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2013.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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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산행지 : 설악산(1,708m) (양양)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오색 남설악관리소(03:00) -> 제2쉼터(05:30) -> 대청봉(정상)(06:30) -> 소청(07:50) -> 봉정암(08:50) -> 쌍폭포(10:00) -> 오세암갈림길(11:50) -> 백담사(13:20)(총 10시간 20분)

몸은 피곤한데.. 잠이 오지 않는다.
눈을 감은 채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산악회 버스를 타고 밤을 달려 설악에 도착한다.
무엇이 우리들을 새벽부터 산으로 이끄는가..
오색 남설악탐방센터 들머리에는 우리팀 뿐만이 아니다.

새벽 3시.. 산행을 시작한다.
사방이 깜깜하고.. 한줄로 늘어선 반딧불이 같은 불빛들이 산을 오른다.
새벽공기가 조금 찬기운이 있어 바람막이 옷을 입고 오르지만.. 금새 땀이 차서 벗고 오른다.
오색에서 대청봉에 오르는 길이야 처음부터 끝까지 오름길이지만.. 몸이 풀리기 전에 제1쉼터까지의 1시간 정도 오름길이 특히 힘들다.
잠깐 잠깐씩 숨을 돌리고 꾸역꾸역 오른다.
제1쉼터를 지나고.. 길은 조금 평탄해 진다.
설악폭포 근처를 지나는데.. 어둠에 가린 폭포는 희미하게 보이고 바윗돌에 부딪치는 물소리만이 우렁차게 들린다.
항상 그렇다. 새벽이 아니면 저녁에 지나게 되니 그 모습 제대로 보기가 쉽지 않다.

5시가 지나니 먼동이 트기 시작하고 이내 날이 밝아진다.
제2쉼터를 지나고.. 다시 나무계단이 시작된다.
오색에서 오름길 중에서 유일하게 조망이 터지는 전망바위에 이른다.
앞쪽으로 점봉산이 구름위로 희미하게 보이고..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중청이 가깝게 다가와 있다.
다시 힘을 내서 오른다.
정상에 가까이 오면서 나무들의 키가 작아지고.. 철쭉이 이제서 꽃을 피우고 있다.

드디어 하늘이 트인다.
설악산 정상.. 대청봉에 이른다.

↑오색 남설악탐방지원센터

↑제1쉼터

↑제2쉼터

↑계단 오르막길

↑전망바위에서 점봉산

↑전망바위에서 중청

↑대청봉 0.5km

↑이제서 철쭉이 핀다.


오색에서 출발하여 3시간  30분만에 대청봉에 오른다.
태양은 이미 중천에 떠 있고.. 많은 이들이 정상에 올라 있다.
연무가 조금 끼었지만.. 그런대로 사방이 잘 보인다.
용아장성능과 공룡능선.. 그리고 화채능선까지.. 천불동 계곡은 연무가 꽉 차있다.
설악산 운해가 이런 것인가..
오늘 산행시간은 14시간.. 백담사로 하산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대청봉에서 조금 더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불을 보고 달려드는 불나비처럼.. 땀냄새에 취해 달라붙는 날파리들 때문에 더 있기가 어렵다.
중청방향으로 하산한다.

↑대청봉

↑대청봉

↑정상에서

↑중청 방향

↑대청 주변의 수목 (주목, 철쭉)

↑대청 주변

↑공룡능선


하산하면서도 공룡능선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하산로 주변으로 빽빽하게 자란 키작은 나무들이 눈길을 끈다.
누운잣나무.. 주목나무.. 그리고 이름모를 나무들이 빈틈없이 자라고 있다.
고지대라 그런지.. 주목 나뭇잎에는 서리가 앉아서 막 떠오른 아침햇살을 받아 반짝거린다.
에전에는 산의 속살이 드러난 곳이 더 많았던 것 같은데.. 대청봉 주변으로 자연생태가 많이 복원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공룡능선과 천불동

↑화채능선

↑대청 주목군락

↑주목과 철쭉

↑철쭉과 누운잣나무

↑공룡능선과 천불동


중청대피소에 이른다.
시간은 7시 30분.. 평소때 같았으면 이제 산에 간다고 산악회 버스에 오를 시간이다.
이런 여유가 무박산행의 매력이다.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허기를 채울까 하다가 산꾼들이 많아서 소청까지 더 가기로 한다.
중청에서 소청으로 내려오는 길도 나무데크로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소청으로 하산로의 온갖가지 나무들이 자연이 선물한 하늘공원이다.
용아장능과 공룡능선이 점점 더 가까워지고.. 멀리 서북능선의 최고봉인 귀떼기청도 눈에 들어온다.

복잡한 중청을 벗어나.. 소청대피소에 도착.. 여유로운 휴식을 취한다.
컵라면을 사먹을까 했더니.. 팔지 않는다.
토마토와 빵으로 간단히 허기를 채운다.
산행때 항상 부실한 먹거리가 문제지만.. 힘이 들어서인지 식욕이 늘지도 않는다.
용아능선과 공룡능선이 더 가까워졌다.
8시가 되어.. 천불동계곡과 수렴동계곡의 갈림길에서 봉정암과 백담사가 있는 수렴동계곡으로 향한다.

↑중청대피소 근처에서 뒤돌아 본 대청봉

↑중청에서 용아장성능

↑중청에서 귀떼기청

↑소청으로 내려서면서 공룡능선

↑뒤돌아 본 중청

↑소청

↑소청에서 용아장성능

↑공룡능선


소청에서 급경사의 길을 따라 봉정암으로 향한다.
봉정암 뒤로 대여섯개의 바위봉이 봉정암을 호위하는 무사들처럼 웅장하다.
그리고 그 아래 무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봉정암이 아늑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있다는 사리탑은 봉정암 윗쪽으로 시야가 트이는 바위봉에 있다.
사리탑으로 오른다.
산꾼인듯한 사람이 사리탑 아래에 제물을 잔뜩 진설해 놓고.. 열심히 기도하며 절을 하고 있다.
산꾼마저 경건해지는 분위기를 느낀다.
사리탑 윗쪽의 암자터에 오른다.
설악산에서 최고의 비경인 용아장성과 공룡능선 모두를 가까이서 볼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용아장성능이 시작된다.
용아장성능이 시작되는 곳이다.
무시무시한 용의 거대한 이빨이 하늘을 향하고 있다.
다시 사리탑으로 내려와 삼배를 올리고.. 백담사쪽 수렴동계곡으로 향한다.

↑봉정암 뒤로 암봉

↑암봉

↑암봉

↑사리탑

↑사리탑 윗쪽에서 용아능선

↑사리탑 윗쪽에서 용아능선

↑공룡능선과 멀리 세존봉(가운데)

↑봉정암 뒷쪽 암봉

↑수렴동 계곡

↑봉정암을 떠나며 암봉

↑조금 더 지나서 뒤돌아 본 암봉


이제부터 시간과의 싸움.. 9시 30분쯤에 출발하여.. 봉정암에서 백담사까지 11km의 계곡이 시작된다.
왼쪽은 서북능선.. 오른쪽은 용아능선.. 그 사이 계곡을 따라 걷는다.
봉정암에서 잠깐 급경사길이 있고 이후부터는 평탄한 계곡길이다.
계곡을 보며 걷다가 왼쪽을 보면 서북능선 암릉이요.. 오른쪽을 보면 용아능선 암릉이다.
부지런한 다리 덕분에 눈이 호강을 한다.
이름없는 암봉과 폭포들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오색에서 대청으로 함께 올랐던 많은 등불의 주인공들은 모두 어디로 갔는지.. 오르는 이도 없고.. 내려가는 이도 없는 호젓한 산행이 이어진다.
10시가 되어 쌍폭에 이른다.
왼쪽의 짧은 폭포와 오른쪽의 서북능선에서 떨어지는 긴폭포가 하나로 합쳐진다.

↑절벽

↑절벽 아랫쪽

↑암봉

↑계곡

↑무명폭포

↑암봉

↑쌍폭 중 왼쪽 폭포

↑오른쪽 폭포

↑쌍폭이 합친다.

↑멀리서 쌍폭


쉬지않고 걷는다.
사실은 평탄한 내리막에 쉬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걸으면서 쉰다는 말이 맞나?? 이런 길에서는 걷는 것보다 서있는 게 더 힘들다.
10시가 지나고.. 시간이 흐를수록.. 백담사쪽에서 올라오는 산꾼들이 늘어난다.
거리가 멀다보니.. 새벽에 출발해서 올라오는 중이란다.
산꾼은 내려가기만 하면 되는데.. 봉정암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려면 시간꽤나 걸릴텐데.. 갈길이 먼 사람들.. 측은지심이 생긴다.
암릉과 계곡을 즐기며 산행이 이어진다.

시간이 지나면서 주말을 맞아 봉정암을 찾아 오르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진다.
산을 찾는 등산객도 있고.. 사찰을 찾는 순례자들도 있다.
서서히 다리에 통증이 찾아오고.. 11시부터는 1시간 산행 10분 휴식을 지키며 걷는다.
백담사에 거의 다와서 계곡은 개천으로 넓어지고.. 조약돌로 쌓아올린 많은 돌탑들이 눈길을 끈다.
장마때 물이 조금 불면 다 쓸려 나갈텐데.. 쌓고 또 쌓고..
사실 영원한 탑을 쌓겠다는 생각이 욕심 아니던가..
13시 20분에 백담사에 도착.. 10시간여의 산행을 마친다.
다리는 피곤해도 기분은 상쾌하다.
백담사에서 휴식을 취하며 시원한 음료로 목을 축이고..
셔틀버스로 용대리까지 이동한다.

↑절벽

↑물이 바위를 갈아서 길을 만든다.

↑만물상

↑이단폭포

↑암릉

↑암릉

↑계곡

↑암봉

↑백담사 근처 돌탑들


용대리에서 황태가 많이 들어간 푸짐한 황태국밥으로 제대로 끼니를 해결하고.. 산악회 버스를 기다린다.
오늘 산행팀들은 한계령과 오색에서 올라 백담사와 설악동 하산팀으로 나뉘었으니 시간조절이 쉽지 않다.
하산 예정시간에 2시간이나 일찍 하산했으니.. 뒷풀이까지 고려하면 3시간을 족히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시외버스로 서울을 거쳐 용인에 무사히 안착.. 3시간 일찍 출발하여 1시간 일찍 도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