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산행 - 고려산 (2006.04.29)


ㅇ 산행지 : 고려산 (인천 강화군 강화읍, 436m)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고천리 마을회관(13:10) -> 적석사 -> 낙조봉(13:50) -> 능선 -> 고인돌(14:10) -> 진달래군락지(14:20) -> 정상(15:00) -> 삼거리 -> 약수터 -> 마을회관(16:10) (총 3시간)


출장을 다녀오느라 3주간이나 산을 만나지 못하였다.
토요일이 오기 만을 기다리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도 무시하고 산행을 나선다.
산행지는 진달래로 유명한 강화의 고려산...
아내에게 함께 가자고 구애를 했지만 중학생 딸의 시험이 뭐 그리 중요한 지.. 가고싶은 맘을 꾹 참고 있다며 미동도 하지 않는다.
사내 혼자서 진달래를 보러 간다는 것이 좀 우습기는 하지만..
어쩌라.. 사내도 때로는 계집보다 더 감성적일 수 있는 것을..

아내를 설득하는데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결국은 실패한 패잔병이 되어 홀로 산행을 나선다.
강화도까지 가는 길이 왜 그리 멀던지.. 용인에서 2시간 30분을 운전하여 고천리의 고려산 입구에 도착한다. 시간은 13시...

날씨는 흐렸지만 비가 내릴 정도는 아니다.
고천리 마을회관에서 적석사까지는 콘크리트 길이다. 적석사 오르기 직전의 길이 꽤 가파라서.. 땀이 나기 시작한다.
적석사를 지나 오른쪽으로 10여분 오르니 능선에 도달한다.
능선에는 낙조봉 방향과 고려산 방향으로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타나고.. 낙조봉이 가까이 보여 낙조봉을 들러 고려산을 향하기로 한다.
낙조봉 주변의 진달래가 고려산 진달래 군락지를 예고하는 듯 하다.


낙조봉


낙조봉에서 본 고려산


낙조봉을 지나 되돌아서 고려산으로 향한다.
앞으로 보이는 고려산이 조금은 멀어 보이는데..
능선길이 부드럽다.
시간은 오후를 접어들어 배가 고파 오지만.. 저 봉우리만 넘고 먹자를 몇번...

능선길 옆의 작고 초라한 고인돌이 세월의 흐름을 말해 주는 듯 하다.
능선을 조금 더 오르니 군데 군데 진달래가 나타나더니.. 왼쪽으로 진달래 군락이 나타난다.
지난 주가 최고였을 거라 생각하고.. 이번 주에 진달래가 산꾼을 기다려주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도 했었는데...
걱정은 모두 사라지고..

산이 불타고 있는 느낌이다.
올해는 유난히 겨울이 길어서.. 4월달에도 우박이 내리고.. 강원도에는 눈까지 왔다는데...
강화의 진달래는 모진 겨울바람을 다 이기고.. 이렇게 환하게 꽃을 피웠다.


고인돌


진달래군락지


진달래 군락지


진달래 군락지 (뒤로 정상)


아내와 함께 오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된다.
사진으로 보여주기로 했으니 열심히 찍어야지..
그러나 어찌 카메라 렌즈를 통한 진달래의 감동이 사람의 눈을 통한 감동만 할까..
진달래에 잠시 정신을 빼앗겨서 점심을 잊었다.
약간 외진곳을 찾아 점심식사를 한다. 그리고 정상으로...

고려산의 정상은 군사시설이 차지하고 있다.
정상임을 알려주는 표지석도 없다.
혹시나 해서 고비고개 쪽에서 오르는 봉우리를 가 보지만 역시 정상표지석은 보이지 않는다.
이러다간 기념사진조차 남기지 못할 것 같다.

올라온 길을 되돌아서 하산한다. 하산길에 진달래를 배경으로 기념사진 한장..


정상에서 본 진달래 군락지


하산길에 진달래를 배경으로


능선을 따라 내려오다..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돌아 고천리 마을 방향으로 하산한다.
약수터에서 목을 축이고...
정상의 진달래는 만개를 했건만.. 하산길의 초목들은 이제 겨울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펴는 형국이다.
나뭇잎이 조금 나왔거나.. 몽오리를 맺은 정도이다.
산행 3시간만에 진달래에 흠뻑 취한 채 하산을 완료한다.


참나무는 이제서 봄을 준비하고..


생명력


강화를 떠나기 전에.. 좋아하는 게장, 새우젓, 조개젓을 사서 챙기는 것도 잊지 않는다.
돌아오는 길이 막혀서 짜증도 나지만.. 오늘 저녁은 밥이 무척 맛있을 것 같다.