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초원 소백

우리가 갈 수 있는 남한의 명산 중 지리산 최대의 종주는 화엄사와 대원사를 잇는 코스로 일명 화대종주라는 구간이고, 설악산에서는 최대의 능선종주산행을 서북능선과 공룡을 잇는 코스 정도일 것이고, 덕유는 육십령에서 삼공리를 잇는 이른바 육삼코스입니다.

그렇다면 소백산은?

일응 백두대간을 떠올리겠지만 이는 1990년 이후 백두대간이 어느 정도 활성화 된 다음의 이야기이고 그 전에는 소위 고수라는 사람들이 죽령~구인사를 잇는 코스를 개발하여 즐겼던 것 같습니다.

물론 당시에도 트레킹 위주의 산행을 하시는 분들도 많았겠지만 지금같지 않게 간첩으로 몰릴 수도 있고 산에 주둔하고 있는 군인들로 부터 어떤 험한 꼴도 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당시 산행을 주도하던 분들은 대개 돌맹이를 타고 빙벽을 오르다 해외원정을 하는 세미프로들로 보는 게 맞을 겁니다.

지금과 같이 트레킹 위주의 산행은 문민정부 이후 특히 IMF 이후 실직한 사람들이 대거 산으로 몰리면서 산은 우리하고 더욱 친근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1980년 이우형 선생님께서 산경표를 발견하여 우리나라 산줄기 개념이 일본인 고토 분지로에 의하여 만들어진 태백산맥이니 소백산맥이니 하는 엉터리 이름이 아니고 우리 고유의 백두대간이니 한북정맥이니 하는 1대간 1정간 13정맥이라는 과학적이고 인문적인 산줄기 개념을 알리기 시작한 이후 자연스럽게 산줄기를 통한 종주산행도 알게모르게 활성화 되기 시작하여 본격적인 산경표에 의한 마루금 산행은 아니더라도 자칭 혹은 타칭 고수들의 이 산과 저 산을 잇는 중거리 산행이 유행을 타게 됩니다.

저는 그런 고수는 아니지만 원점 회귀 산행보다는 좀 더 긴 거리의 종주산행을 선호하던 터라 80년대 중반 그 무거운 텐트를 지고 삼공리에서~남덕유까지 진행한 경험이 있어서 90년대 후반 정도인가 소위 죽구종주라는 이름의 소백산 죽령~구인사를 잇는 구간 종주를 자신있게 도전했다가 아주 힘겹게 마무리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번에 종주 산행을 주로 즐기는 견실한 동호인 모임인 온라인산악회에서 이 죽구종주를 소백종주라는 이름으로 진행한다고 하는군요.

아련한 옛 추억의 기억을 더듬으면서 대단한 기량의 대원들과 함께 그 소백의 초원지대로 떠나가 봅니다.

산 행 개 요

1. 산행일시 : 2014. 08. 09. 토요일

2. 동행한 이 : 온라인산악회

3. 산행 구간 : 소백산 (죽령~연화봉~비로봉~국망봉~상월봉~신선봉~민봉~까칠봉~구인사주차장)

4. 산행거리 : 26.61km (올해 누적 산행거리 : 1087.94km)

 

구 간

거 리

출발시간

소요시간

비 고

죽 령

03:47

연 화 봉

7.0km

05:24

97

비 로 봉

4.3

06:57

93

15분 휴식

국 망 봉

3.1

07:59

62

상 월 봉

1.2

08:17

18

신 선 봉

2.52

09:18

61

민 봉

1.14

09:41

23

까 칠 봉

4.97

11:42

121

구인사주차장

2.38

12:18

36

26.61km

08:31

08:16

실 소요시간

산 행 기 록

2014. 8. 8. 23:40.

잠실을 출발한 만차의 온라인 산악회 버스는 제천을 지나 03:35 죽령에 도착합니다.

이 아래로 터널이 생기기 전에는 아주 번창했던 죽령휴게소인데 지금은 상권도 많이 시들해진 것 같습니다.

지도 #1

잠들어 있는 휴게소 앞에서 행장을 꾸리고 있는데 다른 대원들은 벌써 다 출발을 했습니다.

03:47

저도 출발해야지요.

안내도를 보고,

이정표도 본 다음 오늘 산행을 시작합니다.

오늘은 충청북도 단양군과 경상북도 영주시의 도계를 따라 진행하게 됩니다.

국망봉까지는 14.4km면 거기까지는 편안하게 조망을 즐기면서 진행하면 되겠고 그 다음 몇 군데만 주의를 하면 별 문제가 없을 코스가 이 소백종주코스입니다.

아!

근데 이게 뭡니까?

'소백산은 우리 국토의 등줄기인 태백산맥의 남쪽부분에서 서쪽으로 분기되는 소백산맥의 중심 부분에 자리하며.....'

국립공원이라는 곳의 안내판에 이런 엉터리 글이 씌어져 있다니....

쌍팔년도도 아니고!

태백산맥이 우리나라 국토의 등줄기입니까?

소백산맥은 또 어디서 어디까지 뻗은 것이고?

고토 분지로가 1901, 1902년 우리나라 지질을 조사하면서 담은 그 '조선기행록'이라는 소위 연구물(논문)을 엮은 책에서 우리나라를 비하하면서 기록한 내용 그대로 지금까지 쓰고 있다니 참 우리도 백두대간 등 산경표에 너무도 큰 죄를 짓고 살아왔습니다.

이제는 바뀌어야지요.

아직도 왜곡된 지리책을 배우면서 아이들이 공부하고 있다니....

우리 산줄기 즉 산경표에 대한 무관심!

우리 후손들에 대한 죄입니다.

04:46

각설하고...

레이더관측소 삼거리를 통과합니다.

4.2km를 걸어왔으니 많이 올라왔군요.

이제서야 저보다 앞에 가던 분들을 만납니다.

이 새벽에 눈에 들어오는 것도 없으니 제 앞에 가는 분들만 헤아리며 걸어 갑니다.

백두대간이라....

아까 그 안내판에는 태백산맥, 소백산맥이었는데....

이렇게 해야죠.

이렇게 우리나라의 산줄기가 백두대간이라는 이름으로 우뚝 솟고 그 다음에 정맥이라는 이름도 각 관공서에서 사용하는 문건은 물론 교과서에도 올라가고 그래야 기맥, 지맥이라는 이름이 공용화될 거 아니겠습니까.

예전에는 못 보던 새로운 안내판들.....

지도 #2

05:15

첨성대같은 것이 어렴풋이 눈에 들어오고....

소백산 천문대입니다.

예전에는 하얀개 한 마리가 요란하게 짖어댔었는데....

어딜갔지?

비로봉으로 직접가도 되지만....

우틀하려는데,

이제 제 정신으로 돌아왔군요.

바로 이겁니다.

이렇게 안내판을 통해서라도 이곳이 소백산맥에 있는 소백산이 아닌 백두대간에 있는 그것이라는 것을 알려줘야지요.

그렇다면 아까 그 소백산국립공원 안내판은?

빨리 보수를 해야겠지요.

'소백산은 우리 국토의 등줄기인 태백산맥의 남쪽부분에서 서쪽으로 분기되는 소백산맥의 중심 부분에 자리하며.....'를

'소백산은 우리 국토의 줄기인 백두대간이 매봉 부근에서 낙동정맥을 가지치고 남동진 하던 중 경상북도와 충청북도가 갈리는 경계에 자리하며.....'정도로 바꿔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등줄기 아니고 줄기입니다.

좌측으로 붉은 기운이 도는군요.

05:24

연화봉입니다.

1987년 철쭉제 기념이라....

이 당시 철쭉제를 하면 희방사 바로 희방계곡은 이 연화봉에 올라 철쭉꽃을 즐기려는 행락객들의 BC로 이용되어 정말이지 시끄러웠습니다.

드럼까지 동원하여 계곡에서 노래하고 뭐하고...

위에선 머리감고 아래에서 그걸로 밥하고....

바위 뒤에는 쓰레기와 오물....

이 소백산 철쭉과 지리 세석 철쭉이 제일로 손꼽히던 시절이었으니....

그 희방사로 진행하는 길이 그때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군요.

하긴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사는 동물이라고 하니....

그 연화봉에서 지나온 천문대와 레이더 관측소를 돌아봅니다.

단양 쪽은 아직도 어둠에서 깨어나지 않았고..........

05:48

1299.7봉을 향합니다.

연화봉은 점점 더 멀어지고........

음.........

이제 소백산맥은 없어지고 계속 백두대간이로군요.

설명도 만족스럽니다.

'대간과 산맥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태백산맥, 소백산맥의 '산맥'이란 말은 땅 속 지질의 생성연대나 생성방법을 추정하여 그린 가상적 지질도이며 이는 일본에 의하여 왜곡된 역사입니다.'

그렇죠.

이제야 제대로 가는 느낌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부족합니다.

그래서 저도 뭔가 하고자 모임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산경표따르기 카페 개설에 따른 부탁의 말씀

<카페명 : 산경표따르기, 부제명 : 우리산줄기 바로 세우기>


다음(daum)에 카페를 개설했습니다. 산행에 의미를 두는 것이 아닙니다.

백두대간보전법이 생긴지도 어언 11년째입니다

법만 만들어놓고 실제로는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태백산맥 등이

지금도 각종 지리교과서나 방송 기업 정부와 단체 등 사회 전반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에 누천년간 사용해오던 우리고유의 산줄기 이름과 흐름을

1769년 여암 신경준 선생께서 영조의 명을 받아

족보형식으로 편찬한 우리나라의 지리정보 집합서인

산경표에 기초한 백두대간 낙동정맥 등 1대간 1정간 13정맥 산줄기를

바로 알고 바로 잡아보자는데 뜻을 두고 있습니다.

관심을 가지고 동참해 주실 분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입하시고 간단한 힘 실어주는 가입인사도 남겨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구체적인 사업도 아직은 확정된 것이 없습니다

앞으로 모든 회원님들과 숙의 과정을 거쳐 활동을 할 예정입니다

시작이라 가입인원이 적습니다.

내용도 아직은 빈약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뜻을 같이 하는 님들의 열정에 힘입어

알찬 내용으로 채워지고 빛을 낼 것입니다

일반인, 산악인 관계 없이 주변에 가입 홍보도 부탁드리며,
힘있는 카페가 되도록 가지고 계신 자료들도 공유하였으면 합니다

앞으로 우리산줄기 이름이 널리 실생활과 인문지리 등 학문에도 쓰일수 있도록

다같이 힘을 합쳐 주십시요.

카페명: 산경표따르기
http://cafe.daum.net/woori.sanjulgi ← 클릭

고맙습니다! 꾸뻑~

신경수, 다올, 현오 배상

산악회가 아닙니다.

우리가 나서서 할 테니 격려 차원에서 가입하여 가입인사만 해주시면 된다는 취지입니다.

우리 산줄기를 바로 잡자는 취지에서 결성된 이런 움직임에 많이 동참해 주시면 우리의 산줄기를 되찾는 일에 한 걸음 더 접근하게 될 것입니다.

금계 저수지 뒤로 풍기읍이 조금씩 제 모습을 보여 주기 시작합니다.

연화봉이 조금씩 멀어지고....

음.....

멋진 줄기입니다.

소백산의 주봉 비로봉 뒤로 해가 떠오릅니다.

05:55

제1연화봉입니다.

깔딱재인 제1연화봉은 뒤로 조금 들어가야 하고 거기에 3등급삼각점도 있으니 확인하러 잠깐 들어갑니다.

큰바위 세 개가 서 있고 그 아래는 정글지대라 도저히 삼각점을 찾을 수가 없군요.

바위 위에 서서 비로봉 방향을 한 번 보고 돌아 내려옵니다.

멀리 구봉팔문의 귀기문봉 방향으로 긴 줄기가 민봉으로 이어짐이 보입니다.

좌측 연화봉, 가운데가 제1연화봉....

오늘은 시원하다 못해 너무 센 바람으로 땀을 닦으려던 수건이 목을 감싸는 넥워머로 바뀌었을 정도로 소백의 칼바람 맛을 단단히 봅니다.

겨울 소백을 걷다가 동상 걸린 사람이 어디 한두 명입니까.

06:33

천동갈림길을 지납니다.

슬슬 배가 고파오는군요.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되고....

지도 #3

도솔봉 뒤로 백두대간이 힘차게 흐르고....

06:35

주목대피소로 들어가 김밥 한 줄 먹으면서 바람도 피하고 잠시 쉬었다 가야겠습니다.

15분간 푹 쉬고 진행하면서 좌측으로 주목을 봅니다.

돌무덤도 보이고....

뒤를 돌아봅니다.

안구 세척이란 말을 실감합니다.

그렇게 즐기면서 느긋하게 오르니,

06:57

비로봉입니다.

정상석도 두 개나 있고....

4등급삼각점(단양425)도 확인하고....

오늘 죽령에서 03:00에 출발했다고 하는 제로산악회의 대간팀을 여기서 보게 되는군요.

오늘 마구령까지 가신다고요?

부부대원들이 많은 게 특징이라면 특징같더군요.

진부령까지 무탈하게 한 분도 낙오없이 완주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정맥으로 드셔야지요.

슨흥저수지와 금계저수지......

뒤로 백두대간 도솔봉....

국망봉, 어의곡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음..............

...........

................

06:57

어의곡 삼거리를 지나고,

아주 거센 바람을 맞으면서.......

바위 좌측으로 치고 올라가니,

07:51

초암사로 빠지는 길입니다.

예전에는 배점리로 해서 죽계계곡을 따라 국망봉으로 올라오곤 하였는데....

그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국망봉을 따라 진행합니다.

초암사 삼거리를 돌아보고,

07:59

정상석과,

국망봉 안내판을 본 후,

바위 뒤로 올라 1등급 대삼각점(영주11)도 확인합니다.

바위 몇 개로 이루어진 국망봉에서 식사를 하는 대원들도 있군요.

대여섯 분이 바로 앞에 가시는군요.

또 걸어야지요.

이 천상의 초원지대를 지나느라 발이 떨어지지를 않습니다.

제주도의 목장지대를 온 느낌....

언제부터인가 누군가에 의해서 불리기 시작한 1396.4봉의 새이름 상월봉.

아마도 죽구종주를 하던 분들이 구인사를 창건한 상월큰스님의 법명을 갖다붙인 게 그 유래가 아닌지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08:13

그 상월봉삼거리에서 우측으로 치고 올라갑니다.

08:17

바위로 되어 있는 상월봉 정상에 올라가 주위를 둘러봅니다.

국망봉....

단양....

좌측으로 민봉과 신선봉, 우측으로는 바위로 이루어진 삼형제봉(온라인 산악회 박대장님 의견)에서 단맥이 갈라지는 모습이 확연하게보이고.....

그 앞으로 늦은맥이재를 지나자마자 우측으로 줄기를 트는 백두대간의 모습이 보이고,

그 대간길은 고치령, 마구령을 지나 백두산까지 이어질 것입니다.

상월봉 정상에서 돌아 내려오는데 자하 신경수님의 표지띠가 보입니다.

반가운 마음에 들여다 봅니다.

내기단맥을 가시면서 붙여놓은 표지띠입니다.

내기단맥은 이 상월봉에서 분기하여 단산천과 순흥천이 만나는 곳에서 그 맥을 다하는 약 18.8km의 단맥입니다.

이 단맥은 단산면과 슨흥면의 경계가 되기도 하는데 가시덤불과 잡목을 뚫고 그 줄기를 답사하는 신경수 선생님의 집념을 보노라면 저도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산줄기 산행에 관한 한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기록을 갖고 계신 분이기도 한데 아마 죽천선생님이 그 뒤를 잇고 계실 겁니다.

그 분이 구분한 우리가 갈 수 있는 남한만의 산줄기를 수(樹)체계로 너누면 1대간 9정맥 18기맥 116지맥 24분맥 841단맥인데 지금은 분맥까지 다 끝내고 841개의 단맥 중 500개 정도를 끝냈으니 아마 당신께서 목표하시는 대로 고희연 전에는 끝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항상 무탈하게 산행하시기 바랍니다.

08:23

대간줄기에 다시 들어오니 이번에는 신경수선생님의 온달단맥 표지띠가 붙어 있군요.

제 표지띠 하나를 꺼내신선생님 옆에 기대어 봅니다.

그런데 사실 여기는 온달단맥은 아닌데 선생님께서 온달단맥을 가느라 그 접근경로에 있는 이곳에 온달단맥이라고 부기가 된 표지띠를 단 것에 불과합니다.

신경수선생님의 표지띠를 만나면 무조건 따라가는 일은 삼가해야 합니다.

그 표지띠에는 항상 어느 단맥으로 가고 있다고 표기되어 있으므로 내가 가는 방향과 다를 수가 있습니다.

그걸 이해 못하고 무작정 따라갔다가 알바를 했다는 얘기를 몇 번 듣기도 하였으므로 자신의 진행방향과 표지띠가 알려주는 방향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08:40

율전으로 갈리는 삼거리입니다.

비가 오거나 할 경우에는 율전으로 진행하는 걸 삼가하라고 하는군요.

이유는 계곡길이라는 얘기겠지요.

그런 말을 잘 듣습니다.

이제부터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 율전 이정표에서 200m를 더 진행하면,

08:42

다시 이정표기 나옵니다.

예전에는 이 이정표에서 좌측으로 구인사 안내판이 달려 있었던 것으로 기억이 되는데 지금은 그 안내판은 떼어내고 그 대신,

목책에 들어오지 말라는 국공파의 경고판이 걸려 있습니다.

그래도 곰 두 마리가 들어오면 과태료 운운 하는 것보다는 좀 나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기부터 마루금 하나가 백두대간으로부터 가지를 치는데 이게 신선봉~민봉~까칠봉~온달산성을 거쳐 남한강으로 잠기는 약13,8km의 온달단맥이 됩니다.

지금부터 일부구간 그 단맥을 걷게 됩니다.

그리고 행정구역 상으로 보면 경상북도를 버리고 온전하게 충청북도 단양군으로 들어가 가곡면과 영춘면의 면계를 따라 걷게 되는군요.

등로에는 이렇게 119구조목이 예전에는 정규등로였음을 알려줍니다.

소북 그러니까 여기는 소백산북부관리사무소 소관지역입니다.

우측으로 1373.5봉으로 진행하는 선명한 길이 보이는 바위 구간도 조심스럽게 진행합니다.

여기서 잠깐 우측으로 진행하면 산객들이 일반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신선봉인데 거기는 그저 바둑판 바위가 있고 큰 바위 세 개가 비좁게 서 있는 1373.5봉이지 신선봉이 아닙니다.

위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에도 분명히 이곳이 신선봉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어제 노련한 산꾼이신 박대장님은 산행 설명을 할 때 굳이 깊은 설명을 피하신 채 그저 '삼형제봉'이라고 언급을 하신 것을 듣고는 제대로 지도를 보고 산행을 하시는 분이구나 하는 생각을 가졌었습니다.

좌측 뒤로 산월봉과 우측의 국망봉도 조망이 됩니다.

두 분이 간식을 드시는군요.

통과합니다.

09:18

여기가 신선봉입니다.

누구나 봐도 별 볼일 없는 능선상의 봉우리.

조망도 없고 그렇다고해서 어떤 특징이 될만한 것도 보이지는 않지만 아까 상월봉에서 이곳을 조망을 할 때 주위의 어떤 것보다 우뚝하게 솟아난 것을 확인할 정도였으니 겨울에 눈덮힌 신선봉을 보면 "아! 신선이 놀다 올라갈 만한 곳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지도 모를 것 같습니다.

백두온달단맥을 진행할 때 붙여두신 신경수 선생님의 표지띠가 계{속 따라오고.....

09:41

야초와 파란 하늘의 조화....

민봉입니다.

3등급삼각점(단양306)이 있고,

사방으로 통하여져 있습니다.

신선봉, 상월봉,국망봉......

국망봉에서 흘러내리는 줄기들.......

우측으로는 그 유명한 구봉팔문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고....

형제봉.....

10:02

1315.3봉인 암봉을 부드럽게 우틀하여 진행합니다.

그런데 이 1315.3봉인 일명 표대봉은 구인사, 구봉팔문과 더불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봉우리입니다.

저는 2년 전 킬문형님, 케이선배님 그리고 소백의 맹주인 청&뫼 님등과 함께 9봉8문에 도전하였었으나 저는 이 1315.3봉을 지나 덕평문봉까지는 갔고 거기서 다시 이리로 되돌아나와 1245.9봉에서 6봉 격인 뒤시랭이문봉까지 진행을 하였었는데 여기서 저는 포기하고 덕평문안골로 하산을 했던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잠깐 9봉8문에 대해서 알아보면,

9봉8문 코스는 아주 힘든 곳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더불어 이 1315.3봉이 중요한 이유는 이 봉을 중심으로 9개의 험한 봉우리가 뻗어나가 있는데 오래 전부터 불교의 수행자들이 이 바위봉을 찾아 득도를 하기 위하여 수행을 하였다는 곳인데 원래 이 부근에서 머슴생활을 하던 상월큰스님이 부처님 법에 대한 큰 이치를 깨닫고 이 구봉팔문을 찾아 수행을 하던 끝에 득도를 하여 구인사를 창건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것과는 별도로 이 아홉 개의 줄기를 이어보니 이 1315.3봉을 중심으로 부챗살같은 모습을 하고 있어 그 길을 이어가는 코스를 이어가는 것인데 무척이나 힘들고 길도 제대로 없고 반면 조망도 별로 없어 찾는 이들도 그리 흔한 편은 아닙니다.

그 지도를 잠깐 들여다 보면,

참고도(청&뫼님 블로그에서 퍼옴)

이 구봉팔문 코스는 보통 어의곡리 한드미 마을 정다운 민박집 옆으로 올라가서 새발문봉으로 올랐다가 위 지도의 1066.2봉으로 나와 귀기문봉으로 들었다가 다시 1066.2봉으로 나아 삼거리에서 배골문봉으로 들어갔다가 봉우리 찍고 다시 삼거리로 나와 본절문봉 삼거리 - 곰절문봉 찍고 다시 삼거리.

거기서 1313(실제는 이곳인 1315.3봉)에서 덕평문봉으로 들어갔다가 덕평문봉 찍고 다시 1313봉 그리고 마루금 따라 1247봉 거기서 뒤시랭이문봉 - 찍고 다시 1247봉....

참 힘들고 잡목과 가시덤불로 고생하는 구간인데 지금 우리가 그 부근을 지나다보니 9봉8문이 언급되어 잠시 아는대로 긁적거려 보았습니다.

자, 어쨌든 이 1315.3봉을 지나니 철조망이 나오고 이렇게 빈 이정표 흔적이 나옵니다.

예전에는 여기서 좌틀하여 내려가야 구인사로 향한다는 팻말이 있었을 것이나 지금은 국공파들이 다 제거해 버렸습니다.

나무에는 우측으로 표지띠도 두어 장 붙어 있습니다.

좌측으로도 계곡으로 떨어지는 길이 선명하고....

저는 세 번의 이 구간을 종주하면서 두 번은 좌틀하여 덕평문안골 방향으로, 한 번은 우틀하여 뒷시랭이문봉을 지나 헤매다가 여생이 마을 부근까지 떨어졌다가 간신히 지나던 차를 얻어 타고 구인사 대조사전이 한창 공사를 할 때 그곳 부근까지 갔던 기억이 있는 곳입니다.

좌틀하는 게 안전합니다.

박대장님도 좌틀하여 덕펑문안골로 진행하라고 말씀해 주셨고....

당연히 좌틀하여 덕평문안골로 진행합니다.

그러면서 온달단맥 즉 마루금 산행을 벗어나 일반산행으로 전환합니다.

이 마루금은 아래 지도#4의 '출입금지'표지판에서 다시 이어가게 될 것입니다.

지도 #4

우선은 길이 좋습니다.

사실 오늘 500ml 물 4통을 준비하면서 여기까지만 오면 물 문제 해결을 생각했었는데 오늘은 워낙 바람이 불고 날씨가 서늘하여 갈증을 느끼지 못해 아직도 배낭에는 물 두 통이 그대로 얼은 채 잠자고 있으니.....

이제부터는 조심해서 개울을 건너고 흐름만 잃지 않으면 됩니다.

간간이 표지띠를 매어놓고 진행합니다.

이런 폭포같은 것도 보고....

지난 밤 비가 왔는지 수량도 풍부합니다.

물도 아주 시원하고.....

2년 전에 내려갔던 길이 생소하게 느껴지는군요.

11:01

드디어 임도가 나옵니다.

덕평문안골 통과하는데 꼬박 1시간이 걸렸군요.

전에 이곳에서 혼자 알탕하고 빨래까지 하고 진행했었는데....

예전에 없었던 국공파의 출입금지 표지판.

우측으로 임도를 따라 진행합니다.

좌측으로 구봉목장이 보이는군요.

잠시 뒤를 돌아 덕평문봉을 보고,

정면 우측으로 692.2봉과 좌측의 까칠봉을 봅니다.

11:13

저 고갯마루의 좌측에는,

입산통제 팻말이 붙어 있군요.

그 뒤로 들어가면서 다시 온달단맥 마루금을 이어갑니다.

지도 #5

11:40

692.2봉에 오릅니다.

뒤 우측으로 뒤시랭이문봉이, 그 뒤로는 1247봉과 이어지는 줄기가 보입니다.

그러니까 9봉을 하려면 저 뒤시랭이문봉까지 내려왔다가 다시 올라가서,

능선을 걸어 여의생문봉 삼거리까지 갔다가 다시 갈림길까지 나가서 진행하는 그런 방식으로 하여야 한다는 겁니다.

이제 한 번만 더 치고 올라가면 됩니다.

어떤 분들은 이 죽구종주를 할 때 제일 힘든 코스가 바로 임도를 지나 이 까칠봉을 오르는 구간이라고들 합니다.

글쎄 그런가요?

뭐 다 왔는데 좋은 기분으로 올라야죠.

11:42

까칠봉 정상은 상원큰스님의 묘.

구인사에서 얘기하기에는 적멸궁이 자리하고 있어 사진촬영은 물론 들어가는 것조차 통제되고 있습니다.

그 적멸궁 관리소입니다.

까칠봉에서부터는 이제 시멘트계단을 지나 무조건 지그재그 식으로 내려가는 일만 남았습니다.

무슨 행사를 위함인지 줄에 뭘 달아놓았는데 꽤 멋있습니다.

...............

12:18

이제 오늘의 날머리인 주차장까지 다 왔습니다.

오늘 버스가 18:00에 출발한다고 했는데 무려 5시간 반 정도를 기다려야 생각하니 시간이 너무 많이 남는군요.

망설이다가 일단 점심을 먹고 구인사 앞의 터미널로 가서 시간을 보니 매시 50분에 동서울로 가는 버스가 있습니다.

예전에도 두어 번 저 버스를 이용한 적이 있는데 마침 대원 한 분이 자신도 귀경을 할까 망설이고 있다고 하는군요.

하는 수없지요.

서울 친구들한테 이야기해서 약속을 잡아놓고 박대장님께는 연락을 드려 먼저 올라가고 이따 잠실에서 시간 맞춰 제 짐을 찾기로 합니다.

네 번째 진행한 소백 종주 다시 말해서 죽구종주.

개운하게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