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명산연속단독 산행>-46/53 '백두대간의 마지막 길목 설악2'(5월24-5일)

[자신과의 악속이며 동호인들에 대한 믿음으로]

제가 지금까지 걸어온 산행 길은 월드컵 성공기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설악 구간에 두는 마음은 또 남달라서 유종의 미를 맺어야 한다는 각오가 각별하였습니다.
공룡능선 -- 용트림하듯 기묘한 화강암 봉우리들이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설악의 대표 능선을 따라 오를 때나 내릴 때나 등산로가 급경사로 가파른데 이 때문에 더욱 공룡능선의 현란함과 장중함이 특별하다. 기암괴석이 펼쳐져 있는 백두대간 중 가장 빼어난 미봉 1,275봉 등을 지나 세존봉과 나한봉 사이의 허리가 잘록한 말등 같다하여 붙여진 마등령으로 향하는데 길이 험준하여 손으로 잡고 오르기도 만만치 않다.
가끔씩 지나는 등산객의 격려가 두려움을 잊게 해 주지만 혼자 하는 산행, 더욱이 이와같은 심산 계곡에서의 두려움은 격어 보지 않은 분은 알 수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기암괴석의 웅장함에 눌린 탓일까, 이제까지 느껴보지 못한 산행임을 감출 수 없다.
마등령 정상에서 지나온 길을 되돌아 보며 땀을 식히고 백두대간 종주 중인 많은 산악인들의 용기와 인내에 존경의 마음을 보내고 싶어진다. 멀리 보이는 동해바다와 속초 시내, 관동팔경의 하나로 기록되는 아름다은 청조호수, 낭만적인 영랑호, 엄청난 바위산이 한덩어리가 되어 우뚝 선 울산바위가 석양에 반사되어 보는 이들은 입을 벌린다.
10여 시간의 산행으로 식수도 없이 내려오는데 높은 계곡 바위 밑으로 흐르는 물이 그리 고마울 수가 없다. 맘껏 마시고 그릇에 가득 담고는 서둘러 내려 닫는다. 연 하늘색 이끼로 뒤덮힌 구리 빛 바위 너덜을 지나고 낙옆 수북이 쌓인 길을 지나니 외설악에서 가장 험하다는 봉우리들이 꽃밭처럼 모여있어 하늘의 꽃밭이라 이름 붙여진 친화대, 천불동연봉의 풍경이 더욱 환상적이다.
이제까지 지나온 수 많은 산들이 모두 모여 하나의 거대한 산을 이루어 놓은 듯한 착각 속에 빠져 보기도 한다. 설악 8경 8기의 뜻말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할 수 있다.
금강굴 바윗사이로 하산하는데 비선대가 가까워질수록 발걸음은 더욱 무거워지고 지친 몸에
드디어 해 냈구나 싶은 안도감이 있고, 바위에 걸터 앉은 나는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멍하니 머물러 있다.

*** 설악 8경 8기 ***
8경 = 1.용비승천, 2.설악무해, 3.칠색유홍, 4.홍해황엽, 5.춘만척촉, 6.월야선봉,
7.만산향훈, 8.개화설경
8기 = 1.천후지동, 2.거암동석, 3.전석동혈, 4.백두구혈, 5.수직절리, 6.유다탕폭,
7.금강유혈, 8.동계지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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