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열치열' 왕방산 산행... 나름 재미있네
"이열치열" 왕방산 산행
윤도균 (ydk3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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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26 10:04
한서락
매년 초여름 몸보신산행으로 포천의 진산인 왕방산을 산행한지가 벌써 6년이 되었는데
왕산사를 지나 급경사길에서 둘레길로 잠시 알바하고나니 힘들어 오르니

헬기장에 새로 지은 왕방정이 있어서 그늘에서 시원한 조망속에 점심식사하고 쉬었다가 ,.
정상에서 서늘한 깊이울계곡따라 하산하며 ,

가뭄으로 수량이 적어 아쉽지만 그래도 이름값을하는 깊이울계곡의 냉탕과
언제나 맛있고 푸짐한 오리고기,닭백숙으로 뒷풀이를 한 즐거운 산행길이었습니다
수고많으셨 반가웠습니다 ^^**
 

  
왕방산 정상에서 일행들과 함께 기념 사진
ⓒ 윤도균
왕방산

 

 

울려고 내가 왔나 "왕방산"

 

오늘 (2012.6.20)은 경기도 포천에 있는 "왕방산"엘 간다고 아내에게 고하니 '아니 당신은 뉴스도 안 봐요?' 어제 우리나라 6월 더위치고 기상관측이래 백 몇 년 만에 처음으로 무더웠고 오늘도 그 못지않은 더운 날씨가 예상된다는데 이 무더운 날 여름날 젊은 사람도 힘들 텐데, 무슨 산에 가느냐며 '당신은 자기가 무슨 만년 청춘'으로 착각을 하는 모양인데 웬만하면 오늘은 하루 빠지고 다음에 날씨 서늘할 때 가라고 한소릴 한다.

 

그러면서 한 수 더 떠 '여편네 말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라고 했다며 당신 그렇게 고집 부리다 나중에 누구 고생시키려고 그러냐며 못마땅한 듯 혀를 끌끌 차며 마지못해 도시락을 챙겨 건네주며 조심해서 다녀오라 한다. '걱정하지 마요'산에 갔다 늦지 않게 올게요. 하고 부리 나게 자전거 페달을 밟아 부평에서 의정부까지 1시간 40여 분 그리고 의정부역에서 다시 포천행 시외버스를 1시간여 타고 포천시청 앞 정류장에 내리니 9시 반이다.

 

일행들과 이곳에서 11시 만나 산행을 하기로 했는데 너무 일찍 부지런을 떠는 바람에 불필요한 시간을 낭비하게 됐다. 그런데 마침 '가는 날 이 장날 "이라고 이날이 마침 포천 5일 장날이라 재래시장을 한 바퀴 도는데 멀리 왕방산 정상 방향 하늘이 마치 가을 날씨를 연상케 할 정도로 새파란 하늘에 부드러운 목화 구름이 두둥실 흘러가고 있다.

 

그런 하늘을 보니 아무래도 아내 말대로 불볕 무더위 속에 산행해야 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러다 보니 마음 한편에 진작에 아내 말을 들을 걸 하는 후회도 해보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인 데…. 이제 와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어차피 피할 수 없으면 정면 승부를 거는 거야 더우면 더운 데로 인내력을 발휘해 즐거운 산행으로 유종의 미를 얻는 산행을 하면 그것이 바로 여름 산행의 미라 생각을 하기로 한다.

 

  
포천시청에서 멀리 바라본 왕방산 정상 쪽빛 하늘에 목화솜같은 구름이 두둥실 흘러간다.
ⓒ 윤도균
포천시청

  
앵두가 익었요 한 사발에 오천원여~~ 군침을 돌게 한다.
ⓒ 윤도균
앵두

 

"왕방산은 경기도 포천시 포천 동·신북면과 동두천시에 걸쳐 있는 산으로 높이 737m 정도고 광주산맥의 서쪽 지맥인 천 보 산맥 북쪽 끝에 자리를 잡고 있다. 산 이름과 관련하여 두 가지 전설이 전해온다. 하나는 872년 (신라 헌강왕) 도선국사가 이 산에 머물고 있을 때 국왕이 친히 행차하여 격려하였다 해서 붙여졌다는 설이고, 또 다른 하나는 왕위에서 물러난 "태조 이성계"가 한양으로 돌아가는 길에 왕자들의 골육상쟁 소식을 듣고 마음을 달래려고 이 산의 "왕산사" (지금의 보덕사)에 며칠 동안 머물렀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산행 코스는 포천 동 호병골에서 보덕사 거쳐 정상에 오르는 길과 포천 동에서 서북쪽 창수면으로 넘어가는 무력고개에서 서남쪽으로 이어진 능선을 타고 정상에 이르는 길이 있다. 정상에 오르면 서북쪽으로 동두천시와 소요산(536m)이 보이고 동쪽 아래로는 포천 동과 선단 동을 비롯하여 그 뒤로 국망봉과 운악산(935m)이 병풍을 친듯하다. 하산은 서북쪽 국사봉(754m)으로 이어진 능선길을 따라 심곡 저수지로 내려가면 된다. 산행 시간은 보통 4 ~ 5시간 정도 걸린다.

 

  
밤꽃 향기가 진동을 하는 밤나무 숲길을 가다
ⓒ 윤도균
밤꽃

  
왕산사 대웅전
ⓒ 윤도균
대웅전

11시가 되니 2대의 승용차로 도착한 10명의 회원과 나처럼 전철과 시외버스를 이용해 참석한 회원들을 합치니 모두 15명이나 된다. 그런데 여름산행치고는 사실은 너무 늦은 시간에 산행을 시작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산행 시작부터 푹푹 찧는 가마솥더위와 싸우며 포천시청 옆에서 이날 산행을 시작하는데 시내 구간을 지나는데 아스팔트가 복사열로 얼마나 후끈거리는지 숨이 막힐 정도다.

 

그런데도 그 누구 한 사람 불평하는 사람 없이 마치 불볕더위 속에 훈련에 나선 군인들처럼 보무도 당당히 힘찬 발걸음으로 왕방산을 향하는데 좌측 공터에서 '포천군 농협에서 한우 소고기 할인 판매 행사'를 하며 우리더러 산에 다녀오시다 가격 저렴한 '포천 한우 고기' 사가라 지만 솔직히 요즘 같은 고물가 불황기엔 아무리 포천 한우가 싸다 해도 우리네 서민들 언제 맘 놓고 한우고기 한 근 사먹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포천시청에서 "왕산서"에 도착할 때까지 한 시간여 지루하게 이어지는 아스팔트 길을 불볕더위 속에 걷다 보니 조금은 짜증도 나며 별의별 생각이 다 든다. 꼭 정숙해야 할 산사까지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해야만 했을까? 그러나 다행히 시내구간을 지나자 드문드문 보이는 주택 담 너머로 노랗게 잘 익은 매실이 주렁주렁 달린 풍경도 좋아 보이고 무엇보다 울안에 빨갛게 익은 탐스런 앵두가 지나는 산꾼들 입안 가득히 군침을 삼키게 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그뿐 아니다. 도로 양편엔 제철 만나 한창 흐드러지게 핀 밤꽃 향기가 진동하는데 그 향기에 취해 심호흡해 가슴 가득 밤꽃향을 드려 마시며 가는 길은 그렇게 편안하고 행복할 수 없다. 밤나무 숲 공터엔 100여 개의 벌통을 펼쳐놓고 부지런히 꿀벌들이 날아오는 꿀 농사를 짓는 풍경도 아름답고 벌통을 지키는 순하게 생긴 멍멍이 한 마리가 낮잠을 즐기다 우리 일행을 보며 꼬리를 흔드는 모습도 귀엽다.

 

  
왕산사 경내에서 출토된 왕산사 입석 미륵불 그 앞에는 돌거북도 있다.
ⓒ 윤도균
미륵불
  
왕산사 지나 숲이 우거진 계곡 풍경
ⓒ 윤도균

 

11시 50분 왕산 사에 도착하니 "왕산사"는 고찰이 되어 도량이 넓으리라 생각을 했는데 뜻밖에 왕산 사는 대웅전과 지장전, 산신각과 요사채 2채가 있으나 모두 좁은 경내에 오밀조밀 붙어 있어 왜소해 보이는 사찰이다. 대웅전도 근래에 중창했는지 단청도 되어 있지 않아 서둘러 대웅전과 지장전 사이를 지나 소나무 숲 능선에 오르니 그곳에 왕산사 출토 유물로 알려진 "왕산사 입석 미륵불과 미륵전 돌거북"이 안내판도 없이 댕그마니 서 있는 것을 보니 왕산사 출토 유물관리가 얼마만큼 부실함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잠시 울창한 소나무숲 공터에서 휴식을 취하며 일행 중 어떤 회원님이 맛있게 녹 익은 살구를 가져와 나누어 먹는데 그 살구 맛이 얼마나 환상이던지 거짓말 보태지 않고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정도로 맛이 있다. 그 맛이 얼마나 환상이었으면 며칠 지난 아직도 그 자두 생각하면서 침이 꼴깍 넘어갈 정도다.

 

휴식을 마치고 육산 코스를 따라 오르다 잠시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니 울창한 숲 계곡과 계곡 사이에 "선광사"를 잇는 목책 교가 최근 설치된 곳에서 우리는 우측 등산로를 따라 가파르게 이어지는 깔딱 고개 구간을 힘들게 오르는데 곳곳에 "순결"이란 아름다운 꽃말을 가진 산나리꽃, 노루오줌꽃, 큰까치수염, 또 곤충을 유인하기 위하여 잎을 하얗게 위장 활착했다 수정이 끝나면 원래의 색으로 돌아가는 '개 다래나무'를 만나며 헐떡헐떡 숨을 몰아쉬며 헬기장에 도착한다.

 

헬기장에서 잠시 조망을 하는데 헬기장 바로 아래에 2년 전 왕방산에 왔을 때만 해도 없던 팔각정 형식으로 새로 지은 "왕 방정"이 있다. 이곳에 올라 잠시 조망을 하니 사통팔달 막힘없는 조망에 일행들 너도나도 감탄사를 아끼지 않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이곳 "왕 방정"은 두고두고 왕방산을 찾은 등산객에게 소문난 명승 정으로 한몫하고도 남을 것 같다.

 

  
왕방산 정상에서 본 이날의 날씨 하늘에 뭉게 구름 두둥실 흘러가고...
ⓒ 윤도균
구름

  
헬기장 바로 아래 신축한 "왕방정" 산꾼들에게 오래오래 명소 전망대로 남을것이다.
ⓒ 윤도균
왕방정

우리는 이곳 정자에서 평일이다 보니 등산객이 별로 없어 "떡본 김에 제사 지낸다."라고 15명 회원이 오붓이 둘러앉아 점심을 먹고 곧바로 "왕방산 732.2m" 정상에 올라 단체 사진을 찍고 조망을 하는데 멀리 한북정맥 줄기와 천주산, 화학산, 명지산, 연인산, 운악산 등이 조망되고 그 반대편 감악산 방면도 마찬가지로 북 경기지역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때 시간이 오후 2시 10분인데 예상했던 대로 불볕더위가 극성을 부리지만 정상엔 다행히 선들바람이 불어 힘들게 정상에 오른 보람을 즐기며 잠시 휴식을 취한 후 곧 하산길에 들어 왕방이 고개 지나 깊이 울 계곡으로 하산하는데 웬만한 가뭄엔 물이 마르지 않는 깊이 울 계곡도 별 수 없이 물이 말라 산행 후 즐거움 알탕(목욕) 할만한 물길이 보이질 않아 크게 실망하며 깊이 울 계곡 중간쯤 지나다 보니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다행히 허리 정도 차는 물가를 만나 체면이고 이성이고 따지고 자시고 할 필요도 없이 풍덩 계곡물에 뛰어들어 알탕을 즐기고 나니 이 세상 그 어느 영화 부럽지 않게 마치 날아갈 듯 시원하고 몸이 가볍다.

 

☞ 산행코스 : 포천시청 옆 = 왕산사 = 헬기장(왕 방정) = 왕방산 = 왕방이 고개 = 깊이

                    울계곡 = 깊이 울 저수지 = 메아리산장

☞ 산행시간 : 널널 5시간

 

  
깊이울 계곡 끝나는 지점 이곳엔 그나마 계곡에 이 가믐에도 물이 남아있다.
ⓒ 윤도균
깊이울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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