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일자 : 2004. 06. 27. 06:33 ~18:01


2. 산행형태 : 능선산행


3. 교 통 편 : 승용차


4. 산행자 : 인자요산, 산인준치


5. 날 씨 : 농무와 햇살


6. 산행코스 : 중산리매표소(06:33)-칼바위(06:59)-장터목 이정표(07:05)-망바위(08:14)-로타리산장(08:41)-개선문(09:43)-천왕샘(10:24)-천왕봉(10:39)-장터목산장(11:48)-연하봉(12:05)-촛대봉(12:58)-세석산장(13:10)-거림 이정표(13:21)-음양수(01:33)-대성교 이정표(14:35)-표지목(청학동3.3km, 16:41)-청학동 표지목(청학동2.5km, 17:05)-계곡방향길(청학동2.0km, 17:20)-샘터(17:29)-청학동매표소(18:01)


7. 산행후기


올해는 장마가 일찍 시작되고 오락가락하는 비 때문에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날씨가 부조를 해주는 것 같다. 이번주의 지리산은 어느 코스가 적당할지 고민하다 이제껏 한번도 올라보지 못한 중산리를 기점으로 선택하였다. 천왕봉 이후의 등로는 협의하여 정하기로 하고...


새벽6시 동행인 준치님이 정확하게 도착하고 식당으로 발길을 옮긴다. 된장국을 먹고 싶은데 시락국(우거지국) 밖에는 없단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선택의 여지가 없다. 지도를 두고 이쪽 저쪽을 의논하지만 밤머리재까지는 멀기도 하고 돌아오는 택시비가 보통이 아닌 것 같고, 청학동에서 거림으로 터널이 개통되었다니 세석,삼신봉을 거쳐 청학동으로 하산하자고 합의를 본다.


이제 출발이다. 그런데 부지런한 관리공단 아저씨는 언제부터 대기하셨는지는 모르지만 예외없이 입장료를 징수하고 있다. 지리산은 여러번 찾았지만 입장료를 내는 것이 처음이라 생소한 느낌이 든다. 설악동에서도 새벽 일찍 입장료를 지불한 기억이 있는데...


지리산의 주봉인 천왕봉을 오르는 가장 가까운 코스라 그런지 정상표지석을 담은 안내판과, 공비토벌 루트 안내도, 지리산 전도와 탐방로의 지점별 거리와 소요시간 등의 안내판이 즐비하게 서 있고, 아담한 매표소는 커다란 건물로 이전하기 위해 신축공사가 한창이다.


자연석을 이용하여 만들어진 등로를 따라 오르는데 수량은 많지 않지만 계곡의 경치가 좋다. 끝이 보이지 않는 계곡을 카메라에 담는데 영상이 좋다. 기분좋은 출발인데 30여분을 오르니 칼바위가 나타난다. 칼바위 안내판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다. 「태조 이성계가 등극한 후 자신을 노리는 사람이 지리산 중턱의 큰 바위 밑에서 은거중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한 장수에게 그자를 찾아 목을 베어오라고 명한 바 그 장수가 지리산을 해메다 이곳에서 2km떨어진 곳에 이르러 큰 바위 밑에서 공부하는 사람을 발견하고 칼로 치니 바위는 갈라져서 홈바위가 되고 칼은 부러지면서 이곳까지 날아와 꽂히면서 하늘을 찌를듯한 형상의 바위로 변하여 이름을 칼바위로 부른다」


 <중산리계곡>                                                 <칼바위> 


칼바위에서 잠시 호흡을 가다듬은 후 잠시 오르니 좌측으로는 장터목대피소, 우측으로는 자연학습원, 직진으로는 천왕봉을 안내하는 표지목이 서 있다. 단거리 코스로 오르기로 하였고 또한 로타리대피소와 법계사를 구경하고픈 마음에 직진하는데 지난주 산을 찾지 않아서인지 몸이 무겁다. 허덕이면서 능선도 조망하고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오르는데 한시간여만에 망바위에 도착한다.


망바위 오름길의 지능선들은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데 망바위는 과식한 돼지의 뚱뚱한 몸매에다 인간의  머리를 붙여 놓은 것 같다. 우스꽝스럽게 생겼지만 명명을 좋아하는 인간들이 자연석에 이름을 붙이다 보니 그렇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허허허...


30여분 운행으로 로타리 산장에 도착하니 깔끔한 외양을 갖춘 쉼터가 기다리고 있다. 법계사를 알리는 표지목과 주등로의 운행시간을 표시해둔 안내판과 함께, 쉬어가는 산객들이 제법 있지만 지척에 있는 법계사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데 단체로 오신 무적의 청바지 군단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들머리에서 본 지리산 법계사란 표지석과 지금의 지리산 법계사란 문패는 색다르게 느껴지고 있다. 처음 들르는 법계사로 답답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웅장하지도 않지만 커다란 바위와 조밀한 공간을 활용하여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데 전체적인 구도가 시원스럽게 느껴지게 한다.


법계사는 지리산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사찰로 천왕봉과는 지척에 있다. 신라 진흥왕때 연기선사가 구례 화엄사에 이어 세운 사찰로 1천5백년 가까운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 절은 고려시대 왜구의 방화로 소실, 일제시대 때 의병의 근거지였다는 이유로 일본군에 의한 소실 등 고난이 많았으며 현재의 사찰 건물은 지난 81년 독실한 불교신자의 불사로 세워졌다고 한다.


또한 법계사는 석가모니의 몸에서 나온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어 양산 통도사, 오대산 상원사 등과 함께 석가의 진신사리가 봉안되어 있어 몇 안되는 적멸보궁의 하나이다.


<망바위>                                                          <법계사 적멸보궁> 


 


습기와 열기로 힘들어 하며 오르는 등로는 산객에게 쉼터를 제공하고 있지만 안개로 인해 여전히 능선들을 조망할 수 없게 하고 있다. 쉬엄쉬엄 오르는데 개선문이 나타나고 절벽 틈새로 졸졸 흐르는 천왕샘이 나타난다. 이제 천왕봉이 가까워진 느낌이다.


몇번의 천왕봉 등정 중 가장 힘들어 하며 오른 것 같다. 갑신년 맞이 일출산행에서의 천왕봉은, 마치 도화지위에 모자이크를 해 놓은듯 울긋불긋한 등산복 차림의 산객들이 정상을 물들였었는데 이른시간이라 그런지 산우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 오랜만에 정상등정 기념사진을 촬영하는데 잘 나오려나 모르겠다.


                <천왕봉>                                            <제석봉 고사목지대>


     


통천문을 지난 제석봉 고사목지대는 여전히 세월의 흔적을 남겨두고 있는데 조림해둔 구상나무가 싱싱한 빛을 발하고 있다. 등산 9단은 산속에 묻히는 것이라 하였는데 나의 등산 단수는 이제 힘차게 성장하고 있는 어린 구상나무에 비유하면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먼저 가신 산우님은 고사목으로 비유하고...


생과 사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고사목지대를 지나 장터목산장에 도착하니 11시48분이다. 쉬엄쉬엄 오르느라 많이 먹고 많이 쉬었으니 세석에서 늦은 점심을 먹기로 하고 청학동으로 하산하자니 쉬고 계신 산객이 지금 출발하여 청학동으로의 하산이 가능한지 의아해 한다. 세석,삼신봉을 지나 청학동으로의 하산은 계산상으로는 어둠이 찾아오기 전에 가능하다고 판단되는데...


연하봉을 지나 촛대봉에 이르니 많은 산객들이 정상 바위틈에 옹기종기 모여 정담을 나누며 휴식을 취하고 있고 조그마하게 보이는 세석산장이 눈을 즐겁게 해준다. 언제 보아도 아늑하고 평온해 보이는 산장이다.


남부능선을 종주한지도 벌써 한달여가 지났지만 주능선을 조망하며 걸은 16시간의 감회가 새롭게 다가오는데 산장에는 늦은 식사를 해결하는 산객들로 번잡하다. 음양수샘에서 식사를 하기로 하고 내려가는데 비온 후라 그런지 많지는 않지만 물이 개울을 이루며 졸졸 흐르고 있다.


대성교 이정표를 지나 내려가는 등로에는 오후라 그런지 오르는 사람들이 간혹 보이는데 부럽다. 시간상으로 그분들은 산장에서 유하고 내일을 기약하는데 민초들로 본래 자리로 돌아가야하는 발걸음이 바쁜 우리와는 처지가 다른 것 같다.


산죽밭을 지나 삼신봉을 우회하는데 91년 국립수산 진흥원 산악회 노웅님을 기려서 세운 추모비가 있다. 추모비에는 「산이 좋아 산을 찾아, 산이 좋아 산에 올라, 산이 좋아 산에 누워, 삼라만상 벗을 삼네」라는 자연에 귀의한 삶을 돌에 새기고 있다.


<세석산장>                                                     <추모비>   


남부 주능선을 벗어나 지능선을 따라가는 길이 부드럽고 완만하다. 잠시 후 계곡으로 꺾어지는 표지목(청학동2.0km)이 있고 10분을 운행하니 샘터가 나타난다. 시원한 샘물로 목을 축이고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하며 청학동 매표소에 도착하니 18:01분이다. 멀지 않은 거리를 힘들게 운행하였고 시간도 많이 걸렸지만 가까운 시일에 다시 지리산을 찾기로 다짐하며 다음을 기약해 본다.





▣ 산거북이 - 에고... 남부능선 지려 밟으신 세세한 이야기나 들어볼 참이었는데.. 또 휘리릭~ 지나가뿐네..^^ 아무래도 거북이 걸음으로 직접 댕겨와봐야 직성이 풀릴려나... 여름철 녹음의 남부능선을 다녀오신 두분, 수고하셨습니다.  ++산거북이님 시간 한번 내셔서 다녀오세요. 남부능선은 길고 험하지 않고 주능선 조망도 좋습니다. 감사합니다.즐산하세요.


▣ 산과하늘바다 - 반갑네요!!! 저의 산행기에 망바위의 모델이 되어 주신분이 바로 "인자요산"이시군요 다음에 만나면 모델료를.....  ++ 산과하늘바다님 모델료를 주시던지, 사지촬영비를 받으시던지, 다음에 뵐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때 계산하시죠. 감사합니다. 즐거운 산행 이어가시기를...



▣ 슬기난 - 지난5월 같이 다녀온 남부능선이 눈에 선합니다.민들레와 장마 날씨때문에 눈치만 보고 있습니다.건강하시고 다음에는 꼭 같이 할수있었으면,,,    ++ 슬기난님 태극종주 시간이 잡히셨는지 궁금하군요. 시간이 허락하면 같이 했으면 좋을텐데... 저는 여름 휴가때 집사람한테서 여유시간을 허락 받았습니다. 먼저다녀오세요.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 산인준치 - 인자요산님 산행기를 보니 새로운 감흥이 이는군요. 남부능선의 더운날씨와 습한기운 때문에 수고 많았습니다. 다시 만날때 까지 건강하십시요.  ++ 준치님 지난주에는 어디로 행차를 하셨는지... 항상 안산하세요. 감사합니다.



▣ 고니 - 태극 D-day 하루전이라서 그런지 지리산 산행기만 자꾸 눈에 들어 오는군요. 님들처럼 준족이라면 태극종주도 수월하게 끝낼수 있을텐데.......산행기 즐감 하고 갑니다.  ++ 그 멀고 힘든길을 가시려고 준비하셨는데 제가 화이팅이라고 한번 외쳐드려야죠. 고니님 화이팅!!!


▣ 강명구 - 항상 후기를 통해 많은 도움 받고 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 강명구님 과찬의 말씀입니다.  열심히 기록하려고 노력하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안네요. 감사합니다. 즐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