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      짜: 2011년 6월 18일(토)

* 날      씨: 맑음

* 산  행 지: 추계재 - 대곡산 - 무량산 - 백운산 - 덕산 - 가나무봉 - 깃대봉 - 발산재

* 산행거리: 32.35km

* 산행시간: 13시간 15분(운행시간 10시간 48분 + 휴식시간 2시간 27분)

* 산행속도: 약간 빠른 걸음

* 산행인원: 1명(나 홀로)

 

 

 

제4구간에서 어느 정도 콧대를 높인 낙남정맥은 추계재와 발산재에 이르는 제5구간에선 대곡산(542.8m)

·무량산(583m)·가나무봉(528m) 등 500m를 넘기는 산줄기와 큰재·장전고개·배치고개·담티재·

남성치·선동치 등의 고개를 오르내려야 하는데다, 30km가 더 되는 산행거리 또한 만만찮아 어렵고

힘들 거란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으며 꼭두새벽에 또 집을 나섭니다.

진주 갤러리아백화점 앞에서 50번 시내버스에 올라(05:23) 30분쯤 지나자 진주 금곡 사거리에 닿으며,

4구간 산행을 마치고 추계재에서 타고 왔던 개인택시(T.055-754-2580)로 이번엔 추계재로 갑니다.

10분 조금 더 걸려 다다른 추계재!

고성 영현면과 상리면을 잇는 지방도 1016호선이 지나며, 대가면으로도 이어지는 도로가 있는

삼거리입니다.

100m 남짓 아래 추계마을 버스정류소 앞엔, 금곡 13km·진주 35km를 가리키는 표지판이 있습니다.

대가면 종생녹색농촌체험마을로 이어지는 2차선 도로로 급하게 뒤틀며 오르길 2분 정도 됐을까,

능선으로 들어서는 산길로 붙으면서 본격적인 산행에 들어갑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 가파른 산길이 13분쯤 이어지다 잠깐 밋밋해지며 숨을 고르게 하더니,

또 다시 오르막이 나오긴 하지만 기울기는 많이 수그러진 편입니다.

그렇게 오른 첫 봉우리인 404m봉엔 3m가 더 됨직한 선바위가 있으며, 잠깐 내려서나 싶더니 한동안

서서히 올라 둥근 바위 두 개가 박힌 440m봉에 다다릅니다.

별스레 볼 것도 뵈는 것도 없는, 그저 그렇고 그런 평범한 봉우립니다.

또 조금 내려서다 송전탑에선 완만하게 오르내리다 천황산 사슴농장 울타리 철망이 있는 안부에

닿으며, 가파르지 않은 길을 15분 남짓 따르자 대곡산(大谷山)으로 올라섭니다.

낙남정맥의 높고 낮은 수많은 봉우리 가운데 가장 남쪽에 자리 잡은 산으로, 그 한복판엔 삼각점

(통영 401)과 앙증스런 돌탑이 이웃해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정겨운 준·희님의 대곡산 표지기가 더더욱 반가우며, 나름대로의 볼거리를 제공하는

희한한 솔이 있음에 꽉 막힌 조망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랩니다.

하늘엔 반짝 해가 드러나긴 해도, 아직은 그렇게 힘을 쓰진 못합니다.

소나무 아래서 나 홀로 정상주를 들이킵니다.

얼음 막걸리 두 통(500+750㎖)을 갖고 왔는데, 많진 않지만 적지도 않을 만큼은 되리란 생각입니다.

 

꽤나 비탈진 내리막을 한참 내려서자 울타리 철망이 또 나오고, 그 철망을 왼쪽에 끼고 좀 더

내려가자 포장된 농장 진입로를 만납니다.

농장에서 흐르는 작은 물줄기가 있는데, 깨끗한데다 맛도 괜찮아 목마름이 없어질 때까지 실컷 받아

마십니다.

다른 계절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여름 한철은 정맥꾼들의 사랑을 듬뿍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곧이어 열어둔 농장 철문을 지나자마자 진입로를 벗어나, 오른쪽 비포장 임도로 60m 정도 가 또 열린 

철문을 지납니다.

얼마 안 가 임도는 슬며시 사라지고 산길이 이어받으며, 1분 남짓 뒤 성주 배공(星州裵公) 무덤에서

왼쪽으로 꺾어 오릅니다.

그러길 10분쯤 되자, 좁다란 편백나무 숲을 지나 483m봉으로 올라섭니다.

농장을 지나는 정맥의 마루금을 제대로 잇지 못하다, 빙 둘러 제자리로 돌아온 셈입니다.

진달래 군락을 지나 내려서자 농장 철망을 또 만나고, 철망을 왼쪽에 끼고 오르자 531m봉입니다.

표지기 몇 개가 보일 뿐, 별 특징 없는 펑퍼짐한 봉우리입니다.

4분 남짓 걷기 좋은 평탄한 길이더니, 무량산이 보이는 작은 전망대부터는 내려서다 화리재에

다다릅니다.

네 갈래 임도와 두 가닥 산길이 지나는 지형도 상의 화리재엔 무량산 등산 안내도가 있으며,

바로 아래 종생마을에선 양화고개 또는 버천재라 부르지 화리재라 하진 않는다고 합니다.

임도로 가도 되지만, 바로 이어지는 산길로 들어섭니다.

이어 나오는 편백나무 숲을 벗어나자마자 임도에 잠깐 걸치다, 무량산이 들어오는 이정표

(화리재 0.7km·큰재 1.5km·무량산 정상 0.5km)에서 다시 숲으로 붙어 한동안 치오릅니다.

이어 다다른 삼거리 갈림길엔 이정표(화리재 1.0km·봉화산 2.2km)가 있는데, 비록 정맥에서 200m쯤

비켜나긴 했지만 무량산을 아니 갈 순 없는 노릇입니다.

나로선 이미 네댓 차례 들른 산이기도 합니다.

살짝살짝 조망이 열리는 길을 4분쯤 갔을까, 무인산불감시시설이 자리 잡은 무량산(無量山)이 아는 체

합니다.

어머니의 젖가슴과 같은 모습으로 헤아릴 수 없는 은은한 산세를 지녔다 하여 붙은 이름이라고 하며,

제5구간 산행의 최고봉이자 고성군의 500m가 넘는 고만고만한 많은 산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고성의

진산(鎭山)입니다.

무량산의 높이가 통일되지 않고 이곳저곳에서 다르게 나와 혼란스러운데, 정상석엔 581.4m요

삼각점(함안 314)은 582.4m이고 지형도는 583m입니다.

다른 데완 달리 시원스레 조망이 열려 좋은데, 지나온 대곡산은 말할 것도 없고

송구산(松求山, 527.4m)·학남산(鶴南山, 550m)과 가야 할 578m봉 등도 들어옵니다.

 

정상 바위에 걸터앉아 막걸리와 떡으로 기력을 보충하고선, 다시 정맥으로 되돌아가 숲과 바위가

어우러진 아기자기한 능선을 따릅니다.

군데군데 조망이 트이는 멋진 전망대가 나와 눈을 즐겁게 하는데, 이따 갈 가나무봉에서 준봉산에

이르는 구간과 더불어 가장 풍경이 좋은 곳입니다.

119 고성 4-3 팻말이 있는 578m봉으로 오르자, 맞은편에서 누군가 올라오다 마주칩니다.

오늘은 산에선 처음 만나는 나랑 같은 사람입니다.

자연스레 인사를 나누는 등 잠깐 머무르는데, 나완 거꾸로 김해 매리에서 출발하여 지리산 영신봉

(靈神峰, 1651.9m)으로 간답니다.

창원에 살며 마흔 아홉 살이라는데, 지천명(知天命)이란 쉰이 되기 전에 낙남정맥을 이어보고자

홀로산행을 한답니다.

둘 다 홀로산행을 하는 건 마찬가지지만, 환갑(還甲)이 되기 전에 해보겠다는 나완 연식에 있어

차이가 나는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입니다.

사진을 찍어주고 무탈한 산행이 되란 덕담을 주고받으며, 서로가 왔던 길을 맞바꾸며 엇갈립니다.

578m봉을 내려서자마자 안부에서 몇 발짝 오르면 왼쪽 숲속으로 낙남정맥 길이 열리는데,

바로 가는 길이 더 뚜렷하여 무심코 따르다보면 낭패(狼狽)를 당하기 쉬운 곳입니다.

그건 556m봉과 봉화산(烽火山, 353m)을 거쳐, 대가면 양화저수지 부근으로 떨어지는 길입니다.

꽤나 비탈진 내리막이 10분 넘게 이어지다 비포장임도가 나오는데, 아까 지난 화리재와 큰재로

이어지는 임도랍니다.

임도를 가로질러 숲으로 들어서다, 풀이 무성한 밭가로 붙어 큰재(340m)로 내려섭니다.

대가면 갈천리와 유흥리를 잇는 중앙선 없는 1차선 아스팔트 도로가 지나며, 옹벽공사를 하며

산꾼들을 위한 배려가 없는 바람에 꽤 높은 델 뛰어내리고 또 가느다란 밧줄을 잡고 오릅니다.

자그마한 관심이 큰 감동을 줄 수도 있는데, 왜 그랬는지?

제법 가파른 길을 부지런히 15분쯤 따르자, 왼쪽으로 학남산 갈림길이 있는 500m봉으로 올라서며

숨을 고릅니다.

수월하게 걸으며 6분이 지나자 흩어진 바위가 정상을 차지한 465m봉을 지나고, 다시 5분을 더 가자

백운산(白雲山, 484m)이 날 맞습니다.

정상은 둘레석(도래석)을 친 잔디 없는 무덤 차지이며, 누군가가 바위에다 쓴 백운산이란 명필이

정상석을 대신합니다.

군데군데 커다란 바위가 있으며, 그 위로 오르자 이곳저곳 조망이 열립니다.

지나온 무량산과 578m봉을 비롯하여 시원하게 뚫린 중부고속도로가 들어오니, 눈과 마음이 모두

즐겁단 신호를 보냅니다.

 

정상주로 막걸리를 한모금하고 내려서자마자 우뚝한 감투바위(부부바위)가 반기고, 무척이나 비탈진

내리막을 10분 남짓 타자 널따란 소나무 조림지에 닿으며 비스듬해집니다.

웃자란 잡초를 헤집고 내려가 제일목장(第一牧場) 표지석에서 포장임도로 들어서자,

축사에서 내뿜는 고약한 냄새가 콧속을 파고듭니다.

하지만 즐거운 낙남길이니, 그것마저 향기요 친근한 시골 냄새입니다.

이어 내려서는 장전고개(230m)는 고성 대가면 송계리와 척정리를 가르는 고개로 두 곳을 잇는

지방도 1009호선이 지나며, 마리아의 마을 진입로와 SP산업주식 회사란 제법 큰 공장이 부근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도로를 건너자마자 잘 정비된 참호와 좌우로 비포장임도가 이어지는데, 오른쪽으로 틀어 임도로

조금 가다 왼쪽의 능선으로 붙어 오릅니다.

한동안 오르막을 타자 송전탑에서 왼쪽으로 비탈진 임도가 이어지는데, 오른쪽이 아닌 왼쪽으로

갔더라면 이리로 올라왔을 것 같습니다.

멀지 않은 곳에 성지산(聖智山, 392.9m))이 있는 걸 알았더라면 들렀을 터이지만, 미처 공부를

못한 탓에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음이 지나고 보니 좀은 아쉽습니다.

송전탑에서 6분쯤 가풀막을 따르자, 크고 작은 바위로 된 456m봉으로 올라섭니다.

처음엔 숨도 고르고 잠깐 쉬어 갈까 하다, 앉은 김에 점심까지 먹고 가기로 합니다.

정오가 가까우니 점심때도 되었는데, 오늘은 김밥이 아닌 옆지기가 싸준 도시락입니다.

반찬 몇 가지와 막걸리뿐인 겸손한 오찬이지만, 흠씬 땀 흘린 뒤의 그것은 진수성찬(珍羞盛饌)이랑

별스레 다를 게 없습니다.

아니 더한 맛인지도 모릅니다.

456m봉에서 2분을 더 가자 성지산 459m란 표지기가 있는 봉우리인데, 높이는 맞는 진 몰라도

아무래도 그 이름은 그건 아니지 싶습니다.

고성의 3면(개천면·마암면·대가면)이 경계를 이루는 곳이며, 참나무와 솔이 어우러져 별스런 조망이

열리진 않습니다.

왼쪽으로 난 갈림길은 시루봉(541m)과 연화산(蓮花山, 524m)으로 이어지는데, 언젠가 한번쯤은

가야 할 마음에 담은 숙제이기도 합니다.

급하게 쏟아지던 내리막은 8분 남짓 지나자 펑퍼짐해지며, 송전탑에서 얼마 안 간 솔과 참나무가

어우러진 325m봉 Y자 갈림길에선 오른쪽을 따릅니다.

월곡저수지 쪽도 꽤 뚜렷한 편입니다.

밋밋하게 조금 내려서다 다시 펑퍼짐해지며, 5분 정도 오르는가 싶더니 솔과 참나무가 이웃한

322m봉입니다.

펑퍼짐한데다 조망도 없는 볼품없는 봉우리이며, 잠깐잠깐 내려섰다 올랐다 하며 송전탑을 또 하나

지나 떡고개(200m)로 내려섭니다.

개천면 월곡과 마암면 신지를 잇는 비포장임도가 지나며, 명당으로 보이는 꽤 너른 안부는 어김없이

무덤 차지입니다.

왼쪽 아랜 월곡마을과 좌연지(左蓮池)란 저수지가 보입니다.

 

떡고개에서 8분 남짓 되었을까, 삼각점(함안 451)이 있는 덕산(德山, 278m)으로 올라섭니다.

정상부의 나무를 베긴 했지만, 솔과 잡목에 막혀 조망이 열리진 않습니다.

나뭇등걸에 매달린 고성 덕산 278m란 팻말이 정상석을 대신하며, 송전탑을 오른쪽에다 두고

드문드문 밤나무가 서 있는 곳에서 미끄럼과 낙석주의 표지판 사이로 배치고개(170m)로 내려섭니다.

배치고개는 개천면 좌연리와 마암면 신리를 가르는 고개로, 두 곳을 잇는 2차선 지방도 1007호선이

지납니다.

도로가에 앉아 카메라 배터리를 갈아 끼우는데, 어디선가 섬뜩한 느낌이 드는 것 같습니다.

이상하다 싶어 고갤 돌리자, 아니나 다를까 바로 옆에 독사(毒蛇)란 놈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그냥 쫓아버리려 지팡이로 툭 건드리자, 나 독사라는 듯 대가리를 치켜듭니다.

한 번 더 건드리자, 안 되겠다 싶은지 스르르 물러나긴 합니다.

혀를 날름거리며 마지못해 물러서는 게 거슬리긴 하지만, 그래도 명색이 독산데 싶어 그 정도는

너그러이 애교로 봐줍니다.

밋밋하게 나아가 8분 만에 펑퍼짐한 245m봉을 지나자마자 정맥은 왼쪽으로 꺾어지며,

밤나무단지를 벗어나 오르자 오른쪽으로 휘며 편안한 길로 바뀝니다.

다시 한 번 밤나무단지를 지나 내려서자 해장죽(海藏竹, 시누대)이 잠깐 나오고,

2분 정도 서서히 오르자 Y자 갈림길인 펑퍼짐한 265m봉에 다다릅니다.

오른쪽 150m쯤에 매봉산(285m)이 있다는 걸 뒤늦게 아는 바람에, 성지산과 마찬가지로 들르진 못해

아쉽습니다.

토마토를 안주 삼아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선,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포장임도가 지나는

신고개(170m)로 내려섭니다.

개천면 좌연리와 마암면 성전리를 가르는 고개이며, 산불예방과 산림보호 자연 경관유지를 위해

매년 11월 1일부터 다음해 5월 15일까지 탕근재 일대 입산을 통제한다는 고성군수 명의의 안내문이

있습니다.

낙남정맥을 하기에 가장 좋은 때인데도?

한동안 크지 않은 오르내림이 이어지다, 12분 남짓 가풀막을 타자 탕근재 (369.0m)로 올라섭니다.

잡목에 둘러싸여 별스런 조망은 없으며, 삼각점(함안 315)엔 370.1m이나 지형도엔 369.0m입니다.

산봉우리에 무슨 까닭으로 고개란 뜻의 이름이 붙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가까운 개천면 좌연리 좌이마을에선 좌이산 또는 탕근산으로 부른다고 합니다.

 

밋밋하게 내려서다 다시 치오르자 봉광산(389m)인데, 솔과 참나무에 둘러싸인 작은 공터가 쉼터

노릇을 하며 앉았다 가라지만 못 들은 척 그냥 지납니다.

고성 봉광산 386m란 팻말이 정상석을 대신하는데, 지형도 상의 높이보다 3m가 모자랍니다.

왜 이런 차가 나는지?

대체로 밋밋하게 떨어지나 싶더니, 2차선 도로가 지나는 새티재(샛곡, 230m)로 내려섭니다.

개천면 봉치리와 구만면 용와리를 가르는 고개이며, 차량통행이 그렇게 많은 것 같진 않아 보입니다.

도로 건너 똑바로 길은 이어지며, 좀 오르다 왼쪽으로 꺾어 내려가자 푹 꺼진 봉치고개 사거리

(230m)가 나옵니다.

개천면 봉치리 봉치마을과 구만면 저연리 저동마을을 잇는 고개지만, 아주 묵은 것으로 봐 오가는

이들의 발길이 끊긴 지 오래인 것 같습니다.

봉치고개에서부턴 가도 가도 끝없는 오르막이 한동안 이어집니다.

17분이 지나자 큰 바위가 비스듬히 깔린 곳이며, 3분이 더 지나자 펑퍼짐한 387m봉으로 오르며

오른쪽으로 꺾어집니다.

밋밋하게 내려서기도 또 오르기도 하다, 좀 오른다 싶더니 필두봉(筆頭峰, 418m)이 날 반깁니다.

고성 필두산 420m란 팻말이 나무에 달려 있으며, 숲에 가려 이곳 또한 제대로 된 조망은 열리진

않습니다.

작은 돌탑 앞을 지나는 바로 가는 길도 있는데, 구만면 저연리 연동마을로 내려서는 길인 것 같습니다.

남은 막걸리로 목을 적시고선, 왼쪽으로 꺾어지는 내리막을 따릅니다.

차츰차츰 숨을 죽이던 내리막은 어느새 밋밋하게 바뀌며, 통신탑과 송전탑이 나란한 245m봉을 지나

담티재(210m)로 내려섭니다.

개천면 청광리와 구만면 화림리를 가르는 고개이며, 두 곳을 잇는 2차선 지방도 1002호선이 지납니다.

누군가 콘크리트 옹벽에다 쓴 밤티재란 글자가 있는데, 이왕 쓸 바에야 좀 잘 쓰고 제대로나 썼더라면

좋았을 거란 생각입니다.

도로를 건너자 잠깐 완만한 오르막이다 슬슬 가팔라지며, 20분 만에 바위 몇몇이 자리 잡은 봉우리로

올라섭니다.

아무런 표시도 없는 것과는 달리 지형도엔 여기가 용암산(龍岩山, 401m)이며, 오른쪽으로 꺾어 4분을

더 가 만난 삼각점(함안 442)이 있는 봉우리에 고성 용암산 399.5m란 팻말이 보입니다.

하지만 이곳도 지형도엔 이름 없는 그냥 399.5m봉입니다.

도대체 어느 게 맞는 건지?

 

서서히 내려서다 또 서서히 오르자 옥녀봉(玉女峰, 337m)인데, 솔과 잡목이 어우러진 펑퍼짐한

봉우리로 거의 조망이 열리질 않습니다.

옥녀봉이란 표지기가 없었더라면,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고 지날 뻔 했습니다.

수월하고 좋은 밋밋한 길로 남성치(南星峙, 180m)로 내려섭니다.

남성치는 개천면 나선리와 구만면 화림리를 가르는 고개이며, 남성치란 표지석과 선동마을을 알리는

입간판이 있으며 1차선 포장도로가 지납니다. 아직도 갈 길은 먼데, 벌써 오후 6시가 가까워져 마음이

바쁩니다.

밋밋하다 오르다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되는 갈림길에선, 바로 가는 길을 버리고 오른쪽으로 틀어

오릅니다.

한동안 오르막을 타자 솔과 잡목 속에 낮은 무덤이 있는 385m봉으로 올라서고, 오른쪽으로 꺾어

내려서다 오르자 420.4m를 가리키는 삼각점(함안 439)이 나옵니다.

지형도엔 418.5m로 나오며, 바로 위 벌밭들(423m)을 지나자마자 비로소 기다리던 적석산(積石山, 497m)이 들어옵니다.

벌밭들에서 내려서다 작은 봉우리를 올랐다 내려서면 선동치(350m)인데, 왼쪽 아래 개천면 나선리

선동마을이 있어 그렇게 부른답니다.

오른쪽은 창원 마산합포구 진전면 일암리이며, 두 곳을 잇는 임도가 지나는 사거리입니다.

근처에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좋은 집이 있으며, 나무받침계단을 타고 내려섰다 비슷하게 생긴

맞은편으로 오릅니다.

한동안 꾸준한 오르막이다 잠깐 숨을 고르게 하더니, 또 다시 가풀막을 치며 가나무봉(528m)으로

올라섭니다.

선동치에서 18분이나 걸린 힘든 구간이며, 진양농협인산악회에서 세운 깃대봉 520.6m란 자그마한

정상석이 있습니다.

부근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긴 해도 여긴 깃대봉이 아니며, 높이도 그게 아닌 528m봉입니다.

정상석은 아주 먼 예전에 세운 걸로 아는데, 왜 이런 실수를 했는지 알 수 없는 수수께끼입니다.

이곳에서도 적석산이 보이긴 하나, 희뿌연 하늘 때문인지 그렇게 뚜렷하진 않습니다.

오른쪽으론 진전면 일암리 갈림길이 있으며, 몇 발짝 가지 않아 깃대봉 쪽 조망이 열리는 전망대가

나옵니다.

 

바위를 오르내리는 아기자기하고 높낮이가 크지 않은 길이 이어지는데, 때때로 열리는 조망을 즐기다

15분 만에 비스듬한 너럭바위인 진짜 깃대봉(521.7m)에 다다릅니다.

삼각점(함안 23)은 바위 지나 몇 걸음이면 나오는데, 삼각점만 보고 돌아 서야지 바로 가는 길을

그냥 따르면 엉뚱한 데로 내려서게 됩니다.

그 길도 제법 뚜렷하기에 더욱 그러합니다.

정맥은 너럭바위에서 살짝 내려서야 이어지며, 6분 남짓 뒤엔 만수산(萬壽山, 456m) 갈림길이 있는

준봉산(準峯山, 520m)에 닿습니다.

예전엔 보지 못한 정상석이 있는데, 지형도엔 그 이름과 높이가 나오질 않는답니다.

아까 지난 528m봉에 적힌 깃대봉 520.6m는, 이곳의 높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어쨌거나 준봉산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내려가, 바위 전망대를 거쳐 수발사 갈림길을 지납니다.

오른쪽으론 들어서자마자 많은 무덤을 지나 수발사와 포장임도로 이어지며, 4차선으로 단장한

국도 2호선 굴다리를 거쳐 정맥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길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난 바로 내려서는 길을 그대로 따릅니다.

비탈지고 웃자란 풀밭을 헤치길 7분쯤 됐을까, 국도 위로 난 야생동물이동통로를 지나자마자

옛 도로로 오른쪽으로 올라갑니다.

3분 정도 더 가 옛 발산재휴게소 앞 공중 화장실에 닿으며, 마침내 어렵고 힘든 제5구간 산행에

마침표를 찍습니다.

다음 제6구간 산행의 들머리이기도 합니다.

국도 2호선 굴다리와 수발사 입구를 지나고, 다시 한 번 국도 밑을 지나 진전면 봉암마을

버스정류소에서 발걸음을 멈춥니다.

남은 막걸리를 마저 마시며 하산주를 대신하고선, 남마산시외버스터미널에서 오는 버스에 오릅니다.

그리곤 떠납니다.

가야 할 곳 내 사는 진주로!

 

 

 

* 산행일정

06:20             추계재(190m)

06:43             404m봉

06:55             440m봉

07:00             송전탑

07:27 - 07:42  대곡산(542.8m)

07:57             농장진입로 철문

08:17             483m봉

08:35             531m봉

08:48             화리재

08:57             임도 이정표(화리재 0.7km·큰재 1.5km·무량산 정상 0.5km)

09:10             무량산 갈림길

09:14 - 09:32  무량산(583m)

09:36             무량산 갈림길

09:52 - 09:57  578m봉

10:14             큰재(340m)

10:29             500m봉

10:35             465m봉

10:40 - 10:53  백운산(484m)

11:12 - 11:17  장전고개(230m)

11:37             성지산 갈림길(송전탑)

11:43 - 12:15  456m봉

12:17             459m봉

12:29             송전탑

12:43             322m봉

12:54             송전탑

13:00             떡고개(200m)

13:08 - 13:15  덕산(278m)

13:22 - 13:33  배치고개(170m)

14:12 - 14:18  265m봉

14:25             신고개(170m)

14:52 - 15:00  탕근재(369.0m)

15:15             봉광산(389m)

15:31 -15:35   새티재(230m)

15:47             봉치고개(230m)

16:07             387m봉

16:22 - 16:30  필두봉(418m)

16:49 - 16:53  담티재(210m)

17:13             용암산(401m)

17:17             399.5m봉

17:27             옥녀봉(337m)

17:35 - 17:42  남성치(180m)

18:02             385m봉

18:15             벌밭들(423m)

18:25             선동치(350m)

18:43             가나무봉(528m)

18:58 - 19:02  깃대봉(521.7m)

19:08             준봉산(520m)

19:25             수발사 갈림길

19:35             발산재(150m)

 

 

 

* 낙남정맥 제5구간거리(32.35km)

  추계재 - 3.45km - 대곡산(3.45km) - 5.8km - 큰재(9.25km) - 2.35km - 장전고개(11.6km) -

   4.45km - 배치고개(16.05km) - 2.25km - 신고개 (18.3km) - 2.8km - 새터재(21.1km) - 2.05km -

   필두봉(23.15km) - 1.05km - 담티재(24.2km) - 2.15km - 남성치(26.35km) - 2.8km - 가나무봉  

   (29.15km) - 3.2km - 발산재(32.35km)

 

   ※ 포항대정산악회에서 50m 줄자로 실측한 거리라고 함(2003.10.19 ~ 2005.5.15)

   ※ 교통비(18,100원): 진주 시내버스(2회) 2,200원, 추계재 - 금곡 택시요금 12,000원

                                 봉암(대정) - 진주 버스요금 3,900원

 

 

 

 

 

추계재에서

 

추계재

  

추계재

 

추계재

 

추계재

 

추계마을

 

370m봉

 

도로에서 들머리(오른쪽 전봇대)

  

404m봉

 

440m봉

 

 송전탑

 

노루오줌

 

털중나리

 

꿀풀

 

 

 

대곡산

  

대곡산

 

대곡산

 

 

 

  

 

 

 

 

 

 

 

 

 

노루오줌

 

 

 

 

 

농장 진입로

 

 

 

 

  

 

 

꿀풀

 

싸리나무꽃

 

엉겅퀴

 

청미래(망개)

 

청미래(망개)

 

산딸기

 

털중나리

 

531m봉 내림길에서 무량산

 

화리재

 

화리재

 

화리재 - 큰재 - 무량산 갈림길에서 무량산

 

화리재 - 큰재 - 무량산 갈림길

 

무량산 - 화리재 - 봉화산 갈림길

 

무량산 - 화리재 - 봉화산 갈림길

  

 

 

 

 

  

 

 

 

 

 

 

 

 

 

무량산에서 대곡산

 

무량산에서 578m봉

 

무량산에서 학남산

 

무량산

 

 무량산에서 학남산과 500m봉

 

무량산에서 500m봉

  

돌아본 무량산

 

578m봉에서 대가저수지와 양화저수지

 

578봉에서

 

578m봉에서

 

578m봉

 

 

 

큰재

 

큰재

 

465m봉

 

백운산

 

 

 

백운산에서 대가저수지

 

백운산에서 578m봉과 무량산

  

백운산 감투바위

 

  

 

 

 

 

 

장전고개

 

장전고개

 

장전고개

 

장전고개

 

장전고개

 

장전고개

 

456m봉

 

456m봉

 

459m봉

 

  

 

 

 

덕산

 

덕산

 

덕산

 

덕산

 

배치고개

 

배치고개

 

배치고개

 

배치고개

  

배치고개

 

 

 

 

 

 

 

 

  

신고개

  

신고개

 

신고개

 

신고개

 

탕근재

 

탕근재

 

탕근재

 

봉광산

 

봉광산

 

새티재(샛곡)

  

털중나리

 

 

 

 

 

필두봉

 

 

 

필두봉

 

245m봉

 

담티재

 

담티재

 

담티재

  

담티재

 

399.5m봉

 

399.5m봉

 

 399.5m봉

 

399.5m봉

 

옥녀봉

 

남성치

 

남성치

 

벌밭들

 

벌밭들

 

벌밭들을 지나며 본 적석산

  

선동치

 

선동치

 

가나무봉

 

 

가나무봉 전망바위에서 깃대봉

 

깃대봉

 

깃대봉

 

준봉산

 

 발산재 옛 국도 2호선 도로

 

발산재 야생동물이동통로

 

발산재

 

옛 발산재휴게소

 

발산재 공중화장실

 

발산재

 

 발산재 굴다리

 

  발산재

 

 

 

 

 

 

 

 

 

 

 

자귀나무꽃 

 

 

 

 

 

 

구간 출발지와 도착지는 맞지 않으며 지도만 참고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