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속에 파묻힘 그리고 오랜 헤메임 - 유명산 (2007.01.06)


ㅇ 산행지 : 유명산 (경기 양평, 862m)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한화프라자 입구 정자터(10:40) -> 안부 갈림길(11:55) -> 정상(13:30) -> 설매재(16:20) -> 용천리(17:20) (총 6시간 40분)

2007년 첫 산행이다.
오늘 산행은 부서회원 9명이 함께한다.
전날 눈이 조금 내렸고.. 오늘도 눈이 내릴 것이라는 일기예보도 있어.. 눈산행을 기대한다.
퇴촌을 지나 유명산으로 향하는데.. 주변 나무들의 눈꽃이 환상적이다.
이정도 눈꽃이면 대관령보다 못하랴?

10시 30분 경에 산행 들머리인 양평 한화프라자 입구의 물레방아터에 도착한다.
하늘은 잔뜩 흐려있고.. 아직까지 조금씩 눈발만 날린다.

오늘 산행은 동막마을에서 시작하여 대부산-유명산-소구니산을 거쳐 농다치고개로 하산할 예정이다.
넉넉히 5시간이면 산행을 마칠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정자터에서 출발하여 포장도로를 잠깐 오르니 포장도로는 끝이 나고 산길이 시작된다.
산길을 다시 조금 오르면 산 중턱을 가로질러서 양평에서 청평으로 넘어가는 37번 국도와 만나게 된다.
국도를 따라 200여m 청평방향으로 오르니 산불감시초소가 나타나고.. 이제부터 본격적인 유명산 산행이 시작된다.

계곡을 끼고 오르는 길 주변으로 환상적인 눈꽃천지가 연출된다.
눈꽃을 감상하며 그렇게 오르는데..
하늘이 갑자기 컴컴해지면서 눈발이 흩날리는가 싶더니.. 앞이 안보일 정도로 눈이 날린다.

예상보다 안부까지의 거리가 멀다고 느껴지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우리가 오른 코스는 동막마을에서 대부산으로 직접 오르는 길이 아닌..
유명산쪽으로 오르다 활공장을 왼쪽위로 끼고 돌아 안부에서 다시 활공장 능선을 따라 유명산에 오르는..
긴 코스를 따라 오른 것 같다.

눈이 자꾸 쌓여서.. 길이 잘 보이지 않는다. 다행이 유명산을 자주 오른다는 산꾼을 만나.. 어렵지 않게 안부 갈림길까지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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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들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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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 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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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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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 갈림길 직전


이제부터는 능선길이다.
날씨도 그렇고.. 길도 찾기가 어려워 대부산은 다음으로 미뤄둔 채 유명산으로 향한다.
날씨는 잠깐 해가 비치는 가 싶더니.. 또 다시 눈바람이 몰아치고.. 함박눈과 싸래기눈이 번갈아가며 내린다.

유명산의 겨울 능선은 선자령을 옮겨다 놓은 듯 하다.
칼바람이 몰아치면 고개를 수그리고 오르고.. 잠깐 바람이 멎으면 눈꽃을 감상하고..

칼바람을 온 몸으로 맞아가며 유명산에 오른다.
눈이 내리는 통에 보여야 할 주변 산들이 보이지 않는다.

막걸리와 오징어포와 과일을 간단히 차려놓고 올해의 안전산행을 기원하며 시산제를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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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에서 유명산 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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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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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산 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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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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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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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이제 소구니산 방향으로 향하려는데.. 정상의 이정표에는 하산길2km <- -> 계곡하산길 4km 의 표시만 있다.
지도를 펴고.. 나침반을 들여다 보아도..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 지 혼란스럽다.
네발 사이카를 타고 온 사람들이 있어 물어보니.. 자기들도 이곳 지명은 잘 모른단다. 이런 낭패가..
일단 지도에 표시된 대로 올라온 길을 되돌아 내려가다가 찾아보기로 한다.

그러나 눈과 안개에 가린 시야 때문에 능선을 찾을 수는 없고.. 다시 동막마을로의 하산을 결정한다.
그리고 누군가 제안을 한다.
편하게 임도를 따라 내려가자고.. 그러나 이 임도가 용천리로 빠진다는 것을.. 그리고 만만치않게 긴 길이라는 것을 아무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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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따라 하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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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매재에서 유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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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천리에서 백운봉


임도를 따라 계속 걷는데.. 가도 가도 끝이없다.

중간에 허기를 못 참고.. 점심식사를 한다.
무려 4시간을 걸어서야 용천리에 도착한다.
쉽게 생각했던 유명산에서 이렇게 헤메게 될 줄이야...

두고 두고 기억에 남을 신년산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