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시작했다가 무거워진 산행 - 태화산-마구산 (2009.05.09)


ㅇ 산행지 : 태화산 (644m), 마구산(595m) (용인)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유정리 주차장(12:40) -> 병풍바위(13:10) -> 태화산 정상(13:40) -> 마구산 정상(14:30) -> 태화산 정상 (15:10) -> 샘터(15:50) -> 주차장 (16:00) (총 3시간 20분)

가벼운 산행을 나선다.
용인에서 가장 높은 태화산.. 용인과 광주에 걸쳐 있으니 용인의 산이라고만 할 수도 없다.
태화산 입구로 오는 길에 두곳의 저수지가 마음을 시원하게 해준다.
강태공들은 저수지 주변에서 시간을 죽이고 있고... 산꾼은 시간을 죽이러 산으로 간다.

오래된 소나무로 울창한 산림욕장을 지나고.. 샘터가 있는 갈림길에서 병풍바위 방향으로 오른다.
병풍바위까지는 급경사의 오르막.. 병풍바위에서는 아래로 도척저수지가 시원하게 들어온다.
태화산의 유일한 전망대이다.

병풍바위를 지나고 숲이 울창한 부드러운 능선길이다.
능선에는 키가 큰 철쭉나무가 울창한데.. 꽃은 거의 다 지고.. 이렇게 봄도 가는 모양이다.
조망이 좋은 정상은 군통신시설에 내 주고.. 태화산의 정상표지석은 통신시설을 마구산 방향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다.

정상에서 잠깐 휴식을 취하고.. 마구산 (말아가리산) 방향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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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머리 산림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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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풍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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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풍바위에서 도척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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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산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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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장에서 마구산


태화산에서 마구산으로 향하는 능선길... 태화산을 절반은 내려가서 다시 오른다.
울창한 숲에 기분좋게 능선길을 걷는다.
마구산으로 오르는 오르막이 시작되고.. 마구산이 다가오는데.. 주변의 숲들이 이상하다.
그 많던 낙엽들이 모두 사라지고.. 울창한 숲이 황량한 숲으로 바뀐다.
예전에 난 산불이라면 지난 가을에 떨어진 낙엽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마치 누군가 낙엽을 일부러 쓸어버린듯이 깨끗하다.

얼마전에 산불이 났던 모양이다.
소나무들은 물론이고.. 불에 강하다던 참나무들까지도 모두 새싹을 틔우지 못하고 죽어있다.

산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써 너무 안타깝다.
산불의 흔적은 마구산 정상까지 계속해서 이어져있다.
정상에 오른다. 산불의 흔적을 보기가 싫어서 점심을 먹으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잠깐 휴식을 취한 채 곧바로 다시 태화산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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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장에서 태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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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산 오름길 (산불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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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산 정상 근처 (산불피해가 더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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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산 정상


다시 태화산 정상을 지나고.. 올라온 길로 하산...
하산하여 산불감시원이 있기에 마구산에 언제 산불이 났는지 물어보았더니.. 올해 4월에 산불이 나서 5시간이나 탔다고 한다.
덕분에 광주시와 용인시 공무원들은 날방을 새웠다나 어쨌다나??
공무원들 날밤 새는게 문젠가?? 산은?? 원래의 울창한 숲으로 돌아오려면 수십년은 걸릴텐데..

가벼운 산행을 하려고 올랐는데.. 산불의 흔적으로 오히려 마음이 무거워진 산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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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길 고로쇠나무 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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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머리 패랭이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