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조침령-단목령-점봉산-한계령) 산행기<38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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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5.17  금요일(석가탄신일)     날씨: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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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두대간(조침령-단목령-점봉산-한계령)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양양군 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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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침령터널(03:25)-조침령(03:50)-900봉(04:25)-포토포인트 943봉(04:50)-1018봉(05:23)-1133봉(06:29)-1136봉(06:53)-북암령(07:14)-1020봉(07:32)-깨진바위(07:36)-875봉(08:00)-단목령(08:24)-843봉(08:41)-962봉(10:41)-너른이골사거리(10:49)-오색삼거리(11:18)-오색사거리(12:19)-점봉산(13:11)-망대암산(14:22)-십이담계곡 갈림길(15:02)-UFO바위(15:27)-산죽길-1158봉(16:08)-만물상 진입(16:21)-만물상 전망바위(17:01)-만물상 하산(17:52)-980봉(18:08)-한계령지킴터(18:11)-한계령(18:28)

0 산행 거리(포항셀파산악회 기준)

  25.1km(대간 23.9km, 접근 1.2km)        * 총 누적거리 759.95km(대간 719.05km, 접근 40.9km) 

  조침령-7.25-북암령-3.10-단목령-4.50-오색삼거리-2.00-점봉산-1.40-망대암산-5.65-한계령 

0 산행 소요시간

  15시간03분(03:25-18:28)      * 총 누적시간  393시간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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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만의 화려한 백두대간 외출인가.

지난해 3월 국립공원 직원이 발목을 붙잡아도 오로지 북진 원칙만을 고집하며 백두대간 종주에 나선 후 조침령-한계령, 미시령-진부령 두 구간만을 남겨 놓고 긴 겨울방학에 들어가야 했다.

1년 만에 종주를 마치려고 산방기간 직전 한계령-미시령은 미리 진행까지 해두었건만 폭설로 12월1일 구룡령-조침령을 끝으로 6개월 가까이 대간길에서 멀어져 있었다.

 

석가탄신일이 끼어 있는 3일간의 황금연휴를 맞아 남은 두 구간을 마무리 하고 빛나는 대간 졸업장을 받겠다는 계획으로 전주 고속버스터미널에서 19시30분발 서울행 버스에 오른다.

늘 대간길에 나설 때면 설레면서도 긴장감이 감도는데 공백 기간이 길었던 지 더욱 가슴 떨린다.

서울에서 23시30분발 양양행 고속버스는 밤길을 뚫고 3시간 만에 양양 고속터미널에 도착하고 300여 미터 떨어진 김밥집으로 이동한다.

 

미리 예약한 택시를 대신해 다른 택시가 도착해 식사와 더불어 김밥을 구입한 뒤 조침령으로 향한다.

택시는 가로등 불빛이 밝히고 있는 서림리 방향의 조침령 터널에 내려주고서는 왔던 길을 굽이돌며 사라진다.

지난번 구룡령-조침령 구간을 마치고 이곳으로 하산하였던 곳이기에 그리 낯설지 않아 심호흡 크게 하고 비포장길을 따라 조침령으로 첫 발을 내딛는다.(03:25)

 

한꺼번에 들이닥친 더위와 달리 새벽 공기는 서늘하며 하늘은 가을밤처럼 수많은 별들로 총총하다.

체력만 따라준다면 오늘 한계령까지 진행 뒤 속초에서 하루를 쉰 다음 모레 미시령-진부령까지 끝낼 수 있겠구나 생각하며 힘을 아껴 쓴다.

25분 만에 도착한 조침령은 커다란 표지석이 자리 잡고 주변은 예전과 다른 게 없지만 파릇파릇 나뭇잎이 돋아나며 푸른 숲을 일구고 있다.(03:50)

 

우측 대간에 접어드는 초입에 북부지방산림청에서 세운 입산통제 안내문이 보초를 서듯 지켜서 있으며 목재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연분홍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등산로를 따라 가다 100m 지점에서 산림청에서 세운 '현위치 번호 점봉32, 단목령 9.8km, 조침령 0.1km'라 적힌 119구조목을 만난다.(03:53)

이러한 구조목은 점봉산에 이르기까지 500m 간격으로 거리와 전화번호가 적혀 있어 유사시 응급구호 역할을 해주고 있는 고마운 등불이다.

 

50m 더 진행하자 좌측에 깊은 웅덩이가 보이며 우측으로 목재 전망 데크와 벤치가 설치되어 있다.

쓰러진 고목을 넘자 우측으로 안전 로프가 설치되어 있는 오름길이 시작되더니 언덕 같은 분기봉에 '조침령, 단목령'이라 적힌 키 큰 목재 이정표와 백두대간 생태복원 조림 안내판이 있다.(04:01)

잠시 순탄한 길이 이어지다 약간의 내림길에 '점봉31'의 구조목을 만난다.

'단목령 9.3km, 조침령 0.6km'라 기록되어 있다.

 

낮은 오르막봉을 넘고 또 다른 오르막 봉우리에 '단목령 8.8km, 조침령 1.1km'이라 적힌 '점봉30' 구조목이 있다.(04:18)

이어 가파른 오르막 끝에 올라서자 다름 아닌 900봉이다.(04:25)

'단목령, 조침령'이라 쓰인 목재 이정표가 있으며 5m 뒤쪽에 '속초308'이라 새겨진 삼각점이 보인다.

앞 봉우리가 실루엣으로 비치며 멀리 양양 시가지의 야경과 함께 동해바다에서 붉은 띠를 두른 여명이 시작되고 있다.

 

900봉에서 대간은 좌측으로 굽어진다.

내림길로 바뀌며 '단목령 8.3km, 조침령 1.6km'이라 쓰인 '점봉29'의 구조목이 서 있고 9분 뒤 '단목령 7.8km, 조침령 2.1km'이라 적힌 '점봉28'의 구조목을 만난다.

순탄한 길 한동안 이어지다 서서히 오름이 전개되더니 바위에 '포토 포인트' 안내판이 나타난다.(04:50)

동이 트는 바다는 더욱 화려하고 여러 산군의 모습이 흑백으로 비친다.

 

포토 포인트 전망대에서 3분도 안되어 고도차를 별로 느낄 수 없는 943봉에 도착하지만 아무런 표시는 없다.(04:53)

여기에서 대간은 좌측으로 꺾이며 안전 로프에 '등산로 아님' 표찰이 걸려 있어 로프를 넘지 않도록 산객을 유도한다.

곧 넓은 안부에 닿으니 많은 리본이 나뭇가지에서 팔랑거린다.(04:56)

앞 봉우리를 향해 오르는 길 주변에는 얼레지, 큰앵초, 벌깨덩굴, 검종덩굴, 풀솜대, 개별꽃 등 많은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 있어 천상의 화원을 이루고 있다.

유난히 추웠던 지난겨울을 인고로 이겨내며 피어난 꽃들이 장하고 대견하다.

 

새벽잠에서 깨어난 산새들이 홀로 걷는 발걸음에 친구가 되어주며 재잘거린다.

오름길에 '단목령 7.3km, 조침령 2.6km'이라 적힌 '점봉27'의 구조목을 만난 뒤 점점 고도가 높여지며 화려한 일출을 맞는다.(05:13)

동해바다를 뚫고 솟아오르는 붉은 태양은 온 누리를 환하게 비추며 하루를 열고 있다.

힘찬 정기를 듬뿍 받으며 삼각점이 있는 1018봉에 올라서자 주변에 움푹 파인 웅덩이가 보인다.(05:23)

좌측 숲 사이로 양수발전소 상부댐에 설치된 두 대의 풍력발전기가 보인다.

 

1018봉을 지나 '단목령 6.8km, 조침령 3.1km'이라 적힌 '점봉26' 구조목이 있는 언덕 같은 곳을 지나서 평지 수준의 길이 펼쳐진다.

오르막 뒤 작은봉에 '조침령, 단목령'의 목재 이정표와 저수지내에 출입금지 경고문이 나란히 서 있고 우측으로 굽어 내려가는 곳에 '단목령 6.3km, 조침령 3.6km'이라 적힌 '점봉25' 구조목을 만난다.(05:44)

좌측으로 양수발전소 상부댐이 보이며 풍력발전기가 새벽바람에 힘입어 열심히 양팔 벌려 돌리고 있다.

 

출입금지 경고문을 2개 연거푸 지나 오름길에서 '단목령 5.8km, 조침령 4.1km'이라 적힌 '점봉24' 구조목을 만난 뒤 20m도 안되어 경고문이 저수지 방향으로 있다.(05:56)

2분을 더 올라 펑퍼짐한 봉우리 직전에 또 안내판이 있고 계속 이어지는 봉우리 오름길에 마지막 출입금지 안내판이 훼손된 별도의 철제 안내판과 함께 서 있다.(06:02)

 

'단목령 5.3km, 조침령 4.6km'이라 적힌 '점봉23' 구조목을 통과 후 오르막에서 지나온 대간길이 드러나고 바위지대를 벗어난다.

'조침령, 단목령' 목재 이정표가 있는 봉우리에 이르자 양수발전소가 더 잘 보인다.

등산로 곳곳에는 멧돼지들의 천국처럼 마구 파헤쳐 놓았다.

오르막 중턱에서 '단목령 4.8km, 조침령 5.1km'이라 적힌 '점봉22' 구조목을 만난다.(06:25)

 

동쪽 능선이 환하게 보이는 1133봉에 올라서는데 능선봉이다.(06:29)

능선 우측 아래에는 멀리 사라진  지난겨울의 하얀 잔설이 아직도 낙엽 속에 덮여 있다.

1133봉에서 내려가는 길은 바위 구간으로 암릉을 약 20m 우측에 두고 한동안 이어지다 나무들이 많이 쓰러져 있는 어수선한 곳을 통과한다.

편한 능선길 계속되다 '단목령 4.3km, 조침령 5.6km'이라 적힌 '점봉21' 구조목이 있는 능선봉에서 안부로 내려서고 '속초24'의 삼각점이 있는 1136봉에 올라서니 활짝 핀 진달래꽃이 반겨준다.(06:53)

 

1136봉에서 좌측으로 내려서다 '단목령 3.8km, 조침령 6.1km'이라 적힌 '점봉20' 구조목을 만나고 별로 높지 않게 보였던 앞 봉우리인 1020봉이 점점 하늘로 치솟는 느낌이 든다.

'단목령 3.3km, 조침령 6.6km'이라 적힌 '점봉19' 구조목을 지나 넓은 안부 사거리인 북암령에 도착한다.(07:14)

1136봉에서 이곳까지 고도를 상당히 낮춘 상태다.

 

'북암령 해발 940m, 단목령(박달령) 2.9km, 조침령 7.0km, 북암리 2.5km, 설피골 2.3km'라 적혀 있고 산림유전자원보호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북암령은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와 양양군 서면 북암리를 이어주는 고개로 북암리와 미천골의 선림원지 북쪽에 있는 암자 이름에서 유래했으며 다른 이름으로 북애미라고도 부르기도 한단다.

1020봉 오름길에 '단목령 2.8km, 조침령 7.1km'이라 적힌 '점봉18' 구조목을 지날 때 뒤를 돌아보니 지나온 1136봉이 꽤나 높아 보인다.

 

곧 1020봉에 도착하니 어디가 제일 높은 곳인지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펑퍼짐한 봉우리다.(07:32)

이러한 지형은 계속되다 '단목령 2.3km, 조침령 7.6km'이라 적힌 '점봉17' 구조목 뒤로 요상하게 깨진바위를 벗어난다.(07:36)

내림길 바위를 막 벗어날 무렵 '단목령 1.8km, 조침령 8.1km'이라 적힌 '점봉16' 구조목을 만나고 계속 내려가다 '단목령 1.3km, 조침령 8.6km'이라 적힌 '점봉15' 구조목을 지난다.(07:53)

 

분기봉으로 여겨지는 875봉에 닿자 우측으로 설악산 서북능선과 함께 오늘의 종착지인 한계령이 처음으로 보인다.(08:00)

단목령을 향해 서서히 높이를 낮춰 가는데 우측 멀리 계곡물 소리가 들려 오더니 좌측 가까운 곳에서도 물소리가 들린다.

설악산국립공원 사무소장이 세운 출입금지 안내판과 '단목령 0.8km, 조침령 9.1km'이라 적힌 '점봉14' 구조목을 벗어나자 좌측 아래로 계곡이 형성되고 있다.

 

'단목령 0.3km, 조침령 9.6km'이라 적힌 '점봉13' 구조목을 벗어나서는 약 30m 아래 계곡에서 물이 흐르고 있다.

대간길 심산유곡에서 물길을 볼 수 있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백두대간 종주 구간 중 지킴터가 두 군데나 있어 출입자 단속이 가장 심하다고 여기는 이번 구간 첫 번째 단목령 지킴터를 코앞에 두고 여유 만만하던 걸음에 갑자기 긴장감이 밀려오기 시작한다.

산죽밭을 거닐다 삼거리가 나타난다.(08:22)

 

계곡 쪽으로 목재 계단과 함께 안전 로프시설이 되어 있는데 식수를 구할 때 이용되는 길이고 단목령은 직진해야 한다.

작은 계곡에는 물이 풍부하게 흐르고 있어 물을 배낭에 무겁게 짊어지고 고생할 필요 없이 이곳에서 보충하면 될 것 같다.

심장이 곤두박질치듯 긴장 상태로 산죽길을 따라 은폐 엄폐하며 단목령에 내려서게 되고 공원지킴터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마음이 가라앉는다.(08:24) 

일과 시간인 9시 이전에 도착했으니 크게 걱정은 하지 안했지만 그래도 단목령은 대간꾼들에게는 두려움의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지킴터 내부를 들여다보니 그동안 사람이 근무한 흔적 없이 의자와 책상에는 먼지가 쌓여 있으며 녹슨 자물쇠로 출입문이 굳게 잠겨 있다.

지킴터 앞에 두 개의 벤치가 놓여 있으며 백두대장군과 백두여장군의 부부 장승 중 여장군은 늙어 수명을 다했는지 땅바닥에 쓰러져 있다.

단목령은 육거리임에도 '진동삼거리 1,300m'라 적힌 이정표만 등산로 정비 표지석 앞에 달랑 세워져 있을 뿐 어느 방향에도 이정표시가 보이지 않는다.

 

단목령을 박달령이라고도 부르는데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와 양양군 오색을 넘나들던 고개로 옛날 도로가 개설되기 전에는 영동의 해물장수들이 내륙으로 넘나들거나 진동리 사람들이 양양에 장보러 통행이 빈번했던 고갯마루라고 전해진다.

단목령에서 휴식을 한 뒤 점봉산으로 가는 길은 3개의 기다란 통나무로 목책을 만들어 놓고 '출입금지' 표찰과 경고문이 붙어 있는 목책 직진 방향이다.

 

굳이 가슴 높이 목책을 넘지 않아도 옆으로 비켜갈 정도로 대간길은 충분하니 괜히 체력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참나무숲이 시작되더니 산죽길로 바뀌며 가파른 통나무 계단이 펼쳐지는데 엄청 가팔라진다.

도중에 '점봉산 6.0km, 단목령(박달령) 0.2km'이라 적힌 '점봉12' 구조목이 더 힘을 내라며 격려한다.(08:36)

기온이 높아지며 숨 또한 헐떡거릴 즈음 '설악458'이라 새겨진 삼각점봉인 843봉에 오른다.(08:41)

앞에 있는 능선이 더 높아 보이는데 이곳에 삼각점이 박혀 있다.

등산 지도상에는 856봉으로 적혀 있다.

 

9시 이전에 단목령을 통과하기 위해 부지런히 걸었기에 40여분 여유부리며 아침밥 대용으로 빵과 우유로 체력을 보강한다.

843봉부터 한동안 오르내림이 아주 순탄해 편안하기만 하다.

번호가 벗겨진 119구조목을 만나지만 금세 '점봉11' 번이라는 판단이 선다.(09:34)

넘어진 고목을 넘어 능선봉에서 대간은 넓은 좌측길로 꺾어지는데 유심히 살펴보면 엄연한 삼거리로 웅덩이가 있는 직진길은 대간에서 벗어나는 길이기에 유의해야 한다.(09:40)

 

대간 방향으로 리본 한 개를 매달고 아닌 쪽에는 통나무를 주변에서 가져다 막아 놓고 출발한다.

삼거리에서 6분지나 서서히 오름길 능선봉 직전에서 '점봉산 5.0km, 단목령 1.2km'이라 적힌 '점봉10' 구조목이 길 안내를 하고 있다.(09:47)

오름은 계속되고 앞에 보이는 능선봉을 또 넘어야겠지 하였는데 30여 미터 직전에서 편히 가라며 우측으로 우회시키니 큰 선물을 받은 느낌이 든다.(09:50)

 

'점봉산 4.5km, 단목령 1.7km'이라 적힌 '점봉9' 구조목을 지나 '점봉산 4.0km, 단목령 2.2km'이라 적힌 '점봉8' 구조목이 있는 넓은 공터 안부에 닿는다.(10:05)

또 별 특징점 없는 순탄한 길에서 '점봉산 3.5km, 단목령 2.7km'이라 적힌 '점봉7' 구조목을 지나 오름이 이어지다 펑퍼짐한 962 능선봉에 오른다.(10:41)

이곳에서 좌측으로 꺾이며 점봉산 그리고 대청봉과 중청봉이 확연하고 오색지구도 내려다보인다.

 

안부사거리에 내려서자 '점봉산 3.0km, 단목령 3.2km'이라 적힌 '점봉6' 구조목이 '점봉산 3.0km, 단목령(박달령) 3.2km'라 쓰인 철제 이정표에 붙어 있다.(10:49)

너른이골 사거리로 이정표상에 사거리를 가리키고 있지만 너른이골과 오색 방향의 이정 표시는 지워져 있다.

 

이후 작은 능선봉 한 개를 넘고 다시 이어지는 능선봉에서 '점봉산 2.5km, 단목령 3.7km'이라 적힌 '점봉5' 구조목이 바라보고 있다.

또 내려가다 산등성을 넘어 평탄한 능선에 닿자 오색삼거리로 실제로는 사거리다.(11:18)

이정표에는 '점봉산 2.1km, 단목령 4.1km, 너른이골 4.5km, 오색리 3.0km'라 안내하고 있다.

 

사거리를 벗어나며 가팔라지며 쓰러진 통나무를 넘어선다.

통나무를 넘지 않으려면 잠깐 우측으로 돌아가면 된다.

오름길에 '점봉산 2.0km, 단목령 4.2km'라 적힌 '점봉4' 구조목을 만난다.

백두대간 정비 안내판이 세워진 오르막에는 나무뿌리와 함께 무너진 통나무 계단이 엉켜 있어 대간이 많이 훼손되어 있다.(11:37)

거친 숨 계속될 때 '점봉산 1.5km, 단목령 4.7km'이라 적힌 '점봉3' 구조목이 바라보며 정상이 얼마 남지 안했으니 힘내라며 응원한다.(11:45)

 

점봉산을 눈앞에 두고 인정사정없이 가파르다.  점봉산이 꼿꼿하게 일어서고 있는 느낌이 든다.

오름길 중간에 '점봉산 1.0km, 단목령(박달령) 5.2km, 너른이골 5.4km'라 쓰인 철제 이정표에 '점봉산 1.0km, 단목령 5.2km'이라 적힌 '점봉2' 구조목이 함께 붙어 있는 오색사거리에 도착한다.(12:19)

이곳은 홍포수막터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지점이다.

홍포수막터는 옛날 홍씨 성을 가진 사냥꾼이 살았다고 하여 불리고 있으나 실제로는 포수의 수발을 들던 수하가 홍포수 행세를 하며 마을에 들락거리자 사람들이 포수로 착각하여 홍포수라 부른데서 연유하였다는 재미난 얘기가 전해지고 있다. 

 

사거리를 출발하자 점봉산 방향에서 부부 등산객이 내려오고 있다.

오늘 처음으로 만나는 사람으로 곰배령에서 올라왔다 단목령으로 내려갈 계획이란다.

매정하리만큼 길은 가팔라지며 너덜로 바뀌어 힘은 배가 소모될 때 주목 보호수 지역을 벗어난다.

점봉산 정상이 가까워지면서 지나온 대간길과 설악산 능선이 조망되기 시작한다.

 

드디어 점봉산 정상에 올라선다.(13:11)

산림청 인제국유림관리소에서 세운 '점봉산 1,424m'의 정상석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곰배령 방향에는 삼각점이 박혀 있다.

정상석 옆 이정표에는 '단목령(박달령) 6.2km, 귀둔 4.8km, 곰배령 3.3km'라 적혀 있는데 한계령 방향 표시는 출입금지 구역으로 고의로 떼어 없앤 듯한 흔적이 있다.

 

이곳 점봉산에서 한계령으로 가는 대간길은 이정표가 떨어진 쪽 즉, 곰배령과 반대 방향이다.

단목령에서 점봉산에 오를 때를 기준으로 우측이 대간길인 것이다.

높이 올라온 만큼 또 고생한 만큼 주변 조망은 아주 훌륭하다.

지금까지 애써 걸어왔던 대간길이 구불구불 발아래 펼쳐지고 설악의 서북능선 끝자락인 안산에서부터 귀떼기청봉과 끝청 그리고 중청봉과 대청봉을 잇는 주릉이 옹골찬 모습으로 장쾌하다.

 

망대암산 우측으로 전개되는 만물상 암릉은 금강산 일만이천봉에 버금갈 정도로 수려하다.

점봉산에서 망중한을 즐긴 뒤 우측으로 꺾어 망대암산으로 진행하는데 훼손된 전망판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어 눈살을 찌푸린다.

길은 비탈로 바뀌고 한참 뒤 완만해지기에 주목지대 그늘에서 김밥을 먹고 있는 중 등산객 한 명이 점봉산에서 내려온다.

처음 대간 등산객으로 생각했는데 십이담계곡으로 내려갔는지 그 이후 산죽길은 온통 거미줄 세상이다.

 

안부로 내려선 다음 망대암산을 50여 미터 남겨두고 삼거리가 나타난다.(14:17)

어느 곳으로 가든 망대암산 정상을 오를 수 있지만 좌측은 우회길이다.

우측길로 직진하자 곧 바위 꼭대기인 망대암산이다.(14:22)

표지판에 '망대암산 (1236m)'라 적혀 있는데 이곳 또한 조망이 양호한 곳이다.

옛날 점봉산 아래 주전골에서 불법으로 엽전을 만드는 자들이 망을 보던 산이라고 한다.

 

망대암산에서 20여 미터 바윗길 비집고 내려오자마자 우회길과 합류한다.

여기서도 망대암산에 오를 수 있는 곳이다. 오히려 이곳이 더 가까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합류하는 지점에서 1분도 채 안되어 바위지대를 우측에 두고 포물선을 그리듯 우측으로 내려선다.

이곳에서 직진하면 대간과 멀어지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산죽길이 펼쳐지는 지루한 내리막 뒤 안부에 닿는다.(15:02)

십이담계곡 갈림길로 이정표시가 되어 있지 않아도 짐작으로 알아차린다.

키를 훌쩍 넘기는 빼곡한 산죽으로 인해 길이 덮여 있지만 발걸음은 대간길을 잘 찾아 나서니 다행이다.

야트막한 산죽봉에 도착하자 진행 방향으로 젖가슴처럼 두 개의 봉우리가 연결되어 있다.

과연 두 개 모두 넘어야 할까 아니면 한 개만 지나도 될까 궁금해 하며 내려서다 오름길 초입 공터에 대간꾼들이 이름 붙여준 UFO바위가 놓여 있다.(15:27)

 

이곳에서 대간은 우측으로 꺾이며 드센 산죽 오르막이 전개된다.

산행 막바지라 몇 걸음 가지 않아 쉬기를 수없이 반복한다.

산죽길이 끝날 즈음 1158봉과 연결된 능선에 닿자 '천연보호구역'이라 새긴 화강암 사각 기둥이 박혀 있다.(15:52)

이곳부터 능선이라 길은 한층 부드러워진다.

 

펑퍼짐해 보이는 1158봉을 30여 미터 남겨두고 삼거리가 나타나지만 뚜렷한 좌측 길로 접어든다.(16:08)

바위가 있는 1158봉에는 '설악314'라 새겨진 삼각점이 위치하고 있다.

1158봉에서 13분 뒤 만물상 능선으로 들어서는 삼거리 갈림길을 만난다.(16:21)

쓰러진 통나무 2개가 놓여 있는 곳으로 이곳에서 대간은 90도 우측으로 꺾어 올라가야 한다.

좌측으로 가면 대간과 멀어져 결국 필례약수 방향인 알바로 연결되는데 그쪽 10여 미터 지점에 통나무 한 개가 드러누워 있어 월경하지 않도록 가로막고 있다.  눈이 덮여 있는 겨울철에는 세밀한 신경을 써야 할 지점 같다.

알바 쪽에 작은 통나무 두 개를 가져다 이중 안전장치를 해 놓고 대간 방향에는 리본을 매달고서 삼거리를 벗어난다.

 

삼거리에서 1분도 안되어 기암괴석들이 사방으로 펼쳐지는 만 가지 모습이 보인다 하여 이름 붙여진 만물상 능선에 진입한다.

그동안 깔끔하게 임무를 완수한 스틱을 접어 배낭 속에 넣으며 푹 쉬도록 한다.

첫 번째 맞는 암릉을 만나는데 지난 해 선답자의 산행기 사진에서는 분명 이곳에 로프가 걸려 있었건만 지금은 제거되어 있다.(16:30)

그렇다면 최근에 만물상 능선에 있는 모든 로프를 국공직원들이 제거를 했다면 구간을 통과하는데 위험이 따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주춤거린다.

기어 올라갈까 마음 먹을 때 우측 아래로 리본 한 개가 눈에 띄어 우회길로 여겨 아니면 돌아오겠다 마음먹고 우선 리본을 달아 놓고 돌아가니 3분 만에 대간길과 합류한다. 역시 예상과 맞아 떨어진 우회로다.

 

이제는 능선 바로 앞에 돼지 머리 모양의 거대한 기암이 시선을 제압하지만 오를 수 없는 높은 바위로 좌측 밑으로 비켜 지나간다.(16:33)

다시 능선에 접어들고 이번에는 흘림골 등선대가 발아래 보이며 등산객들이 올라가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신선이 하늘로 오른다는 등선대 말만 들어도 신비하거늘 바로 눈앞에서 마주하고 있다.

이번에는 바위 사이를 통과한 뒤(16:41) 내려와서는 거대한 커다란 바위가 길을 막고 있어 좌측으로 돌아 갈 때 필례약수 방향의 가리봉이 선명하게 비친다.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리본을 잘 살피며 가다 후답자를 위해 배낭에서 리본(추억만들기)을 꺼내 곳곳에 매달아 놓는다.

바위를 넘고 우측 아래로 돌아가 하산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내려갔다 능선에 다시 오르니 전기줄이 어지럽게 나무에 묶여 있다.(16:59)

만물상 중심권에 위치한 암봉인 환상의 전망바위봉에 올라서자 감춰졌던 한계령 일대가 또렷하다.(17:01)

지나온 점봉산이 길을 잘 찾아가고 있다며 뒤에서 박수를 보내주고 있다.

 

전망바위에서 설악의 삼매경에 한참 빠져 한계령 지킴터 쪽을 내려다보는 순간 주황색 차림으로 이곳을 향해 올라오는 사람이 번뜩 눈에 띈다.

이곳 전망바위는 사방이 탁 트여 있을 뿐 아니라 숲이 아직 울창하지 않아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유리알처럼 빤히 드러나는 장소로 공단직원에게 들키고 말았다는 불안감이 감돌기 시작한다.

넙죽 엎드려 한동안 동태를 살피는데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잠깐 보이지 않는 틈을 이용해 일단 전망바위에서 내려오기로 한다.

전망바위에서 대간은 키 큰 고목나무가 서 있는 좌측 급경사 내리막이 아니라 리본 몇 개가 달려 있는 우측 암릉을 넘어서야 하는데 그것을 보지 못하고 그만 좌측 아래로 20여 미터 내려갔다 이상해 다시 돌아와 리본을 발견한다.

하마터면 알바를 할 뻔 했다.

 

암릉을 벗어나는 즉시 20여 미터 기다란 로프가 걸려 있어 안전하게 내려선다.(17:18)

만물상에 들어선지 첫 번째로 만나는 로프다.

한참 아래로 떨어졌다 다시 능선에 닿기 위해 올라서니 화강암 사각 기둥이 능선에 박혀 있다.(17:26)

지금 올라오고 있는 사람은 어디쯤 오고 있을까 내심 불안해하며 좌측길과 우측 암릉에 로프가 매달린 삼거리에 당도한다.(17:27)

좌측은 우회하는 길처럼 보이고 암릉 쪽으로는 3m 정도의 흰색 로프가 걸려 있다.

두 번째로 만나는 로프다.

 

일단 로프를 잡고 바위에 올라서자 내려가는 쪽 바위 사면에 5m 정도 되어 보이는 로프가 또 있다.

세 번째로 보게 되는 로프다.

하지만 곧장 이곳을 통해 내려서는 것보다 동태를 좀 더 살핀 뒤 공단직원이 올라오는 틈을 이용 재빨리 후퇴해 조금 전 우회길로 숨을 요량으로 또 한참을 숨 죽여 초조하게 기다린다.

 

20여분 흘렀을까. 아래쪽에서 여자 목소리가 들려와 이상하다 싶어 고개를 내밀어 보니 젊은 남녀 등산객이 아닌가.

괜히 마음 조아리며 떨었다는 허탈감으로 세 번째 로프를 잡고 내려가 다가가니 그들 또한 놀란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공단직원인 줄 알고 여태껏 숨어 있었다. 공원지킴터에 근무자가 있을 텐데 어떻게 올라왔느냐?" 물으니 자기네들은 "산림청에서 허가 받아 야생 조류 탐사를 위해 올라오고 있는 중이라며 지킴터에는 사람이 없다" 고 말한다.

얘기를 나눌 때 아래쪽에서 낑낑대며 일행 5명이 추가로 올라오고 있다.

호칭을 교수님이라 부르고 있는 것으로 보아 교수와 학생들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지킴터에 근무자가 없다는 말에 솔깃해 하며 그들과 교행을 하는데 둥글둥글한 바위에 짧은 로프가 매달린 홈통에서 여자 한 명이 대롱대롱 매달린 채 올라오지 못하고 버걱거리고 있다.  이 로프가 네 번째로 로프다.(17:45)

오래 기다릴 수 없어 암릉을 타고 내려갈 수도 있기에 로프 잡는 것을 생략하고 아래로 내려서니 좌측 쓰러진 고목 쪽으로 두 번째와 세 번째 그리고 네 번째 로프 구간을 거치지 않고 내려올 수 있는 우회로가 눈에 띈다.

다시 말해 두 번째 로프 직전 갈림길에서 로프를 이용하지 않고 좌측 바위 아래 우회로를 통해서도 이곳까지 내려 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암릉이 마지막으로 끝이 나는 지점에 클라이머 전용 주황색 로프가 약 2m 길이가 다섯 번째로 매달려 있지만 로프를 이용하지 않고 좌측으로 내려올 수 있는 길도 따로 있다.(17:54)

로프가 없는 줄 알고 내려왔다 살펴보니 로프가 눈에 띈다.

만물상 암릉 구간을 완전히 마치고 뒤 돌아보니 한계령에서 점봉산으로 남진할 경우에는 상당히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만물상에서 내려서자 잠시 너덜이 펼쳐지며 고도를 사정없이 낮춰간다.

만물상이 끝나고서부터 천연보호구역 사각 돌 기둥 세 개가 차례로 서 있고 1분도 채 안되어 내림길은 980봉인 작은 봉우리 직전에 삼거리가 있다.(18:08)

이곳에서 우측으로 진행하면 50m 지점에 한계령 지킴터와 맞닥뜨리는 반면 봉우리로 향하는 좌측길은 지킴터의 단속을 피해 필례약수 방향인 451번지방도로 안전하게 내려갈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

 

하지만 오늘은 만물상에서 만났던 조류 탐사객의 말을 믿고 공원 지킴터 쪽으로 가도 괜찮다는 판단으로 우측 길을 통해 내려서니 1분도 되지 않아 공원지킴터가 있다.(18:11)

겨우 내내 근무자가 없었음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내부는 먼지투성이로 지저분하다.

그동안 설악산 주요 탐방로가 통제되었다 어제부터 해제되었는데 어제 오늘 근무는 하지 않은 것 같다.

지킴터에서 잠시 주인장 행세를 하며 기념사진 한 장 찍고 절개지를 통해 451번지방도로 내려와 한계령으로 이동한다.(18:15)

 

 44번국도상의 해발 920m 한계령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으며 속초로 이동하기 위해 매점에 들어가 교통편을 물으니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기에 우선 오색지구까지 택시로 이동한다.(18:28)

하지만 양양행 시내버스는 이미 끊겼고 한계령을 통해 도착하는 시외버스마저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 결국 오색정류소 사장의 자가용으로 다른 승객과 합승 양양까지 도착한다.

 

속초 환타지아 찜질방으로 돌아와  내일까지 충분히 쉰 다음 마지막 구간인 미시령-진부령을 모레 진행하려 했는데 갑자기 변경된 비 예보로 내일 진행하기로 하고 밤새 고된 몸을 추스른다.

하지만 새벽녘에도 풀리지 않는 몸으로는 도저히 대간길에 오를 수 없을 것 같아 예약된 택시마저 해지하고 집으로 향한다.

이제 한 구간 마지막 대간 졸업 산행만을 남겨두고 머릿속에는 그동안의 많은 대간 이야기들이 차창 밖 풍경과 함께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 교통수단 및 경비

  - 전주에서 서울강남고속터미널     18,700원(3시간10분 소요)

    강남고속터미널에서 양양행 심야 고속버스     21,500원(3시간 소요)

  - 양양에서 조침령 터널까지  25분 소요

     양양개인택시 이민행 님   011-361-0905      택시요금 25,000원(심야 할증)

  - 한계령에서 오색지구 택시     15,000원(10분 소요)

    오색지구에서 양양행   오색정류소 사장 자가용 합승    10,000원(20분 소요)

    양양에서 속초행  시내버스       2,100원(30분 소요)

  - 속초시외버스터미널에서 전주행 금강고속 직행버스     35,000원(6시간소요)

  - 속초 환타지아 찜질방  10,000원, 저녁밥  5,000원, 된장찌개와 김밥  6,000원, 빵 우유  5,000원          합계: 148,3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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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만의 화려한 백두대간 외출인가.

늘 대간길에 나설 때면 설레면서도 긴장감이 감도는데 공백 기간이 길었던 지 더욱 가슴 떨린다.

김밥을 구입한 뒤 조침령으로 향한다. 택시는 가로등 불빛이 밝히고 있는 서림리 방향의 조침령 터널에 내려주고서는 왔던 길을 굽이돌며 사라진다.

지난번 구룡령-조침령 구간을 마치고 이곳으로 하산하였던 곳이기에 그리 낯설지 않아 심호흡 크게 하고 비포장길을 따라 조침령으로 첫 발을 내딛는다.(03:25) 

 

# 조침령터널에서 조침령 표지석이 있는 대간길은 사진상의 우측길로 들어서야 한다.

 

25분 만에 도착한 조침령은 커다란 표지석이 자리 잡고 주변은 예전과 다른 게 없지만 파릇파릇 나뭇잎이 돋아나며 푸른 숲을 일구고 있다.(03:50)

 

우측 대간에 접어드는 초입에 북부지방산림청에서 세운 입산통제 안내문이 보초를 서듯 지켜서 있으며 목재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연분홍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등산로를 따라 가다 100m 지점에서 산림청에서 세운 '현위치 번호 점봉32, 단목령 9.8km, 조침령 0.1km'라 적힌 119구조목을 만난다.(03:53)  이러한 구조목은 점봉산에 이르기까지 500m 간격으로 거리와 전화번호가 적혀 있어 유사시 응급구호 역할을 해주고 있는 고마운 등불이다.

 

50m 더 진행하자 좌측에 깊은 웅덩이가 보이며 우측으로 목재 전망 데크와 벤치가 설치되어 있다.

 

 

쓰러진 고목을 넘자 우측으로 안전 로프가 설치되어 있는 오름길이 시작되더니 언덕 같은 분기봉에 '조침령, 단목령'이라 적힌 키 큰 목재 이정표와 백두대간 생태복원 조림 안내판이 있다.(04:01)

 

잠시 순탄한 길이 이어지다 약간의 내림길에 '점봉31'의 구조목을 만난다.

'단목령 9.3km, 조침령 0.6km'라 기록되어 있다.

 

낮은 오르막봉을 넘고 또 다른 오르막 봉우리에 '단목령 8.8km, 조침령 1.1km'이라 적힌 '점봉30' 구조목이 있다.(04:18)

 

# 900봉에 있는 삼각점

 

이어 가파른 오르막 끝에 올라서자 다름 아닌 900봉이다.(04:25)

'단목령, 조침령'이라 쓰인 목재 이정표가 있으며 5m 뒤쪽에 '속초308'이라 새겨진 삼각점이 보인다.

앞 봉우리가 실루엣으로 비치며 멀리 양양 시가지의 야경과 함께 동해바다에서 붉은 띠를 두른 여명이 시작되고 있다.

 

900봉에서 대간은 좌측으로 굽어진다.

내림길로 바뀌며 '단목령 8.3km, 조침령 1.6km'이라 쓰인 '점봉29'의 구조목이 서 있고 9분 뒤 '단목령 7.8km, 조침령 2.1km'이라 적힌 '점봉28'의 구조목을 만난다.

 

 

순탄한 길 한동안 이어지다 서서히 오름이 전개되더니 바위에 '포토 포인트' 안내판이 나타난다.(04:50)

동이 트는 바다는 더욱 화려하고 여러 산군의 모습이 흑백으로 비친다.

 

 

포토 포인트 전망대에서 3분도 안되어 고도차를 별로 느낄 수 없는 943봉에 도착하지만 아무런 표시는 없다.(04:53)

여기에서 대간은 좌측으로 꺾이며 안전 로프에 '등산로 아님' 표찰이 걸려 있어 로프를 넘지 않도록 산객을 유도한다.

 

곧 넓은 안부에 닿으니 많은 리본이 나뭇가지에서 팔랑거린다.(04:56)

 

앞 봉우리를 향해 오르는 길 주변에는 얼레지, 큰앵초, 벌깨덩굴, 검종덩굴, 풀솜대, 개별꽃 등 많은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 있어 천상의 화원을 이루고 있다.

유난히 추웠던 지난겨울을 인고로 이겨내며 피어난 꽃들이 장하고 대견하다.  새벽잠에서 깨어난 산새들이 홀로 걷는 발걸음에 친구가 되어주며 재잘거린다.

 

오름길에 '단목령 7.3km, 조침령 2.6km'이라 적힌 '점봉27'의 구조목을 만난 뒤 점점 고도가 높여지며 화려한 일출을 맞는다.(05:13)

동해바다를 뚫고 솟아오르는 붉은 태양은 온 누리를 환하게 비추며 하루를 열고 있다.

 

# 화려한 일출

 

 

일출의 힘찬 정기를 듬뿍 받으며 삼각점이 있는 1018봉에 올라서자 주변에 움푹 파인 웅덩이가 보인다.(05:23)

 

# 1018봉의 삼각점

 

좌측 숲 사이로 양수발전소 상부댐에 설치된 두 대의 풍력발전기가 보인다. 

1018봉을 지나 '단목령 6.8km, 조침령 3.1km'이라 적힌 '점봉26' 구조목이 있는 언덕 같은 곳을 지나서 평지 수준의 길이 펼쳐진다.

 

# 지나온 조침령 방향

 

오르막 뒤 작은봉에 '조침령, 단목령'의 목재 이정표와 저수지내에 출입금지 경고문이 나란히 서 있고 우측으로 굽어 내려가는 곳에 '단목령 6.3km, 조침령 3.6km'이라 적힌 '점봉25' 구조목을 만난다.(05:44)  좌측으로 양수발전소 상부댐이 보이며 풍력발전기가 새벽바람에 힘입어 열심히 양팔 벌려 돌리고 있다.

 

 

 

 

 

출입금지 경고문을 2개 연거푸 지나 오름길에서 '단목령 5.8km, 조침령 4.1km'이라 적힌 '점봉24' 구조목을 만난 뒤 20m도 안되어 경고문이 저수지 방향으로 있다.(05:56)

 

 

 

2분을 더 올라 펑퍼짐한 봉우리 직전에 또 안내판이 있고 계속 이어지는 봉우리 오름길에 마지막 출입금지 안내판이 훼손된 별도의 철제 안내판과 함께 서 있다.(06:02)

 

'단목령 5.3km, 조침령 4.6km'이라 적힌 '점봉23' 구조목을 통과 후 오르막에서 지나온 대간길이 드러나고 바위지대를 벗어난다.

 

# 지나온 조침령 방향

 

 

 

'조침령, 단목령' 목재 이정표가 있는 봉우리에 이르자 양수발전소가 더 잘 보인다.  등산로 곳곳에는 멧돼지들의 천국처럼 마구 파헤쳐 놓았다.

 

 

# 양수발전소 상부댐의 풍력발전기

 

오르막 중턱에서 '단목령 4.8km, 조침령 5.1km'이라 적힌 '점봉22' 구조목을 만난다.(06:25)

 

동쪽 능선이 환하게 보이는 1133봉에 올라서는데 능선봉이다.(06:29)

 

 

능선 우측 아래에는 멀리 사라진  지난겨울의 하얀 잔설이 아직도 낙엽 속에 덮여 있다.

1133봉에서 내려가는 길은 바위 구간으로 암릉을 약 20m 우측에 두고 한동안 이어지다 나무들이 많이 쓰러져 있는 어수선한 곳을 통과한다.

 

등산로 곳곳에는 멧돼지들의 천국처럼 마구 파헤쳐 놓았다.

 

 

 

# 능선봉

 

 

편한 능선길 계속되다 '단목령 4.3km, 조침령 5.6km'이라 적힌 '점봉21' 구조목이 있는 능선봉에서 안부로 내려서고 '속초24'의 삼각점이 있는 1136봉에 올라서니 활짝 핀 진달래꽃이 반겨준다.(06:53)

 

 

1136봉에서 좌측으로 내려서다 '단목령 3.8km, 조침령 6.1km'이라 적힌 '점봉20' 구조목을 만나고 별로 높지 않게 보였던 앞 봉우리인 1020봉이 점점 하늘로 치솟는 느낌이 든다.

 

 

 

'단목령 3.3km, 조침령 6.6km'이라 적힌 '점봉19' 구조목을 지나 넓은 안부 사거리인 북암령에 도착한다.(07:14)  1136봉에서 이곳까지 고도를 상당히 낮춘 상태다.

'북암령 해발 940m, 단목령(박달령) 2.9km, 조침령 7.0km, 북암리 2.5km, 설피골 2.3km'라 적혀 있고 산림유전자원보호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북암령은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와 양양군 서면 북암리를 이어주는 고개로 북암리와 미천골의 선림원지 북쪽에 있는 암자 이름에서 유래했으며 다른 이름으로 북애미라고도 부르기도 한단다.

 

1020봉 오름길에 '단목령 2.8km, 조침령 7.1km'이라 적힌 '점봉18' 구조목을 지날 때 뒤를 돌아보니 지나온 1136봉이 꽤나 높아 보인다.

 

# 지나온 1136봉

 

곧 1020봉에 도착하니 어디가 제일 높은 곳인지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펑퍼짐한 봉우리다.(07:32)

 

# 깨진바위

 

이러한 지형은 계속되다 '단목령 2.3km, 조침령 7.6km'이라 적힌 '점봉17' 구조목 뒤로 요상하게 깨진바위를 벗어난다.(07:36)

 

내림길 바위를 막 벗어날 무렵 '단목령 1.8km, 조침령 8.1km'이라 적힌 '점봉16' 구조목을 만나고 계속 내려가다 '단목령 1.3km, 조침령 8.6km'이라 적힌 '점봉15' 구조목을 지난다.(07:53)

 

 

# 한계령이 조망되고...

 

분기봉으로 여겨지는 875봉에 닿자 우측으로 설악산 서북능선과 함께 오늘의 종착지인 한계령이 처음으로 보인다.(08:00)

단목령을 향해 서서히 높이를 낮춰 가는데 우측 멀리 계곡물 소리가 들려 오더니 좌측 가까운 곳에서도 물소리가 들린다.

 

 

설악산국립공원 사무소장이 세운 출입금지 안내판과 '단목령 0.8km, 조침령 9.1km'이라 적힌 '점봉14' 구조목을 벗어나자 좌측 아래로 계곡이 형성되고 있다. 

 

# 요상하게 생긴 나무도 만나고..

 

'단목령 0.3km, 조침령 9.6km'이라 적힌 '점봉13' 구조목을 벗어나서는 약 30m 아래 계곡에서 물이 흐르고 있다.

대간길 심산유곡에서 물길을 볼 수 있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백두대간 종주 구간 중 지킴터가 두 군데나 있어 출입자 단속이 가장 심하다고 여기는 이번 구간 첫 번째 단목령 지킴터를 코앞에 두고 여유 만만하던 걸음에 갑자기 긴장감이 밀려오기 시작한다.

 

# 단목령이 가까워지면서 좌측 아래 계곡물이 보인다.

 

산죽밭을 거닐다 삼거리가 나타난다.(08:22) 

계곡 쪽으로 목재 계단과 함께 안전 로프시설이 되어 있는데 식수를 구할 때 이용되는 길이고 단목령은 직진해야 한다.

작은 계곡에는 물이 풍부하게 흐르고 있어 물을 배낭에 무겁게 짊어지고 고생할 필요 없이 이곳에서 보충하면 될 것 같다.

 

심장이 곤두박질치듯 긴장 상태로 산죽길을 따라 은폐 엄폐하며 단목령에 내려서게 되고 공원지킴터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마음이 가라앉는다.(08:24) 

일과 시간인 9시 이전에 도착했으니 크게 걱정은 하지 안했지만 그래도 단목령은 대간꾼들에게는 두려움의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지킴터 내부를 들여다보니 그동안 사람이 근무한 흔적 없이 의자와 책상에는 먼지가 쌓여 있으며 녹슨 자물쇠로 출입문이 굳게 잠겨 있다.

지킴터 앞에 두 개의 벤치가 놓여 있으며 백두대장군과 백두여장군의 부부 장승 중 여장군은 늙어 수명을 다했는지 땅바닥에 쓰러져 있다.

단목령은 육거리임에도 '진동삼거리 1,300m'라 적힌 이정표만 등산로 정비 표지석 앞에 달랑 세워져 있을 뿐 어느 방향에도 이정표시가 보이지 않는다. 

단목령을 박달령이라고도 부르는데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와 양양군 오색을 넘나들던 고개로 옛날 도로가 개설되기 전에는 영동의 해물장수들이 내륙으로 넘나들거나 진동리 사람들이 양양에 장보러 통행이 빈번했던 고갯마루라고 전해진다.

 

 

단목령에서 휴식을 한 뒤 점봉산으로 가는 길은 3개의 기다란 통나무로 목책을 만들어 놓고 '출입금지' 표찰과 경고문이 붙어 있는 목책 직진 방향이다. 

굳이 가슴 높이 목책을 넘지 않아도 옆으로 비켜갈 정도로 대간길은 충분하니 괜히 체력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참나무숲이 시작되더니 산죽길로 바뀌며 가파른 통나무 계단이 펼쳐지는데 엄청 가팔라진다.

 

도중에 '점봉산 6.0km, 단목령(박달령) 0.2km'이라 적힌 '점봉12' 구조목이 더 힘을 내라며 격려한다.(08:36)

 

기온이 높아지며 숨 또한 헐떡거릴 즈음 '설악458'이라 새겨진 삼각점봉인 843봉에 오른다.(08:41) 

앞에 있는 능선이 더 높아 보이는데 이곳에 삼각점이 박혀 있다.

등산 지도상에는 856봉으로 적혀 있다.  9시 이전에 단목령을 통과하기 위해 부지런히 걸었기에 40여분 여유부리며 아침밥 대용으로 빵과 우유로 체력을 보강한다.

 

 

843봉부터 한동안 오르내림이 아주 순탄해 편안하기만 하다.

번호가 벗겨진 119구조목을 만나지만 금세 '점봉11' 번이라는 판단이 선다.(09:34)

 

넘어진 고목을 넘어 능선봉에서 대간은 넓은 좌측길로 꺾어지는데 유심히 살펴보면 엄연한 삼거리로 웅덩이가 있는 직진길은 대간에서 벗어나는 길이기에 유의해야 한다.(09:40)    대간 방향으로 리본 한 개를 매달고 아닌 쪽에는 통나무를 주변에서 가져다 막아 놓고 출발한다.

 

삼거리에서 6분지나 서서히 오름길 능선봉 직전에서 '점봉산 5.0km, 단목령 1.2km'이라 적힌 '점봉10' 구조목이 길 안내를 하고 있다.(09:47)

오름은 계속되고 앞에 보이는 능선봉을 또 넘어야겠지 하였는데 30여 미터 직전에서 편히 가라며 우측으로 우회시키니 큰 선물을 받은 느낌이 든다.(09:50)

 

 

'점봉산 4.5km, 단목령 1.7km'이라 적힌 '점봉9' 구조목을 지나..

 

'점봉산 4.0km, 단목령 2.2km'이라 적힌 '점봉8' 구조목이 있는 넓은 공터 안부에 닿는다.(10:05)

 

 

 

 

또 별 특징점 없는 순탄한 길에서 '점봉산 3.5km, 단목령 2.7km'이라 적힌 '점봉7' 구조목을 지나 오름이 이어지다 펑퍼짐한 962 능선봉에 오른다.(10:41)

이곳에서 좌측으로 꺾이며 점봉산 그리고 대청봉과 중청봉이 확연하고 오색지구도 내려다보인다.

 

# 설악산 중청과 대청봉

 

안부사거리에 내려서자 '점봉산 3.0km, 단목령 3.2km'이라 적힌 '점봉6' 구조목이 '점봉산 3.0km, 단목령(박달령) 3.2km'라 쓰인 철제 이정표에 붙어 있다.(10:49)

너른이골 사거리로 이정표상에 사거리를 가리키고 있지만 너른이골과 오색 방향의 이정 표시는 지워져 있다.

 

# 작은 능선봉

 

이후 작은 능선봉 한 개를 넘고 다시 이어지는 능선봉에서 '점봉산 2.5km, 단목령 3.7km'이라 적힌 '점봉5' 구조목이 바라보고 있다.

 

또 내려가다 산등성을 넘어 평탄한 능선에 닿자 오색삼거리로 실제로는 사거리다.(11:18)

이정표에는 '점봉산 2.1km, 단목령 4.1km, 너른이골 4.5km, 오색리 3.0km'라 안내하고 있다.

 

 

사거리를 벗어나며 가팔라지며 쓰러진 통나무를 넘어선다.  통나무를 넘지 않으려면 잠깐 우측으로 돌아가면 된다.

 

 

 

 

 

오름길에 '점봉산 2.0km, 단목령 4.2km'라 적힌 '점봉4' 구조목을 만난다.

백두대간 정비 안내판이 세워진 오르막에는 나무뿌리와 함께 무너진 통나무 계단이 엉켜 있어 대간이 많이 훼손되어 있다.(11:37)

 

거친 숨 계속될 때 '점봉산 1.5km, 단목령 4.7km'이라 적힌 '점봉3' 구조목이 바라보며 정상이 얼마 남지 안했으니 힘내라며 응원한다.(11:45)

 

 

 

점봉산을 눈앞에 두고 인정사정없이 가파르다.  점봉산이 꼿꼿하게 일어서고 있는 느낌이 든다.

오름길 중간에 '점봉산 1.0km, 단목령(박달령) 5.2km, 너른이골 5.4km'라 쓰인 철제 이정표에 '점봉산 1.0km, 단목령 5.2km'이라 적힌 '점봉2' 구조목이 함께 붙어 있는 오색사거리에 도착한다.(12:19)

이곳은 홍포수막터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지점이다.

홍포수막터는 옛날 홍씨 성을 가진 사냥꾼이 살았다고 하여 불리고 있으나 실제로는 포수의 수발을 들던 수하가 홍포수 행세를 하며 마을에 들락거리자 사람들이 포수로 착각하여 홍포수라 부른데서 연유하였다는 재미난 얘기가 전해지고 있다.  

 

사거리를 출발하자 점봉산 방향에서 부부 등산객이 내려오고 있다.  오늘 처음으로 만나는 사람으로 곰배령에서 올라왔다 단목령으로 내려갈 계획이란다.

매정하리만큼 길은 가팔라지며 너덜로 바뀌어 힘은 배가 소모될 때 주목 보호수 지역을 벗어난다.

 

점봉산 정상이 가까워지면서 지나온 대간길과 설악산 능선이 조망되기 시작한다.

 

 

 

# 지나온 조침령 방향의 대간 능선과 양수발전소 상부댐

 

# 설악산 서북능선의 귀떼기청봉과 대청봉 주릉

 

드디어 점봉산 정상에 올라선다.(13:11)

산림청 인제국유림관리소에서 세운 '점봉산 1,424m'의 정상석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곰배령 방향에는 삼각점이 박혀 있다.

정상석 옆 이정표에는 '단목령(박달령) 6.2km, 귀둔 4.8km, 곰배령 3.3km'라 적혀 있는데 한계령 방향 표시는 출입금지 구역으로 고의로 떼어 없앤 듯한 흔적이 있다. 

이곳 점봉산에서 한계령으로 가는 대간길은 이정표가 떨어진 쪽 즉, 곰배령과 반대 방향이다.  단목령에서 점봉산에 오를 때를 기준으로 우측이 대간길인 것이다.

 

 

 

# 점봉산에서 한계령으로 가는 표시 참고

 

 

높이 올라온 만큼 또 고생한 만큼 주변 조망은 아주 훌륭하다.

지금까지 애써 걸어왔던 대간길이 구불구불 발아래 펼쳐지고 설악의 서북능선 끝자락인 안산에서부터 귀떼기청봉과 끝청 그리고 중청봉과 대청봉을 잇는 주릉이 옹골찬 모습으로 장쾌하다.

# 조침령 방향의 대간 능선

 

# 곰배령 방향

 

# 귀둔방향

 

# 설악산 방향

 

# 끝청과 중청 그리고 대청봉

 

# 귀떼기청봉

 

# 점봉산에서 한계령으로 이어지는 대간길 망대암산과 1158봉 그리고 만물상 능선이 빨리 오란다.

 

# 필례약수 방향의 가리산

 

 

망대암산 우측으로 전개되는 만물상 암릉은 금강산 일만이천봉에 버금갈 정도로 수려하다.

점봉산에서 망중한을 즐긴 뒤 우측으로 꺾어 망대암산으로 진행하는데 훼손된 전망판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어 눈살을 찌푸린다.

 

길은 비탈로 바뀌고 한참 뒤 완만해지기에 주목지대 그늘에서 김밥을 먹고 있는 중 등산객 한 명이 점봉산에서 내려온다.

처음 대간 등산객으로 생각했는데 십이담계곡으로 내려갔는지 그 이후 산죽길은 온통 거미줄 세상이다.

 

안부로 내려선 다음 망대암산을 50여 미터 남겨두고 삼거리가 나타난다.(14:17)  어느 곳으로 가든 망대암산 정상을 오를 수 있지만 좌측은 우회길이다.

 

우측길로 직진하자 곧 바위 꼭대기인 망대암산이다.(14:22)

표지판에 '망대암산 (1236m)'라 적혀 있는데 이곳 또한 조망이 양호한 곳이다. 옛날 점봉산 아래 주전골에서 불법으로 엽전을 만드는 자들이 망을 보던 산이라고 한다.

 

 

# 망대암산에서 바라본 설악주릉

 

# 망대암산에서 바라본 지나온 대간길과 점봉산(우측)

 

# 망대암산에서 만물상 전에 반드시 넘어야 할 1158봉

 

# 망대암산에서 내려와 올려다본 망대암산의 기암

 

망대암산에서 20여 미터 바윗길 비집고 내려오자마자 우회길과 합류한다.

여기서도 망대암산에 오를 수 있는 곳이다. 오히려 이곳이 더 가까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합류하는 지점에서 1분도 채 안되어 바위지대를 우측에 두고 포물선을 그리듯 우측으로 내려선다.  이곳에서 직진하면 대간과 멀어지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 망대암산에서 내려가며 만나는 기암들

 

 

 

 

산죽길이 펼쳐지는 지루한 내리막 뒤 안부에 닿는다.(15:02)  십이담계곡 갈림길로 이정표시가 되어 있지 않아도 짐작으로 알아차린다.

키를 훌쩍 넘기는 빼곡한 산죽으로 인해 길이 덮여 있지만 발걸음은 대간길을 잘 찾아 나서니 다행이다.

 

야트막한 산죽봉에 도착하자 진행 방향으로 젖가슴처럼 두 개의 봉우리가 연결되어 있다.

과연 두 개 모두 넘어야 할까 아니면 한 개만 지나도 될까 궁금해 하며 내려서다 오름길 초입 공터에 대간꾼들이 이름 붙여준 UFO바위가 놓여 있다.(15:27) 

이곳에서 대간은 우측으로 꺾이며 드센 산죽 오르막이 전개된다.

 

산행 막바지라 몇 걸음 가지 않아 쉬기를 수없이 반복한다. 산죽길이 끝날 즈음 1158봉과 연결된 능선에 닿자 '천연보호구역'이라 새긴 화강암 사각 기둥이 박혀 있다.(15:52)   이곳부터 능선이라 길은 한층 부드러워진다.

 

펑퍼짐해 보이는 1158봉을 30여 미터 남겨두고 삼거리가 나타나지만 뚜렷한 좌측 길로 접어든다.(16:08)

바위가 있는 1158봉에는 '설악314'라 새겨진 삼각점이 위치하고 있다.

 

# 능선 우측으로 설악 능선과 흘림골이 보인다.

 

# 흘림골 등선대

 

# 흘림골 칠형제봉

 

 

1158봉에서 13분 뒤 만물상 능선으로 들어서는 삼거리 갈림길을 만난다.(16:21)

쓰러진 통나무 2개가 놓여 있는 곳으로 이곳에서 대간은 90도 우측으로 꺾어 올라가야 한다.

좌측으로 가면 대간과 멀어져 결국 필례약수 방향인 알바로 연결되는데 그쪽 10여 미터 지점에 통나무 한 개가 드러누워 있어 월경하지 않도록 가로막고 있다.  눈이 덮여 있는 겨울철에는 세밀한 신경을 써야 할 지점 같다. 알바 쪽에 작은 통나무 두 개를 가져다 이중 안전장치를 해 놓고 대간 방향에는 리본을 매달고서 삼거리를 벗어난다.

 

# 삼거리에서 알바 경계선를 넘어 10m 정도 더 가면 재차 통나무가 막고 있는데 이 통나무를 절대 넘으면 안된다. 이쪽은 필례약수 방향이기 때문이다.

 

삼거리에서 1분도 안되어 기암괴석들이 사방으로 펼쳐지는 만 가지 모습이 보인다 하여 이름 붙여진 만물상 능선에 진입한다.

그동안 깔끔하게 임무를 완수한 스틱을 접어 배낭 속에 넣으며 푹 쉬도록 한다.

 

# 만물상 능선에 접어들며 바라본 한계령 방향의 암릉지대

 

# 만물상 능선에 접어들며 바라본 한계령 방향의 암릉지대

 

 

 

첫 번째 맞는 암릉을 만나는데 지난 해 선답자의 산행기 사진에서는 분명 이곳에 로프가 걸려 있었건만 지금은 제거되어 있다.(16:30)

그렇다면 최근에 만물상 능선에 있는 모든 로프를 국공직원들이 제거를 했다면 구간을 통과하는데 위험이 따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주춤거린다.

기어 올라갈까 마음 먹을 때 우측 아래로 리본 한 개가 눈에 띄어 우회길로 여겨 아니면 돌아오겠다 마음먹고 우선 리본을 달아 놓고 돌아가니 3분 만에 대간길과 합류한다. 역시 예상과 맞아 떨어진 우회로다.

 

# 선답자의 사진-지난해까지만 해도 이곳에 로프가 걸려 있었는데 최근 제거되었다. 우측으로 우회로가 있으니 그쪽으로 암릉을 우회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제는 능선 바로 앞에 돼지 머리 모양의 거대한 기암이 시선을 제압하지만 오를 수 없는 높은 바위로 좌측 밑으로 비켜 지나간다.(16:33)

 

 

다시 능선에 접어들고 이번에는 흘림골 등선대가 발아래 보이며 등산객들이 올라가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신선이 하늘로 오른다는 등선대 말만 들어도 신비하거늘 바로 눈앞에서 마주하고 있다.

 

# 등선대

 

# 흘림골에서 시작하여 등선대에 오르고 있는 등산객들이 보인다.

 

이번에는 바위 사이를 통과한 뒤(16:41) 내려와서는 거대한 커다란 바위가 길을 막고 있어 좌측으로 돌아 갈 때 필례약수 방향의 가리봉이 선명하게 비친다.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리본을 잘 살피며 가다 후답자를 위해 배낭에서 리본(추억만들기)을 꺼내 곳곳에 매달아 놓는다.

 

# 진행 방향의 암릉

 

# 가리봉 방향

 

# 전망바위봉 방향

 

 

 

 

# 우측 아래로 내려갔다 다시 능선에 닿는다.

 

바위를 넘고 우측 아래로 돌아가 하산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내려갔다 능선에 다시 오르니 전기줄이 어지럽게 나무에 묶여 있다.(16:59)

 

# 만물상 암릉중 가장 조망이 훌륭한 전망바위가 바로 앞에  놓여 있다.

 

만물상 중심권에 위치한 암봉인 환상의 전망바위봉에 올라서자 감춰졌던 한계령 일대가 또렷하다.(17:01)

 

지나온 점봉산이 길을 잘 찾아가고 있다며 뒤에서 박수를 보내주고 있다.

 

#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한계령 방향

 

# 줌으로 당겨본 한계령 휴게소

 

#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451번지방도 필례약수 방향

 

전망바위에서 설악의 삼매경에 한참 빠져 한계령 지킴터 쪽을 내려다보는 순간 주황색 차림으로 이곳을 향해 올라오는 사람이 번뜩 눈에 띈다.

이곳 전망바위는 사방이 탁 트여 있을 뿐 아니라 숲이 아직 울창하지 않아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유리알처럼 빤히 드러나는 장소로 공단직원에게 들키고 말았다는 불안감이 감돌기 시작한다. 넙죽 엎드려 한동안 동태를 살피는데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잠깐 보이지 않는 틈을 이용해 일단 전망바위에서 내려오기로 한다.

전망바위에서 대간은 키 큰 고목나무가 서 있는 좌측 급경사 내리막이 아니라 리본 몇 개가 달려 있는 우측 암릉을 넘어서야 하는데 그것을 보지 못하고 그만 좌측 아래로 20여 미터 내려갔다 이상해 다시 돌아와 리본을 발견한다. 하마터면 알바를 할 뻔 했다. 

 

# 전망바위에서 내려서는 즉시 알바 주의 지점

 

암릉을 벗어나는 즉시 20여 미터 기다란 로프가 걸려 있어 안전하게 내려선다.(17:18)

만물상에 들어선지 첫 번째로 만나는 로프다.

 

# 로프 바로 아래로 연결되는 내리막길

 

 

# 다시 능으로 올라가야 하고..

 

한참 아래로 떨어졌다 다시 능선에 닿기 위해 올라서니 화강암 사각 기둥이 능선에 박혀 있다.(17:26)

 

 

지금 올라오고 있는 사람은 어디쯤 오고 있을까 내심 불안해하며 좌측길과 우측 암릉에 로프가 매달린 삼거리에 당도한다.(17:27)

좌측은 우회하는 길처럼 보이고 암릉 쪽으로는 3m 정도의 흰색 로프가 걸려 있다.두 번째로 만나는 로프다.

일단 로프를 잡고 바위에 올라서자 내려가는 쪽 바위 사면에 5m 정도 되어 보이는 로프가 또 있다. 세 번째로 보게 되는 로프다.

하지만 곧장 이곳을 통해 내려서는 것보다 동태를 좀 더 살핀 뒤 공단직원이 올라오는 틈을 이용 재빨리 후퇴해 조금 전 우회길로 숨을 요량으로 또 한참을 숨 죽여 초조하게 기다린다. 

# 두 번째 로프가 있는 갈림길로 좌측에 우회로가 있음

 

# 두 번째 로프를 넘어가면 아래 사진과 같은 암릉이 전개되며 세 번째 로프가 바로 아래에 매달려 있음

 

20여분 흘렀을까. 아래쪽에서 여자 목소리가 들려와 이상하다 싶어 고개를 내밀어 보니 젊은 남녀 등산객이 아닌가.

괜히 마음 조아리며 떨었다는 허탈감으로 세 번째 로프를 잡고 내려가 다가가니 그들 또한 놀란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공단직원인 줄 알고 여태껏 숨어 있었다. 공원지킴터에 근무자가 있을 텐데 어떻게 올라왔느냐?" 물으니 자기네들은 "산림청에서 허가 받아 야생 조류 탐사를 위해 올라오고 있는 중이라며 지킴터에는 사람이 없다" 고 말한다.

# 세 번째 로프(아래쪽에서 조류탐사객과 만남)

 

얘기를 나눌 때 아래쪽에서 낑낑대며 일행 5명이 추가로 올라오고 있다.

호칭을 교수님이라 부르고 있는 것으로 보아 교수와 학생들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지킴터에 근무자가 없다는 말에 솔깃해 하며 그들과 교행을 하는데 둥글둥글한 바위에 짧은 로프가 매달린 홈통에서 여자 한 명이 대롱대롱 매달린 채 올라오지 못하고 버걱거리고 있다.  이 로프가 네 번째로 로프다.(17:45)

오래 기다릴 수 없어 암릉을 타고 내려갈 수도 있기에 로프 잡는 것을 생략하고 아래로 내려서니 좌측 쓰러진 고목 쪽으로 두 번째와 세 번째 그리고 네 번째 로프 구간을 거치지 않고 내려올 수 있는 우회로가 눈에 띈다.

다시 말해 두 번째 로프 직전 갈림길에서 로프를 이용하지 않고 좌측 바위 아래 우회로를 통해서도 이곳까지 내려 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암릉을 따라  내려오지 않고 우회로를 통해 내려오면 다시 합류하는 지점

 

# 네 번째 로프

 

암릉이 마지막으로 끝이 나는 지점에 클라이머 전용 주황색 로프가 약 2m 길이가 다섯 번째로 매달려 있지만 로프를 이용하지 않고 좌측으로 내려올 수 있는 길도 따로 있다.(17:54) 로프가 없는 줄 알고 내려왔다 살펴보니 로프가 눈에 띈다.

만물상 암릉 구간을 완전히 마치고 뒤 돌아보니 한계령에서 점봉산으로 남진할 경우에는 상당히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만물상에서 내려서자 잠시 너덜이 펼쳐지며 고도를 사정없이 낮춰간다.

 

# 서서히 한계령지킴터가 가까워지고 있다.

 

#  한계령 지킴터를 100여 미터 남겨놓고 사진상의 바위를 좌측으로 돌아 간다.

 

# 세 번째 마지막으로 만나는 돌 기둥

 

만물상이 끝나고서부터 천연보호구역 사각 돌 기둥 세 개가 차례로 서 있고 1분도 채 안되어 내림길은 980봉인 작은 봉우리 직전에 삼거리가 있다.(18:08)

이곳에서 우측으로 진행하면 50m 지점에 한계령 지킴터와 맞닥뜨리는 반면 봉우리로 향하는 좌측길은 지킴터의 단속을 피해 필례약수 방향인 451번지방도로 안전하게 내려갈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

 

하지만 오늘은 만물상에서 만났던 조류 탐사객의 말을 믿고 공원 지킴터 쪽으로 가도 괜찮다는 판단으로 우측 길을 통해 내려서니 1분도 되지 않아 공원지킴터가 있다.(18:11)  겨우 내내 근무자가 없었음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내부는 먼지투성이로 지저분하다.

그동안 설악산 주요 탐방로가 통제되었다 어제부터 해제되었는데 어제 오늘 근무는 하지 않은 것 같다.

 

 

# 451번지방도에 내려와서 뒤돌아본 한계령지킴터 방향

 

지킴터에서 잠시 주인장 행세를 하며 기념사진 한 장 찍고 절개지를 통해 451번지방도로 내려와 한계령으로 이동한다.(18:15) 

44번국도상의 해발 920m 한계령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으며 속초로 이동하기 위해 매점에 들어가 교통편을 물으니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기에 우선 오색지구까지 택시로 이동한다.(18:28)

# 한계령 휴게소

 

# 한계령 표지석

 

# 산행하면서 만난 야생화

             * 얼레지 가족

 

              * 좌측에서 우측으로  현호색-회리바람꽃-검종덩굴

                                           철쭉-구슬붕이-말굽버섯

                                           큰앵초-괭이눈-관중

                                           우산나물-박새-곰취                      

 

              * 좌측에서 우측으로   산괴불주머니-꿩의바람꽃-연영초

                                            홀아비바람꽃-피나물-회리바람꽃

                                            풀솜대-개별꽃-벌깨덩굴

                                            검종덩굴-노랑제비꽃-진달래

 

 

 

저와 함께 할 수 있는 블로그는 http://blog.daum.net/yongin1849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