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영산환주 01 * 운문지맥 01. 비학산-보담산-낙화산-중산-용암봉, 톱날 능선?

 

Mt. 0703  飛鶴山(317m) * 보담산(562m) * 落花山(626m) * 中山(649m) * (백운봉 679m) * 龍岩 
              峰(686m) - 경상남도 밀양시

 

산 행 일 : 2007년 1월 14일 일요일
산의날씨 : 맑음
동 행 인 : 지리산악회 동참 산우 님들

 

산행(도상)거리 : 약 14.6km ⇒ 정문 마을 <1.0> 비학산 <2.7> 비암고개 <1.0> 보담산 <0.7> 낙 
                       화산 <1.8> 중산 <3.7> 용암봉 <3.2> 오치령 <0.5> 오치 마을

 

산행시간 : 7시간 20분 (식사 휴식 52분포함)
               정문 마을·비각 <0:28> ×비학산·무덤 1기 <0:20> 약 300봉·전망바위 <0:15> ×
304봉 <0:23> 약 270봉·암봉 <0:08> 비암고개·성황단 흔적 <0:38> 약 450봉·공터 무덤 2기
·보두산 표지석 <0:18> ×보담산·묵은 헬기장·보두산 정상 표지석 <0:20> ×낙화산·정상 표
지석 2개 <0:31> ×중산·정상 표지석 <0:32> 디실재 <0:27> ×679봉·밀양시 상동면. 산내면.
산외면 경계봉·묵은 헬기장·백운봉 표시한 표지기 <0:36> ▲용암봉·묵은 헬기장 <0:26> 임도
·신곡-오치 연결 고개 <0:19> 약 530봉·경상남북도 경계이자 청도군 매전면. 밀양시 상동면.
산내면 경계봉 <0:09> 임도 휘는 곳 <0:05> 오치고개(령)·임도 삼거리 <0:12> 오치 마을·1077
번 지방도·대형버스 통행 불능

 

* 참고 : 국토지리정보원 1:50,000 동곡(2005년 수정본)지형도

 

 

                                              산내면을 감싸고 있는 운문산 줄기

 

낙동정맥상의 가지산(1,241m)에서 서쪽으로 분기한 운문산(1,195m) 줄기가 구만산(785m) 북쪽을
돌아 남진하다 마지막으로 세워 놓은 비학산(317m)은 단장천이 밀양강에 몸을 섞는 합수점 북쪽
에서, 영축산(1,081m)에서 남쪽 염수봉(816m)으로 갈래 친 한 줄기는 서북 방향으로 휘돌다가 산
성산(380) 한 자락을 비학산 남쪽 밀양강에 내려놓는데 마치 가락지 형상을 하고 있다.

 

 

                                     종주할 산줄기- 출처 : 신산경표의 남한산경도

 

신산경표의 운문지맥(가지산∼비학산)과 영축지맥(영축산∼청용산∼밀양강) 이름을 따르면 되겠지
만 낙동정맥 일부와 만어산에서 산성산으로 갈래 친 줄기는 영축지맥과 관련이 없기에 어떤 이름
으로 종주를 할 것인가 쓸데없는 고민을 했다.

 

 

 

                                                      오늘 산행 구간도

 

장거리 산행을 위주로 하는 J3클럽에서는 '실크로드 92'라 했고 90여km에 이르는 이 산줄기를 작
년 최초 무박으로 종주한 불암산 님은 '편의상 영남알프스 환종주'라 표현한다고 했었다.
불암산 님은 물론 전국 오지의 산줄기까지 개척 산행하시는 신경수 님 그리고 몇몇 분들과 얘기
를 나눠봤으나 마땅한 이름을 얻지 못해서 역시 내 나름대로 편의상 비가영산환주(비학산∼가지
산∼영축산∼산성산 環狀縱走)라 칭하고 구간 종주를 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불수사도북'이나 '보만식계' 또는 '가팔환초'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거의 20개나 되는 유명
산을 전부 열거하기가 번거로워 대표적인 산 이름을 빌린 것이다.

 

남해고속국도를 달리던 버스가 동창원IC로 빠져 25번 국도를 타고 밀양시내 일산교를 건너 우측
24번 국도를 2km가량 가다 산외면 정문 마을 한 비각 앞 좁은 도로에 닿으니 10시가 되었다.
새벽밥을 먹고 차에 오른 여수 분들은 무려 3시간을 차에서 보낸 것이다.

 

 

                                         정문 마을 들머리-바로 좌측에 비각이 있다

 

10 : 10 그러나 피곤한 기색 없이 다들 즐거운 마음으로 콘크리트길을 따라 차례로 출발한다.
"길이 애매한 곳에서는 J3클럽 표지기를 확인한 후 진행하자"며 늘 나와 함께 걷는 몇 분에게 말
하면서 오르니 동네 뒷산이어서 그런지 길이 반질반질하고 운동 삼아 올랐던지 벌써 내려오는 사
람들이 있다.

 

 

                                                          비학산 정상

 

10 : 38 초장부터 꽤 가파른 길이 숨을 몰아쉬게 하더니 비학산 정상이다.
김해 김씨 할머니가 잠들어 계시는 무덤이 정상을 차지했으며 어떤 분들이 '빨래판 능선'이라 표
현한 가야할 방향으로 봉우리들이 머리를 삐쭉삐쭉 내 밀고 있다.
좌측은 상동면과 산외면을 가르는 면계능선으로 길이 잘 나 있으며 우리는 우측 길로 들어선다.
등고선상 약 230m 까지 푹 꺼져 내렸다 낮은 봉 좌측으로 돌아 천천히 오른다.

 

 

                                                      화지산(중앙)과 산성산

 

10 : 58∼11 : 00 바위 전망대가 있어 쉬어가기 좋은 약 300봉.
비학산을 뒤돌아보면 벌판에 홀로 선 듯한 화지산(177m) 우측 뒤편에 마지막으로 거쳐 내려야
할 산성산이 가깝게 서 있다.     

 

 

                                            오늘 지나야 하는 보담산과 낙화산 줄기

 

다음 올라야 하는 304봉 우측 멀리 낙화산 등이 그리고 석이바위에서 꾀꼬리봉으로 이어지는 능
선은 마을을 감싸며 밀양강을 향해 다리를 펴고 있다.
좌우 가곡리와 남기리를 잇는 안부 길을 거스르자 소나무들이 베어졌는데 어떤 나무는 항생제인
지 영양제인지 모르는 작은 병의 주사기가 꽂혔다.

 

 

                                                            바위지대


 

                                              대구-부산간 고속국도의 고정2터널
 
11 : 15 조망이 시원찮은 304봉을 그냥 스쳐 넘어가면 거친 바위지대가 나온다.
좌측에는 언제 개통되었는지 자동차들이 씽씽 달리는 대구-부산간 고속국도와 고정2터널 두 개의 
아가리가 보인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고정3터널 위를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가곡리와 엄광리로 이어지는 듯한 고랑 같은 두 곳을 거스르는 동안 가시밭도 있으나 길은 좋다.

 

 

                                     바위 봉에서 본 보담산과 전망대(삐쭉 솟은 암봉)

 

11 : 38 세 번째 봉우리는 바위 봉인 고도 약 270m가량으로 조망이 시원스럽게 트이는 곳이다.
물 한 모금 마시며 잠깐 숨을 돌리고 8분쯤 곧장 내려가면 비암고개인데 무심코 무덤 앞의 좋은
길을 따를 수 있는 요주의 지점으로 마루금은 무덤 뒤쪽인 좌측이며 맞은 편 축대가 쌓여진 넓은
묘역을 겨냥하고 올라야 한다.

 

 

                                                   전망대(암봉)으로 오르는 길

 

12 : 12 거대한 암봉 밑의 갈림길에서 좌사면으로 난 좋은 길을 버리고 암릉으로 발길을 돌린다.
암벽 틈을 이리저리 타고 오르기도 하고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사방을 둘러보기도 하는 오늘 산
행중 가장 재미있는 구간이다.

 

 

                                    전망대에서 본 오르내린 봉우리-맨 끝 봉이 비학산

 

 

                                    납득이 안 되는 표지석-해발 561m로 표기되었다.

 

12 : 24∼52 암봉 위의 상당히 넓은 공터에 무덤 2기가 있으며 한 바위 위에 '보두산 해발 561m'
라고 새긴 오석으로 된 표지석이 서 있다.
이곳은 고도 약 450m가량의 보담산 전의 조망처로 알고 있는데 밀양시 산외면 모 단체에서 세워
놓은 표지석을 보니 황당하다.
복잡하게 생각 말고 밥이나 먹자.
바위 길을 20m가량 내려가면 암봉 밑에서 헤어진 길과 합쳐진다.
 

 

                                        보담산 정상-보두산이라 표기된 지도도 있다.

 

13 : 10 헬기장 기능을 상실해 버린 보담산.
이곳이 지형도상 보담산 정상으로 부산 ㅇ산악회에서 세워놓은 하얀 정상 표지석이 있다.
좌측 골안으로 이어지는 것 같은 갈림길을 지나고 돌 박힌 곳을 따르면서 나무 사이로 좌우 동창
천과 석이바위 능선을 감상하며 천천히 오르는데 까마귀 한 마리가 까악까악 손님을 맞이한다.

 

 

                                                           낙화산 정상

 

13 : 30∼35 낙화산(626m)에는 작은 돌무더기 옆에 두 개의 정상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하나는 보담산 전망대에서 본 그 단체의 것이며 또 다른 하나는 울산 ㅅ산악회 것으로 산외면 모
단체의 표지석 고도표시는 일부러 훼손해버린 흔적이 역력하며 울산 ㅅ산악회 표지석 고도 표시
도 591m로 너무 많은 차이가 난다.
그런 표지석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하는 나는 속물중의 속물...? 유구무언(有口無言) 이다.

 

 

                                                 뒤돌아 본 낙화산과 보담산

 

13 : 56∼14 : 00 암벽 좌측으로 빙 돌아 오른 약 560 암봉.
예상은 했었으나 오르내림 폭이 큰 봉우리들로 인하여 벌써 힘이 든다.
이런 길을 무박으로 종주한 그리고 몇 번째인지 확실히 모르나 또 다시 몇몇 지인 들과 함께 백
두대간 길을 따르고 있는 불암산 님이 불현듯 생각난다.
운해 님의 전화에 의하면 어제 지리산 성삼재를 출발한다고 했는데...   
암릉에 매달린 밧줄을 부여잡고 오른다.

 

 

                                                       중산-좌측 봉이 679봉

 

14 : 31∼38 중산.
마주 난 길 나뭇가지에 길 안내보다는 다른 목적으로 걸어놓은 20여 개의 표지기가 어쩐지 곱지
않게 보이는 가운데 좌측 679봉 쪽으로는 단 한 개와 앞서간 일행이 걸어둔 표지기 뿐으로 뭔가
이상해서 표지기들을 살펴보니 산행기를 올린 분들의 것은 없다.

 

 

                                              표지기를 매달았는데 잘못인지...?

 

"곧장 가면 석이바위를 지나 꾀꼬리봉으로 이어지는 것 같으니 저 앞 봉을 마주하고 내려갑시다"
표지기 한 개 걸어놓고 거센 잡목 속으로 들어서자 처음과 달리 길인 듯 아닌 듯 헷갈려 능선을
고집하며 헤쳐나가자 우측에서 내려오는 길이 있다.
'중산을 잠시 내려간 지점에서 좌측으로 돌아오는 길이 있었을까? 그렇다면 내가 걸어놓은 표지
기는 길을 잘 못 인도하는 꼴이 아닌가' 께름직하나 마루금을 이탈한 것 같지는 않다.

 

 

                                              나무가 길을 막은 곳이 더러 나왔다.

 

 

                                                   세상에서 가장 큰 책(?)

 

15 : 01 좌측으로 지능선이 분기하는 봉에서 우측으로 50m가량 가서 만나는 봉우리가 563봉이며
좌측으로 꺾어 9분 후 만나는 상도곡과 골안을 잇는 안부 사거리가 디실재로 여겨진다.
쓰러진 나무가 길을 막기도 하고 올려다 보이는 봉우리 가슴팍에는 병풍을 펼쳐 놓은 듯 커다란
암벽이 드리워져 있다.
한 동안 가다 서다 반복하며 오르니 갈림길이 나오나 우측 암벽으로 난 길을 따른다.

 

 

                                          백운봉이라 적은 표지기도 보인 679봉

 

 

                                                용암봉이 보이기 시작하고

 

15 : 37∼40 능선에 올라 우측으로 조금 진행한 곳이 억새가 뒤덮인 묵은 헬기장이 있는 679봉.
상동면과 산외면 그리고 산내면을 가르는 경계 봉인데 어떤 표지기에 '백암봉'이라 쓰였다.
궁금증을 간직한 체 조망이 없는 679봉과 작별하고 암릉을 타기도 하면서 걷다가 우측으로 난 희
미한 길을 살펴보니 무덤이 있지만 모르긴 해도 상촌으로 내려가는 길일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뜀바위를 지난 전망대에서 본 천황산 쪽

 

 

                                                    구멍이 뻥 뚫린 바위

 

16 : 05 상당히 깊은 바닥에서부터 1m가 조금 못되게 갈라진 이 바위를 이른바 뜀바위라고도 하
는 모양이며 20m가량 간 곳의 바위는 훌륭한 조망처로 손색이 없으나 암벽을 내려서는 길이 사
나워 많은 사람들이 진행할 때는 정체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암벽을 기어 내려오면 지리산 통천문 같이 뻥 뚫린 작은 바위굴도 있다.

 

 

                                                             용암봉

 

 

                                                        용암봉 삼각점
  
16 : 16∼19 소나무가 울타리를 쳐 비좁은 헬기장 흔적이 있는 용암봉.
"여기에 용암산 표지가 있네요"
"삼각점이 있어야 확실합니다"
정정자 님과 말을 주고받으며 좌측 소천봉으로 이어지는 길을 살펴보다 "삼각점이 있다"는 말을
듣고 진행방향으로 몇 걸음 옮겨 소나무 밑에 박힌 삼각점을 향해 줄기를 헤치며 들어가 '동곡
334 1982재설' 좌대 글자를 확인한다.

 

16 : 35 지형도상의 오치고개는 어딘지도 모르게 지나쳐버렸고 간벌이 된 그러나 길이 좋은 548
봉을 넘어서면 우측으로 가야할 능선이 보인다.

 

 

                                         뜀바위도 이렇게 틈이 벌어져 있었다.

 

 

                                            길을 막아선 바위와 그 위의 소나무

 

16 : 45 꽤 깊은 안부로 내려섰다 무덤 2기 위를 스쳐가자 임도가 가로 놓였고 여러 사람들이 모
여 있는 것이 어디로 갈까 망설이는 모양이다.
임도를 따라 오치령으로 갈 수 있으나 마루금을 따르기 위하여 산길로 인도한다.

 

536봉을 넘어선 안부에 '← 오치령. 육화산'이라 적은 작은 팻말이 우 사면을 가리키고 있으나 그
것을 무시하고 경상남도와 경상북도의 경계 봉이자 청도군 매전면과 밀양시 상동면 그리고 산내
면을 가르는 앞 봉으로 올라 우측 마루금을 살펴보니 길이 없어 되돌아서는데 최중교 님의 표지
기 한 개가 외롭게 걸려 있다.
혼자라도 능선을 치고 내려가려다 그만 포기했지만 마루금 길이 났으면 좋겠다.

 

 

                                               오치고개(령) 임도 삼거리

 

17 : 13 경계 봉 우사면을 따라 내려선 곳이 임도가 휘어 도는 지점이다.
여러 개의 눈들이 또 나를 바라본다.
약 0.3km가량의 능선이 오치고개까지 이어진다.
그러나 "너무 늦은 것 같으니 그냥 임도로 갑시다" 나답지 않은 말을 한데다 걸음이 늦은 주제에
산행이 끝나갈 무렵 동호인들을 안내하다니 참으로 우습기 짝이 없다.

 

잠시 후 소나무 세 그루와 임도 시설 기념비가 있는 오치고개(령) 삼거리에 닿고 다음에 올라야
할 길을 살펴본다.
그리고 바로 아래 마을로 이어지는 길을 향해 수풀을 타고미끄러지듯 내려간다.

 

 

                                                    오치 마을에서 본 고개

 

17 : 30 오치 마을 앞.
"어느 분이 비학산 구간을 빨래판 능선 같다고 말했는데 나는 톱날 능선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마치 동의를 구하듯 일행들을 바라보자 "동감"이라며 "거리에 비해서 생각보다 훨씬 힘든 산행이
었다"고들 한다.
간단하게 요기를 함과 동시에 소주 두어 잔 마시고 나니 오지 산골 마을에는 어둠이, 내 육신에
는 피로가 밀물처럼 밀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