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의 유희에 밤안개 돌부처 되다!


태풍 비엔무의 영향으로 전국에 걸쳐 호우 경보 내지 주의보가 발령된 탓도 있지만, 이상하게 6월은 특별한 산행계획이 없어 무료한 시간을 보내야 하는 하루가 되는가 보다 하고 아침에 일어나 동네 뒷산을 두어시간 빡시게 한탕하고 쉬니까 몸이 영 풀리지를 않는다.

하늘을 바라보니 예상과는 달리 구름은 얇고 서울은 내 생각에 큰비는 올성싶지 않다.

마누라는 친목회 한다고 나아가고, 몸이 궁시렁거려 12시 조금넘어 점심 간단히 먹고 배낭메고 북한산 구기터널 근처에서 하차하여 구기사 방향으로 향한다.(오후 1시40분)

비는 이슬비가 가간히 내리고.... 우산이 오히려 거추장스럽기까지 하다.
상명대갈림길 삼거리 바위에서 배낭카바를 씌우고 우산은 아예 배낭옆구리에 꽂아 넣고 간간히 오는 이슬비 맞으며 탕춘대능선길을 걷는다.
건너편 쪽두리봉에는 사람이 꼭대기에 서 있는것도 보인다.
향로봉은 절반쯤 구름에 가려 비가 오는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우중에도 등산객이 제법 많다. 하산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보인다.

비가 온탓에 바위는 미끄럽게 보여 가능하면 향로봉 밑을 우회 하여 능선에 붙는다.
향로봉밑 바위쉼터에서 자하문쪽을 바라보니 비에 씻겨 깨끗해 보이는 인왕산의 푸르름과 건물들이 아주 선명하다.
비봉을 지나 헬기장에 도달 했을때 마주 오던 일당의 등산객들이
" 야~~! 저 구름 봐라!" 하고

소리를 질러 뒤 돌아보니
향로봉에서 북쪽으로 뻗은 산 줄기에 사뿐히 내려 않는 구름이 마치 산 줄기를 삼키듯 산이 없어지고.....
석문을 지나 내려서는길에서 보는 문수봉은 구름에 가려 간곳 없고 저 건너 보현봉은

"나 잡아 봐라!"

하고 나타 났다 사라지고....

이러한 장면 카메라에 잡아야 하는건데.....
한 없이 아쉬어 하면서 한동안 돌이 되었다.

문수봉 지나 깔닥고개를 올라서는 길은 차라리 어둠 그 자체였다. 내려 앉은 구름속을 올라서니 청수동암문

대남문으로 향하는데 가슴에 번호를 단 일단의 산객이 지나간다.

대남문에서 보니 무언가 첵크를 하는데....

기록을 하는것처럼 보인다.

물어보니 5산 기록종주중이란다.

그렇담, 오케사다리에 청계산님이 띄워 놓은 "런 다이어리.....?"


불수사도북(5산) 새벽 4시 불암산 출발 .....

대남문 첵크현재 시간 오후 3시 20분 지난 시간이다..

그렇담 이들은 종점이 어딘지는 몰라도 대략12시간대에 5산을 하는가부다.

참으로 놀랍다.

청계산님이 올린 글중에 비 공인 추정거리가 67KM이면 1시간에 평균 5KM?

혀를 내 둘른다. 대남문에서 성곽을 따라 대성문을 가는데 런다이어리에 참가한 선수들이 자주 보인다.

이들에게 힘 내라고 격려한다.

대성문에서 휴식겸 간식을 먹는다.(오후4시~4시10).

형제봉 능선길을 향하여 일선사로 내려선다.

구름은 형제봉 능선을 뒤 덮어 길 양편계곡은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고 때로는 등산객을 앞서면서 큰형제봉 작은형제봉을 거쳐 망바위에서 구기동방향을 내려다 보니 묘하게도 구기동 주택단지만 보인다. 건너편은 구름에 가리우고......

형제봉 매표소에 이르러(오후5시 21분) 걸어온 길을 대충 합해 보니

7.2KM정도?(걸린시간 약 3시간 41분)

런다이리 선수들과 비교하면서 다시 한번 혀를 내 두른다.

과연 무서운 산꾼들이라고........





△ 북한산은 아니지만 장면은 이 그림과 비슷...(펌)

※ 2004.6.20(일요일)

※ 밤안개 혼자







▣ 김용진 - 비오는 날....나홀로 산행에서 행운을 만났었습니다..... 불수도북산행......저도 한번 해 보고싶은 산행인데....언제쯤이 될런지요...항상 강건하데 즐산하십시요
▣ 윤도균 - 안녕하세요 밤안개님 산을 향한 님의 정열이 늘 변함이 없으시네요 욕심내지 않고 조용히 나홀로 산행을 즐기시는 모습이 너무너무 아름답고 좋아보입니다 늘 안전유의하시며 즐거운 산행하시기를 기원합니다
▣ 권경선 - 안전하고 즐겁게 하시는 산행 변함없으시군요. 몸소 모범을 보이시니 후배들에게는 산교육입니다. 건강하십시요.
▣ 김정길 - 쉬엄쉬엄 구경하시며 안전산행으로 한나절씩만 하는 산행이 선배님의 건강관리에는 가장 좋을것같습니다. 선배님께서 백두대간을 다니시니 걱정 뿐입니다. 부디 무탈하시기를.
▣ 물안개 - 홀로 조용하게 오후의 한나절을 북한산에 계셨네요.저도 오늘 비가 오락가락 하는데 다녀왔거든요.산님들이 별로 없어 호젓하고 좋았지요.늘 건강하시고 즐산하십시요
▣ 산사랑방 - ㅎㅎ.. 잘보고 갑니다. 비오는날 오후.. 그래도 저와 닮은 분이 계셔서 저도 덜 외롭습니다 .~~@@
▣ 밤안개 - 한꺼번에 인사드리는 무례를 용서해 주십시요. 관심에 무한한 정을 표합니다. 항상 인생을 즐겨사는 법을 배우려고 무척이나 애를 씁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