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럭덤 입구에서 남쪽 부암산 쪽을 조망 (고개를 조금 내민 산이 부암산

 

 

 





대기마을-누럭덤-감암산-부암산-이교마을





 일시: 2004.01.25 일요일

 날씨: 맑음 그러나 바람불고 추운날씨 (영하 5도)

 산행자: 나와 아내


車의 길: 통영-서진주-단성IC-20번국도-1089호지방도-가회중학교-대기마을


산행코스:
대기마을 버스정류장- 슬랩-☞ 매바위- 세 손가락 바위- 누럭덤- 칠성바위- 전망바위- 감암산- 전망대- 안전시설물- 암수바위- 전망대- 715m봉-부암산(윗음달덤)-부암사석굴-부암사 -이교마을 



산행시각

09:40 대기마을 버스정류장
10:05 슬랩
10:20 매바위
10:45 누럭덤
11:15 칠성바위
11:35 감암산 828m(삼거리)
11:55 전망대
12:05 첫번째 안전시설물
12:20 암수바위
12:55 전망대
13:10-13:50 점심식사
13:55 715m봉
14:10 안전시설물(마지막 세번째)
14:15 부암산 정상 695m
14:40 솔바위
14:45 부암사 석굴
15:10 부암사 傅岩寺
15:20 이교마을 (산행끝)

1.산행거리 약9km
2.산행시간 5시간 40분
3.만보계 1,9000步 


산의내력

부암산 傅岩山

경남 합천군 가회면과 산청군 차황면의 경계에 꼭꼭 숨어있는 이 산은 지역 최고의 명산인 황매산 남쪽 끝자락에 홀연히 서 있다. 일명 '스승바위'산이다.미답에 가까운 산행지답게 자연은 순수 그대로 청정하고 아름답다.산세도 바위산인 황매산을 닮아 근육질의 우렁차고 당당한 모습을 자랑한다.더욱 매력적인 것은 함부로 찾을 수 없는,그래서 외로움이 그리움의 바다로 넘쳐나는 "적요의 산"이라는 점이다.

홀로 가면 산은 친구로,연인으로,스승으로 화답한다.더욱이 혼자 찾아가 세번 절하고 정성으로 샘물을 마시면 삼년안에 스승이나 현인을 만난다는 전설의 용정샘이 있어 신비로움을 더해준다. 산행로는 능선으로 이어지는 구간에서 대체로 험준하다.때론 자일을 타고 오르내려야 하며 세미클라이밍으로 릿지등반도 구사해야 한다.







산행기

이틀 전.. 거제 망산에 다녀왔으므로 하루걸러 산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부터 공휴일을 쉬기로 한 덕택에 하루 걸러 산행에 나서는 것이다. (너무 잦은 산행을 하게되어 일면 송구스러운 마음도 생긴다.)

내가 생각해도 좋게 말하면 왕성한 산행이고 안 좋게 말하면 산 거래이(거지의 사투리말)가 다 되었다. 사실 일주일에 한 번 산행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보통일이 아니다.

산행기를 쓰기 때문에 한 삼일은 가야할 산에 대한 연구를 해야 하고, 다녀온 후에는 산행기 쓰느라 한 삼일을 소요하고나면 일주일이 언제 왔다가 언제 가는지 모르게 지나가는 것이다. 산행기만 쓰면 삼일이나 소요되겠는가? 본업 업무가 바쁘다 보니 그렇다.(사회생활도 좀 해야하는데 이러다간 칭구들 얼굴 잊어먹을 지경이다. 으이그..)

거제 망산 산행기는 밤을 새워가며 썼다. 왜냐하면 이틀 후인, 오늘 또 산행계획이 있기 때문이다.

우측사진은 대기마을 산행초입 ↗

하루 전..

날씨도 춥고 아들놈이 감기도 들고 해서 산행코스를 바꿀까? 하고 생각했었다. 국제신문의 ‘다시 찾는 근교산’을 참조한 산행코스 인데, 6시간 소요 된다고 적혀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사진도 찍어야하고 산행기를 쓰기 때문에 아무래도 1시간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면 7시간코스인데, 날씨도 춥고 산도 험하다하니 자꾸만 걱정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동악마을에서 올라가 이교마을로 하산하는 반시계방향의 짧은 코스도 생각하였으나 누럭덤이 자꾸만 눈에 아른거린다. 넷상의 사진으로 본 누럭덤의 모습에 첫눈에 반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녁에 다시 계획한 코스대로 산행을 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아들은 감기도 걸렸고 거창에서 군복무중인 조카 ‘영석’이 내려왔기에 오늘 "영석이랑 같이 지내라" 하고 우리만 가기로 한다.)

오늘의 산행지는 잘 알려지지 않은 황매산의 남쪽자락에 위치한 ‘부암산’이다. 이 부암산은 스승부 ‘傅’ 바위암 ‘岩’ 뫼산 ‘山’ 으로 스승 바위산이다. 지도상에는 전암산, 박암산으로 오기되어 있는데 아마도 스승부 字를 잘못 읽어 그런 헤프닝이 벌어진 듯 하다.--나의 생각
나도 사실 전암산으로 읽었다가 나중에 전 字가 아니라 부 字인줄 알았다. 크~~

오늘은 조카 영석이도 있기에 집에서 빨리 아침을 해먹고 출발하기로 하였다. 아침 6시에 일어나 7시에 아침밥을 먹으니 부모님과 우리는 그런대로 아침밥을 먹는데, 아침 선잠에서 깨어나 밥을 먹는 아들놈과 딸 그리고 조카 영석은 모래 씹는 표정으로 아침을 먹는다. (우리 때문에 애꿎은 아이들만 고생이다.)

설거지도 미루고 출발하니 8시.. 예의 XXX위반 XX위반을 좀하니 9시에 단성IC다. (이런 글을 쓰면 우리 네티즌님들에게 야단맞는데..) 여기서 20번 국도와 1089지방도를 달려 가회중학교를 거쳐 대기마을에 도착하니 9시 40분이다. 통영에서 이곳까지 1시간 40분 걸린 셈이니 정말 빨리 왔다.

(가회중학교에서 길을 쭉 따라가다가 두 갈래길이 나오면 왼쪽 길로 가지 말고 마을이 보이는 오른쪽 길로 가면 되는데 우리는 왼쪽 길로 올라가니 고불고불하고 좁은 산길 농로가 나왔다. 나중에 통하기는 했지만 혹, 길이 없어질까 불안초조.. )

대기마을 주차장에는 이미 선행자의 승용차 두 대가 주차되어있다. 이곳에 쉴새없이 달려온 ‘화이트’를 쉬게 하고 주위를 관망하니 저번 황매산 산행때 보았던 모산재가 바로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위치하고 우리가 가야할 산행초입은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알 수는 있는 주차장 바로 위 시멘트 도로다.

오늘도 저번 거제 망산 산행할 때처럼 개 한 마리가 슬슬 따라붙는다.한 10분 올라오니 묵방사로 올라가는 길과 천황재로 가는 이정표가 나온다. ↑ (09시 50분)



슬랩에서 바라본 풍경(우측은 모산재 능선)

아까 산행초입부터 졸졸 따라왔던 셰퍼드 암놈은 개울에 이르자 “우리가 니 책임 못 진다.” 라는 아내의 말에 꽁무니를 빼고...개울을 건너자 길이 50m 넓이 15m정도의 완경사의 슬랩을 만난다. 슬랩에서 바라보니 모산재와 주위의 산들이 온통 암릉으로 이루어져 만물상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산행을 마치고 생각하니 이곳에서 파노라마사진을 찍어야 했었다. 오늘의 최종 목적지가 부암산 이므로 이곳에서는 그냥 사진만 찍었는데 이곳보다 더 아름다운 곳은 오늘산행에서 찾기 힘들었기에 애석한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파노라마사진이 없다. 쩝.



매바위 쪽 풍경(맨 앞의 툭 불거져 나온 바위가 매바위)




세 손가락바위 쪽 풍경




매바위

10시 20분 매바위..
어떻게 해서 매바위 인지 몰라도 가까이 와서 보니 과연 새의 부리 같이 생겼다. 진맹익님의 두예삐는 이 매바위를 보고 닭바위라고 우겼다 한다. 자세히 보니 그말이 더 맞는 것 같다.



누럭덤으로 올라가는 슬랩

매바위를 지나면 세 손가락 바위가 나타난다고 되어있는데 눈썰미가 좋지 않은 탓인지 보지 못하고 통과하니 긴 로프즐이 매달린 슬랩이 나타난다. 차가운 바람이 무척 심하게 분다. 그러나 이곳에서 바라보는 주위의 경치는 너무도 아름답다. 입에서 나오는 한마디.. "아~~이산에 정말 잘 왔구나!!" 이 추운 엄동설한에 온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다.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우리 말고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이곳 슬랩은 복사열을 받아서 그런지 포근한 느낌마저 준다. 이 슬랩을 지나면 누룩덤이 나타나는데 당시에는 눈앞에 나타난 거대한 암봉이 누럭덤 인줄 몰랐다.



누럭덤으로 올라가는 슬랩에서 바라본 대기마을 풍경

10시 45분 누럭덤..
전방에 거대한 암봉이 보이고 오른쪽으로 등로가 하나 보이는데 오른쪽 길은 아무래도 우리가 가야할 코스가 아닌 듯싶다. (사실 이 오른쪽길이 누럭덤을 우회하는 정상등로다.) 그런데 전방에 보이는 바위에 누군가 노란색 스프레이로 “위험 길 폐세“라고 써놓았다. 그것도 두 군데 씩이나.. 하지만 그곳으로 올라가야 우리가 가야할 방향처럼 느껴지기에 일단 올라가기로 한다. 나중에 정 위험하면 되돌아가기로 작정하면서..

힘들게 바위를 타고 올라가니 가느다란 나뭇가지에 걸린 노란색 리본이 보이는 암릉구간이 나타난다. 리본이 걸려있기에 누구나 갈 수 있는 통행로이거니 생각하며 성큼 들어서는데 예감이 이상하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손에서 땀이 나는 것 같다. 왼편이 아래쪽을 쳐다보니 천길만길 낭떠러지고 안전시설물은 아무것도 없다. 헉!



누럭덤을 돌아넘는 위험한 절벽길의 입구 (안전시설 全無!! 추락위험!!)

안 그래도 고공공포증이 있는데 이 사실을 알고 나서는 도저히 건널 엄두가 나지 않는다. 오죽했으면 엉금엉금 궁둥이를 바위에 밀착하며 회군하면서 아내에게 말하는 一聲이 “딴 길이 나오지 않으면 오늘 산행을 포기해야 할 듯싶다.” 그러면서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아내가 있는 쪽으로 몸을 기우뚱거리며 쓰러진다. (떨어져 죽을 확률이 1%라도 목숨을 담보로 이렇게 위험한 코스를 건널 자신도, 또한 이유도 없었다.)

이렇게 헤프닝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인기척이 난다. 웬 남자 등반객이 배낭도 매지 않고 우리에게 다가선다. 그러면서 “혹시 한 40여명쯤 되는 등반객들을 보지 않았습니까? 알고보니 이분은 40여명의 등반객을 태우고 오신 버스기사님이다. 보통 버스기사님들은 손님을 태워드린 후 車에서 쉬는 경우가 흔한데, 이분은 본인도 같이 산을 타는 산악인 기사님이다.

그분이 가지고 계시는 산행지도를 보니 최종 목적지가 감암산인데, 이분은 일행과 다른 코스로 산을 오른 것이다. 바로 우리가 올랐던 코스대로 이분도 올랐고 일행들은 모산재 쪽에서 베틀굴을 거쳐 감암산을 향하고 있는 중인 모양이다. (버스기사님이라 일행을 모두 하차시킨 후 빠른 걸음으로 쫓아왔는데 본인 말대로 눈에 찍힌 발자국을 쫓아왔다 한다. 그 발자국은 우리들의 발자국이었다.)

이제 할 수없이 미우나 고우나 셋이서 아까 왔던 길을 되돌아 나와 오른쪽으로 난 길을 향한다. 이곳의 눈길은 아무도 다니지 않은 길이다. 등산을 하면서 난생처음 내가 눈길을 개척하며 오르고 있다. (이것을 럿셀이라고 하던데..)



우회한 후에 돌아본 아름다운누럭덤 (사진에서 보이는 우측를 돌려고 했었지만 너무 위험해 포기함.)

힘들게 럿셀을 하면서 올라가니 팻말이 나오는데, 아! 누럭덤이다.. 이 거대한 암릉이 바로 누럭덤이었던 것이다. 사진에서 보는 것은 북쪽에서 남쪽으로 본 전형적인 누럭덤의 모습이다. 아까 우리가 처음 누럭덤에 올랐을 때는 남쪽에서 북쪽으로 본 누럭덤의 모습으로, 그냥 평범한 거대한 암봉이어서 누럭덤 하면 이 모습만을 외었기에 몰랐던 것이다. (누럭덤은 말그대로 술을 빚는 발효제인 누룩이 포개져 있는 형상을 본따 지어진 이름이다.)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칠성바위 쪽 풍경

기사님의 재담을 들으며 오르니 재미가 있다. 울산에서 오셨고 모 산악회의 시산제 하는 날인 모양이다. (감암산에서 시산제를 한다고 함.) 이번에 같이 오신 등산객들은 베테랑들로 400산 이상 등반한 분들이라고 자랑한다. 기사님 말을 들으니 산악회도 별 희한한 산악회도 있었다. 말 그대로 산을 타는 산악회가 아닌 술 먹는 산악회도 있는 모양인데, 등산은 뒷전이고 술에 취해 아예 산에 오르지 않는 사람들이 더 많은 산악회에 질려 그 산악회와는 얼마전 인연을 끊었다며 억만금을 줘도 싫다고 한다. (車에서 내리지 못할 정도로 대취하는 사람.. 나이가 많은 분들인 만큼 요강이 짧아 운행도중 쉬가 마렵다고 車를 세워달라고 하며 제때 안 세워주면 기사님께 술김에 오만 욕.. 술 취해서 버스 기물파손..이러니 그럴 수 밖에..)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대기지 쪽 풍경

11시15분 칠성바위.. 7개의 작은 바위가 얹혀있는 칠성바위를 지나면 슬랩으로 시작된 직벽구간이 끝난다. 이제부터는 전형적인 육산의 산길이다.

20분 후 11시 35분 삼거리.. 이곳 어딘가에 감암산 정상이 있다는데 전혀 그런 느낌을 가질 수 없이 밋밋하다. 여기서 우리는 내리막길인 왼쪽길을 택하고 기사님은 오르막인 천황재 방향으로 가야하기에 짧은 순간이나마 정이 들었지만 이별을 고한다. '회자정리' 라..

눈덮힌 삼거리 등로에는 커다란 짐승 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혀있다. 멧돼지 발자국 이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가까운 감암산과 그다음 베틀굴 멀리는 황매산

멧돼지 발자국을 보더니 아내가 무서운 느낌을 받는 모양이다. 멧돼지는 야행성 동물이고 주간에는 사람이 일부러 보려고 해도 좀처럼 볼 수 없는 놈이다. 그리고 일부러 자기를 해치지 않는 한 육식동물처럼 사람을 잡아먹거나 사람에게 위해를 가하는 경우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총에 맞아 부상중인 멧돼지는 호랑이보다 무서우니 얼른 나무위로 피신하여야 한다. 하늘에서 미세한 눈가루가 마치 송화 가루 날리듯 날리고 있다. 얼마안가 11시 55분..전망이 좋은 곳이 나오고 이곳에서 바라보니 황매산과 베틀굴 그리고 가까이에 방금 우리가 지나왔던 감암산이 보인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부암산

또한 남쪽을 바라보니 우리가 가야할 능선과 부암산이 보이고 지리산은 개스로 조망이 잘 되지 않는다. 동쪽은 둥그런 두리봉과 여러 개의 山郡들이 보이는데 아마도 허굴산과 의령의 자굴산 등이 아닐까.. 오늘 산행의 특징은 곳곳에 전망을 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는 점이다. 그 대신에 오르내림은 각오해야 한다.



둥그런 두리봉과 동쪽방향으로 보이는 山郡




첫번째 안전시설물로 내려가는 길

12시 05분..첫 번째 안전시설물이 나타난다. 쇠기둥과 쇠줄로 연결된 안전시설이다. 만약 이 시설이 없이 내려온다고 가정하면 릿지를 해야 될 것 같은데 릿지 라고는 해본 경험이 없는 우리로서는 무척 다행스럽다. 이 와중에도 사진을 찍기 위해 한손엔 디카를.. 한손은 쇠줄을 잡고 내려온다.(무척 손이 시리다.) 산행도 산행이지만 더 멋진 풍경을 앵글 속에 집어넣기 위한 나의 집념이다. 누가 돈 주고 시키면 “이 추운 날에 미쳤소?” 하겠지..허허..



뒤돌아 본 첫번째 안전시설물이 있었던 봉(중앙의 암봉)--좌측암봉은 길이 없고 사이길로 내려옴.

안전시설물에서 내려오자 전방에 다른 거대한 암반이 나타난다. 그곳으로 바로 가는 길은 없고 좌측으로 우회하여 내려가는 길이 보이므로 다시 아래로 내려간다. 급경사의 길을 우회하여 내려오니 전방에 커다란 바위가 둘로 포개져 있는 형상의 암수바위가 보인다. 12시 20분..여자엉덩이 모양을 한 바위 뒤에 남근이 붙어있는 형상이다. 여성의 모습은 정면에서 보면 민망스럽게도 둘로 쪼개져 있고, 남근은 바위의 오른쪽에서 보면 그 모양이 확실하다. 여기서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아내랑 둘이만 있으니 내입에선 원초적 발음이 새어 나오고..ㅋㅋ 암수바위를 끼고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바로 갈림길이 나온다.



암수바위

두 갈래의 갈림길에서 오른쪽 길로 택하는 데는 그리 어렵지 않다. 바로 국제신문의 노란리본이 나침반 같은 역할해주기 때문이다. 저번 황매산 산행할 때도 국제신문의 ‘다시 찾는 근교산’의 산행코스대로 산행을 하여 성공하였다. 그리고 보니 내 산행은 국제신문 코스대로 한 산행이 많음을 알 수 있다. 이 자리를 빌어 그동안 수고하신 국제신문의 노고에 심심한 감사의 마음을 표하는 바이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서쪽 풍경 (저멀리 흰눈과 구름으로 덮혀있는 산이 남덕유산인가?? 아니면..)

12시 40분..좌측으로 묵방사로 내려가는 길이 나온다. 느리재를 거쳐 다시 전망대에 올라선다. 전망대에서 북서쪽 풍경을 바라본다. 저 멀리 혹처럼 불쑥 틔어 나온 산은 아무리 봐도 황석산 같다.(물론 위의 사진 보다 우측에 위치한 봉이다. 사진상에는 안보임)



715m 봉

13시 10분 ..715m 봉을 눈앞에 둔 전망대에 도착한다. 여기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점심이래야 라면과 김치가 전부다. (날계란을 집에서 미리 깨어서 가져왔는데 영하의 기온에 계란 흰자위가 얼어 작은 덩어리가 다 생겼다. 그리고 라면을 끓이려고 생수뚜껑을 여니 물이 얼어있다.) 이곳은 이상하게 바람이 불지 않고 암반이라 식사하기로는 적격의 장소다. 라면에 계란과 김치, 파를 넣어 끓이니 그 맛이 일품이다. 아무도 없는 715m 봉의 전위봉인 전망대에서 우리는 커피까지 끓여 마시느라 40분을 소모한다. 13시 50분.. 바로 눈앞에 보이는 715m봉을 향하여 발걸음을 옮긴다.



715m 봉을 지나 안전시설물있는 봉에서 바라본 윗음달덤(좌측에 있는 산으로 정상)과 아래음달덤

13시 55분.. 715m 봉이다. 부암산의 북쪽에 위치한 실질적인 부암산의 최고봉 715m 봉에는 정상석이 없었다. 어디선가 인기척이 나면서 등반객이 나타난다. (부부 2쌍) 그분들은 이교마을에서 올라오신 등반객들이다. 스쳐지나 가는 산객쯤 여기고 몇마디 주고 받다가 아내와 나는 부암산을 향하여 다시 내려간다. 다시 두 번째 안전 시설물이 나타는데 이곳을 통과하는데 그야말로 황소 칼바람이 사정없이 불어온다. 아~~추버라..여기서 바라보니 두개의 봉이 형제처럼 나란히 있는데 좌측 봉이 좀 크고 높아 보인다. (이봉이 윗음달덤으로 부암산 정상이고 오른쪽 봉은 아랫음달덤이다.) 14시 10분



뒤돌아본 715m봉(좌측) 과 안전시설물의 봉(두번째 안전시설물)

두 번째 안전시설물에서 내려와 배넘어재를 건너 부암산으로 올라가는 마지막 세 번째 안전시설물에 다다른다. 올라가는데 얼마나 바람이 세게 부는지 뒤에서 부는 바람이 우리를 밀고 올려주는 듯 하다. 참으로 매서운 바람이다.



칼바람이 부는 부암산 정상 695m

14시 20분.. 부암산 정상이다. 분명히 이곳이 정상이건만 스텐으로 만든 이정표는 715봉 쪽을 가리키며 부암산 정상 600m 라고 표기되어 있다. 그런데 바로 옆에 ‘이름없는산악회’에서 건립한 작은 정상석이 보인다. 정상석은 부암산 695m 라고 새겨져있다. (이거야 원 어느 장단에 춤을 쳐야 할지..)--내 생각에 높이로만 말하면 715봉이 정상이지만 남쪽 이교마을에서 바라보면 715봉은 보이지 않고 윗음달덤 과 아랫음달덤 만이 보이므로 윗음달덤인 이곳이 정상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이곳도 어찌나 칼바람이 불어대는지 오래 머물 수가 없다. 전망은 오히려 715봉이 좋았다. 정상 바로 아래에 ‘묘자리‘ 라는 요상한 팻말이 있다. (아무것도 없는 빈 공터다.)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내려오니 똑같은 모양의 팻말이 나타난다. ’솔바위‘ 라는 팻말이다. 솔바위는 그래도 거대한 바위가 턱 버티고 있다. 솔바위를 지나자 너덜 계곡이 나타나고 다시 ’절터‘라는 팻말과 빈공터가 나타나는데 아무런 설명서도 없으므로 별 의미를 찾지 못한다.

14시 45분.. 우측으로 판자집 같은 것이 보이는데 자세히 보니 동굴에 지붕만 얹어놓은 부암사 석굴이다. 석굴에 다가가 자세히 보니 부처님 그림 한 장이 달랑 걸려있고 그 아래 향을 피운 흔적이 있다. 깨끗하게 정리정돈이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얼마 전까지 사람이 기거했다는 이야기다.

아마도 무속을 하는 도인이 기거하는 곳인가 보다. 굴안에 약수가 있다고 하는데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우리가 가져간 물도 채 마시지 않았으므로 그냥 내려온다. 아내는 "약수를 마시지 그래요?" 한다. 그러나 별로 먹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집을 쳐다보니 찝찔한 기분이 들기에..

15시 10분.. 부암사

어디선가 ‘짤랑짤랑‘ 풍경소리가 들린다. 바로 부암사다.
부암사의 입구는 현판문 대신 바위에 검은 페인트로 ’石峰山 傅岩寺’ 라 적혀있다. 절은 3개의 요사채로 되어있는데 정식 사찰이 아닌 아담사이즈로 사찰이라 보다 암자가 어울리는 듯하다. 무심한 샘물만이 졸졸거리며 수항으로 떨어진다. 말 그대로 절간 같이 고요한 부암사 경내를 한바퀴 돌며 몇 컷의 사진을 찍고 내려온다.



부드러운 하산길 풍경

15시 20분.. 이교마을
부암사에서 이교마을까지는 100m 거리다. 이제 오늘의 산행을 마감하는 순간이다. 이곳에 오기 전에는 산행시간이 한 7시간 걸릴 것으로 예상했는데 의외로 빨리 날머리에 도착한 것이다. (5시간 40분 소요됨) 이곳에 도착하니, 등반객 몇 명이 보이는데 낯에 익은 얼굴이 보인다. (아까 715봉에서 만났던 부부 등반객들이다.) 이분들은 715봉에서 우리와는 다른 코스로 내려온 모양이다. 이곳 이교마을에서는 車를 잡기 어렵다 하시며 車타기 수월한 지점까지 모셔준다며 우리를 본인들의 초록색 카니발 승합차에 태워준다.(경남 사천에서 오신 고마운 분들이다.)

청산마을에서 그분들과 헤어지고 청산상회에 들어가 콜택시를 물어보니
내가 적어왔던 국제신문의 ‘다시찾는 근교산’ 산행기속의 전화번호랑 똑 같다. 011-851-6452 055-973-6452

택시비 13,000원을 드리니 우리를 애마 ‘화이트’가 있는 대기마을 주차장으로 데려다 준다.

오늘은 예상외로 모든 일이 슬슬 동풍으로 잘 풀리고 있다.
시간이 남았으므로 고성에 있는 ‘해수 바이오유황온천’욕까지 즐기니

칼바람을 맞아가며 고생한 기억은 저멀리 사라지고
이런 호사가 어디에 있나 싶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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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1.25 합천 누럭덤과 부암산에 다녀와서..






secret garden- aquarell




▣ 윤도균 - 이수영님 정말 이러시다 본업을 부업 정도로 생각하시고 산행 전문꾼으로 전업하시는것 아닌지 염려가 됩니다 농담입니다 이수영님 정말 아름답습니다 늘 두분이 함께 하시는 산행모습 지금까지 산행기 보아오면서 물론 산행기 사진 가족산행 모두다 명성을 날리셨는데 이번엔 전국에서 가장 금실이 좋으신 부부 산꾼으로 또 한가지 명성을 올려드려야 겠네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움 모습의 부부 산꾼이십니다 무언가에 열정을 쏟으시면 철저하게 미치다시피 혼신의 모습을 다하여 최선을 다하시는 이수영님의 모습은 이 사회의 아름다운 흔적으로 휘날리시게 될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늘 두분 건강유의 하시면서 조심조심 산행 이어지시기를 기원합니다
#존경하는 큰형님.. 늘 이렇게 화려한 꽃다발을 한아름 안겨주시니 무엇으로 형님의 호의에 답해야 할 지..형님의 호의에 답하는 길은 더 좋은 산행기를 올려드리는 것 말고 또 무엇이 있겠습니까? 제 본업은 약사이나 마음의 직업은 산꾼입니다. 예전에는 바둑을 좋아해 바둑을 파고 들었지요 (아마3단) 지금은 오직 일편단심 '山' 입니다.

▣ 산사랑방 - 산행하랴 산행기 올리랴 입에 풀칠하랴~~ 이수영님 생각과 저의 생각과 똑같네요.. 이쪽에선 사투리로 살걸배이라 하거든요 저도 아무튼 산걸배이 다 된것 같네요.. 그나저나 에그~~ 고생하셧는데 사진이 우째 안보여여..
#미오디오에서 사진을 올렸는데 지금 점검중이라네요 10시 이후면 사진이 나올겁니다. 죄송합니다.

▣ 물안개 - 사진이 안보여도 부부의 정감어린 풍경은 그려지네요.저도 부암산은 안가봤는데...올해 산행계획에 넣어야겠어요.늘 정성스럽게 올리는 산행기 잔잔한음악에 잠겨 음미해봅니다.
#이제 사진은 보이고요 늘 방문해 주시니 너무 고맙습니다. 우리도 언젠가는 님의 부부처럼 두 사람 함께 찍은 사진을 산행기에 싣고 싶습니다. 하지만 아내가 워낙 손사래를 치니..

▣ 이우원 - 좋은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이곳 부산에서 합천하면 가까운 곳인데도 말만 들었지 저도 가보지 못한 곳입니다. 이수영님의 산행기를 읽으니 가고 싶어지네요. 좋은 글 사진 읽고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이우원님은 출석부에 꼬박꼬박 도장을 찍는 모범 개근생 이군요^^* 개근상을 어떻게 드려야 할지..福+大福+로또복권당첨 되이소..그래서 부자 되이소..

▣ 산거북이 - 사진이 안나와 이른 아침부터 제가 괜히 긴장되었습니다. 갈수록 깔끔한 사진과 항상 빈틈없는 자상한 설명으로 눈(eye)산행을 즐기는 호사를 누립니다.^^
#미오디오에 문제가 있었나 봅니다.(컴 바이러스) 어제도 한 시간 가량 점검하느라 사진들이 나오지 않았지요. 걱정해 주니 마음이 흐믓합니다. 인터넷으로 사겼지만 많은 대화로 우리는 남이 아닌 가족처럼 느껴집니다.

▣ 산초스 - 깔끔하고 멋진 (위험한)바위봉우리들 (누럭담포함) 아주 인상적이고 예쁜산이네요. 좁은 국토에 숨어있는 산이 많긴많습니다. 합천에 가야산,매화산 말고도 좋은산이 많다는것을 배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산초스님 정도면 아마도 누럭덤을 넘었을지도 모르겠군요. 저는 현기증이 나고 손에 땀이 나면서 다리가 떨려 도저히 건너지 못하겠더군요. 아름다운 장미에 가시가 있듯이 누럭덤은 위험했습니다. 북쪽에서 오르는 코스는 있는데 이것도 정상까지는 오르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권경선 - 날로 중독증세가 심해 지시니....ㅎㅎㅎㅎ 산에 자주 다니시면서 우리산하에 자생하는 약재를 찿아 신 본초강목이라도 펴 내심이.... (주제 넘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약초에 관심이 많습니다만 문외한 입니다.) 누럭덤의 바위 쌓인 형상이 인상적입니다. 잘 다녀갑니다.
#진주에 계시는 성환길선배님 (진주고)은 안 그래도 지리산에서 약초를 찾아다니시며 연구하셔서 약학박사 학위까지 따셨지요. 저는 약초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정통 산꾼의 길을 가려고 하오니 용서하여주시기 바랍니다.^^* 허허..

▣ 신경수 - 안녕하세요 신경수입니다 항시 자상하고 꼼꼼하고 정성어린 산행기를 선사하시는 님이 가시는 길마다 영광 있으시고 부부가 함께 하는 즐거운 산행 끝없이 이어지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한국의 산하에 빛나는 님의 방문을 받으니 반갑기도 하고 황송하기도 합니다. 이제 산에 입문한 왕초보 이오니 님이 많은 것을 지도 편달해 주시기 바랍니다.

▣ 永漢 - 산행기 전문기자인가요.^^ 새로운 산에 대한 내용을 읽었다 싶으면 또 올라오네요.나보다도 더 멋있게 사는 분들 중 한분입니다.크크..
#산행기 전문기자라..그렇게 느꼈다면 일단 성공이네요.^^  멋있게 산다고 하시니 황송하고 부끄럽네요. 멋있게 살기보다는 하루 하루를 열심히 충실히 살려고 노력합니다.

▣ 허경숙 - 지존 산꾼을 만났으니 이건 중독증보다 더 지독한 (?) 중증입니다. 약사님 누럭덤이 수영님 홀릴만도 하네요. 꿈속에서도 매바위끝에 오르시는 꿈꾸시는 건 아닌지. 진짜로 걱정되네요^*^ 산중독엔 약도 없다는데 혹시 특효약있으시면 한 일년분쯤 먹어야 될까요? 특효약 있으시다면 우선 저에게 투약케 하신 다음 결과 논문 써도 될것같네요.ㅎㅎㅎ 아!! 누럭덤이 부릅니다. 부암산이 퍼뜩오라 손짓하네요.
#산에 중독이 되었는지 아니면 여러분과 만나는 이 한국의 산하에 중독이 되었는지 그것도 아니면 아들놈 말대로 산행기에 중독이 되었는지 ..제 생각에는 아마도 세가지 모두에 중독된 것 같습니다. 특효약은 세월이 약이 겠지요. 헛~~참..

▣ 김정길 - 27~28 영남알프스 마무리산행을 다녀오느라 지금사 보았는데 위험한 산을 다녀오셨네 그리, 고령의 어느 산 고수님께서 요즈음은 어느산을 다니느냐고 물으시길래, 저는 겨울산행은 횟수를 1/4로 줄이며 육산위주로 그것도 머나먼 남도 산행을 주로 합니다. 라고 하였더니 고수님께서 날더러, 진정한 고수는 바로 자네일세, 그러시더군. 무슨 말인지 알것제? 이번에는 칭찬답글이 아니어서 미안.
#두럭덤을 타고 넘으려고만 하지 않으면 그리 위험한 산행은 아니었습니다. 등로도 확실하고요. 염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히려 사람이 적어서 오붓하고 더 좋았습니다. 아마 형님께서 이 산은 안가보신 모양이지요? 그렇게 위험한 산은 아닙니다.)

▣ 김종국 - 감사합니다. 언제나 즐겁고 건강한 산행 기원드립니다.
#이제 님의 산행기도 업그레이드를 넘어 버젼이 바꿨더군요. 다시한번 ㅊㅋㅊㅋ..

▣ 山용호 - 이수영님의 멋진 산행기 잘 보고 갑니다. 모산재-황매산-감암산-묵방사코스를 댕겨왓는데 또 새롭군요...님이가신 부암산을 다시한번 가봐야겟습니다...늘 안전산행 하세요../삼천포 항구에서..山용호 나눔/
#山용호님의 넷명을 보고 산매니아 임을 단박에 눈채를 챘습니다. 저도 넷명을 산수유라고 할까? 하고 아내에게 말한적이 있었는데 서로 씨익 웃고 말았습니다. ^^

▣ 이두영 - 정말 멋지고 휼륭한 산행기 입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격려와 칭찬이 어디 그냥 되는것입니까 가보지못한 산악인들의 좋은 길잡이가 되겠읍니다 나도 황매,감암,부암,산들을 연속으로 타보았지만 내가 보지도,듣지도,느끼지도 못한 부분들을 상세히 열겨 해놓았군요 그리고 부부의 금실도 영원 할수 밖에 없읍니다 나도 머리도 아뻐고 설날 연휴라 지난 18일[수인산],21일[토곡산],22일[금정산],23일[영취,신불산],24일[태백산],25일[자굴산]을 다녀왔지만산행기는 일요일분만 적당히 올리고있읍니다 많은발전과 행복과 건강 바람니다
#햐아..그야말로 왕성한 산행을 하셨군요^^ 저는 목구멍이 포도청이어서 아직까지는 더 뛰어야 하므로 휴일에만 다니지요. 사실 매일 산행을 하게되면 이런 산행기는 꿈도 못꾸겠지요. 나중에 저도 은퇴하고 나면 제 산행기를 참고서 삼아 리바이벌 산행을 하려고 생각중입니다. 물론 그때는 산행기는 생략하겠지요. 지금 한창 열받을때 산행기를 쓰는 이순간이 돌이켜 보면 행복했던 시절이었다고 느끼겠지요..^^

▣ 장안산 - 뉴스에 밴처 여걸 이수영이 나오자 , 아들이 가수 이수영도 있고, 산행기의 이수영님도 있으니 나보다도 이름을 수영으로 바꾸라고 농담합니다.
#제 이름보다 님의 넷명인 장안산이 훨씬 멋있고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