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사지 : 낙산[駱山]- 남산[南山]: 서울시 종로구, 중구, 용산구

일자 : 2007년 8월 5일 (일요일 )

참가자 : 창원51z

날씨 : 약간 흐림


답사코스

지하철4호선 혜화역(2번) ~ 마로나에공원 ~ 낙산공원(제1전망광장~ 놀이마당 ~ 낙산정)  ~ 흥인지문(동대문)
지하철(4호선 동대문) ~3호선 동대입구역(6번) ~ 장충공원 ~동국대 정문옆 남산산책로 ~ 최현배기념비
~ 석호정 ~ 남산타워 ~ 봉수대 ~ 안중근의사기념관/백범광장 ~ 숭례문(남대문)

소요시간 :  총 4 시간 (걷는시간 : 약 3 시간)


참고 안내도

  


  낙산공원 안내도 (그림 누르면 확대)

 


  남산공원 안내도(그림 누르면 확대) 

 

다른 참고자료 (산행지도, 코스, 산행기 등)  : 아래 Site에서 "창원51 정선 산행정보"를 보세요

우리 본 팀은 중국 장가게를

 

지난 주 창원51 본팀 10명은 중국 장가계~원가계~천문산 코스로 해외여행을 다녀 왔는데
개인사정상  낙동강 오리알이 되어 혼자서 서울에 머무는 신세...
자청해서 불참하기는 했으나 줄이 긴쪽에 끼지 못하고 혼자 덩그러니 있는 기분이 별로 유쾌하지는 못하다.


일요일에는 어딘가 가기는 해야겠는데
비소식도 있고 그리 멀리가고 싶은 생각도 없어
"한산"을 뒤척이다 "일송과일영"님 카페에 들어가보니
삼각산 숨은벽으로 가신다는데... 따라갈까말까 생각하다가 다음으로 미룬다.

비도 올거같고, 집에서 들머리까지 가는 교통편도 길치인 나한테는 보통 어렵지 않다.
와도 좋다고 여러번 메시지를 준 "일송"님께 감사드린다

  

그래서 대안으로 고른 곳이 "낙산공원~남산공원" 코스이다.
등산이라기 보다 산책에 가깝지만
많이들 휴가를 떠나 한산해진 서울 한복판에서
추억과 역사를 더듬으며 어슬렁어슬렁 한나절 보낼 수 있고
나름대로  의미있고 내용있는 답사가 될 것 같다.

  


추억의 거리에서

 

11시가 거진 다 되어 지하철 4호선 혜화역 2번출구에 내렸다.
낙산공원 입구인 마로니에 공원은 알고보니 옛날 문리대 자리이다.

동행하는 사람도 없고 재촉할 무엇도 없어 동숭로 대학로 거리를 잠시 걸어보고
공원 벤치에 앉아 커피도 한잔 마셨다.
등산복 차림에 공원에 앉아있는 폼이 좀 이상해 보였겠지만...


동숭동 거리는 옛날 우리가 가끔 본부행사 때나 데모할 때 원정왔던 때의 모습과는
완전 딴판이 되었다.

그래도 길거리의 나무들은 그 시절보다 더 무성해지고 푸르러 보인다 ...
공원을 어슬렁거리며 이문열의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의 도입부도 생각해보고
35년도 더 지난 가물가물한 추억도 몇가지 되살려 보았다..


참! 그 당시의 "학림"다방이 아직 남아 있다고 했는데...
낙산으로 올라가면서 혜화역 주변을 대충 둘러보았지만 못 찾았다.

 

  동숭동 대학로 거리 (나무는 옛날 그 나무인데 거리는 안전 딴 판이 되었다)

  

  마로니에 공원 주변 거리 풍경

 

 흔적

 


한양 도성의 좌청룡이라는 낙산으로

 

마로니에 공원 뒤쪽으로 어슬렁어슬렁 올라가니 낙산공원 입구가 나온다.

낙산은 태조 이성계가 도음을 정할 때 좌청룡으로 삼은 산이라는데 막상 올라가 보니
산이라기 보다 야트막한 언덕이다.
그래도 곳곳에 아기자기한 쉼터도 있고 정자도 있어서 인근 시민들의 운동과 휴식공간으로
딱 좋아보인다..

  

낙산공원 입구 위 중앙광장에세  좌측으로 도로를 타고 돌아 제1전망대를 지나고 놀이마당을
지나니 금방 낙산을 한 바퀴 돈 셈이다.

낙산정이라는 정자에서  남산, 인왕산, 북악산, 북한산으로 이어지는 하늘금과
빌딩으로 빽빽한 서울 강북의 중심부를 감상하면서 600년 도읍터의 지난 역사를 더듬어 본다

  

 

  한양의 좌청룡 낙산을 오르며

 

 낙산정에서 바라다 본 남산과 빌딩숲

  

 좌청룡(낙산)에서 본 우백호(인왕산.. 사진에서 좌측)와 청와대 뒷산 북악산(우측산)

 

낙산정에서 다시 올라가 성벽 좌측으로 난 길을 따라 내려간다.
성벽우측은 오래된 집들이 많고 길이 좋지 않다.

성벽 주변에는 무궁화와 함께 붉게 핀 여름꽃이 만개해 있는데 집에 돌아와 식물도감을
찾아 보니 "배롱나무"로 나와 있다.

  

어슬렁어슬렁 10여분 성벽길을 따라 내려가니 곧 흥인지문(동대문)에 도착한다.
마로니에 공원에서 출발하여 1시간쯤 지났다.

  

 

 낙산 성벽길의 배롱나무

 

 낙산정에서 서울시내를 내려다 보다가 흥인지문으로 하산

  


흥인지문으로 하산하여 장충단 공원으로

 

이제 남산으로 가야한다.

들머리로 잡은 장충당공원은 동대문에서 보면 그리 멀리 않은 곳인데 지하철을 한번 갈아타야 한다.
지하철 4호선 "동대문역"에서 타서 3호선 "동대입구역" 6번출구로 내려서니 바로 장충단 공원입구다.

장충단 공원도 참 오랜만에 들려본다.


차로는 수없이 지나쳤지만 공원안으로 들어 보기는 수십년 되었나 보다.

무의식중에 배호의 "안개낀 장충단 공원"을 흥얼거린다.
아까 마로니에 공원에서는 "지금도 마로니에는 피고 있겠지..."라고 시작하는 박건의 "그사람 이름은 잊었지만"이
떠올랐었는데...

  

장충단공원 안쪽으로 통과해서(지도에서 9번 위치 지나)  동국대 쪽으로 10여분 가면
동국대 교정으로 들어가는 길 왼쪽에 남산공원 산책로가 보인다.

남산 공원산책로를 잠시 오르면 좌측에 외솔 최현배 선생 기념비가 있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우리는 소싯적에 최현배  선생이 지으신 "우리 말본"이라는 문법책을 배웠다.
그 책에서 요즘 TV에서 가끔 나오는 "이름씨", "그림씨", "움직씨", "어찌씨"라는 품사를 배웠다.

  

  동국대 교문 옆으로 난 남산 산책로를 따라 (외솔 최현배선생 기념비를 지난다.)

 


남산공원 산책길을 따라

 

남산 산책로는 대부분 돌계단길이다.
등산은 역시 흙길이나 돌길이 제격인데, 인공으로 만든 계단길은 아무래도 산에 온 맛이 안난다.

그래도 천만 서울시민이 찾는 공원에 흙길을 두었다간 공원이 제대로 남아나질 못하겠지...
하기야 중국의 명산들은 대부분 돌계단으로 되어 있는데,
우리는 그래도 자연 상태로 둔 산행로가 많아 다행이다.

  

외솔 기념비에서  8분쯤 계단을 따라 오르면 도로를 만난다.
여기서 길을 가로질러 계단이 있으나 지금은 폐쇄되어 있다.

좌측도로로 잠시가면 좌측에 석호정(지도에서 12번 위치)이라는 궁도장을 지나고
500m 쯤 더 가서 도로 우측 위로 난 돌 계단길로 올라간다.

조금 오르면 나무가 빽빽히 우거진 숲길이다.
서울 시내 한복판에 이런 곳이 있다니...
이런 곳을 모르고 그저 아파트와 일터 백화점과 헬쓰장만 왔다갔다하는 시민들이 얼마나 많을까?
나를 포함해서...

다시 도로를 만나 우측 찻길로 조금가면 남산타워가 나온다.

  

  서울 도심 한가운데에도 이런 공원이..

 


남산타워에서

 

지하철 동대입구역에서 어슬렁 어슬렁한 사람구경 나무구경하면서 올라오다 보니 한 50분 걸려 남산꼭대기 근처에 도착했다.
하기야 남산도 해발 262m이니 산이라고 할 거도 없지.
그래도 남산타워도 있고 올라오기 힘든사람을 위해 케이블카도 있다.

  

허기가 져서 남산타워 좀 못미쳐 "팔각정 수타 손짜장"이라는 곳에서 점심요기를 하는데
옛날 짜장면 맛이 제법 비슷하게 난다.  
한그릇 값이 4000원인데 꽤 맛갈나게 면을 뽑아낸 것 같다.


타워 근처에서 서울시내를 요모조모 살펴보는 것도 지방에서 온 사람은 웬만한 등산하는 맛보다 못지않다.
아마 서울사람이라고 해도 남산 위에서 서울 시내를 굽어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을 것이다.

  

  남산타워 (팔각정 수타 손짜장집 앞에서)

   

 

  남산위에서 본 서울 시내 전경

 


남산 분수대의 꽃 잔치

 

팔각정에 앉아서 사람 구경하고 있노라니 그것도 꽤 재미있다.
관광 온 외국사람, 지방에서 서울구경 온 사람, 나들이 온 서울 사람들이 뒤섞여
남산은 어느 공원보다 다양하고 생동감이 넘친다.

  

한참을 쉬다가 봉수대를 지나 케이블카 옆으로 난 계단따라  내려갔다.
남산을 다 내려오니 아름다운 남산 분수대가 나를 반긴다.
분수 옆에는 아름다운 여름 꽃들이 만개해 있다.

  

 


  남산 분수대 옆의 꽃 동산에서

 


안중근 의사의 새로운 발견

 

분수대 옆에는 안중근의사 기념관이 있었다.
워낙이  잘 아는 분이라 그냥 지나가려고 하다가 그래도 한번은 들어가 봐야할 것 같아 별 기대없이 들어갔는데 그게 아니었다.

입장료 1000원을 내고 한 5분 둘러보고 온다는 것이 30분을 머물렀다.
영상기록도 보고 각종 전시물도 찬찬이 둘러보니 의사의 대단한 업적이 다시금 느껴졌다.

  

특히, 안중근 의사는 32세에 서거했지만 2개의 학교설립, 기업경영, 군지휘관(대한의군 참모중장), 카톨릭에 귀의하고 불어를 배우며, 동양평화론을 집필하는 등 내가 지금까지 알았던 안중근보다 훨씬 뛰어난 분이었다.
우리가, 아니 내가 32세때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생각하니 다시금 머리가 수그려진다.

  

 산행들안중근 의사 동상과 기념관

 

  기념관 내의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 상

 


백범 광장을 거쳐 숭례문으로

 

안의사 기념관 맞은 편은 백범광장으로 도심내 공원으로 참 아늑하고 좋은 곳이었다.

 

 백범광장과 백범 김구선생 동상

 

백범광장을 지나 도로로 내려오니 숭례문(남대문)이다.
수없이 지나다닌 곳이고 국보 제1호이지만 아직 한번도 대문안으로 들어가본 적이 없다.
하기야 남대분이 개방된 지 2년밖에 안 되었으니 나만 못 가본 것이 아니겠지.

흥미로운 것은 일제때 전철공사를 한다고 노면을 본래보다 1.6m정도 높이는 바람에 남대문을 지나가는 아치아래의 높이가 그만큼 낮아졌다고 한다.
곧 공사를 한다고 하니 머지 않아  원상복구된 숭례문 아래의 통로를 보게 될 것이다.

 

 개방된 국보 제1호 숭레문

  


서울시내 순레를 다녀와서

 

별로 기대하지 않고 소풍삼아 돌아다닌 서울시내 역사공원 순레인데 그 어떤 산행보다 뜻깊고 소득이 많은 4시간이었다.
가물가물 잊혀져 가던 젊은 날의 추억도 되살려 내고,
아름다운 공원에서 한 여름의 정취와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서울의 생동감도 맛보고...
우리나라의 도읍지 한양과 서울의 역사를 체험하며
유적과 위인들의 발자취도 더듬을 수 있었다.

 

혹여 지방에서 잠시 볼일 보러 왔다가 짜투리 시간이 나는 분들에게 강추할 수 있는 코스이다.
베낭도 등산화도 도시락도 필요없이 운동화에 티셔츠만 걸치면, 멋지고 유익하고 건강한 반나절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