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동.티벳 메리설산        

   산행일 : 2013.5.22~30일   

 

☞제5일차 : 2013년 5월26일

-상위뻥 숙소 : 08:55

-능선 : 10:30

-베이스 캠프 : 14:35

-삥호~베이스캠프 : 중식

-상위뻥 숙소 : 16:05~16:15

-신폭 : 17:45

-상위뻥 숙소 : 20:00

 

   (메리설산 개념도)

 

 

          내 마음속 상그릴라를 찾아가는 메리설산 후기 (상위뻥~삥호 & 상위뻥~신폭) 

 

 

 

이른아침...

청아하게 울려퍼지는 산새 소리가 아침을 연다.

그전에...

깨금발로 살금 살금 돌아 댕기던 강회장님 때문에 사실 먼저 일어나긴 했다.

8박9일 동안 강회장님은 밤마다 저러고 돌아 댕긴다.

산찾사를 배려하는 마음이다.

그래서...

산찾사는 깨어 있으면서도 미안해 할까봐 잠 자는척 하며 그렇게 회장님을 벌 세웠다.

ㅋㅋㅋ

 

창문의 커텐을 제킨다.

순간 아침햇살을 받은 메리설산의 멘츠무봉이 금빛으로 치장하고 산찾사를 맞아준다.

선경이다.

 

 

 

고개를 우측으로 돌리자

이번엔 부송종지봉이 산찾사를 반긴다.

오늘은 저 아래 삥호까지 걸어가야 하는 일정이 우릴 기다린다.

 

 

 

전날 이곳 메리 제1객잔의 쥔장이

제이를 한테 말하길 일년중 이렇게 메리설산의 온전한 모습을 보여준적은 몇날이 안된다고 했단다.

물론 제이도 그렇게 많이 와 봣어도 어제와 오늘같은 날은 흔치는 않았다고....

함께 오신 분들이 살아오면서 그간에 복을 많이 쌓으셨나 보다.

산찾사의 흐리멍텅한 두눈이 그 덕분으로 안구정화는 확실하게 하게 됐다.

 

 

 

 

이층구조의 원목숙소 아랫동의 사람들이

다들 숙소의 창문을 바라보고 있어 뭔일인가 궁금해 내려가 봤더니 창문에 비친 메리설산을 감상 중이다.

나도 따라서 창문을 바라보니 그 또한 색다른 감흥을 불러 일으킨다.

 

 

 

전날 나를 그렇게 놀래켰던 초록잎새...

궁금해 방문을 두두려도 응답이 없더니 이른아침 산책을 나갔다 돌아오다 나를 보더니 베시시 웃는다.

전날 응급처방의 효과가 있었는지 다행이 그만 그만하다 기에 한시름 놓게 됐다.

다만..

고산의 후유증인지

풍선을 불어 넣은것 처럼 고왔던 초록잎새의 얼굴이 많이 부어 올랐다.

 

 

 

 

이른아침 아기햇살을 담뿍 받은

메리설산의 아랫동네 하위뻥 마을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사방팔방 풀 한포기 살 수 없는 척박한 땅에 둘러쌓인 이곳에서 저런 녹색융단이 깔린

동화속 마을같은 풍광이 바로 내 눈앞에 펼처진 현실 자체가 참으로 신비로와 경이롭다. 

내 마음속 상그릴라를 꼽으라면 난 바로 이곳이라 말 하련다.

 

 

 

지난밤의 숙면에 다들 피로가 많이 풀린 듯 하다.

그래 그런지 전날밤 고산의 후유증으로 식욕이 떨어진 초록잎새를 제외한 산우들은 왕성한 식욕을 보인다.

이젠 서서히 고산에 적응이 되어가는 듯 다들 컨디션도 좋아 보인다.

 

전날 아무것도 못 먹은 초록잎새...

한국에서 가저온 캔에 담긴 죽을 따뜻하게 데워 싫다는걸 억지로 먹인후 삥호를 가기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내가 개인적으로 젤 좋아했던 빵)

 

 

오늘의 일정은 간단하다.

다들 전날 힘겹게 시땅에서 넘어와 고소에 시달린 탓인지 말 트래킹을 원한다.

그럼 별 문제 없는 일정이다.

 

말이 도착할 동안 오늘 우리 산우들이 일용할 양식으로 준비한

햇반을 나의 베낭에 차곡 차곡 채워 넣은 베낭을 둘러멘 뒤 회장님과 종환이 그리고 나 셋이서

먼저 선등을 하고 제이는 말이 도착하면 모든 일행을 인솔해 따라 오기로 했다.

 

 

 

숙소를 떠나며 뒤돌아 보니 저멀리 설산의 연능이 그림처럼 다가온다.

백망설산의 모습이다.

 

 

 

상위뻥 마을을 지나 부종송지봉을 향해 전진한다.

구름 한점없는 하늘을 향해 치솟아 오른 흰 설산이 아름답다.

 

 

 

 

마을을 벗어나며 시작된 등로는 외길이다.

부드러운 초원엔 야생화가 군락을 이뤄 피워 올렸다.

이른 아침의 공기가 상쾌하고 밟히는 흙은 부드러워 저절로 걷는 발걸음엔 흥이 돋는다.

 

 

 

 

 

 

 

초원엔 누우런 얼룩백이 황소가

게으른 걸음으로 풀을 뜯다 이방인을 처다보고.

 

 

 

그 앞으론 오직 먹거리에만 관심이 있는

돼지 일가족이 주동아릴 땅에 대고 연신 냄새를 맡아 먹이를 찾는다.

 

 

 

 

아담과 하와가 뛰놀던 천국이 이런 풍광 였을까 ?

환상적인 풍광이 곧 끝날것 같은 조바심으로 걷는 걸음이 안타까울 지경이다.

그런 내 맘도 모르고 회장님은 어느새 저만큼 달아나 있다.

 

 

 

 

초원은 어느결에 끝이 나고 등로는 숲속을 파고든다.

 

 

 

이후...

계속되는 가파른 오름길.

힘겹게 힘겹게 오르다 보니 축사같은 건물이 보인다.

이곳에선 중국의 트래커들이 떼거지로 쏼라 쏼라 지껄여 대며 휴식중이다.

 

 

 

소란스런 그네들을 피해 또다시 오름질.

쭉~쭉~ 뻗어 올라간 침엽수림을 지나자 하늘이 보인다.

저곳이 능선의 끝인가 ?

 

 

 

겨우 다 올라선 능선의 날망.

이제부턴 내림길이다.

말을 타고 오는 우리일행이 우리보다 빨리 올 줄 알았는데 많이 늦다.

제이와 통화를 해 보니 우리보다 한참 뒤 떨어진 거리다.

 

 

 

잠깐의 휴식.

그런데 우리의 회장님은 어느새 아리따운 꾸냥에게 작업을 거신다.

ㅋㅋㅋ

재주도 좋으시다.

저 색시는 바로 넘어온것 같다.

작업을 하는데 보디 랭귀지도 통한다는걸 보여준 우리의 회장님은

이 능선을 내려가 계곡에선 단둘이 다정하게 돌탑까지 쌓으며 놀았다면 다들 믿을랑가~?

 

 

 

 

 

 

  

 

능선을 다 내려오면 계곡을 만난다.

우린 여기서 우리 일행을 기다려 같이 가기로 했다.

그런 결정을 내리자 마자 발라당 다리위에 누워버린 두 남정네...

중국넘들 넘어갈때 통행료를 징수 하겠다고 저 난리다.

그래서...

단돈 1위안이라도 벌었을까~?

 

 

 

 

기다려도 오지않는 우리님들....

그래서..

이번엔 탁족을 즐기기로.

 

 

 

 

 

계곡물이 을매나 차겁던지...

탁족도 심드렁질 쯤 이렇게 해바리기로 세월을 보내던 중.

 

 

 

한시간이 지났던가~?

짜잔~!!!

드뎌 제이가 우리 산우들을 대동하고 나타 나셨다.

 

 

 

말들이 다 유순한가 보다.

겁쟁이 울 마눌 초록잎새가 의연히 말위에 올라 앉아 여유를 부린다.

참 별일여~!

 

 

 

말 트래킹이 다들 즐거운가 보다.

모두들 입이 귀에 걸렸다.

저것이 저래 재밌나~?

 

 

 

드디어 도착한 베이스 캠프...

제이는 여기서 점심을 준비할테니 나보고 인솔해서 삥호를 다녀 오란다.

 

 

 

베이스 캠프에서 삥호는 아주 가까워 보인다.

단숨에 올라설 것  같은 삥호.

그러나 ...

올라서면 올라선 만큼 뒤로 물러나는 삥호.

착시 현상인가 ?

 

 

 

 

 

회장님의 선그라스에 비친 내 모습도 한컷 담아가며..

 

 

 

이젠 더 이상 말이 갈 수 없는 마지막 오름길.

다들 말에서 내려 마지막 언덕을 함께 오르기 시작했다.

 

 

 

 

드디어 올라선 언덕.

부종송지봉 바로 아래의 분지에 조그만 호수가 내려 보인다.

오늘의 목적지 삥호가 바로 저기.

 

   

 

 

다들 저 아래 호수로 내려가 손이라도 담구고 싶어하나

그렇게 되면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이미 점심때도 많이 지난 시각이다.

 

 

 

강회장님만 대표로 다녀 오시기로..

다들 언덕에서 삥호를 내려보며 기념사진으로 대신한다.

 

 

  

 

 

 

 

되돌아 내려온 베이스 캠프.

제이가 불을 피워 햇반을 데워 밥을 짓고 카레를 끓였다.

반찬이래야 쉰 김치 하나.

그래도 다들 맛있어 죽는다.

점심 식사후 상위뻥으로 되돌아 오면 오늘 일정은 끝이다.

 

 

 

 

귀로...

셋이서 먼저 떠났는데 역시 말이 우릴 못 따라 잡는다.

돌아오는 길은 갈때 보다 속도가 배는 빨랐다.

덕분에 일찍 내려온 숙소에서 우린 할일이 없다.

 

  

 

 

(상위뻥~삥호 트래킹 동영상)

 

 

 

숙소에 도착해 잠깐 휴식후...

회장님과 무료한 시간을 보내느니 신폭을 갔다 오기로 의기투합했다.

종환이는 체력이 딸려 못 가겠다 해서 제외.

 

물 한병에 헤드렌턴만 챙긴 비무장으로 숙소를 나서며

이곳의 주민에게 신폭을 가르키며 시간을 물어보자 5~6시간이 걸린다고 알려준다.

시간을 단축하면 해 지기전에 다녀올 수 있을것 같다.

 

 

상위뻥에서 내려다 보면 하위뻥 마을은

5분거리도 안될것 같은데 막상 걸어보니 20여분이 넘는다.

딘장~!

이따가 되돌아 올때 급경사를 올라 가려면 디졌당~!!!

하위뻥 마을은 계곡을 건너는 시멘트 도로를 타고 넘어 다시 급경사길을 올라서면 만나게 되는데.

 

 

 

 

동화속에서나 나옴직한 

그림처럼 아름답던 하위뻥 마을은 그러나

우리를 맞아준건 쾨쾨하고 고약한 말똥 소똥 냄새가 먼저다.

역시...

사람이던 풍경이던 뭐든간에

파고들어 살펴보면 겉보기와 아주 다른 모습이란걸 또 느끼게 된다.

그저...

하위뻥 만큼은 아름다운 환상을 깨지 않고 간직 하고자 한다면 

그냥 멀찌감치서 바라만 보라 권하고 싶다.

 

 

 

 

 

타루초 휘날리는 마을의 어귀를 벗어나며

신폭을 향한 등로가 외길로 길게 길게 이어지는데.... 

 

 

 

그저 평탄한 육산이라 걷기가 편하다.

이길은 산책과 사색을 하기엔 안성맞춤인 그런 길이다.

 

 

 

그런길이 한시간도 넘게 이어진다.

걷는 내내 숲그늘이 하늘을 가려주니 서늘함마저 느껴지고

살랑대는 바람의 감촉은 부드럽고 싱그럽다.

 

 

 

무슨 소원들이 저리도 많아 저런 소원탑을 이뤘는지 ?

개곡가를 빼곡이 채운 돌탑군을 지나며 그간 평탄했던 등로가 서서히 고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가파른 오름길...

점점 지처만 가는데 신폭은 보이질 않는다.

이젠 배 마저 고프다.

올때 간식도 못 챙겨 허기진 위장에 물만 들이키다

혹시 몰라 주머니를 뒤저보니 목캔디 하나가 나온다.

을매나 반갑던지.

돌멩이를 주워 반을 갈라 회장님과 나눠 입안에 넣으니

 

햐~!!!

그 달콤함이란~!!!

 

 

 

 

이젠 다 올랐나 보다.

등로가 평정을 찾으며 아주 가까이 지와런안봉이 지척에서 우릴 내려본다.

 

 

 

 

객잔인가~?

마지막 민가엔 외국인 남녀가

원주민과 함께 통나무집에서 불을 피우고 앉아 있다.

 

 

 

 

 

 

마지막 민가를 지나고도 한참을 오른다.

딘장~!

금방 도착할것 같던 신폭이 이상하게도 다가서면 자꾸만 저만치 물러선다.

 

 

 

그러다 도착한 신폭을 얼마 앞둔 폭포수..

물을 받아 마셔보니 단번에 갈증을 해소 시켜준다.

물맛~?

기막히다.

 

 

 

기진맥진하여 도착한 신폭....

저 내리치는 폭포수를 맞으면 모든 죄업이 씻어 진다고...

장족들은 그래서 이곳을 신성시 한단다.

그래 그런지 이곳을 오는 동안 이정표가 돼 준건 등로옆에 무수히 걸린 타루초 였다.

 

 

 

몇년전 트래커 두명이

장족을 흉내 내며 폭포수를 맞다가

느닷없이 떨어진 얼음덩어리에 즉사를 한 일이 있었단다.

 

산찾사.

아직 객사를 하기엔 가르켜야 할 자식넘과

어여쁜 마눌이 맘에 걸려 그냥 멀찍이서 신폭을 바라보다 미련없이 발길을 돌렸다.

 

 

 

 

해지기전 되돌아 가야 하기에

바쁘게 바쁘게 걸음을 옮긴 끝에 하위뻥 마을에 도착했다.

아직은 서산에 걸린 해가 있어 다행이다.

많이 지쳤다.

그래도...

무슨 커다란 숙제라도 해 놓은 양 뿌듯한 마음이 새록 새록 드는건 무슨 연유인지~?

마지막으로 되돌아 본 하위뻥 마을 호수에 비친 메리설산의 지와런안봉이 유난히  더 예뻐 보인다.

 

 

 

하위뻥에서 상위뻥으로 향한 오름길...

에구~!

에구~!

에구~!

그날 강회장님과 난 완존 깨구락지가 되었다.

 

 

다음편은 메리설산의 하일라이트 니농을 가는길이 이어집니다...................산찾사.이용호

 

 

  (상위뻥~신폭 트래킹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