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구간 축령산군 은두봉구간

일 시 : 2002. 6. 16 (일) 맑음 신경수 송영희

구간거리 : 13.7km 분맥거리 : 9.2km 접근거리 : 4km 하산거리 : 0.5km

구간시간9:30 분맥시간4:50 접근시간1:20 하산시간 0:10 휴식시간 2:20 헤맨시간0:50
















7시
청량리 시장 앞에서 20분 간격으로 다니는 마석 경유 비금리행 좌석버스를 타고 꾸벅꾸벅 졸다가 수동면 소재지 운수리에 도착하여 가게에 들러 빵과 우유를 준비해 산행을 시작한다

운수리 : 8:10

전번에 내려온 길을 역으로 오르다 보니 길가 뽕나무 오디가 새까맣게 익었다
마눌 그냥 지나칠 수는 없잖아 하면서 연신 한주먹씩 따서 지 남편 먹인다
장모님이 그러셨단다
산만 계속 가지말고 다음에 가더라도 오디가 있으면 많이 먹고 오라고 눈물겨운 말씀이라 잠시 할말을 잊고 묵묵히 따는 족족 먹어치운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상당히 지체되는 것 같다
이번 구간 과연 잘 갈 수 있을까? 아르바이트를 얼마나 할까? 빨리 가야 하는데
이런저런 상념에 젖어본다

원적사입구 : 8:45

원적사 돌비석 옆 바리케이트를 넘어가니 전번 내려올 때 보다 더 극성적으로 개들이 짖어댄다
본격적인 산길로 접어드니 어제 내린 이슬을 털며 올라가야 한다
바지 등산화가 순식간에 젖어든다
10분 정도 오르면 계곡을 가로지르는데 아마 이 곳이 계곡 최상단부일 것이다
쉬기 좋은 바위들 사이로 맑은 옥수가 흐른다 몇컵 마시고 아침 대신 빵과 우유를 마신다
마눌 얇은 옷으로 갈아입고 잡초 무성한 산길을 오른다

계곡 상단 : 8:55 9:10 출발

파위고개에 이르니 산복숭아 나무가 작은 열매를 주렁주렁 달고 마중을 한다
한 개 따서 먹어보니 아직 먹을 때가 안됐다

파위고개 : 9:45 9:55 출발

급경사를 힘들게 올라채면 운두산이다
이 봉우리는 지형도상에 삼각점이 있는 678봉인데
222산행기에서는 은두봉이라고 표기해 놓고 있다
그러나 막상 올라와 보니 잘 관리되고 있는 헬기장이며
1998. 8. 1 가평군수가 세워놓은 정상석엔
"雲頭山 해발 696m 가평군 외서면 대성리 산32번지" 라고 되어 있다

도면과 실지와 높이와 이름이 틀리니 너무 헷갈리고 어느 것이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
오른쪽 남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북한강 강변가 대성리 오류동 마을로 떨어지는 능선이다
왼쪽 북동쪽으로 가면 분맥이다
길은 아우토반이며 오르내림이 심하지 않아 평지 걷듯이 유유자적하며 걷는다

운두산 : 10:25

펑퍼짐한 능선길을 잠시 가니 산뽕나무 한그루 까만 오디를 주체 못하고 늘어져 있다
또 오디타령 주는대로 꼭지도 안따고 게걸스럽게 한볼태기 넣고 우물거려 넘긴다
자주색으로 물든 손을 보며 마눌 "와 곱기도 해라!"
오디물이 든 나의 손은 곱기보다는 끈적거려 끕급하기만 하다

산뽕나무 : 10:30 10:40 출발

잠시 가다보면 도면상 680봉으로 오르는데 길은 정상을 안거치고 우측 사면길로 잘 나 있다 사면길로 가다보니 능선이 남으로 휜다
아니다 다시 삼거리로 원위치해 직진 680봉으로 오르니
키큰 참나무 숲속의 조그만 공터에 조그만 돌탑이 있으며

하얀 바탕에 까만 유성펜으로 쓴

"銀頭頂山 694m" 라는 안내판이 나무에 매달려 있으며 그 유래를 적어놓았다
"일부 산객들이 운두산이라고 부르나 이는 은두정산을 잘못 부르는 것이다
대동여지도 청구도에 은두정산의 기록이 있고
정갑성 처사의 조선산수대경엔 중생을 살릴 복지 명당이라 하였다
참길향토사 월간산 백제문화연구소 공동 답사 017-217-4630" 라는 내용이다
나는 가평군수보다는 후자의 의견을 믿고 싶다

마눌 탑위에 돌을 얹으며
"남편 술 끊고 담배 끊고 건강하게 해주시고 자식새끼 원하는 일 잘되게 해주십사 해주십사" 중얼중얼 웅얼웅얼
흐이그 여자들이란 하고 싶으면 마음속으로 빌든지 할 것이지 꼭 중얼거려야 직성이 풀리는지

은두정산 : 10:45 10:50 출발

정상에서 약간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능선이 나온다
조금 가다가 방향을 보니 북쪽으로 가고 있다 도면상 임초리 밤안골로 떨어지는 능선을 가고 있는 것이다 빽해서 다시 은두정산으로 올라간다

은두정산 : 11:15

은두정산 오르기 직전 삼거리까지 가서 처음에 갔던 오른쪽 사면길로 간다
좋은 길 따라 한참을 가다보니 웬 동남 방향? 분명히 동북 방향으로 가야 맞는데 다시 빽하다 삼거리에서 오른쪽 옆사면으로 돌아서 나오는 지점까지 가서 잘 살펴보면 평평한 능선에서 좌측으로 빠지는 평평한 능선길이 보인다

┫자길 : 11:20 11:35 출발

무소유산문자의 조그만 노란 표시기 하나가 ┫자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매달려 있다 길 입구에 표시기 하나 떡붙이고 평지같은 길을 마음껏 여유부리며 진행한다
가다보면 갈림길을 무심코 지나가게 된다 직진길은 뻥하고 뚫려 있으며 좌측으로 내려가는 길은 나뭇잎에 가려 보이질 않는다

길 형태가 사방 1m정도의 공터 둘레에 풀이 나 있으며 그 뒤로 나무다 좌측 풀위에 나무판자 하나가 누워 썪어가고 있다 그 위에 은두봉 깃대봉을 가르키는 화살표로 방향이 표시되어 있다
풀숲을 헤치고 나뭇가지를 들추니 내려가는 길이 보인다

마눌은 벌써 길 따라 저멀리 가고 있다 불러 세워 방향을 바꾼다
직진하면 도면상 아마도 축동안 내려가는 능선인 것 같다
썪고 버려진 이정판자가 없었더라면 여기서 또 한참을 헤맸을 것 같다
이런길은 자기가 아무리 지도하고 정확하게 일치되도록 왔다고 하여도 지도보고는 판단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사람이 산신령일 수는 없으므로 한참을 진행하여 그 방향이 현저하게 틀어졌을 때 비로서 잘못된 것을 알수가 있는 것이다

┫자길 : 11:50

둔덕삼거리서 왼쪽으로 간다 오른쪽은 도면상 한얼산기도원 가는 능선이고
분맥은 좌측으로 약간 구부려간다

둔덕삼거리 : 12:20

조금 내려가면 ┣자길이 나오는데 오른쪽으로 올라오는 길은 한얼산기도원에서 계곡 따라 올라오는 안부다

┣자길 : 12:25

편안하게 오르면 도면상 643봉인 묶은 헬기장이다
가평군수가 1998. 8. 1 정상석을 세웠는데 그 내용은
"깃대봉 해발 623m 가평군 외서면 청평리 산53-2" 라고 되어 있는데 어느 누가 그랬는지 유성펜으로 해발 623m를 지우고 깃대봉 글자와 나란히 세로로 표고 643m라고 써 놓았다
글씨체가 좋은 것으로 보아 장난한 것 같진 않다
도면상 깃대봉은 1km 정도 더 진행한 삼각점이 있는 623.6m 봉이다
가평군수가 뭘 착각해도 보통 착각한 것이 아니다

즉 1km 정도 더 가서 있는 도면상 깃대봉을 이 643봉으로 알고 623m라고 한 모양이다 222산행기에서 이 도면상 643봉을 깃대봉이라고 표시하고 있다

무소유산문자님의 비닐코팅지에 깃대봉 643m라고 표시하여 나무에 묶어 놓았다
평평한 그늘을 찾아 점심을 먹는다
산속에서 된장에 쌈싸먹고 어름물 마시는 즐거움이란 안해본 사람은 모른다

깃대봉 : 12:50 13:30 출발

┫자길 : 13:40

능선을 잠깐 가다 빽해서 왼쪽 내림길로 진행하면 묶은 헬기장이 나오는데 바로 이 봉우리가 623봉인 도면상 깃대봉이다 철주쪽으로 진행한다

깃대봉 : 14:00

잠시 내려가면 Y자 길에서 좌측으로 간다

Y자길 : 14:10

좌측 조종천변에서 흘러간 노래 등 흥겨운 음악 소리가 생생하게 울려온다
유원지임을 직감적으로 알겠다
뻥커위에 세맨으로 만들어진 환기구 옆을 지나간다

뻥커 환기구 : 14:20

┣자길이 나오면 오른쪽 내림길로 간다

┣자길 : 14:25

뻥커를 지나면 죽죽 뻗은 낙락장송 송림속으로 들어간다

송림 : 14:35

내려가는 능선상에 잘 찾아보면 ┫자길이 나온다
좌측으로 내려가면 조종천변 덕현리이다
마눌 너무 졸립다며 시간도 많이 남았는데 한숨 자자고 한다
인심 한번 크게 쓴다 그래 그러자며 잠깐 누웠는데 40분이 지나갔다

┫자길 : 14:40 15:20 출발

지금부터 벌목지대 벌목된 나무들을 아무렇게나 버려놓아 진행하는데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길도 안보이고 벌목된 나무와 가시 등을 피해 무조건 조금이라도 편한 곳으로 가니 버려진 밭이 나오는데 무릎까지 빠지는 초지이다
오른쪽 아래로 보이는 곳이 가루계인 것 같다
가시나무 사이로 능선으로 오르는 길이 보인다 "앗 따거"를 연발하며 능선으로 오르니 좌측에서 내려오는 길이 확실하다
벌목지대에서 능선을 가늠해서 내리면 될 것을 편하자고 시간만 죽인 것이다

능선 : 15:55

키 작은 잡관목 햇볕을 정면으로 받으니 숨이 확확 막혀온다
철조망이 나오면 철조망을 따라간다

철조망 : 16:00

조그만 묘가 나오면 철조망을 넘어 또 철조망을 따라간다
┣자길 안부에 돌출된 삼각점이 있다 또 잠시 진행하면 좌우길이 확실한 십자안부다 왼쪽으로 내려가면 조종천변 유원지이고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청평 가루계마을이 될 것이다

십자안부 : 16:05

철조망이 끝나고 몇발 오르면 등산로 팻말이 나오며 길은 아우토반으로 바뀐다
동네 뒷산 산책로코스이다
마지막 부분이 야산이라 길이 없는 정글이 아닐까 하는 걱정을 내심 많이 하였는데 정말 다행이다
┣자길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약수터라는 팻말을 지나 잠깐 오르면 통나무 의자위 진달래동산이라는 팻말이 나온다
도면상 동북으로 흐르던 산줄기가 동남으로 꺾이는 200봉이다

진달래동산(200봉) : 16:10

조그만 헬기장은 조망이 좋다
조종천이 휘돌아 나가는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가 있다

헬기장 : 16:15

이후 ┣자길이 수시로 나오는데 아무데로나 내려가도 청평에서 만나게 된다
잣나무 숲의 향기로움을 음미해 가며 완보한다
송림속 ┣자길에서 마지막 먹거리를 털어먹고 있는데 웬 아저씨 한분이 씩씩하게 올라오길래 인사를 했더니 콧방귀도 안뀐다 오늘 처음 만나는 사람인데...

송림 : 16:30 16:40 출발

잠깐 오르면 Y자길 숲속의소라라는 이정표가 나온다 왼쪽으로 내려가면 숲속위 소라라는 음식점이 있는 것 같다

십자안부부터 왼쪽으로 조종천과 37번 국도와 능선이 나란히 간다
언뜻언뜻 숲사이로 보이는 조종천과 37번 국도가 아 아직도 나는 높은 능선을 가고 있구나 하는 것을 입증이라도 하듯 산뜻하고 명쾌하게 발아래로 깔린다

왼쪽 숲속의소라 방향으로 가니 아뿔사 은고개가 아니다 도면상 조종교로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빽하여 다시 Y자길까지 가서 오른쪽 헬기장 있는 곳으로 간다

막판에 10분간 아르바이트를 하고 말았다
도면상 이곳은 마루금을 정확하게 그을 수 없는 지역으로 실제로 가보아야만 알 수가 있는 곳이다

Y자길 : 16:45 16:55 출발

헬기장 지나 집 뒤 묘로해서 내려가면 청평중학교 정문 입구로 떨어진다
교통표시판에 춘천 40km 가평 13km 라고 한다

은고개 : 17:00

건널목을 신호등 받아 건너가 오른쪽 청평제15절개지 너머까지 살펴보았으나 115봉을 오르는 길이 없다
다시 건널목까지 빽해서 청평정수장 가는 포장도로를 따라돌아 오르면 외부인 출입금지인 정수장 정문이며 도면상 삼각점이 있는 115.1봉은 청평정수장이 깔고 앉아 있다

청평정수장 : 17:10

적당히 능선길을 찾아 사면으로 오르니 작은 아까시아가 뒤엉켜 있어서 애를 먹는다
안말 잠곡동 동네로 떨어져서 젖은 옷을 갈아입으니 기분이 상쾌하다

안말잠곡동 : 17:20 17:30 출발

마눌 은고개에서 냉면을 사달라고 해서 마무리하고 나서 먹자고 했는데 청평역에 가보니 17시36분 열차가 출발한다고 한다
"아야 청량리 가서 먹자"

청평역 : 17:35

그후

남이 반납한 입석표를 사서 열차에 오르니 춘천 어디 강변 등지에서 소풍온 학생들로 만원이다
차창으로 보이는 도로엔 자동차의 긴행열이 완전히 거북이 걸음을 한다 1330번 청량리발 청평착 좌석버스와 비교하면 엄청나게 비싼 (1인당 4400원)요금을 내고 무궁화호를 타고 가는 것이 비록 입석이지만 퍽이나 다행스럽게 여겨진다
버스라면 적어도 세시간은 걸릴 것이 대성리 성북 두군데만 서고 1시간후 청량리에 도착하니 아직도 해가 중천에 떠 있다

마눌 머리가 너무 아퍼 약 사먹고 냉면 먹으려 했으나 아픔이 갈아앉을 줄 모른다
아무 것도 못먹을 것 같다는 것이다
덕분에 나도 하산주 한잔 없이 쫄쫄이 굶고 갈 수밖에 없었다

흐흐 그래도 오늘 분맥 하나를 성공리에 종주하였다

다음은 한북연인지맥을 해야겠다


한북천마축령분맥 종주기 끝





* 운영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03-04 1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