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3.2m봉에서 바라본 금오지맥 마루금,  태봉재에서 바라본 풍경-

 

 

칠봉지맥 2 <칠봉산-추산> 30년만의 酷寒을 헤치고 

 

제2010061061호     2010-12-25(토)

 

자리한 곳 : 강북, 성주군 고령군

지나온 길 : 호령고개-칠봉산-553.2m봉-추산-이례재

거리및시간: 도상거리 : 약 17.9km(08:23~17:17) 08시간54분<접속거리 없음> 총 : 32.5km

산행 날씨 : 비교적 맑음(혹독하게 추운 날)

함께한 이 : 조진대고문님 내외분, 산타래님 그리고 계백

교 통 편 : 조고문님 차량에 편승

 

◆山行 前이야기◆

庚寅年 공식적인 세밑모임이 마지막으로 잡혀있는 날이며, 산행을 계획한 금요일이라 작전상 요긴하게 사용하려는 목적으로 늙은 애마(1994년산 소나타2)를 대동하고 약속장소에 도착해, 정겨운 인사와 덕담을 주고받으며 술잔이 오가는 평범함을 거부하는 어느 친구가  얼굴이 붉에 달아오르며, 화투놀이(고스톱)나 하자는 제안을 받고 자연스럽게 식탁에 군용담요가 깔리고 화투판이 벌어지며, 순식간에 실내는 담배연기가 가득하고 매캐해 창문을 열어 환기시키자, 추운데 무순환기야? 옥신각신 연속되는 욕설과 고함의 아수라장에서도 술잔은 지속적으로 돌았지만, 운전해야 한다는 핑계로 최대한 절주하느라 고역을 치르는 사이에도 시간은 흘러 자정을 지나서, 새벽 1시가 지나는 시각에 어렵게 빠져나와 귀가를 서둘러, 혹한에 대비하여 배낭을 꾸려 집을 나서는데 뼛속 깊숙히 한기가 파고든다.(02:15)

포근하던 날씨로 느슨해진 肉身에게 30년(1980년 12월 이후)만의 한파(서울 최저 기온 영하 15.1도)는 감내하기 어려웠지만 피해갈 수 없는 숙명이라 마음을 다잡고 고문님 댁에 도착해 자동차에 편승한다.(02:57)

 

◆구간특성◆

지난주 하산했던 호령고개(913번 지방도)에서 이례재까지의 약 17.5km의 거리이나 강추위와 잡초목이 복병으로 결코 싶지 않은 구간으로, 포장도(6번지방도)를 잠시 따르다 산으로 들어가자 칡넝쿨과 가시덩굴 잡목들이 완강하게 저항하는 지저분한 덩굴지대를 극복하며, 오늘 진행하고 있는 산줄기에게 이름을 빌려준 칠봉산 삼각점을 확인하고 지방도(6번)를 횡단해 임도를 한참을 따르다, 산으로 들어서 전망바위를 지나 사실상 칠봉지맥의 최고봉인 553.2m봉에서 2등삼각점을 넘어서고, 추산(대삼각점)을 경유해 잡목으로 성가시고 펑퍼짐하고 불분명한 지형을 극복하고, 배티재를 건너서자 조망이 전혀 없고 잡목만 무성해 지루한 능선을 따르다, 이례재(79번 지방도)에 내려서는 구간으로, 능선이 뚜렷하지 않은 구렁지에서 지형지물을 참작해 진행하면 독도에 크게 어려움은 없으나 극성스런 잡목지대를 슬기롭게 대처해야 할 구간이라 정리한다.

 

山行主要記錄

공포감이 느껴지는 담배연기에서 벗어나 난방으로 쾌적한 조고문님 자동차 조수석에 자리 잡기 무섭게 졸음이 몰려와, 병든 닭처럼 연신 고개를 끄덕거리며 졸면서 남성주휴게소에서 부산에서 올라오신 조은산님과 합류해, 휴게소식당 한쪽에서 준비해간 도시락으로 아침식사를 해결하고, 두 대의 자동차로 출발해 고문님 자동차는 이래재에 주차하고, 조은산님 차량으로 옮겨타고, 싸늘한 바람을 가르고 살티재에 칠봉지맥을 시작하시는 조은산님은 하차시키고 우리는 차를 돌려 호령고개(913번 지방도)의 한적한 구석에 주차하고, 칠봉지맥 2번째 산행을 시작하려고 옷깃을 여미는데, 스치는 찬바람은 살갗이 아리도록 혹독하기만 했다.(08:23)

 

-호령고개에서 산으로 들어서는 도로-

 

마루금과 나란히 가는 도로를 따르다 농가 앞에서 좌측 완만한 오르막에서 산자락으로 들어서자, 반갑게 맞아주는 잡목지대가 오늘산행이 결코 만만치 않음을 예고했고 장갑을 2개씩이나 끼었지만 강추위로, 손이 시리다 못해 감각이 둔해지는 고통을 감내하며 잡목을 헤치고, 산줄기의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는 칠봉산(517m) 안부에서 삼각점(가야 305/ 2000 재설)을 확인하고, 전망 트인 언덕에서 금오지맥 산줄기에서 성주읍으로 이어지는 파노라마를 내려다본다.(09:04)

 

 

-칠봉산 전망대에서-

 

2차선 포장도로인 하미기재에 내려서 삼거리 고갯마루에서 작은리로 방향을 잡자, 얼마가지 않아 포장길이 끝나는 임도를 따라가다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진행해 차량차단기와 “입산금지” 경고문을 뒤로하고, 철망울타리를 둘러친 커브에서 편안했던 임도와 작별하고 좌측 산으로 들어서 잡목지대를 헤매다, 어디서 이어왔는지 알지 못한 수레길을 따르다 다시 산길로 들어서며, 멧돼지가 진흙목욕을 즐기고 몸을 비벼대, 반들거리는 소나무와 마주하며 도심에 출연해 난동을 부렸다는 보도를 떠 올리며, 가파르고 잡목들의 간섭으로 성가신 능선을 빠져나와 전망이 훌륭한 바위에 닿는다.(10:28)

 

-철망울타리에 대단한 작물이 있나???, 멧돼지의 효자 손-

 

 

 

-553.2m봉(巨山) 전망바위에서 잡아본 풍경-

 

전망바위 벼랑 끝에서니 형제봉과 독룡산 능선 그리고 칠봉산과 금호지맥 산줄기가 시원하게 시야에 들어오는 바위에서 한동안 찬바람과 맞서다, 내려서 평탄한 능선을 따르다 553.2m봉 안부에서 이등삼각점(가야 24 / 1988 재설)과 마주하며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10:32)

 

-553.2m봉(巨山) 이등삼각점, 세목저수지 -

 

내가 소지한 지도에는 무명봉으로 삼각점 표시도 없는데, 혹자들은 이봉우리를 巨山이라 부르기도 한 모양이다. 따라서 개인적인 생각지만 산세나 높이 그리고 이등삼각점이 자리하고 있는 현실 등 여러 가지로 미루어, 순리대로 작명을 했다면 당연하게 “칠봉지맥”이 아닌 '巨山지맥'이라 명명했어야  정석이 아닐까? 생각이 들어 무명봉으로 푸대접받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마음으로 사과하고, 좌측 바위 뒤에 숨어 있는 손바닥모양의 세목저수지의 맑은물과 우측에 위풍당당하게 자리한 가야산을 번갈아 조망하고, 부드럽게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밋밋한 잡목 틈새에 곤했던지 누워있는 대삼각점의 추산(524.4m)에 이른다.(11:26)

 

-추산 삼각점, 방치한 폐목은 화제시 크게 위험하다-

 

밤알이 땅에 떨어져 겨울철에 야생동물들의 비상식량으로 중요하게 사용되는 밤나무군락지에서 버려진 페트병들로 쓰레기장으로 변해버린 현장을 무심으로 지나쳐, 벌목해 방치한 폐목지대를 짜증스럽게 빠져나오며 추위와 맞서기도 버겁기만 한데, 방치한 폐목이 흉기로 돌변해 공포감이 느껴지며, 시장기가 엄습해 옹색한 자리에서 도시락을 비우고 다시 폐목들과 씨름 끝에 시멘트포장임도가 지나가는 배티재에 이른다.(13:19)

낡고 녹슨 철망들과 폐목들이 어울려 산객의 발목을 붙잡아 조심해서 진행해, 성주군과 고령군 경계 태봉재(310m)에 이르니, 좌우로 희미한 길 흔적이 있는 완만한 봉우리로 재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았고, 우측공터에서 가야산이 막힘없이 조망된다.(14:08)

 

-태봉재 정상부, 가야산도 시원하게 조망된다-

 

관리가 절실한 소나무밭을 따르다 갈림길에서 사용목적을 알길 없는 붉은 천들이 나뭇가지에 매달려 표시기를 대신해, 길안내를 자처해 따라가다 이번에는 영산교회 안내 코팅과 마주하며 아주 묘한 분위기가 느껴진다.(14:23)

 

-붉은 천은 어디에 쓴 물건인가? , 무슨 행사가 있었나?-

 

이어지는 마루금 능선에서 가지가 많고 커다란 느티나무를 만나면서 혹시나 당산나무가 아니였을까? 생각되어 경건한 마음으로 머리숙이고, 잡목과 넝쿨지대를 지나 묘지능선에서 송전탑을 목표물로 잡목지대를 빠져나와 송전탑(50번)이 서있는 칠령재를 지난다.(15:07)

계곡사이로 인공구조물처럼 절묘하게 이어지는 된비알을 극복하고 지루하게 이어지는 능선을 지나며, 졸음이 쏟아지고 피로감이 몰려오는 돌발 상황이 발생해 극복하느라 마의 구간처럼 힘든 이유는, 어젯밤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놀이에 열중했던 벌칙이 내려졌다는 결론에, 이를 악물고 미끄러운 낙엽이 수북이 쌓여 발목을 잡는 오르막으로 사력을 다해  올라서, 묘지에 구멍을 뚫어 훼손된 안부에서 호흡을 가다듬는다.(16:30)

 

-야생동물이 묘지를 집으로 사용한 현장, 고속도로가 보인다-

 

철쭉나무군락지와 소나무밭을 지나 마지막 봉우리인 340m봉에 이르자, 나도 모르게 가슴 깊숙한 곳에서 안도의 한숨이 새어나옴을 감추며, 나뭇가지 사이로 내려다보이는 이례재를 지나가는 도로와 호텔그린빌리지 건물은 고통에서 해방된다는 희망이다.

능선에서 조금 벗어났지만 자동차가 기다리고 있는 호텔건물을 목적지로 잡목과 너덜지대 그리고 가시덩굴을 헤쳐나가 묘지에 이르니 길은 순해 졌지만 건조한 땅에 자갈과 낙엽이 깔려있어 매우 미끄러워 넘어지고, 도로가에 수로공사장을 넘느라 자빠지며, 武陵桃源 이례재에 올라선다.(17:17)

공사관계로 휴업중인 호텔주차장에서 탈진한 육신을 추스리고, 등산복의 먼지를 대강 털며 힘겹고 자루했던 하루 산행을 마감한다.

-이례재 휴업중인 호텔 주차장-

 

山行 그 이후

칠봉지맥 첫 구간산행을 이미 끝내고 고령읍내에 모텔을 정했다고 연락을 보내온 “부산의 조은산”님께서 알려준 모텔을 찾아가 지하주차장에 주차시키고, 여관방(5층)으로 짐을 들고 가려다 발이 꼬여 넘어지는 바람에 내용물이 땅바닥으로 쏟아지고 양념 통이 깨어지는 민망한 곡절 끝에, 조고문님 사모님께서 준비해 오신 식자재로 밥 짓고 생태찌개를 끓여 저녁식사에 소주를 곁들인 다음, 친절한 여관주인의 안내로 목욕탕(3층 여관손님에게는 무료)을 찾아 따뜻한 온수탕으로 들어가자, 산행 중에 긁힌 상처들이 따갑고 아팠지만, 잠시 뒤에는 휘파람이 절로 나오는 즐거운 목욕을 끝내고 옷을 갈이 입은 개운함을 무슨 말이 필요하리오!!!

초저녁에 따뜻한 온돌방에 몸을 눕히기고 정담을 나누며 TV에서 흘러나오는 날씨정보는, 호남지방에 폭설이 내렸다는 보도까지만 기억하고 그대로 곯아떨어졌던지 밤중에 목이 말라 눈을 떠보니 실내는 어둡고 조용하다.      -끝-.

 

~오라는 곳도 불러준 이도 없지만 찾아가 안기면 언제나 포근하기만 한 山을찾아서~

2010-12-28

계백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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