭에 쑤셔넣고 집을 나선다. 딸아이에게 아빠가 자주 전화 할 테니 신경쓰지 말라는 말도 빼놓치않고........ 정확히 10시40분 남해고속도로를 접어들어 일단은 두시간 거리인 배내고개로 가기로 하고 차를 몰지만 늦게 출발한 것과 태풍이 변수로 작용할까봐 은근히 걱정이 된다.
걱정이 너무 심했던지 진영 I.C에서 내려 25번 국도를 탄다는 것을 지나쳐 버리고 진례 I.C로 내려서 우회를 하니 약20분정도 알바 한 것같다. 밀양을 지나 24번 국도를 탄다. 지난밤에 내린 비의 영향으로 단장천의 수량이 상당히 늘어났다. 석남재를 넘어 배내고개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이 12시20분 한산한 주차장 한쪽에 차량을 주차시키고 딸아이와 통화를 한 후 곧 능동산 으로 오른다. 촉촉이 젖은 산길을 20여분간 오르니 헬기장이 나오고 곧 낙동정맥 분기점에 도착한다. 하늘의 구름은 출발 때 보다 더욱 짙어지고 가지산과 운문산은 구름으로 반쯤 가리워져 있다.. 13시00분 능동산에 도착하니 정상석과 케른이 자리잡고 있고 멀리 깍아지른 듯 우뚝 선 심종태 바위와 사자봉이 보인다.

*헬기장위의 등산로(능동산방향)


*등산로 (배내재방향)


*낙동정맥 분기점(가지산방향)


*분기점에서 바라본 간월산(구름을 이고 있는곳)


*능동산


밤새 내린비로 질퍽해진 등산로를 따라 5분 여를 내려가니 쇠점골 약수터가 나온다. 수통에 물을 채운뒤 사자봉으로 향한다. 사자봉 너머로 간간히 파란 속살을 내보이는 열린 하늘의 풍광에 빠져 걷다보니 산행의 묘미가 새로워진다. 쇠점골 약수에서 조금 내려가니 임도가 나온다.
마루금을 따라 파헤쳐 놓은 임도 를 진행하다 보니 4륜구동차가 한 대 내려오고 있다. 방화선 그리고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금수강산의 허리를 잘라대는 이러한 개발행위가 훗날 과연 우리의 후손에게 무엇을 남길까하는 의문을 가져본다. 땀의 댓가도 없이 즐기는 자연과 땀흘려 얻은 자연의 댓가는 분명 다를 것 인데 편안함을 추구하는 속인들은 과연 그것을 알기나 할까?

*쇠점골약수


*심종태바위(바위 아래 골짜기가 주암계곡)


*재약산 사자봉


*4륜구동차량


*걸어온 능선(1/2 은 임도로 진행)


*구름낀 가지산


*얼음골방향 이정표


*동곡492 삼각점


임도와 등산로를 오르내리며 14시10분 샘물상회에 도착해보니 주인인 듯한 사람이 작업에 몰두해있고 샘물상회를 우회하여 계속 산행을 한다. 배내고개와 사자봉 구간은 큰 오르 내림 없어므로 다소 지루한 감은 있으나 좌우로 전개되는 영남알프스의 빼어난 조망권으로 인해 어느정도 보상을 받는곳이 아닌가 생각한다.

*샘물상회


*샘물상회에서 사자봉방향 등산로


*이정표


*걸어온능선


14시45분 용맹스러운 사자의 형상을 닮았다는 재약산 사자봉에 도착한다. 한때 논란이 많았던 산이름도 이제는 재약산 사자봉으로 굳어져 가고 있건만 표지석은 여전히 천황봉 이라는 이름으로 음각되어 굳건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샘물상회를 지나 오면서 몰려오는 구름이 예사스럽지 않았기에 곧 수미봉으로 향한다. 수미봉을 향하는 오늘 산행의 처음이자 마지막 인 한 무리의 산님들을 만나고..........

*사자봉의 정상석


*사자봉에서 본 가지산


*수미봉


*사자봉의 돌무더기


*표충사 이정표


가파른 수미봉을 오려며 시간을 보니 15시20분이다. 바위에 걸터 앉아 가지고온 빵과 간식을 먹으며 여유로운 휴식을 취하며 사자평과 하산지점인 주암계곡 방향을 숙지해둔다. 15시38분 몇 개의 암릉을 돌아 수미봉에 오른다. 재약산 이라 표기된 정상에는 까마귀 울음소리만 들리고 스산한 바람부는 산정에서 벗어나 하산을 시작한다.

*수미봉 바위봉우리


*수미봉 등산로


*재약산정상석


*사자평


주암계곡은 수미봉에서 오던길을 다시 100여M를 되돌아 가서 우측으로 내려서는 등산로를 따라 20여분을 내려가니 사자평에서 오르는 임도를 만나게 되고 임도를 따라 2-3분 거리에는 철시한 간이 상점이 나온다. 주인 잃은 적막한 간이상점앞, 그래도 샘터의 물은 세찬 물줄기를 내뿜는다. 이곳에서 좌측으로 내려서면 주암계곡으로 가는길 이고 날등을 타게되면 심종태바위로 가는 등산로이다.

*하산로


*임도와 만나는곳


*임도에서 바라본 수미봉


*심종태 바위로 가는길


*철시된 간이상점


16시10분 간이상점에서 약수물 한잔을 마시고 계곡으로 접어든다. 전날의 비로 인하여 너덜길 등산로는 개울로 변해있고 점점 내려갈수록 수량이 점점 불어난다. 첫 번째 계류를 만났지만 다행히 수량이 적은 관계로 뛰어 건너고 쩡쩡 울리는 계곡소리를 들어며 얼마나 내려섰을까? 우측으로 깍아 지른듯한 암벽이 나오는데 이곳이 바로 심종태가 치성으로 기도하여 과거급제를 하였다는 일명 심종태바위 이다. 밑에서 올려 다 봐도 아찔할 정도다. 16시45분 독립가옥이 있는곳에 도착하여 보니 암자로 사용하고 있는 듯 연등이 달려 있기는 한데 인기척은 없다. 풍부해진 수량으로 아름다운 계곡미를 연출하는 주암계곡에 도취되어 걷는줄도 모르고 주계마을에 도착한다. 하산시각 17시 35분 주계마을의 콘크리트 포장길과 울산대학교 학생 수련관 포장길을 지나 쉬엄쉬엄 배내고개에 도착하니 18시05분 매점에서 음료수 한 캔으로 오늘 산행을 종료한다.

*개울이 된 등산로


*첫번째 계류


*암자


*폭포


*심종태바위


*주계마을 들머리



▣ 이두영 - 태풍이 온다는데도 대단 하심니다 산을 무척이나 좋아 하시는것 같읍니다 항상 건강 하십시요
♣ 이두영님 안녕하세요? 님의 산행기를 항상 즐겁게 보고 있읍니다.부족한점이 있으면 따뜻한 충고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미시령 - 초봄에 처음 가본 길을 고니님의 땀을 통해 다시 보니 그리움이 솟아납니다. 그때는 잿빛이었는데 이젠 짙푸르군요.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즐산하십시요.
♣ 감사합니다.님께서도 좋은 산행 많이 하시길.......고맙습니다.
▣ 정환 - 주계마을 좌측봉우리(암릉)는 심종태 바위가 아니고 주계봉 입니다.심종태바위는 계곡따라...외딴민가 10분 진행,우측(희미한길있음)...구경 잘하고 갑니다.
♣정환님.단독산행 위주로하며 산행지도와 선답자들의 산행기를 참고로 산행을 하다보니 정보의 부재로 가끔은 오류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정확한 산행기를쓰기 위해 앞으로 더욱 노력하겠습니다.지적 감사합니다.즐산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