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 이야기(11) - 노인봉


백발 노인의 기품이 서려있는 노인봉(1338m)


 
 
▲ 노인봉 정상에서 산친구 반려와 함께

 

노인봉(1338m)은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삼산리와 평창군 도암면에 걸쳐 있으며, 오대산국립공원권에 속하는 산이다. 황병산(1,407m)과 오대산(1,563m)의 중간 지점에 있으며 산자락에 소금강 계곡을 거느리고 있다. 이 산의 정상에는 기묘하게 생긴 화강암 봉우리가 우뚝 솟아 그 모습이 사계절을 두고 멀리서 바라보면 백발노인과 같이 보인다 하여 노인봉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소금강은 1970년 우리나라 명승1호로 지정되었다. 일부에서는 연곡 소금강, 오대산 소금강, 청학동 소금강이라고도 부른다. 금강산의 축소판이라 일컫는 '소금강'이란 이름은 율곡 이이가 청학동을 탐방하고 쓴 《청학산기》에서 유래되었으며 무릉계곡 바위에 아직 '소금강'이라는 글씨가 남아 있다.

  

노인봉에서 흘러내린 물은 하류로 내려가면서 낙영폭포·만물상·구룡폭포·무릉계로 이어진다. 이 산에서 발원한 청학천이 13km를 흘러내리며 이룬 소금강은 기암괴석과 층암절벽, 소와 담, 폭포 등 30여 개가 넘는 경관지를 빚어냈는데 특히 금강산의 그것과 흡사한 만물상·구룡연·상팔담 등이 볼 만하다.

  

등산 코스는 진고개에서 정상을 오른 후 소금강으로 하산하거나, 소금강에서 정상을 거쳐 진고개로 하산하게 되는데, 주로 진고개에서 노인봉을 올라 여유롭게 소금강을 즐기는 코스를 많은 사람들이 선호한다.

 
 
▲ 등산지도

 

일 시

2004년 10월 17일(일) 07:40 - 13:26 (5시간 46분, 휴식시간 포함, 13.6Km)

날 씨

흐린후 맑음

코 스

진고개주차장(07:40)→노인봉(08:56)→노인봉산장→낙영폭포(10:27)→광폭포(11:16)→만물상(12:05)→구룡폭포(12:30)→금강사→무릉계→소금강매표소(13:26)

동 행

반려와 나

 

 찾아가는 길

 

오랜만에 3일(토,일,월) 휴가이다. 16,17일에는 산행 행사가 많다. 한국의 산하, 또 서울과 구미의 동기 산악회.... 컨디션을 고려하여 오랜만에 여유있는 산행을 해 보기로 하고. 설악산을 생각하다가 너무 멀고, 복잡할 것 같아 노인봉으로 정한다.

  

계룡(10월16일(토) 12:20)→호남고속국도→경부고속국도→중부고속국도→영동고속국도→진부IC→진고개(15:50)→주문진(16:50) (1박)

  

주문진(10월17일(일) 06:50)→진고개 주차장(07:30)

   
   
▲ 주문진 해수욕장 ▲ 주문진 해안의 늦은 일출

 

진고개에서 노인봉으로 오르는 길

 

오늘 산행은 진고개에서 출발하여(07:40) 노인봉 정상에 올라 쉬어가며 여유를 가지고 소금강을 즐기는 코스를 택한다. 진고개의 아침 하늘은 잔뜩 흐려있다. 매표소 직원은 노인봉까지는 한시간 30분, 소금강까지는 6시간이 소요된다고 알려준다. 구름과 안개에 싸인 북쪽의 동대산, 우리가 아침에 차로 올라온 계곡을 감상하며, 주변의 약초밭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참나무과 나무들이 무성한 대간의 능선길을 걷는다.  진고개에서 노인봉 정상까지 등산로는 약간의 가파른 곳만 지나면 걷기 좋은 코스이다. 정상은 노인봉 이름답게 구름과 안개에 싸여있다. 시계는 별로 좋지 않지만 대간의 북쪽과 남쪽, 그리고 동해로 뻗어나간 지능선들을 조망해본다.(08:56)

   
   
▲ 진고개에서 본 구름에 감싸인 노인봉 ▲ 진고개에서 노인봉으로 오름길

 

 
 
▲ 노인봉에서 황병산을 배경으로

 

 
 
▲ 노인봉에서 소금강 계곡 조망

 

산막에서 만난 운파 선생님

 

정상에서 다시 내려와 노인봉 산장에 도착한다. 산장과 이어진 산막에서 백두 대간 파수꾼 운파 성량수 선생님과 신선차와 곡주를 마시며 짧은 대화를 나눈다. 1986년12월22일부터 이곳에 살고 계신다는 그 분은 만(10,000)박을 채우고 산을 내려갈 것이라고 한다. 산에 사는 사람답게 시원하면서도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하신다. 노인봉의 명성에 걸맞게 허연 수염이 멋있는 그 분의 모습을 담지 못한 것이 조금은 아쉽다. 그 분이 계획하고 있는 지리산 천왕봉에서 향로봉까지 광복 60주년 백두대간 청소 산행('05.02.25-04.30까지 65일간)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를 기원한다.

   
   
▲ 운파 산막 ▲ 산막의 신선차와 곡주

 

 
 
▲ 운파 산막의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II(김명인)

 

소금강의 단풍 속으로

 

노인봉 산장에서 낙영폭포까지는 급경사를 이루는 약 1.5㎞의 등산로인데, 급경사 시작 지점부터 단풍이 시작된다. 약간의 취기를 동반한채 계곡길로 내려가며 주위에 타오르는 단풍을 바라본다. 운파 산막에서 마신 곡주 기운으로 단풍 만큼이나 내 얼굴도 타오르고, 우리들 마음도 붉게 물들어 간다. 시간이 지날수록 산객들이 늘어나고, 가벼운 탄성도 자주 들린다.

내려갈수록 계곡 바닥에 깔린 흰색 계통의 암반에 깊고 길게 패인 세월의 흔적과 그 위를 맑은 물로 채우고 있는 소와 기묘한 바위들, 그리고 계곡 옆의 깍아지른 암벽들로 탄성은 점점 높아만 간다. 백운대를 지나 만물상에 이르면 이곳을 소금강이라 명명한 이유를 알 수 있다.괴면암, 암괴에 구멍이 뚫려 이름 붙여진 일월암 등 신이 빗어낸 걸작이라고나 할 수 있을까? 내 필력으로는 도저히 형용하기 어려운 아름다움을 간직한 계곡이다., 구룡폭포, 십자소를 지나 무릉계까지 붉고 노랗게 물들어 가는 단풍들이 주변의 기암괴석과 어울려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 낙영폭포로 내려가는 길에 단풍을 배경으로

 

 
 
▲ 단풍

 

 
 
▲ 단풍

 

 
 
▲ 단풍

 

 
 
▲ 계곡과 단풍

 

 
 
▲ 만물상

  

   
   
▲ 계곡을 배경으로 ▲ 계곡을 배경으로

 

   
   
▲ 구룡폭포 하단 ▲ 구룡폭포 상단

 

   
   
▲ 금강사 ▲ 청학산장

 

아쉬움을 남긴채 돌아오는 길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던가, 우리는 매표소 아래 식당가에서 산채비빔밥으로 허기를 달래고, 식당의 차편으로 진고개로 돌아 온다. 소금강의 절경을 어찌 이 짧은 시간에 다 보고 느낄 수 있을까?  우리의 마음속에는 벌써부터 소금강의 설경이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