鬼神한테 홀렸나? 실패한 산행 死鬪記 <낙남정맥>

제6차 <추계(가리)재- 큰재>

제2008070056호       2008-11-17(월)

 

▼ 무량산에서 잡아본 돈사뒤로 이어진 마루금, 환상의 바다와 엷은 물안개 ▼

자리한 곳 : 경남 사천, 고성

지나온 길 : 추계(가리)재-대곡산-화리치-무량산-큰재

거리및시간 : 도상거리: 약9.1km (07:03 ~15:26) 08시간23분, 실제거리 :약15km(헛수고포함) 만보기: 28,978보

<누적거리 : 111.9km, 누적시간 : 61시간 28분, 누적경비 :397,200원>

날 씨 : 대체로 맑음(구름 많고 바람강하고 추움)

함께한 이 : 단독

<교통편> : 올 때 : 히치(솔티고개-고성읍)-시외버스(고성-진주)-고속버스(진주-강남터미널)

  

◇산행전야◇

주변이 밝아 눈을 뜨고 시간을 확인하니 기상시간이 남아있어 자리에 누워 쉬면서 모닝콜이 울리기만 기다리고 있는데 "강물사랑"님이 조용히 깨우며 이용하실 버스시간이 5시가 아니신가요? 물어와 6시라고 알려주고 조금 후에 모닝콜이 울려 가볍게 일어나 온수탕에 들어가 누적된 다리근육을 주물러 풀어주고 아침식사라도 함께하려고 휴게소를 찾았으나 자리를 다른 곳으로 옮겨 수면실을 찾아봤으나 실내가 어두워 실패하고 미안한 마음으로 찜징방을 빠져나와 분식집에서 라면과 공깃밥을 시켜 아침을 때우고 도시락에 밥을 옮겨 점심을 준비하고 터미널로 향하는데 밤사이에 떨어진 차가운 기온으로 추위를 느끼며 종종걸음으로 시외버스터미널을 향한다.(05::35)

월요일은 이른 아침부터 제각기 목적지로 향하느라 바쁘게 움직이는 인파속에 섞여서 방한점퍼를 꺼내 입고 어떻게 해야 시간을 절약해 목적지인 추계재에 갈 수 있을까라는 화두를 놓고 부족한 머리를 굴리느라 어지럼증이 생겨날 지경인데 출발시간이 가까워 승차하며 기사님께 단정적으로 부포4거리에서 정차해 주는 거죠? 말하자 대답을 못해 긍정으로 받아드리고 빈자리에 앉자 버스가 후진해 출발한다.(06:00)

사천읍을 경유해 확장공사가 한창인 33번 국도에 들어서자 자리에서 일어나 운전석옆 계단에 앉아 부포4거리에서 내려주기를 부탁했고 목적지에 도착하니 다행히 적색신호로 버스가 정차하며 살며시 문을 열어주어 고맙다고 인사하고 아직도 남아있는 어둠을 헤치고 추계리 입구에서 산행복장을 꾸미고 고성군내버스를 기다리다 추위를 이겨내려고 걸어가는데 자동차 소리가 들려와 뒤돌아보니 승용차였지만 손을 드니 차가 정차해 군인(부사관)차를 얻어 타고 군내버스를 기다리다 추위를 이겨내려고 걸으면서 군내버스를 기다리던 중이였다고 말하기 무섭게 뒤에 버스가 따라오고 있다는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 고갯마루에 도착했다.(07:03)

  

◇산행이야기◇

 

▼ 추게재에서 능선에 올라서 벌목지와 추계마을 ▼

어제저녁에 신행을 접으며 들머리를 확인해 두었기에 망설임 없이 용트림하는 언덕진 포장도로를 따라 절개지위에 올라서 급커브의 산길로 이어지는 오르막은 가파르고 벌목해 방치한 부산물로 산행은 힘겹지만 추계마을을 장애물 없이  조망하며 마음에 평온을 찾으며 바위들이 모여 있는 404m봉을 만나고 제일 높은 바위에 올라서 송전탑에서 들판을 가르며 다음 송전탑으로 이어진 굵은 전선으로 시선을 돌리자 멀지 않게 조망되는 바다가 시원스럽다.(07:55)

 

▼ 바위봉우리서 바다 조망,  낙남정맥 최남단 대곡산 ▼

넓은 능선따라 이어진 펜스는 사슴농장울타리가 분명하다 생각하며 소잔등처럼 펑퍼짐한 능선을 내려서는데 이상한 동물소리가 들려와 긴장했지만 곧 발정기에 짝을 찾지 못한 숫사슴이 짝을 찾다가 인기척에 놀랐던지 후다닥 언덕 아래로 뛰어가는 모양이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철지나 볼품없는 억새와 잡초들이 무성한 능선을 넘어서 가지가 많고 독특한 소나무가 안부를 지키고 있는 대곡산(542.8m)에닿아 정상표시와 삼각점(충무 401 1986 재설)을 확인하고 호흡을 고르며 시간을 보려고 휴대폰을 열어보니“강물사랑님의 문자메시지를 확인했지만 솔직히 말해서 메시지 보내는 방법이 서툴러 답하지 못해 미안했다.(08:31)

 

 

▼  사슴농장 펜스가 마루금을 대신하고, 우측 임도를 따른다 ▼

급하게 왼쪽으로 방향을 틀며 내려서지만 녹슨 펜스철망이 가로막은 농장으로 인해 마루금을 바로 잇지 못하고 완만한 내림을 펜스와 함께 진행해 시멘트 포장도로에서 농장 출입문(SECOM)우측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한동안 진행해 오르막에 올라서자 억재와 잡목이 무성해 사나운 길이 기다리고 있어 힘들게 이어가 목장펜스와 만나고 억새가 무성한 안부를 통과해 봉우리(532m봉)에 이르니 정겨운 리본이 반갑게 맞아준다.(09:52)

 

▼ 억새와 동무해야 하는 산행, 나도 표시기를 만들까??? 아니야!!! ▼

잡목 무성해 성가신 내리막능선에서 조망된 아름다운 남해안을 가슴으로 느끼며 임도가

합쳐진 화리치(인도4거리)에서 좌측임도“무량산 등산안내”도를 뒤로하고 이정표“←큰재1.5km ↑정상0.5km →화리재1.3km"에서 정상을 안내하는 산으로 들어서자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되어 상당한 체력을 소모하고 갈림길에 닿았지만 정상을 다녀오느냐 그냥 진행하느냐를 놓고 망설이다가 가까운 거리니 다녀오기로 결정하고 좌측 바위지대로 방향을 잡고 쉬어가기 좋은 전망바위서 배낭을 내려놓는다.(10:40)

 

▼ 무량산 갈림길 이정표, 전망바위서 잡아본 풍경 ▼

 

▼ 무량산 갈림길에서 이어진 마루금 송전탑이 큰재,  무량산에서 본 남해방향  ▼

3일째 산행으로 체력이 바닥난 탓일지 사과를 깎는데 졸음이 쏟아졌지만 일어나 가야할

마루금을 내려다보고 카메라에 담고 전망이 유행가 가사처럼 죽여주는 바위능선에서 남해바다의 멋스러움에 취해 몽롱한 기분으로 암벽지대를 넘어서 무량산(581.4m)표석과 무인감시카메라 그리고 삼각점(함안 314 2002 재설)을 확인한다.(11:01)

▼ 마루금이 비켜간 무량산 정상 ▼

◇귀신에게 홀렸나? 이해 못할 대형 발품◇

금방 과일로 간식을 했는데도 심한 갈증이 느껴 식수로 목을 축이고 뚜렷한 길에‘부산일

보’표시기가 손짓하며 안내하는 내리막으로 빨려들어“←큰재1.8km ↑정상0.3km →화리재1.0km"이정표와 시멘트포장도로를 횡단해 이어지는 내리막길에도 어김없이 부산일보 표시가 길안내를 자처해 지도를 볼 필요도 느끼지 못하고 가파른 내리막과 너덜지대를 지나 임도에 이르러 표시기가 매달린 우측방향임도를 따르니 점점시야가 넓어지고 임도가 시멘트포장도로 변하고 아래로 가까이에 저수지(갈천)가 눈에 들어오고 언덕위로 아스팔트포장도로가 지나가는 한가로운 들녘에 쏟아지는 늦가을 태양이 따사로워 몸이 나른하고 밀려드는 졸음을 쫓으며 지방도에 도착하자 그토록 많던 표시가 가로수에 달랑하나가 매달려 있을 뿐 표시가 시야에서 사라졌다.(11:46)

이때까지도 발품을 팔고 있다는 의심자체를 하지 않았음은 무량산에서 40여분이면 큰재에 닿을

수 있을 뿐더러 산행기록에서 보았던 임도를 지나면 큰재에 도착했다는 믿음으로 도로 좌우를 열심히 돌아보지만 뚜렷한 진입로나 표시기를 찾아 보았지만 소득이 없어 막연하게 앞에 보이는 묘지를 돌아 오르면 길이 나온다는 생각으로 도전했지만 등산로 흔적은 찾지 못하고 가늘게 끓어가는 체력만 탕진해 배가고파 평탄한 묘지 잔디를 찾아서 배낭을 내려놓고 일단 “六德”님께 전화로라도 길안내를 받는게 좋겠다는 생각에 시간을 확인해보니 점심시간이지만 통화해 도움을 요청한다.(12:30) 

신문지로 식탁을 꾸리고 도시락을 비우던 중에 전화벨이 울려와 “六德”님의 지원사격 전화내용에

더욱 확신을 갖고 꺼져가는 도전의지에 기름을 붙고 산으로 들어서자 희미하게 지나간 흔적이 보이자 길이 열릴 거라는 희망에 가파른 오르막에 널려있는 장애물인 잡목들을 피해가며 사투를 벌이는데 마음이 놓이지 않아 산행기를 분석해 정보가 될만한 내용을 알려주려는 “六德”아우님의 지원으로 정상을 향한 의지를 불태워보지만 어긋난 길에는 정답이 있을 수 없었고 고난만 가중될 뿐이었나 보다 길 없이 낙엽이 수북하게 쌓인 경사로는 자연의 모든 것이 흉기로 돌변한다는 사실을 이번체험에서 확실하게 경험했다는데 의의를 두어야 손해 봤다는 느낌이 없어지리라 자위하며 독도법도 모르는 얼간이가 부끄러운 마음에 가감 없이 멍청한 기억을 진솔하게 더듬어 본다.

백운산으로 생각하고 오른 학남산(551m)은 무량산 건너 정북쪽 백운산 정서쪽에 자리한 평범한

산으로 산줄기의 중심에서 지켜간 산이라 등산객이 찾을 필요가 거의 없는 산이라 찾는 이가 없으니 등산로가 없고 너덜지대가 발달한 산이라고 정리하면 무리가 없을듯하다.

평온하던 늦가을에 풍랑이 불어오고 한파가 시베리아에서 파도처럼 밀려오고 있다는 기상캐스터

의 보도가 이번에는 적중하려는지 기온이 떨어지고 바람소리도 들려오고 방목한 흑염소인지 야생인지 확인할 수 없지만 인기척에 꽁무니만 보여주고 자취를 감추고 ,멧토끼는 겁 없이 눈을 피해 겨울 준비에 정신이 팔려 간혹 모습을 드러내고 떨어진 낙엽이 수북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파도처럼 아래로 뒹굴어 떨어지고 앙상하게 가지만 남은 잡목들은 발목을 잡아 발쪽에 신경을 집중하느라 방심한 얼굴을 강타하며 안경을 떨어트려 앗아가 버리지만 찾을 생각조차 목하고 중심잡기에만 전전긍긍한 모습이 애잔한 풍경과 흡사하다.

그렇게 8부 능선까지 올라섰으니 안경 없는 행군에 자신감이 떨어지지만  정상을 밟아보려고 용

을 써보지만 통과가 불가능하도록 빽빽한 잡목과 경사로에 쌓인 낙엽은 서 있는 자체를 허락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액션에 주저앉아 식수를 찾았으나 물통마저 없어져 진격의지를 한번에 꺾어버려 후퇴를 결정했지만 이젠 하산도 만만치 않아 급경사를 걷는다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고 미끄러지고 구르며 망신창이가 되어 포장도로에 내려선다.(15:22)

  

◇산행마감 후◇

3시간이 넘는 사투로인해 탈진으로 목이 타들어가 아껴둔 배를 꺼냈지만 엉망으로 멍든 부분을 도려내고 식수를 대신하고 엉망진창인 복장을 간추리고 배낭에 붙은 오물을 털어내고 배낭을 정리한 후 다시는 보지 않으려고 생각해봤던 지도를 꺼내 위치를 확인하고 목적지를 고성읍으로 정하고 터벅터벅 아스팔트포장 경사로를 진행하자 무량산에서 마루금 아래에 있던 건물(돈사)을 지나지만 후각마저 마비됐는지 아무런 냄새를 느끼지 못하고 고갯마루 나뭇가지에 매달린 표시기들이 바람에 흔들거리는 큰재에 닿았다.(16:04)

 

▼ 무량산 갈림길에서 30여분이면 넉넉한 큰재를 5시간 지각해 도착했다  ▼

절개지에서 돌아보니 마루금이 분명하게 들어옴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어 미친놈처럼 “나는 지도도볼 줄 모르는 얼간이 멍텅구리다, 이젠 산행이고 지랄이고 다 접을게다.” 울부짖는 광인의 모습을 신기한 듯 바라보며 지나가는 트럭기사의 눈에서 부족한 자신을 돌아보고 마음을 다잡아 내리막 도로를 내려서며 돌아본 낙남정맥을 잇는 봉우리의 자태가 새로운 각도로 투영되고 산과 바다사이에서 쉬어가는 구름, 계곡엔 원색으로 단장한 단풍이 빚어내는 단아함을 느끼며 자그마한 가람이 산자락에 숨은 듯 안긴 자태와 빛바랜 들판을 바라보며 고요한 풍경 속에 마음의 번잡함을 하나씩 던지며 발소리에 장단을 맞추는데 고요를 깨트리는 차량소리에 방해를 받고 손을 든다. 

뒷좌석으로 승차하기를 권유받고 차에 오르자 고성읍에 내려주면 되느냐고 인사대신 말을 걸어와 정중하게 고마움에 인사하자 “암으로 사형선고를 받아 현대의학이 포기를 선언해, 가느다란 삶의 끈이라도 잡아보려고 힘들게 종교단체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는 동갑내기(癸巳生)의 차량을 히치해 고성읍까지 오면서 건강이 최고라며 그윽하게 바라보는 친구의 진솔한 눈에서 산행을 완전히 접기로 생각했던 결심을 조금 느슨하게 갖고 다시 생각해보기로 하고 저 친구에게 기적이 일어나 건강을 회복하길 발원하며 한없이 쓸쓸한 마음으로 작별을 고한다.(17:10)

어둠이 찾아왔지만 오늘은 소주가 반드시 필요해 허름한 횟집을 찾아 소주병을 비우는데 오늘따라 알코올 도수가 낮아졌는지 3병이 필요하다.         -끝-. 

  

  

◇소요 총 경비 : 82,500원◇

11/17(월) :조식(라면, 공깃밥):3,000원, 시외버스(진주-부포):4,000원, 시외버스(고성-진주):4,800원 석식(해장국, 소주):15,000원, 사우나:7,000원, 귀경 및 반주:47,500원, 대중교통(남부터미널-집):1,200원 = 소요경비 :82,500원

 

~오라는 곳도 불러준 이도 없는데 안기면 포근해지는 을 찾아서~

2008-11-26

계백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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