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5월 21일 (토요일)

◈ 산행일정

미황사(04:42)
대밭삼거리(05:24)
하숫골재(06:08)
떡봉(06:20)
웃골재(06:57)
군부대(07:25)
도솔봉(07:37)
시멘트도로(07:56)
264봉(08:12)
241봉(08:58)
247봉(09:23)
시멘트임도(09:29)
225.4봉(10:20)
갈두재(10:42)
168봉(11:02)
사자봉(11:20)
땅끝탑(11:34)
땅끝마을
해남터미널(12:10-12:55)
강남터미널(14:00-19:07)

◈ 도상거리
약 13.5km

◈ 산행시간
약 6시간 10분(접근42분)

◈ 산행기

- 대밭삼거리
서울에서의 저녁모임이 있어 새벽부터 일어나 준비를 하고 피곤에 지쳐 집에서 자고있는 기사분을 깨워 미황사로 향한다.
낮은 목탁소리와 불경소리가 들려오는 미황사를 한번 둘러보고 부도전으로 천천히 올라가면 여명이 밝아오며 달마산의 침봉들이 멋지게 하늘금을 그리고있다.
어둠침침한 숲길을 올라가다 시야가 트이는 바위로 올라서니 막 잠을 깨고있는 다도해가 발아래 펼쳐지고 하루밤 머물렀던 산정리의 불빛들이 따스하게 가슴에 와 닿는다.
대밭삼거리에서 긴 밧줄을 잡으며 암릉을 오르고 나무사다리를 타고 험한 암봉을 넘어서면 막 해돋이가 시작되며 붉은 기운이 온 바다를 물둘이고 바다는 순간 화답하듯 일렁거린다.
바위에 올라 붉은 바다를 한동안 바라보자니 우뚝 솟은 달마산은 산객을 지긋히 내려보고있고 통신탑이 서있는 도솔봉너머로는 땅끝전망대가 또렸하게 보여서 그만 가슴이 벅차오른다.



▲ 잠을 깨고있는 다도해와 산정리



▲ 남해의 해돋이



▲ 해돋이를 맞아 일렁거리는 바다



▲ 암릉에서 바라본 달마산



▲ 암릉에서 바라본 도솔봉



- 도솔봉
시원하게 불어오는 아침바람을 맞으며 완만한 육산길따라 하숫골재 안부를 지나고, 마치 양쪽으로 펼쳐지는 바다를 가르지르듯 기분좋게 발걸음을 옮긴다.
키낮은 철쭉들이 예쁘게 피어있는 바윗길을 지나고 이정표가 서있는 떡봉(471m)에 오르면 도솔봉의 통신탑이 손에 닿을듯 가깝게 서있고 전위봉격인 칼날같은 암봉들이 멋지게 보인다.
웃골재란 이정표가 서있는 봉우리를 지나고 바위사이에 지어진 도솔암으로 올라가니 향냄새가그윽하게 풍겨오며 돌담너머로는 송호리쪽 바다와 마을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슬레트집을 지나고 넓은 길따라 올라가다 왼쪽으로 능선에 붙어 봉우리에 올라서면 군부대가 바로 아래이며 오른쪽 허리길로 우회하여 포장도로로 떨어지니 군부대 정문앞이고 산행안내판이 서있다.
다시 능선으로 붙어 활공장으로 되어있는 도솔봉(405m)에 오르니 산불초소와 정상석이 있으며 땅끝을 향하는 능선의 맨뒤에 하얀 전망대건물이 바벨탑처럼 우뚝 서있다.



▲ 도솔봉으로 이어지는 암릉



▲ 도솔암



▲ 도솔봉 정상



▲ 도솔봉에서 바라본 땅끝으로 향하는 마지막 산줄기



- 264봉
잡목들이 걸기적거리는 남릉으로 들어가 희미한 족적을 따라가면 군부대와 이어지는 포장도로로 급하게 떨어지고 잠시 도로를 내려가다 안내판이 서있는 곳에서 능선으로 들어간다.
야산처럼 잡목만이 들어찬 완만한 길따라 264봉에 오르니 기맥은 남쪽으로 급하게 꺽어지고 까시덤불들이 간간이 나타난다.
벌목된 묘지를 지나며 길은 잠시 어지럽다가 다시 뚜렸해지고, 작지만 단맛나는 산딸기들을 따 먹으며 짧은 너덜지대를 넘는다.
까시덤불들을 뚫고 오른 241봉에서 기맥은 왼쪽으로 방향을 돌리고, 바위에 앉아 땀을 딱고있으니 김양식장너머로 작은 여객선이 고동을 울리며 땅끝마을로 들어오고있다.
깃발이 걸린 작은 암봉을 넘고 비목이 서있는 묘지들을 지나 시멘트임도를 가로질러 호화스럽게 치장한 김해김씨묘를 지난다.


- 225.4봉
안부에서 잡목들을 헤치며 돌무더기가 있는 225.4봉에 오르면 삼각점은 볼 수없고 조금 지난 바위봉에서 기맥은 왼쪽으로 뚝 떨어져 내려간다.
묘지들을 여럿 지나고 시멘트임도의 끝을 가로질러 봉우리를 넘어서니 77번 국도가 지나가는 갈두재가 나오고 땅끝테마파크란 커다란 건물이 서있다.
도로를 가로질러 가파른 절개지를 올라가면 테마파크옆의 임도와 만나고 이후 등로는 아주 뚜렸하며 이정표와 등로표시가 잘 되어있다.
망집봉이라 쓰여있는 168봉을 오르니 앞에 송호리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지고, 한라산도 보인다고 하지만 범부의 눈에는 그저 푸른 수평선만 나타날 뿐이다.


- 땅끝탑
뚜렸한 길을 따라가면 웅성거리는 말소리가 들려오고 화장실과 만나며 바로 위의 주차장에는 주말을 맞아 차와 사람들로 시끌벅적하다.
관광객들이 다니는 좋은 길을 버리고 절개지를 타고 마지막 남은 능선을 천천히 올라 사자봉(156m)에 닿으니 전망대 뒷쪽이고 공사자재들만 널려있다.
조경석따라 전망대 정면으로 나가서 사람들 틈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후 나무계단을 밟고 한동안 내려가 그토록 보고싶었던 땅끝탑 앞에 이르른다.
관광객에게 부탁하여 다시 한번 사진을 찍고 끝간데 없는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가슴이 탁 트이고 까시밭길을 지나왔던 그간의 고통이 일시에 사라진다.
한반도의 최남단인 땅끝탑을 다시한번 바라보고 철썩거리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땅끝마을을 향하여 발길을 돌린다.



▲ 땅끝전망대



▲ 땅끝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