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구간 : 연인산군 대금산구간

일 시 : 2002. 07. 07 흐림 신경수 주봉문 김용부


구간거리 : 14.4km 지맥거리 : 8.8 km 접근거리 : 1.6km 하산거리 : 4km

구간시간 8:40지맥시간 4:00접근시간 0:40하산시간 1:10휴식시간 1:30 헤맨시간 1:20




라마손의 영향으로 비가 올거라는 일기예보에 같이 간다던 처가 돼지껍데기 볶음을 만들다가 갑자기 안간다고 한다
엊저녁 아니 방금 전까지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그저 여자들 마음이란 한번 약속했으면 시도나 해보고 그만 두든지 해야지
"하늘을 봐라 오늘 비 안온다 내가 장담할테니 가자"고 해도
"하늘 좀 봐요 시꺼먼 구름이 깔린 것이 비가와도 오지게 올 것 같네"
같은 하늘을 봐도 서로 느끼는게 이렇게 다른데 인간의 내면은 더 말할 것도 없을 것 같다
모든 것을 감싸고 용서하고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데 인간의 얄팍한 지식과 자존심이 그것을 허락지 않으니
세상이 더욱 더 강퍅해지고 빡빡해지며
못 살겠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아닐까 한다
"비는 죽어도 안온다 아마 후회할거다"
큰소리는 쳤어도 비가 온다는데 걱정이 앞서지만 그런 내색 않고 길을 나선다

6시35분 고향시청앞 의정부행 버스가 오는데 그 뒤로 일행 두명이 한가롭게 걸어오고 있다 이름 부르고 뛰어오라고 소리쳐 간신히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의정부에 내리니 현리가는 7시5분 버스는 떠나가고 그 다음차는 9시30분이라고 한다 6시에 만났다면 참으로 좋았을텐데 30분 차이로 이버스 저버스 다 놓치고 말았다 두시간을 기다리기 뭣하고 해서 일동까지 가서 현리가는 버스를 타기로 한다

현리서 택시비 10000원을 지불하고 (여기서는 메다를 안꺾고 부르는데로 주어야 한다) 국수당에서 내려 산행을 시작한다

국수당 : 10:15

태풍이 지나간터라 길 자체가 계곡이 되어 물이 흐르곤 한다
가끔 가다 사람을 만나곤 하는데 아마도 연인산 안내 산행하는 팀인 것 같다

전패고개(우정고개) : 10:55 11:00 출발

매봉 가는 길은 묶은 방화선이라 억샌 억새가 가시 잡목과 어우러져 길을 덮고 있다 빗물을 털며 억새를 제치며 급경사를 오르니 첫봉 묶은 잡초만 무성한 헬기장이다 신발이고 옷이고 몽창 젖어버렸다

헬기장 : 11:15

헬기장에서 지맥은 오른쪽으로 90도 각도로 꺾어 남진을 한다
억새 방화선이 계속 된다 털레털레 능선 삼거리에 도착하니 1998. 8. 1 가평군수가 세운 화강암 정상석이 서 있다
"매봉 929m 가평군 하면 마일리 산1"
좌측으로 더 올라가야 정상인 것 같은데 무슨 연유로 이 능선 삼거리에다 정상석을 세워 놓았을까
좌우지간 좌판 펼치고 정상주 한잔한다

능선삼거리(정상석) : 11:50 12:15 출발

여기서 오른쪽으로 표시기들이 많이 달려 있으나 전부 무시해야 한다
왼쪽으로 잠시 오르면 삼각점이 있는 헬기장이다

헬기장 : 12:25

여기서 오른쪽 송신탑 쪽으로 가다 송신탑 철망에서 왼쪽으로 풀숲을 헤치고 잠깐 가면 구리시 산사랑회에서 정상을 알리는 매봉 비닐 코팅지가 나무에 걸려 있고
이정철주에 마일리 국수당 3.8km 대금산 5.5km 칼봉 2.4km 라고 하고
삼림욕장 가시는길 안내판이 나온다
"수락폭포 경방사 ↔ 매봉 동막골"
매봉 정상은 풀숲 우거진 가운데 송신탑이 서 있으며 앉고 뭐하고 할 자리가 전혀 없다

매봉 : 12:30 12:35 출발

12시40분 방화선 길은 끝나고 산길로 접어든다
여기서부터 대금산 전까지 두릎밭이다 꺾어가며 진행하다 보니 산행이 늦어진다
이어서 방화선 길은 놓았다 잡았다 하며 계속 된다
방화선을 살짝 비켜 참나무 숲과의 경계에 ┣자길을 지나간다

┣자길 : 13:00

방화선은 억새가 줄어들며 이름모를 풀과 가시 천국으로 바뀐다
방화선이 끝나고 본격적인 산길로 접어들어 진행하다 보면
"일동23 83재설" 삼각점이 있는 깃대봉은 약간의 초지다
평평한 자리를 골라 식사를 한다
약밥, 라면, 돼지껍데기, 즉석 두릎회 소주 3병이 순식간에 동이 난다

깃대봉 : 13:45 14:35 출발

여기서 길 좋다고 직진하다 보니 계곡으로 떨어지는 것 같다
깃대봉까지 빽해서 오른쪽으로 90도 각도로 꺾어 서남진 하는 능선으로 가야 한다
길은 좋다 키 큰 잡목 터널이다
가는 밧줄을 지나면 묶은 방화선이 다시 나타난다

밧줄 방화선 : 14:55

┫자길을 지나간다

┫자길 : 15:25

Y자길이 나오면 오른쪽 능선으로 오른다 물론 왼쪽 옆사면으로 가도 정상에서 내려온 길과 만난다
보고 올라오라고 표시기 하나 달고 오른다
정상은 조그마한 공터로 좋은 전망대 구실을 하고 있다
사람 서너명이 서면 꽉 찰 정도로 좁다
서쪽에서 남쪽 방향의 산들이 때 마침 푸른 하늘이 한뼘 정도 열리며 산들의 파노라마를 연출한다
남서쪽 제일 멀게 실루엣으로 하늘에 떠있는 도봉산 북한산의 수려한 암릉
그 앞으로 도도하게 흐르는 한북정맥
그 앞으로 한북천마지맥과
남쪽으로 커다란 곰 두 마리가 엎드리고 서 있는 중후한 느낌의 서리산과 축령산
그 위로 오똑하게 솟은 천마산
바로 발아래 구비도는 조종천과
그 언저리에 삶의 뿌리를 내린 소꼽장 같은 마을의 한가로움
아! 아름다운 내산하여!

수염기른 젊은이 한명이 씩씩하게 올라온다
두밀리에서 올라오는 젊은이로 고시촌에서 공부를 하다 짬이 나면 오른다고 한다
천천히 더덕캐며 놀다 올라왔다고 쑥스러워 한다
고요히 즐기던 기분은 사라졌지만 장래 나라를 짊어지고 갈 젊은이와 대화하는 것 또한 즐겁다

보이는 산들을 설명해 주니 자기는 수없이 올랐지만 그런 것까진 모르고 다녔다고 한다
비닐봉투하나 가득 든 더덕은 집에 가져가 심으면 크게 자란다고 한다

그나저나 우리팀은 왜 안오는겨 이름을 고래고래 질러도 대답이 없다
고시생왈 전화해 봐요 한다
나는 왜 그렇게 간단한 것을 모르고 목이 터져라 고함만 질렀을까
고시생 눈엔 내가 얼마나 한심한 인간으로 보였을까 어짜피 나는 시대를 잘못 태어난 것 같다
아쉬운대로 100년 전에만 태어났어도 오늘 같은 일은 없었을텐데...
괜한 망상 끝없이 이어지는 헛된 생각들 에구 정신차려라 이 인간아!

손폰속에서 들리는 소리 "해해 신계장님이셔" 그리고 띠리리릭 전화는 끊어진다

대금산 : 16:00 16:10 출발

따라 오겠지 하며 무료하여 좋은 길 따라 무심코 걸었는데 거의 다 내려가 오른쪽 능선을 쳐다보니 아뿔사 지능선으로 내려왔네그랴 35분이나 내려온 길을 빽한다
빽하다 보면 일행을 만나겠지 대금산까지 다시 올라가니 또 40분이란 시간이 흘러가 버렸다

대금산 : 17:25

일행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를 않는다 그러나 걱정은 없다 왼쪽 아무데라도 내려가면 두밀리니까
정상에서 잠깐 내려가다가 바위 무더기가 나오면 길 좋다고 직진하면 안된다
대금산 정상을 오른쪽으로 빙 돌아서 능선으로 올라서야 한다
묶은 방화선이 시작되고 초지 안부로 내려서면 좌측 두밀리 내려가는 길이고
우측 대금이 마을로 내려가는 길은 오랜 세월 동안 사람이 다니지 않아 잡초만 무성하다
이 고개를 어떤 책에서는 두밀고개라고도 하는데 동네 사람 이야기로는 대금이고개가 맞는 것 같다

대금이고개 : 17:45

두밀리로 내려가는 길은 작은 너덜이었다가 소롯길로 바뀌기도 하며 길이 없어지기도 하고 풀로 덮혀있기도 하다
너른 십자로에 도착하니 대금산 1.2km 양철 팻말이 있고 오른쪽 능선으로 오르는 길에 표시기가 만발하다 불기산이나 592봉으로 오르는 등로 같다

십자로 : 18:20

대금산 1400m라는 팻말을 지나고 산사면을 돌고돌아 풀만 무성한 길을 걷는다
개 짖는 소리가 요란하고 길은 임도로 변한다

첫 번째집 : 18:30

포장도로가 나오며 이정표가 나온다 대금이고개 2km 능선정상 2.3km라고 한다

포장도로 : 18:35

삼거리에 대금산 등산로 안내판이 서 있다 대금산정상 2.6km 라고 한다
대금산은 1봉, 2봉, 정상 이렇게 세 개의 봉우리가 있다고 한다

등산로 안내판 : 18:40

2차선 도로가 나오며 도로 따라 셋두밀 가게 앞에 도착하니
가게집 아줌마가 텃밭에서 나오며 일행은 택시 불러타고 얼마전에 떠났다고 한다

셋두밀 : 18:50

그후
19:20 들어오는 공영버스를 타고 가평역에서 합류 19:50 통일호 열차를 탈 수 있었다

차는 빠르니 사람이 도착하기 전에 택시를 부르는 일이 없어야 하는데 하여간 내가 길을 잃어버린 사람처럼 되어버렸다

들어오는 버스는 가평에서 아침 6:30, 10:30 있다고 하니 난 또 다음 구간할 때
택시 탈 일만 남아 있다 (택시비 10000원이라고 한다 절대 메다요금이 아님)

산에서 딴 두릎 나누어 갖고
생기다만 더덕 한뿌리씩 나누어 갖는다

모래내 동대문곱창집서 하산주 한잔으로 오늘 산행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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